서울에, 특히 청담동에 넘쳐나는 게 이탈리안 레스토랑.

물론 땅값 비싸고 유동인구 입맛도 까다로운 그곳에서

살아 남으려면 맛도, 컨셉도, 다 경쟁력 있어야겠지만

그래도 하다 많다 보니 고만고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그런데 그 상향 평준화된 소위 맛집들 중에서도

"여긴, 정말 특별히 맛있다" 라는 소리가 나온다면

다른 곳 다 제끼고서라도 단골 삼고 싶지 않겠는가.

 

 

 

 

 

 

여기가 바로 그곳.

 

라볼파이아, La Volpaia.

 

이탈리아어로 여우의 마을, 정도 되는가보다.

찾아보니 피렌체의 어느 마을 이름이라고 하네.

 

 

 

 

 

 

청담동 명품거리 딱 허리께 골목에 있다.

알고 가면 쉽고, 헤매려면 헤매일 수 있는 위치.

 

 

 

 

 

 

간판은, 의외로 이렇게 간단하고 소박하다.

 

 

 

 

 

 

와인 마니아를 위해

a.m. 2:00까지 오픈.

 

... 응? 누가 내 얘기하니???

 

 

 

 

 

 

영업 시간은

런치... 는 미정.

디너는 17:30 ~ 22:00

 

그리고 일요일은 온종일 오픈.

 

 

 

 

 

 

주말 점심,

일찍 도착한 자의 여유.

 

 

 

 

 

 

주방장 추천 메뉴인가요.

 

 

 

 

 

 

라 볼파이아.

그러고 보니 여우의 실루엣이네.

 

 

 

 

 

 

오, 이탈리아.

 

 

 

 

 

 

블로거 스피릿 돋는,

메뉴판 페이지별로 다 찍기 신공.

 

 

 

 

 

 

 

 

 

 

 

 

 

또 누가 궁금해할세라,

그걸 다 보여주는 신공까지.

 

그리고, 늘 그렇듯이 주문은 내 마음대로.

다들 군말 없이 뭐든 잘 먹어서 참 기뻐 ㅋ

근데 고르고 보니 거의 다 시그너처 메뉴들 :)

 

 

 

 

 

 

손님, 이 물은 드시면 안 됩니다.

 

 

 

 

 

 

Funghi al funghetto

작은 버섯 요리

(16,000원)

 

올리브 오일, 파슬리, 후추로 간을 한 버섯 요리.

워낙 버섯과 올리브 오일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이 애피타이저는 처음부터 뭔가 촉이 확 오던 메뉴다.

 

지극히 단순한 재료와 양념으로 맛을 내는 게,

라볼파이아 요리의 특색을 잘 나타내준달까.

 

이게 뭐라고,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싶겠지만,

그래도 이 집에 갈 때마다 생각날 것 같은 맛.

 

심지어 와인 안주로도 excellent -_-b

 

 

 

 

 

 

오일은 오일이로되, 올리브 오일이로다.

 

 

 

 

 

 

Insalata di calamari

오징어 샐러드

(15,000원)

 

드레싱이 강하지 않고, 루꼴라의 향이 그대로 난다.

평범한 것 같지만 루꼴라도, 토마토도, 올리브도,

모든 재료들이 다 잘 관리됐다는 게 느껴져서 좋아.

 

 

 

 

 

 

"주문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와인만 내가 도착하면 고를게."

 

... 그런데 시키려던 와인이 생각 안 나는 게 함정.

메뉴판에도 기재가 안 된 와인이어서 우왕좌왕하면서

가격과 맛, 패키지 등을 종업원에게 묘사하고 있던 차,

창가에 늘어서있는 빈 와인병 중에서 극적으로 찾아냈다.

 

 

 

 

 

 

그러니까, 기념으로 풀샷.

사진도 찍어놨으니까 다음번엔 잊지 마시라 ㅋ

 

Gran Coronas

Cabernet Sauvignon

2008

Familia Torres

 

 

 

 

 

 

가격은, 잘 모르겠다.

병당 10만원 미만인 건 확실한데.

가격대비 만족도가 대단히 뛰어난 와인!

 

맛은 세미-드라이해서 반주용으로 딱 좋아.

 

 

 

 

 

 

햇살이 따사로이 비치는 주말,

낮술이 주는 나른함을 즐겨봅니다.

 

잇힝.

 

 

 

 

 

 

Calzone Pizza

깔쪼네 피자

(22,000원)

 

햄, 치즈, 버섯, 올리브 등을 넣은 반달 모양 피자.

깔쪼네 피자야 다른 곳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만

화덕 피자 전문인 라볼파이아의 주특기이기도.

 

 

 

 

 

 

어따, 고놈 잘 익었네.

 

 

 

 

 

 

바삭하고 담백한 씬도우 사이로 보이는

윤기 좔좔 햄/치즈/버섯/올리브 필링 :)

 

 

 

 

 

 

이탈리안 치즈 공갈빵 ㅋ

 

 

 

 

 

 

Spaghetti con gamberetti e verdura

새우 채소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

(20,000원)

 

올리브 오일 파스타를 잘 만드는 집이

진짜 파스타를 잘 만드는 집 아니겠는가.

 

맛나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음.

 

샐러드 채소 재료들부터 시작해서

기본에 충실한 화덕 피자는 물론이고

깔끔하고도 풍부한 맛의 스파게티까지

 

진짜 음식 제대로 만드는 곳이다, 라볼파이아.

 

 

 

 

 

 

 

 

맛난 음식과 끝내주는 와인에 탄력받았는데

3시부터는 저녁식사 준비시간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주섬주섬 밖으로 나왔는데...

 

다들 아무래도 계속 와인이 땡기는 거다.

 

그런데 오후 3시에 와인을 파는 곳이 어디 흔하냐고;

이래저래 방황들을 하다가 보이는 첫 집으로 낙찰!

그리하여 라볼파이아에서 시작한 수다와 낮술은

또다른 낮술, 그리고 기어이 저녁술까지 이어졌다.

 

... 아름다운 하루에요.

 

 

 

 

암튼! 이번 포스팅의 주제가 산으로 가버리기 전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라볼파이야 진국... 이다.

메뉴 하나하나마다 재료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고

와인 셀렉션에서도 사장님의 취향이 느껴지는 곳.

 

인근의 수많은 다른 레스토랑들도 궁금할 수 있지만

난 기꺼이 그 호기심을 포기하고 다시 여기를 찾으련다.

 

 

단연코 돋보이는,

기억에 진하게 남는

 베스트 레스토랑.

 

La Volpaia.

 

 

 

 

 

 

 

 

  

 

 



"서래마을 맛집" 이라는 태그는 이제 식상할 정도로

그 동네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그런데 지극히 주관적이기 짝이 없는 내 입맛으로는

정말 맛있는 집은 그 중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는 것.


분위기 적당히 좋아서 무난무난한 곳은 많지만

대개는 맛 또한 고만고만해서 기억에서 잊혀지거든.


이 집은, 좀 다르더라.

분위기는 차치하고 맛으로 감동을 줬어.

그것도 자그마치 나 혼자만 느낀 게 아니라

제각각의 취향을 가진 우리 가족 모두에게.


게다가 가족식사였는데 어둑한 촛불 조명이나

로맨틱한 인테리어에 현혹되었을 리가 없잖아.

우리 가족, 특히 엄빠는 엄중하게 맛으로 평가하심;



 

 

 


그토록 서론이 거창했던 곳은 바로 - 아이빈스 (Ivyns)

서래마을에서도 반포동 쪽 입구 끝에 위치해있다.

유명한 고기집 서래본가 바로 옆인가 옆옆 건물 정도.


http://www.ivyns.com/


(02) 532-7969

서초구 반포동 93-2


 

사실 간판이나 건물 외형으로 보면 좀 실망스럽다.

멋없는 간판, 삭막해뵈는 시멘트 건물 지하 입구.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면 식당 내부는 괜찮다우 :)



 

 

 


요렇게.

의외로 북적대는 다른 식당들보다 아늑해서 좋아.


 

 

 

 


우리는 방문한 건 주말 저녁 시간이긴 했지만

사실 서래마을 브런치 플레이스로도 유명하던데

낮시간에 오면 이런 풍경들이 어째 보일까 싶다.


후기들 보니까 "다음에는 와인 마시러 가야지" 라더라.

 


 

 



이거, 가족보다는 남자랑 와야 하나 -_- 싶은 조명.

 

 

 

 

 

 

 

식전빵으로 사진 초점 놀이 -_-*

따끈하고 바삭하고 담백한 빵도 빵이지만

옆에 겻들여 나오는 저 감자 퓌레가 맛났음!


식사할 때 빵의 비중을 특별히 높게 보진 않지만

식사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해주는 요소 아닌가.

갓 구운 따끈따끈하고 맛난 빵을 먹고 있다 보면

메인 요리에 대한 호감도 미리 올라가기 마련 :)



 

 



그리고 오늘의 와인은 -

 

 

 

 

 


Coto de Imaz

Rioja 2004


뭐, 나야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 같은 건 없고

거의 가격과 품종, 그리고 소믈리에 추천으로 판단;

다만, 이 와인은 정말 기분 좋게 마셨다는 거 밖에.


아이빈스에서 주문한 건 아니고 우리가 챙겨간 거다.

원래는 당연히 코키지 차지 낼 생각으로 가져간 건데

이 날 매장 직원 측의 착오 때문에 내가 원래 시키려던

스테이크 코스 메뉴 주문이 안 된다고 하는 바람에-_-

그 대신에 코키지 차지 무료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롱.


 

 

 

 


뭐, 결국 그래서 모두가 행복했다는 결론 :)


 


 



딱 내 입맛인, 양배추 피클.

나머지 음식 사진들은 일단 쭉 올려보련다.

사실 화밸 조절 실패로 사진은 영 별로임-_-

 

 

 

 

 

 

 

 

 

 

 

원래 시키려던 건 등심/안심 코스 메뉴였지만

이 날은 주방 사정상 주문 불가능한 상태였고

아빠님은 사실 코스로 조잘조잘 나오는 것보다

당신 마음에 드는 메인 메뉴 하나 딱 정해놓고

마음 편하게 식사하는 걸 더 좋아하시는지라,

게다가 메뉴들이 다 맛나서 기분 좋게 식사했다.


파스타 가격은 1만원 후반대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내가 시킨 만조 파스타 같은 건 2만원 중후반대.


사실 풍기 샐러드 나올 때부터 다들 반응이 좋았다.

채소들이 다 신선한 데다가 버섯도 다양하게 듬뿍!

아, 이 집 요리에 신경 좀 쓰는 집이구나, 싶었다.


파스타도 일부러 토마토, 오일, 크림 다양하게 시켰는데

하나하나 다 각자의 특징과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스파게티 디 마레는 해산물 상태가 가장 중요한데

따로 먹어도 맛있을 만한 재료를 아낌 없이 넣었고,


알리오 올리오는 주방장 손맛을 제법 타는 편인데

너무 밋밋하지도 느끼하지도 않게 균형이 잡혔고,


만조 스파게티는 등심의 육질과 맛이 가히 감동적!

내가 평소에 고기를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닌데도 말이야.

크림 소스에 등심의 조합이라서 양도 많고 배도 불러서

혼자 먹기는 무리고 여러 개 시켜서 나눠 먹기 딱 좋음.




 

 

 

그리고, 마무리는 역시 달달한 아이스와인으로 :)

물론 이 역시 집에서 챙겨간 거다. 코키지 프리 ㅋ





"서래마을 맛집" 이라는 식상한 태그를 붙이기가

좀 아쉬울 정도로,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 아이빈스.


특히 최근에 서래마을 몇몇 브런치 레스토랑들에서

다소 실망을 한 이후로 더 여기에 빠져들게 됐다.


다만, 리뷰 포스팅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이유는

기왕이면 스테이크 코스까지 먹어보고 올리려 한 탓;

그런데 다시 가도 코스보다 단품 먹게 될 가능성이 커서

그냥 포기하고 지난번 방문 사진들만으로 올렸다 ㅋ


위치, 가격, 맛, 서비스, 어느 하나 뒤지지 않네.

오히려 너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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