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6월도 중순을 향해 가고 있어서,

4월에 다녀온 짧은 제주 여행의 기록들을

하루 빨리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자꾸 길게 자세히 쓰려고 하지 말란 말이지!

 

여튼, 이번 조각<숙소> 후기다.

2박 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묵었던,

제주 동쪽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구좌읍 종달리의 게스트하우스 '뚜르드제주'

 

 

 

 

 

 

뚜르드제주

Tour de Jeju

 

세계 최고의 자전거 경주인 '뚜르드프랑스'를

따온 이름인 만큼,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거 맞다.

 

자전거를 (그리고 알고 보면 플레이모빌도)

좋아하는 주인장 부부가 직접 지은 게스트하우스.

 

제주도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고도 다양하건만

이번에는 숙소 결정에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어차피 남편군의 워크샵에 이은 짧은 일정이었고,

'꼭 어딜 가겠다'거나 '꼭 무얼 하겠다'라는 거 없이

모든 일정과 동선을 다 백지로 두고 떠났기 때문에.

 

다만, 이튿날 점심에 동남쪽에 위치한 김영갑 갤러리,

그 인근에 최근 개업한 <미니키친>에 가기로 했어서

숙소의 위치는 웬만하면 동쪽이면 좋겠다, 뭐 이 정도?

 

고로 내가 원한 조건은 :

 

- 게스트하우스. 단, 단독 화장실 딸린 2인실 있을 것.

- 밤에 술파티 벌이는 곳 말고, 조용한 분위기 선호.

- 위치는 제주도 동쪽, 월정리와 표선 사이 어드메에.

- 가격은 2인 기준 1박에 8만원 미만이면 좋겠다.

- 조식 포함 여부는 상관無. 단, 포함시 커피는 필수.

- 그 외에 뭔가 기억에 남는 특징이 있으면 더 좋고.

 

여기에 걸려든 게, 뚜르드제주였다.

 

- 단독 화장실 딸린 2인실이 있는 게스트하우스.

- 술파티 없이 조용한 분위기, 커피 포함 조식 제공.

- 위치는 성산일출봉 인근, 동쪽 바닷가 종달리.

- 가격은 2인 기준 1박에 6만원, 2박에 총 12만원.

- '자전거'를 향한 사장님의 덕심이 느껴져서 조흠...

 

내가 원하던 조건은 다 갖춰져 있어서 주저없이 결정!

굳이 '더 좋은 곳'을 알아볼 이유를 못 느끼겠더라고~

(그러고 보니, 또 구비구비 썰 풀고 있네... 길어지겠...)

 

 

 

 

 

 

종달리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뚜르드제주.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자전거를 좋아하고, 플레이모빌을 모으며,

건축에도 관심이 있는 남편분이 직접 지었다고.

 

잘 들여다보면 건물 구석구석에서

제법 손맛이 느껴지는 요소들이 보이곤 한다.

 

심지어 다소 삐걱대는 마룻바닥조차

'아, 그렇구나, 직접 지어서 그런 거였구나'

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더라니까.

 

 

 

 

 

 

우리는 금요일 밤, 입실 시간을 넘겨 도착했던지라

불 꺼진 거실을 제대로 못 보고 방으로 직행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렇게 소박하게 공용 시설들이 있더라.

 

싱크대 사물함에서는 수건, 칫솔 등이 구비되어 있고

물품 가격만큼의 현금을 그 안의 돈통에 넣으면 된다.

 

냉장고는 공동 사용, 싱크대는 사용 후에 설거지 필수,

그 옆의 게스트북은 누구든지, 언제든지 쓸 수 있음 :)

 

 

 

 

 

 

앉아서 게스트북을 끄작여도 되고,

캔맥주를 홀짝이며 수다 떨어도 되는,

거실 식탁에는 이런 플레이모빌 세팅이!

 

물론, 이 식탁 뿐만 아니라 온 집에 가득하지만

'뚜르드제주' 자전거 경주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이 세트야말로 주인장의 덕력(?)이 응집된 현장...

 

 

 

 

 

 

저녁에 남편이랑 여기에 앉아서 시시덕거리며

피규어 하나하나를 배치한 의도를 분석하곤 했다.

 

'이 손 방향 디테일 봐.'

'이건 자전거 대신에 오토바이 컬렉션이네.'

'각기 다른 컬렉션을 다 수집해서 재조합했어.'

 

우리의 한결 같은 결론은 :

'이 분이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운영하는 이유는

본인 덕질 양껏 펼칠 공간이 필요해서인 것 같다'

 

 

 

 

 

 

그런 작품이라면 양껏 감상 및 감탄해주는 게 예의!

제주도 2박 나들이를 더욱더 즐겁게 해준 요소였다.

 

 

 

 

 

 

첫 날은 조용히 들어가서, 물소리 날세라 조심조심 씻고,

바로 잠들었기 때문에 방 사진을 찍을 여유 따위 없었고,

이건 이미 마지막 날 퇴실 전에 짐을 싸기 전의 상태였지.

 

2인실이지만, 필요에 따라서 3-4인실로도 바꿀 수 있게끔

2층 침대가 있... 지만 우리는 어차피 온돌 바닥에서 잤다.

 

침대 옆으로 단독 욕실이 있는데 공간이 꽤나 넓더이다.

사실, 샤워 공간과 변기가 따로 있으면 더 효율적일텐데

(특히 사람이 여럿일 때) 공간 배치상 안 되는 게 아쉽다.

 

여튼, 방이야 밤에 와서 잠만 자면 된다는 생각이었기에

딱히 더 바라는 것도 없고, 가격대비 만족도는 최고였다.

 

아, 하나 아쉬울 수도 있는 점은 -

집이 전체적으로 마루가 얇아서 삐걱대는 소음이 있다.

둘째 날에는 2층에 숙박객이 입실해서 더 소리가 컸음.

 

그런데,

주인이 집을 직접 지었다는 말에 왠지 좀 이해가 됐다.

 

'마루 계단 소음 심해. 투덜투덜.' -> 이런 게 아니라

'와, 이거 다 직접 지었대. 어쩐지~' -> 뭐 이런 식이랄까.

 

게다가 술파티하는 곳도 아니고, 소등 시간도 잘 지켜서,

밤에 잠 못 자고 이런 일이 없으니까 별 불편함도 없었고.

 

(그렇게 야곰야곰 조용조용 규칙 지키는 분위기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가 묵은 이틀 동안의 숙박객들은

거의 여성팀들이었다. 때로는 모녀끼리, 때로는 친구끼리.)

 

 

 

 

 

 

아침에 일어나보니 우리 창 밖은 이런 동네 풍경 :)

 

어제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에서 아등바등 일 마치고

바로 김포에서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퇴근한(?) 셈인데

따끈한 방에서 푹 자고 일어나서 봄비 풍경과 만나니까

'아, 맞다, 나 여행 왔구나' 라는 설레임이 새삼 느껴졌다.

 

비가 와도 좋아.

비가 와서 더욱 좋아.

비가 와도 상관 없는 자유로운 일정이어서 좋아.

 

어딜 가도, 무얼 해도,

혹은 어딜 굳이 안 가고, 무얼 딱히 안 해도,

그저 좋으니까 일단 여유롭게 조식부터 즐겨봅시다!

 

 

 

 

 

 

1층 방에서 바로 연결되는 공간에 이렇게 카페가 있다.

건물 밖으로 안 나가도 되지만, 어느 정도 분리가 되어,

비숙박객들도 놀러와서 커피 마시거나 쉴 수 있다고 함.

 

들어갈 때는 별도로 비치된 슬리퍼를 신어주세요, 손님.

 

 

 

 

 

 

알람도 안 맞춰놓고 푹 자고, 샤워까지 하고 나오니까

시간은 어느덧 8시를 넘겼지만 마음이 전혀 급하지 않다.

 

벽걸이 시계조차 자전거 바퀴인 이 게스트하우스 또한

바로 나의 이번 제주도 여행의 풍경이니까, 담아두어야지.

 

안녕하세요,

어제 밤에 입실했어요.

오늘 아침 메뉴는 뭔가요? :D

 

 

 

 

 

 

와서 사장님에게 아침 인사를 겸해서 얼굴 도장을 찍고

본인이 원하는 컵에, 원하는 음료수를 가득 담아가면 된다.

 

 

 

 

 

 

가장 내 마음에 드는 법랑 머그를 신중하게 골라서

우선 드립 커피부터 가득 한잔 따라서 자리 잡는다.

 

사실,

찰랑한 커피가 따끈하게 식도를 타고 내려갈 때,

이미 세상의 모든 아침이 다 내 것 같고 뭐 그렇다.

그것만으로 오늘 하루어치 여행 기분이 가득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커피만 내주는 건 아니고 ㅋㅋㅋ

아기자기하게 세팅된 토스트 스프 한 상이 따라온다.

한 손으로 집어서 한 입에 쏘옥 베어물기 좋은 사이즈에,

익숙한 맛의 스프와, 제주도 분위기 물씬 나는 금귤까지.

 

 

 

 

 

 

여러 모로 우리 취향 교집합에 딱 들어맞는 식사 :)

 

자전거 여행 중이거나, 올레길을 걷는 숙박객들은

조용히 빠르게 먹고 금방 외출/퇴실 채비를 하는데

우리는 세월아 네월아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느긋하게 수다 떨면서, 그제서야 일정을 이야기했다.

 

'만약 햇빛이 쨍하게 나면 바닷가로 가고,

비가 촉촉히 내리면 숲으로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까, 비자림으로 산책을 가자'

 

 

 

 

 

 

카페에 앉아서 노닥거리면서 플레이모빌 월드 감상.

피규어 하나하나의 연출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남편군이 플레이모빌의 특징도 제법 잘 아는 편이어서

사장님이 더 신나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더라고 ㅋㅋㅋ

 

 

 

 

 

 

 

 

 

 

아는 사람 눈에는 보이는, 심오한 플레이모빌 덕질...

 

 

 

 

 

 

이틀 연박하는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자그마한 특권 :

첫 날 조식은 토스트, 다음 날 조식은 오므라이스로!

짧은 일정이라 해도 조식을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

 

오므라이스 역시 토스트처럼 과하지 않은 적정한 양.

정겨운 ㅇㄸㄱ 스프와, 머그 가득 따라온 커피는 기본.

 

 

 

 

 

 

뚜르드제주에서 머물었던 2박 3일의 기억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한다면, 아마도 이거.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고,

편안한 기분으로 머물렀으며,

산뜻한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뚜르드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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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1032 | 뚜르드제주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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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5 19:04 1465985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하루되세요

  2. 2016.06.19 09:06 뚜르드제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희 게하에 애정 관심주신 점 너무나도 감사드려요~ 두분이서 셀프사진 찍은거 보니 기억이 나네요. 남자분께서 플레이모빌에 대해 잘알고 계셔서 저도 모르게 그만 흥분을ㅋ 바닥은 성수기가 끝나고 차음시트를 깔고 바닥재도 괜찮은거로 재시공할 예정인데 잘 될런지 모르겠네요ㅎㅎ 그럼 나중에 기회되면 또 뵐께요~

    • 배자몽 2016.06.20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아아아, 반갑습니다 :D
      올해 4월의 짧은 제주 여행, 기억이 참 좋아요.
      머물렀던 곳도, 보고 즐겼던 것들도, 모두 다!!!
      다음에 좀 더 긴 일정으로 다시 들러보도록 할게요 :)

    • 하악화학 2016.06.23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아앗. 직접 댓글을 달러 오실 줄이야;; 반갑습니다아-!!!!!

      아참.. 저는 사진에 등장한 "남편" 입니다. ㅋㅋㅋㅋㅋ

 

 

 

 

130221-130223

 

번갯불에 콩 튀겨먹듯이 다녀온, 제주도 나들이.

짧은 일정이었지만 충분히 여유롭게 쉬다가 왔고

망설이다가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따름.

그리고 올해는 제주도 여러번 다시 갈 거니까 뭐.

 

특히 벚꽃 피는 계절에 꼭 백록담을 보겠다는,

마, 그런 소소한 야망을 품게 되었슴미다...

그때까지 열심히 일해서 휴가 저축해둬야지.

사실 대체휴가 일수야 연중내내 남아돌지만

"실제로" 쓸 수 있으려면 신용도를 쌓아야 ㅋ


암튼, 가볍게 남겨보는, 제주도 나들이 후기!


사진들은 소니 a57 + 삼성 EX2F 콤비로 :)

이동이나 산행 중에는 간편한 EX2F로 찍고,

힘 좀 주고 찍는 풍경 사진은 a57로 찍고,

셀카는 역시 가볍고 틸팅 되는 EX2F로 찍고!


용도별로 카메라가 2대 있으니까 참 좋네예.

역시 휴대용 서브캠은 필요한 거였어. 엉엉.

 

 

 

 

 

 

고작 1시간 걸리는 제주행 비행기라고 해도

급작스럽게 훌쩍 떠나는 여행길은 늘 설레인다.


버스, 기차, 혹은 승용차로 몇 시간 걸리는 곳보다

비행 1시간의 제주도가 되려 가깝게 느껴진다니까.





 


이때부터 EX2F는 아예 목에 걸고 다녔다 :)

제주도 가기 전에 자동개폐 렌즈캡 지를걸 그랬어;


그나저나 여행 옷짐 싸면서 늘 드는 생각인데 -

나 의외로 후드티 등의 캐주얼 옷이 없어...

올 봄에 사야 할 아이템이 왜 이리도 많은가.



 

 

 


내 생애 첫 렌트카, K5.

서울 시내에서는 운전하기 그리 싫어하면서

제주도 렌트카는 선뜻 결정할 수 있었다니 ㅋ

... 앞으로 3일간 나의 이동과 안전을 부탁해 :)


뭐, 주차 지진아인 나도 사고 한번 안 내고

무사히 추가 요금 없이 잘 타고 반납했지만

사실 가속할 때 승차감이 그닥 좋진 않았음.

사흘 타고 말 거니까 별로 신경은 안 썼지만.


다만, 경차로 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은 든다.

어차피 렌트 비용에도 별 차이도 없으니까

웬만하면 경차보다는 일반 세단을 추천함!


참, 난 아시아나 왕복 항공권 (2박 3일) 이랑

3일간 렌트카 패키지로 소셜에서 구입했음.

공항 이용료까지 합해서 대략 18만원 정도로.


패키지는 거의 다 2박 3일 기준으로 나오니까

3박 혹은 더 길게 일정을 조정하고 싶은 경우에는

편도 항공권 + 별도 렌트카 할인 구매하면 될 듯.



 

 

 

 

중간에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암튼 차를 끌고 처음 달려간 곳은 바로 이곳,

애정해 마지 않는 제주 돌문화공원.


그런데 공항에서 날린 시간이 좀 있어서

도착하니까 입장 시간 이미 종료했대 ㅋ


그런데 이번 여행 일정이 워낙 느슨해서

웃어넘기고 사진 좀 찍다가 성산으로 출발;

뭘 해도 마음이 조급하지 않고 너그러워 ㅋ




 

 


서울에 비해서 날씨는 단연코 포근했지만

며칠 전에 왔다는 폭설 덕분에 이런 설경 :)



 

 

 


하늘 구경하러 왔다고 치자 ㅋ



 

 

 

 

뭘 해도 즐거운 자의 표정.




 



그리고 달려가서 만난, 성산일출봉.

이 사진 찍자마자 급격하게 어두워져서

그나마 시간 잘 맞춰서 도착했다며 자축했다.

어차피 날이 흐려서 일몰/일출은 무리였거든.


 

 

 

 

 

제주도 왔으니까 꼭 회를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어쩌다 보니;


냉철하게 평가하자면 회는 그냥 평범했지만

그래도 막 제주도에 도착한 신선한 기분으로

성산을 보면서 먹는 회는, 또 나름의 맛이 있지.




 

 


구름에 가려서 일출의 순간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둘째 날 아침의 성산 풍경.



 

 

 


동선을 여유롭게 잡으려고 동백꽃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제주 여기저기에서 만난 유채꽃 덕분에

미리미리 봄 기운 느껴보고 올 수 있었다 :)





 

 

Seongsan, I see you.




 

 


자다 깬, 배고픈, 얼굴.



 

 

 


이번에는 먹거리에 별로 집착하지 않았지만

딱 두 가지는 꼭 먹어보고 싶었더랬지.


하나는, 제주시 올래국수의 고기국수.

그리고, 이 제주 st. 의 해물뚝배기.


특히 이건 성산 근처에서 먹고 싶었음!

청진동 뚝배기가 문 안 열어서 당황했는데

바로 근처의 제주뚝배기가 문 열어서 낙찰.

(식당 리뷰들은 나중에 별도 포스팅으로 ㅋ)


오분자기는 물량이 없어서 전복으로 시켰는데

서울 촌녀 입맛에는 이것도 충분히 감동이었다.

아니, 저 전복의 자태 좀 보라고! 엉엉엉 ㅠㅠ




 

 


속 따숩게 채우고 힘내서 한라산으로!


성산에서 한라산 입구까지 거리가 꽤 돼서

오전 내내 운전만 한 기분이지만 뭐 괜찮아.

내가 싫어하는 S자 산길이었지만 뭐 괜찮아.

산에 이미 진입해버렸는데 주유 경고등이 켜져서

차가 설까봐 내내 불안했지만 그것도 뭐 괜찮아...



 

 

 


한라산 입문용으로 내가 선택한 건, 영실 코스.

가장 짧고 대중적인 코스이자 눈꽃길로 유명하다.


그런데 날씨가 따스해서 초반에는 거의 봄 분위기.

눈 보는 건 포기하고 슬렁슬렁 편하게 올라가는데

그래도 명색이 한라산인지라 점차 설경이 등장한다.


렌트카와 비슷한 원리로 -

서울에서는 눈 온다고 하면 짜증부터 내는 주제에,

한라산에서 보는 눈은 왜 또 반가운지 ㅋㅋㅋ



 

 

 

 

DSLR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

남의 손에 맡길 수가 없다는 것.


섣불리 넘겨주지도 않게 되는 건 물론이고,

사진을 부탁해도 상대방이 다룰 줄을 모르면,

결국 내가 셀카 찍은 것만 못하게 되기 십상.


문득, 예전의 캐논 TV 광고가 생각난다.

가장 중요한 사진은 결국 남이 찍어주게 된다.

누가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 이런 문구가.

(내가 그래서 EX2F를 샀지! 스마트 모드 만세!)


그래도 이건 초점이 나가지 않은 사진 중 하나 ㅋ




 

 


영실 코스는 중간 지점까지가 중급 난이도고

그 후부터는 거의 평지에서의 워킹 수준이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한라산 정상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이 영실 코스의 인기 비결 중 하나인 듯 :)


그리고 백록담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설경이 나와!

며칠 전에 폭설이 온 후에 날이 화창하게 개이다니,

이건 하늘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흰 눈 중간중간 보이는 초목 덕분에 되려 더 멋졌음.



 

 

 


윗세오름 휴게소 가는 길에 살짝 옆길로 새서

나지막한 오름에서 본, 또 하나의 멋진 풍경.



 

 

 


기분 끝내준다.



 

 

 

 

넉살 좋은 아저씨가 빠른 손놀림으로 만들어주는,

윗세오름 휴게서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육개장.




 

 

 

뭐지???

오뚜기 육개장 컵라면이 이런 맛이었나?

해발 1,700m에서 먹으면 원래 이런 거야?

순식간에 다 마셔버릴 정도로 맛있었다-_-

왜 1인당 2개로 제한했는지 알 것도 같아;




 

 

 

안 찍으면 허전한, 인증샷.


영실에서 진입해서 어리목으로 내려가거나,

혹은 그 반대 방향 코스가 주로 인기 많던데,

나는 주차 문제 때문에 영실-영실로 다녀왔다.


그런데 어리목은 완만하고 코스가 길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만만하되 지루할 수도 있을 듯.


영실 쪽이 초반에 좀 중급 난이도이긴 해도

비교적 단시간 내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그리고 경치도 영실 쪽이 보다 추천할 만함 :)


다만, 난 평소에도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윗세오름만 찍고 오는 코스는 약간 감질맛이...

올 봄에 다시 가서는 기필코 백록담 보고 오리라.



 

 

 


겨울과 봄 사이.



 

 



어쨌거나 한라산과의 첫 만남 치고 나쁘지 않았어.

이번에 안면(?) 텄으니까 다음에는 꼭 백록담을!




 

 


렌트카도, 눈도, 막걸리도,

평소에는 죄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인데

여행자 기분 때문인지 괜히 궁금하고 땡기네.


그런데 막걸리에서 딱히 감귤 맛이 나지는 않음 ㅋ



 

 

 

 

문어 칼국수 대신 먹은 문어 해물탕.

개운하게 산에 다녀온 후에 먹으니 딱이더라.

통째로 들어간 문어 덕분에 기분도 푸짐하고.


그런데 문어를 제외하면 내용물은 그냥그냥.

문어 칼국수였더라면 더 감명 깊었겠지만

해물탕에 컨텐츠가 저 정도면 사실 좀 약하지.


하지만

이 모든 건 사후의 냉철한 평가일 뿐이고,

당시에는 너그럽고 즐거운 기분으로 먹었다!


평소의 내 신조 자체가 그래.

현장에서는 까탈스럽지 않게 다 즐기되,

후기 남길 때에는 정보가 되게끔 냉철하게 ㅋ




 

 

 

셋째 날이자 마지막 날,

해안 드라이브 하기에 최고의 날씨.


이번 여행에서도 여러모로 하늘이 내 편이었다.

성산의 일몰과 일출을 못 본 건 조금 아쉽지만

한라산 등반할 때는 너무 자외선 강하지 않게

적당히 흐리고, 설경은 있되 기온은 따스했고,

해안도로와 용머리 해변에서 보낸 마지막 날은

이렇게 햇살이 눈부셨으니... 이게 다 내 복일세.




 

 


참 정겹고 따스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다음번에는 꼭 와인 한병 들고 찾아갈게요 :)



 

 

 

 

스마트 모드만으로도 이런 사진이 가능하다니.

삼성 디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_-b




 

 

 

 소원성취!

올래국수의 고기국수를 드디어 먹어봤다.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약-간 헤비하긴 한데

그럼에도 왜 입소문 탔는지 공감할 수 있었음.


마침 위치도 제주국제공항 근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주 도착 직후, 혹은 출발 직전에,

한 그릇 후루룩 먹으러 종종 들르지 않을까!





 

 

마무리는 용머리 해변에서 유유자적 :)




 

 

 

이 정도면 하늘이 보우하신 날씨 아닌가.



 


 


풍경 사진에서 수평 맞추는 거 은근 어렵다...



 

 

 

 

 포토스쿨에서 배운 구도를 살려서 :)







바비브라운 자차 하나만 발랐는데

햇살 덕분인지, 기분 덕분인지,

민낯 치고 상태 나쁘지 않네 ㅋ

 


 

 



짐작할 수 있듯이 -

사진에는 실제 풍경의 반의 반도 채 못 담았다.



 

 

 

 

내 얼마 안 되는 후드티, 이번 여행에서 다 활용 ㅋ

OST 팀후드는 내가 디자인했지만 참 이쁘단 말이야 :)


이것 역시 여러 장 부탁해서 찍었지만 그 중에서

유일하게 초점이 나가지 않은 사진으로 셀렉 ㅋ




 

 

 

이번 급 휴가, 오길 정말 잘 했다.




 

 


다시 찾은, 카페 닐모리동동.

전에 왔을 때에는 제주 지리도 전혀 모른 채,

택시로 이동하느라 비효율의 극을 달렸는데-_-

이번에 운전해서 다니면서 여러 모로 감 잡았다.


다음번에 제주 가면 진짜 제대로 동선 짤 수 있어!



 

 

 

 

 

평소에 달달한 걸 안 좋아해서 손도 안 대는데,

이 날은 웬일인지 좀 땡겨서 드디어 주문해본 -

닐모리동동 전매특허, 솜사탕 아포가토와 파이.


... 사실은 사진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달달한 간식 좋아한다면 나름 추천하겠지만

난 다음 번에 가면 그냥 드립커피 마실래 ㅋ




 

 


닐모리동동에서 운영하는 펜션, 오다.

이번에 용머리 해안에 단단히 꽂혀버려서

다음번에 오면 꼭 여기에서 숙박해봐야지,

라는 생각에 일부러 들러서 사진도 찍어왔다.


워낙 위치가 좋은 데다가 시설도 깨끗하고

유명세 만큼이나 관리를 잘 하는 곳인 듯 :)



 

 

 

 

고마워요, 제주도.

끝내주는 휴가를 보내게 해줘서.




 

 

 

마무리는, 나름 시도해본 파노라마샷.

그런데 스피드와 수평 맞추는 게 어렵더만 ㅋ





올해, 제주도의 4계절을 다 보는 게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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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9 18:58 도르도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일이 너무 바빠서 너무 간만에 들렸어요!! 그랬더니..이런 폭풍포스팅이 ㅋㅋ
    진짜 제대로 즐기고 가셨네요! 도민으로써 기뻐요 ㅎㅎ
    제주도에서 벚꽃은 보통 4월 초에서 산간지방은 4월 중순까지 핀답니다.
    남쪽지방과 제주시내권은 4월초이고 제주대학교를 포함한 산간지방은 4월 중순까지 피지요. 그런데 요새 기후를 봐서는 3월말에도 필 것 같을 정도로 따뜻합니다; 개나리도 하나둘씩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요 ㅎㅎ 벚꽃을 구경하신다면 어딜 가도 다 이쁘겠지만 제주대학교를 추천드려요!!
    ...예 사실 제가 제주대학교에 있어요^^;;; 지방대지만 그래도 하나 자부심은 자연조경을 정말 잘해놔서 가끔 노루도 보이고 꿩도 보이고;;나무는 정~~말 많은거에요 ㅎㅎ;; 봄철 제일 기분 좋을때가 주말 아침 일찍 사람이 없을 때 푸른하늘과 벚꽃이 어우러진 길을 걸을 때에요. 혹시나 5.16을 이용하시게 된다면 제주대학교에 들려보세요^^ 벚꽃아래서 맥주한잔하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ㅋㅋ
    작년엔 의외로 바람이 추워서 그러지 못했는데 올해는 따뜻할 거라 믿습니다..허허
    그리고 막걸리는,...그냥 제주막걸리가 진리에요 ㅋㅋ 제주막걸리 하루 지난거+ 돼지고기 앞다리/혹은 잡고기 는 저희집에서 한달에 두세번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아이템입니다ㅋㅋ
    다음에 내려오실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4월 중순 주말에 결혼식때문에 서울에 가게 되는지라 ㅠㅠ 엇갈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가능하면 만나뵙고 싶어요!!^^

    • 배자몽 2013.03.14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록 급 계획으로 떠난, 짧은 2박 3일이었지만 알차기 그지 없었죠!
      다음번에는 아마 지역을 서북부 쪽으로 한정해서 갈 것 같아요 :)
      현재 저의 야심찬 계획은 4월 2째 주에 가는 건데... 이게 가능할지;
      간다면 이번에는 당연히! 미리 연락 드리고, 당연히! 제주대도 갑니다.
      심지어 벚꽃 풍경까지 좋다면 더더욱 기꺼이 달려갈 예정이지요 ㅋ
      그나저나 둘째 주면 벚꽃 끝물일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요...
      게다가 첫째 주에 출장이 끼는 바람에 과연 둘째 주에 하루 휴가가,
      음, 가능할지... 하여간 여러 모로 놀겠다고 마음 졸이고 있어요;;;
      여하튼 저의 소망대로 모든 일들이 풀린다면 이번 봄에는 기필코
      흩날리는 제주 벚꽃 아래에서 맥주 한잔 하십시데이~~~

  2. 2013.07.14 18:38 서화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57 과 ex2f 콤비네이션 조합이, 이제야 슬슬 납득이를 모시고 오네여 ~

    그러나 ~ 내심 : 한가지 양자 택일을 굳이 한다는 설정을 둔다면 ~
    -> ex2f 로 a57을 쿠테타(ㅋㅋ)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 소심한 생각 잠시 합니당 ~~

    • 배자몽 2013.07.24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저도 그 질문은 여전히 답이 안 나와요 ㅎㅎㅎㅎ
      정말 딱 하나만 가져야 한다면 가격대비 가장 좋은 건 역시 엑투!
      하지만 그렇다고 그거 하나로 만족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결정적인 순간에 데세랄의 깊은 맛이 필요해지더라구요. 이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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