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13
왕산 해수욕장
SONY a57 / 18-55mm
서해로 일몰 사진 찍으러 한번 가고 싶다-
하지만 운전은 역시 귀찮다- 라는 욕망에
김기사를 섭외해서 당일치기 드라이브 간 날.
그런데, 당일 그의 일정에 빅엿이 눌러붙는 바람에
예상 출발시간에서 2시간이나 늦어지는 불상사가;
이러다가 그냥 급 취소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지.
사태가 진행되는 걸 보면서 마음 속에서 쿨하게
일몰 사진은 포기하고 밤바다라도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목적지를 바꿔서 개중 가까운
인천 왕산 해수욕장으로 달려가는데 묘하더만.
연방 지고 있는 해와 경쟁하는 그 기분이라는 게.
뭐, 어차피 일몰 사진에 대한 집착은 좀 버린지라
그리 다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나름 즐기면서 갔음.
가면서도 온갖 삽질을 다 했는데 그냥 가벼운 기분으로.
그런데 그렇게 바지런히 달려간 보람이 있었어 :)
그나마 저물어가는 빛의 끝물과 조우한 것 :)
정말 주차하자마자 차문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삼각대도 챙겨갔는데 세팅할 시간 따위 없는거-_-
사진 우측 하단에 허벌나게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 ㅋ
카메라 빛 조절 중...
하아, 그래도 좋긴 좋네.
원래 가려고 계획했던 곳도 아니고,
생각처럼 여유롭게 찍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역시 다방면으로 후달릴 때에는
바다 한번 봐줘야 마음이 씻겨나간다.
음, 얼추 원하는 조도가 나오고 있는데?
<The Shot of the Day>
비루하나마 이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서
난 오후 내내 안달내고 그는 그렇게 운전했나보다.
... 아니야? ㅋㅋㅋ
잘 찍은 건 아니어도 내 기억을 저장하기에는 충분해.
사진은, 뭐, 아직 배우는 중이니까 차차 나아지겠지.
그런데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사진 찍고 오니까
원래 목적지였던 탄도항에 더 확 꽂혀버렸어.
그러니까 올 가을에 꼭 한번 가야겠다는 결론.
해가 거의 넘어간 왕산 해수욕장...
그래도 고마워. 우리 기다려줘서.
운전자에게 미안하지만-_-
난 오늘 맥주 한잔 해도 되니까.
회도, 산낙지도, 딱 먹고 싶었던 대로.
그리고 을왕리 해수욕장 주변 횟집들의
홍등가 st. 호객행위를 피해서 더 좋았다.
아, 호객은 좋은데 차 좀 때리지 마요...
마무리는 -
그동안 갈무리해둔 나의 작은 소품으로.
Thirty... somethi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