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07 w/ 가족.

사실 나도 한국 지역별 음식에 대해서는 조예가 없어서,

이번 여름, 전라도 여행 가서 거의 처음 듣다시피 했지.
그 전에는 들어봤더라도 그냥 흘려들었던 듯.

어찌 됐거나 장어는 풍천 장어... 라고 하지 않던가.
(한번 먹어봤다고 아는 척 한다.)
사실 풍천 장어의 풍천이 지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식당 입구에 설명 붙여놓은 걸 보니까 아니라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이 지역에서만 나는 장어 종류래.
그런데 또 네이버 찾아보니 설은 분분하고.
... 에라, 나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지방 가면 풍천 장어는 꼭 먹어야 한다는 사실.


그 풍천 장어 중에서도 꼭 먹어봐야 할 것이 바로
전북 고창군 선운사 동백호텔 동백식의 풍천 장어라고.
(관광 안내서에도 나온다. 그것만 맹신하고 간 건 아니지만.)

그래서 험한 날씨 속을 뚫고서 (우리 여행 거의 내내 비 옴...)
숙소에서 제법 먼 거리를 달려가서 동백식당에 도착.
... 장어는 먹어야 하니까...
우리 여행의 모든 일정은 매끼 식사에 맞춰져 있었으니까.




tel. : 063-562-1560

....... 이렇게 생겼다.
뭐, 물론 호텔이라고 해봤자 그냥 선운사 입구에 있는
다소 허름한 관광호텔이 데다가 대개 맛집은 허름한 법이라지만...
나 왜 기분이 마냥 개운하지는 않아.
사람도 하나도 없이 썰렁하고 말이야.
너... 너... 맛집 맞는 거지?




그래도 마음 다잡고 풍천 장어 4인분 주문.
또 의미없는 밑반찬샷.




장어 먹을 때 꼭 있어야 하는 다진 생강.
사실 난 생강향은 당최 못 견디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어 먹을 때에는 쬐끄만 걸로 하나씩 싸먹어줘야.




뜬금없이 너무 맛났던 호박나물;




그리고 복분자주.
원래 장어 & 복분자주 콤보는 기본이긴 한데 (요강 깨나효)
뽕주를 먹어본 후에 복분자주를 먹으니 어딘가 텁텁하더라.
그래도 강한 맛의 장어에는 맑은 뽕주보다는 달고 진한 복분자주니까.




두둥.
이거시 풍천 장어다.
1인분씩 이렇게 접시에 따로 나옴.

아, 물론 디카 메뉴얼도 제대로 안 보고 무작정 찍어대는
이 비루한 찍사의 손재주 탓일 수도 있겠지만 -
이 맛에 비해서는 음식이 때깔이 영... 안 나.
오래된 식당도 좋고, 허름한 맛집도 다 좋은데
저 촌스러운 가정용 접시는 어쩔거야.
겉멋 부릴 필요는 없지만 음식맛 돋궈줄 정도는 되야잖겠니.
심플하고 토속미 느껴지는 도기... 이런 거 안 되겠냐고.




그래도 찍는다.
그래도 먹는다.

사실 장어 자체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꽤 보기도 괜찮고
실제로 먹어보면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여서 매우 만족.




장어 특유의 쫄깃하고도 기름진 질감.
양념이 약간 달고 짠 편이긴 하지만 장어랑 잘 어울리니까.
(그런데 먹고 나서 목 마르긴 하더라.)




... 다이어트는 서울 가서...
실제로 여행 마지막 날 사진 보면 얼굴이 탱탱 부어있다... -_ㅠ




이렇게 싸서 먹어도 되고.
그런데 진짜 장어맛 느끼려면 그냥 먹는 편이 나은 듯.




... 마지막 한 조각...
안녕.
넌 참 맛났더랬어.




각 1인분 맞아? 리필 안 해줘?
사실 양은 그럭저럭 되는 편이긴 한데 (배는 불렀으니까)
장어의 양이 아주 풍족하다는 느낌은 안 들었어.
되려 파주 반구정의 "나루터"의 장어는 1인분씩이 아니라
관 단위로 시키니까 1인분이 적다 많다 개념이 없었는데.
... 이 집은 어쩐지 다 먹고 나서 젓가락 빨게 된다.




나오니까 이렇게 산에는 안개가 자욱히 끼어있어서 나름 운치 있고.
하지만 주변에는 선운사 말고는 뭐 딱히 볼 게 없어서 썰렁하고.
선운사 공원을 거닐자니 안개 꼈고, 비도 오고, 시간도 늦었고.
우리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빌빌 기어왔고.

그래도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나름 멋지네.



요약하자면 :

- 전북 고창에 갔으니까 장어, 특히 아무 장어 말고
풍천 장어는 한번쯤 꼭 먹어줘야 개념.

- 장어집은 인근에 넘쳐나는데 꼭 풍천 장어,
그것도 입소문 좀 난 집으로 찾아가야 이득.

- 동백식당은 가면 정말 인테리어도, 세팅도, 서비스도 썰렁.
이 분야들에서는 당최 아무 기대하지 말 것.
그래도 잘못 찾아간 거 아닌가 불안할 필요는 없음.

- 장어는 1인분씩 나오는데 appetizing 한 면은 부족.
그러나 먹어보면 맛나다.

- 가격은 1인분 정식에... 2만원대였나.
기억 안 난다. 아부지가 사주셔서;

- 그래도 여기 한번 다녀와야 나 풍천 장어 먹어봤어~
소리 해볼 수 있을 듯 ㅋ

- 장어 먹으면 피부 좋아진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닌 듯.
그 다음날 실제로 피부 탄력이 평소와 달랐다.
... 혹은, 너무 잘 먹어서 팽팽하게 팽창한 탓이었을까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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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4 18:24 ㅂ ㅅ ㄱ 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운사 장어는 원츄얌. 근데 반구정이 더 운치있기도..
    난 추석에 갔는데 가격을 너무 올려서 받더라 25000원으로 흑.

  2. 2009.10.17 22:23 신고 언제나한량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고파진다....
    치킨이나 시켜먹어야하나...

    • 배자몽 2009.10.21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 무한도전 보면서 러닝머신 뛰다가 이런 로망이 생겼어요.
      코스메인들끼리 풀밭에 앉아서 짜장면+탕수육 세트 시켜먹기.
      ... 그러나 계절상으로는 이미 겨울 임박. 얼어죽을 일 있냐긔.

  3. 2009.10.22 23:30 이모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여름에 선운사 가기 전에,
    나도 장어 먹었긔.
    싼데 양 오지게 많이 줘서 완전 배터짐-_ -
    우리 가족 3인분으로 충분. ㅋㅋㅋ





090807 w/ 가족.

너무 할 말이 많은 동시에

적절한 표현을 찾아낼 수가 없어서
자꾸 포스팅을 미루다가 이제야 올림;

올해 8월에 전라도로 가족 여행 갔을 때 간 집.
그 여행 중에는 물론 근 몇년간 먹어본 음식 중 가히 최고.
음식으로 예술한다는 건 바로 이런 게야.
여행을 한번 가도 꼭 식도락 스케줄 꼼꼼히 짜시는
부모님 덕분에 이런 황홀한 경험 해봤지 싶다.
후아.




since 1980 이네.
나보다 나이 많은 전북 부안군 계화회관.
부안군 향토음식 1호래.
그래도 나 먹어보기 전에는 그 진가를 몰랐다...?




네.




주소와 전화번호 획득을 위해서 찍어본 명함.
전북 갈 일 생기면 꼭, 기필코, 반드시 다시 가볼거야.
이동 경로와 스케줄을 바꿔서라도 가볼거야.




계화회관.




이 집의 대박 특미 백합찜.




주인 아주머니는 2007년도 대한 음식명인 선정되셨다고.
(그럴만해♡ 그럴만해♡)




맛대맛 포함한 다수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
(사실 이건 별로 맛집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요즘 하도 개나 소나 다 나와서;)




이런 메뉴들이 있다.
저 좋은 백합을 굳이 파전으로 먹고 싶진 않고
백합회는 다소 고난이도인 듯 하여 우리의 첫 선택은
백합찜 & 백합죽 콤보.




전라도 특산물인 양파김치.
... 맛나.




무슨 묵이니.
하여튼 여러번 리필한 거.




그 외 반찬 일동.




그리고 백합찜...!!!!!!!!!!





싱싱하고 탱탱하고 쫄깃하고 담백한 백합도,
인공 조미료 맛이 나지 않는 매콤한 양념도,
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으니까.




진짜 이건 먹어보기 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맛.




나 지금도 전북 달려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데.




나 여기에 밥도 비벼먹어본 여자야.




지금 침 나와서 미칠 것 같아. 눈물 나.




배는 이미 부르고 곧 백합죽도 나올 거 알면서도
그 누구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니까.




이거 먹어보고 나니까 복분자주는 너무 텁텁하더라.
부안 참뽕주, 쟁여오고 싶었는데 저지 당했음. 흑.




부안 오디뽕주도 있는데 참뽕주와의 차이는 구별 못하겠음.




이거슨 백합죽...!!!!!!!!!!
이게 그냥 죽이었다면 우리가 그 멀리까지 가서,
그것도 배부른 상태에서 먹진 않았지.
그러나 이것 역시 먹어보지 못한 자, 토 달지 말라.




쌀죽 또한 너무 꼬들하지도, 너무 퍼지지도 않고 훌륭할진대
그 안에 들어있는 쫄깃한 백합과의 조화란...
게다가 양념 또한 과도한 참기름 사용을 자제하여
그야말로 백합 고유의 맛이 담뿍 살린 저 센스.
이거 음식명인 가지고 어디 되겠어?
그냥 향토음식 1호 정도로 어디 되겠어?
이건 그냥 예술이야.
나 이거 먹어보기 전까지는 죽이 이럴 수 있을지 몰랐어.




이건 그 다음날 먹은 백합탕.
우리 이동 경로와 기타 스케줄에도 전혀 안 맞는데
다들 기어이 이 집을 못 잊어서 한번 더 갔음.
우리 가족여행 역사상 같은 집 두번 간 적 없는데.




맑고 비리지 않은 저 국물. 어떡해.




저 탄력 있는 속살 어떡해.




이 무늬 때문에 "백합"이라고 한다나.
... 사실 아무래도 좋다.
이것도 다 먹고 나서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을 때 찍은 것.



가격은 4인 식사했을 때 5-6만원대로 나오더라.
(내가 첫날에 카드 그었기 때문에 기억하는 거 ㅋ)



하아.
근래 최고의 식사였다.
이거 먹기 위해서 전라도 다시 가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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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4 11:17 숙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악 백합찜ㅠ_ㅠ
    가격도 적절한데요. 근데 몇인분일까요 하악항가 먹고싶어요 ㅠ_ㅠ

    • 배자몽 2009.10.14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백합죽은 각 1인분인데 양이 엄청 많은 편이라서 -
      4명이 가면 요리 1개에 죽 2개 정도가 좋은 듯 해 ㅋ
      꼭! 꼭!! 꼭!!! 기회 되면 가보길 ㅠ 죽기 전에 한번은 먹어봐야함;

  2. 2009.10.14 23:32 슈퍼파이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
    저 부안사람인데 중요한건 계화회관을 못 가봤어요;;;;
    전 도대체 부안에서 뭐하고 있었던 것일까요-ㅅ-?;;;;
    전라도 음식은 전체적으로 밑반찬이 많고 괜찮지 않나요?
    저번에 서울갔었는데 밑반찬 가지수가 부족해서 조금 실망했었어요.ㅠㅠㅠㅠ

    눈팅족이었는데 부안 글이 나와서 살포시 발자국 남기고 갑니다.

    • 배자몽 2009.10.21 2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꼭!!!!!!! 가보세요~
      전 서울에서라도 다시 찾아가보고 싶습니다요.
      전라도가 물론 모든 음식이 다 푸짐하고 맛났지만서도
      그 중에서 단연코 1위는 (개인적으로...) 이 집이었어요~

  3. 2009.10.17 22:25 신고 언제나한량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 부안은 무조건 이집이야.
    나 해물찜 죽 이런류에 미치는 사람인데, 밤에 위가 뒤틀리는 느낌임 ,ㅠㅠ

  4. 2009.10.27 07:38 노엘노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 나도 운전할게...
    같... 같이데려가줘 ㅠㅠ

    내 차 4명까진 탈수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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