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08 w/ 가족.

이건 마지막 날, 전라도에서의 마지막 식사.
전남까지 내려가서 대나무숲에서 실컷 거닐고 먹은 늦은 점심.
사실 아침식사로 부안에서 백합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점심식사는 최대한 늦추려고 했다는 후문이...

담양의 별미인 대통밥은 사방팔방에 식당이 널려 있지만
또 아무데서나, 아무거나, 먹는 건 허용할 수 없는 우리 부모님 -
전라남도 지정 남도음식별미집을 찾아놓으셨네.
이러나 저러나 워낙에 유명하고 인기많은 집이란다.

홈페이지도 있음 :
http://www.daetongfood.com/

한글 주소도 있네 :
http://www.담양맛집.net

전화번호는 :
061-382-1999




이건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백합에 장어에 잘 (처)먹고 부은 얼굴과 몸.
그래도 좋다고.




이건 담양 대나무숲.




대나무, 대나무, 또 대나무.




이거슨 죽순.




카메라에 잘 안 잡혔지만 그래도 참 맑았던 8월, 전라도의 하늘.




한참 늦은 오후가 되어서 배가 꺼질까 말까 할 때 찾아간
한상근 대통밥집.




원래 사람이 바글바글하지만 우리가 식사 때를 살짝 넘기고 갔기에
그나마 대기줄 없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던 거.




메뉴는 이 정도.
우리가 시킨 건 대통밥 스페셜 4인분에 대잎술.




간만에 의미 없지 않은 밑반찬.
저 가운데에 보이는 빨간 무침 같은 게 급 중요해.




처음에는 그냥 반찬 중 하나인갑다 - 했는데
이게 바로 죽순회라는 것.
리필되는 반찬이 아니라 자그마치 별매되는 메뉴 되시겠다.




그러니 주목.
접사 좀 해주고.

부드러운 듯, 아삭한 듯 질감도 좋거니와
매콤새콤한 양념까지 일심동체.
너, 참 맛있구나.




................ 츄릅.




맛은 생각보다 야릇하고 별로였지만 어쨌든 이런 특산주 마셔줘야 제 기분이니까.
대통밥과 고기류를 기다리면서 다들 대잎술 한잔씩.




아껴뒀다가 대통밥이랑 같이 먹을래.




드디어 나온 대통밥.




아힝.
갓 지은 밥 속살 너무 좋아.




저게 보기보다 양이 꽤 많아서 처음부터 포기하고서
1/3 이상은 동생군에게 덜어줬는데 그래도 배부르더라.
대통이 가늘고 길어서 처음에는 양이 적어보이지만 방심 말기를.




이건 죽순 된장국.




이제 고기류 나오기만을 기다려.




나왔다.
한우떡갈비와 돼지갈비.




이게 떡갈비.
한우를 양념해서 잘게 다진 후에 다시 뼈 위에 반죽(?)해놓은 형태.




음식은 역시 단면샷 찍어줘야.




고기를 발라먹고 나면 이런 뼈가 나온다.
뭐, 다져서 다시 붙인 거라서 젓가락질 한번에 쉽게 떼어지지만.

그런데 떡갈비 맛은 생각보다는 다소 평이했어.
내 입맛에는 질감도 약간 퍽퍽한 편이었고.
물론 그래도 대통밥이랑 같이 잘만 먹었지만 -
떡갈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별미라고 하기엔 부족한 듯.




이건 돼지갈비.




돼지갈비도 밥이랑 같이 먹으면 맛나긴 한데
특별히 다른 지방, 다른 집과 구별되는 맛 정돈 아니었음.
양념은 약간 짭쪼름한 편.




그래도 우리 남김없이 다 먹는 사람들이니까.




돼지갈비 쌈 싸서 한 입.




떡갈비 쌈 싸서 한 입.




그렇게 먹다 보면 대통밥 한 통 정도는 뚝딱.
다 먹고 나면 대통은 기념으로 가져가도 된다고 하는데
딱 5초 고민하다가 그냥 두고 가기로 과감하게 결정.
우리가 식물 키우는 집도 아니고 (화분으로 많이들 쓴다고.)
이게 은근 수납하기 어려워서 그릇으로 쓰기도 뭣하고.
결국 귀찮게 씻어서 가져가봤자 짐만 될 게 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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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밥의 비주얼 덕분에 향토색 팍팍 나고

찾아가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먹는 재미도 가득했던 식사.

그런데 후기들 보니까 바쁠 때 가면 서비스는 영 별로라고 하고
심지어 밥이 설익어서 나오는 경우들도 있긴 하나보네.
우리는 한적한 시간에 가서 잘 모르겠던데;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 죽순회와 대통밥.
고기요리는 잘 어울리긴 했지만 그냥 보통 정도였어.

이거 다 먹고 나서 이번 여행 식사 평점을 내봤는데
만장일치로 "부안 계화회관의 백합 요리"를 베스트로 뽑았다.

죽통밥,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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