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다녀온 직후, 양가에 인사드리러 갔던 날.
그러고 보니 어언 작년이고, 1달 반 전의 일이다.
이건 뭐 딱히 결혼 준비 과정 포스팅도 아니고,
그냥 기록해두고 싶어서 사진과 함께 끄작끄작.
2013 F/W 며느리룩의 완성은 조신한 가방으로!
이럴 때를 위하여 준비해둔 가방은 바로 이것!
더블엠 - 레온 - 라지 - 버건디
평소에는 원체 편한 차림으로 다니는 데다가
묵직한 랩탑 때문에 아예 백팩만 메고 다니며
주말에도 가방에 힘을 주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내 나이 또래 여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가방 욕심이 적다.
(라는 건 물론 내 생각.)
아, 물론 내 눈에 쏙 드는 가방 보면 가슴이 뛰지.
하지만 소비의 우선 순위에서 좀 밀리는 편이랄까.
가성비 생각하면 아직 선뜻 고가의 가방에 손이 안 가.
그런데 결혼 후 인사 다니고 중요한 자리 갈 거 생각하면
대단히 고가는 아니라 해도 "단정하고 정중한 예절 가방"
이런 거 하나는 필요하겠다 싶어서 이렇게 타협을 했다.
(그리고 가방에서 아낀 돈으로 캐논 6D를 샀지... 응?)
이걸 사준 신랑이나,
들고 다니는 나나,
나와 취향이 비슷한 엄마나,
모두모두 만족하는 더블엠 레온 버건디 :)
방배동 친정에 서식하는 고양이, 메이.
내가 동물을 딱히 이뻐하는 편도 아닌 데다가
고양이 털이라면 두 손 휘저으며 질색하는지라
내 방은 늘 금묘의 구역이었는데... 얜 참 말 안 들어.
내가 이사 나오고 나니까 속 편하게 잘 사는 것 같다.
생물학적으로는 고양이지만
얼추 자기가 개라고 생각하는 게 함정.
너 왜 낯선 사람들 와도 경계도 안 하고 그래.
친정에 방출한 각종 선물과 기념품들 -_-*
로얄젤리와 정관장 홍삼은 양가 부모님 공통이고,
록시땅 핸드크림 2종 세트는 엄마의 요청사항이었다.
(진작에 얘기하지, 늦게 말해서 태국에서 비싸게 구매;)
좌측 하단의 글루코사민과 석류환은 내가 선물받은 건데
내가 딱히 챙겨먹을 것 같지 않아서 박스째 헌납했음 ㅋ
그 외에 코코넛칩이니 두리안칩은 동남아 기념으로~~~
특히 동남아의 두리안이 그립다는 엄마를 위해서 사왔다!
... 이건 뭐???
엄마가 시댁에 보내신 이바지 음식의 총체...
이게 어디를 봐서 "소소하게 반찬 몇 가지" 입니까.
음식 실어나르면서, 펼치면서, 사진 찍으면서도...
내내 엄마의 크나큰 손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신혼 부부 코스프레가
아직은 서툴고 어색했던
2013년 12월 말의 어느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