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mL 용량에 자그마치 정가 16만원이니까
그냥 파운데이션 아니라 파운데이션"님"
정말 괜찮은 파운데이션 하나쯤 살 의향은 있지만
그렇다고 16만원짜리를 구매할 담력은 아직 없다.
그런데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8-9만원 가량의 벼룩 판매 가격 덕분이지.
그것도 저렴한 건 아니지만 할인폭이 큰 데다가
아주 좋은 파운데이션에 8만원은 쓸 수 있으니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 생각해봐도
비싼, 참으로 오지게 비싼 파운데이션.
하긴, 끌레드뽀에서 비싼 게 어디 그 뿐이랴마는.
(그런데도 난 끌뽀 베이스, 립스틱, 섀도우들이
나날이 좋아지고 나날이 늘어가네. 어쩌지? ㅠ)
덧붙임.
끌레드뽀에는 튜브형 크림 파운데이션이 2가지 있다.
올 봄에 나온 뗑 나뛰렐 훌루이드 (크림 파운데이션),
그리고 가을에 출시된 땡 나뛰렐 사티네 (실키 크림).
내가 써본 건 봄 신상이었던 뗑 나뛰렐 훌루이드-
아무래도 제품명이 프랑스어다 보니 혼동이;
가을 신상인 실키 크림 파데는 아직 못 써봤는데,
아마 제품명과 컨셉상, 보다 커버력이 높고
마무리감도 보송하고 깔끔할 것으로 추정됩 :)
(좌) 뗑 나뛰렐 사티네 (가을 신상 실키 크림)
(우) 뗑 나뛰렐 훌루이드 (봄 신상 크림)
어쨌거나 저쨌거나 색상표는 이렇다.
내가 사용했던 건 가장 밝은 I 10 색상.
아이보리 / 오클 / 베이지 - 3가지 군이 있네.
이걸 나한테 넘긴 웜톤 건성녀 연우의 변 :
"요즘 끌뽀 베이스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어.
근데 색상이 나한테는 너무 쿨톤이야 ㅠㅠ"
아마도 오클이나 베이지쪽은 색감이 비교적
따스한 편이겠지만 이 아이보리는 쿨톤용 맞더라.
붉은기도 노란기도 없는 맑은 아이보리 베이지.
내가 붉은기 있는 밝은 21호 피부니까
상당수의 2-30대 여성들은 이 홋수가 잘 맞을 듯.
'
실물샷.
난 끌레드뽀의 이 심플한 용기를 좋아하지만
16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해서는 심심한 듯도 하고.
하긴, 그렇다고 용기 디자인이 화려했더라면 또
"이거 다 포장값이야!" 라면서 분노했을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끌뽀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품위는 있되
패키지 사이즈나 무게는 미니멀해서 매우 편리하다.
데일리 파우치나 여행 갈 때 휴대해도 좋을 정도 :)
아마도 예전에 팟 (pot) 타입으로 나오던 크림 파데가
올해 초 즈음에 이렇게 튜브형으로 리뉴얼이 됐던 듯.
손등샷.
튜브 입구는 너무 넓지도 뾰족하지도 않다.
게다가 내용물도 되직한 크림이어서 저렇게
흘러나오는 일 없이 용량 조절이 쉬운 편임.
색상도 저런 밝은 아이보리 베이지여서
내 피부에는 무리 없이 잘 어우러지더라.
약간 펴발라본 샷.
질감은 물론, 매우 촉촉하다.
끌뽀 제품 중에서 적어도 "건조한" 건 못 봤어.
게다가 이 제품은 타겟층이 약간 높은 편이라라
더더욱 보습감과 영양감이 강조된 크림 파운데이션.
하지만, 결코 무겁거나 기름지진 않다.
이 또한 끌뽀 제품 대부분에서 볼 수 있는 특징.
(그래, 너네 제품 잘 만드는 건 인정할게 ㅠㅠ)
되려 이렇게 펴바르면 약간 보송하게 마무리되지.
그런데 또 건조하진 않고 살짝 윤기가 도는 게, 절묘해.
내가 이 제품을 한참 사용한 게 올해 봄이었는데
종종 파우더를 생략하거나 티존에 살짝만 쓸어줬다.
대신에 - 여름에 사용하기는 좀 무리인 질감이지;
클로즈업샷.
이런 질감인 데다가 커버력도 중상급이어서
정말 "소량씩만, 얇게" 사용하면 된다.
보통 타 파운데이션 사용량만큼만 발라도
두껍거나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거지.
물론 입자가 곱고, 밀착력 좋고, 윤기도 돌아서,
다른 크림 파데들보다는 월등히 자연스럽지만.
이 파운데이션이 가장 빛을 발하는 건 역시
40대 이상, 혹은 결이 거칠어지기 쉬운 건성 피부.
물론 30대 초반의 복합성 피부인 나에게도
그 고급스러운 윤기와 촉촉한 발림성,
깔끔한 마무리와 수준급의 커버력 등이
인상적이었지만 건성들은 정말 감동할 듯.
파운데이션에 에센스나 수분 함량이 높다는 둥,
그런 홍보 문구들은 여기저기에서 넘쳐나는데,
한 귀로 흘려듣고 실제 사용 후에 판단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끌레드뽀 크림 파운데이션은 -
정말, 발라만 봐도 에센스 함량을 믿을 수 있어.
아아, 시세이도 너네 정말 싫다.
가격 뭣 같다고 욕해주고 싶은데 왜 이래.
나한테, 혹은 내 지갑한테 이러지 좀 마...
계속 뒀더라면 올 가을 겨울에 잘 썼겠지만
파운데이션 갯수도 지금 포화 상태인 데다가
나중에 쓸 재고 쌓아두기 싫어서 입양 보냈다.
... 싱하형이 잘 쓰겠... 지?
제발 좀 써요. 쌓아두지 말고.
암튼 가격 요소를 잠시 제치고 생각한다면,
"파운데이션 하나로 이런 표현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실로 감동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향후에 면세점에서라면 모를까,
백화점에서 정가 주고는 재구매 힘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