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한번 가보리라고 벼르던 곳, 티케.
홍대/합정, 와인이나 스테이크 맛집 추천으로
관련 검색어가 많이 뜨는, 꽤 알려진 집이다.
T Y C H 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행운의 여신
(02) 333-9577
마포구 서교동 404-19
이렇게 골목 쪽으로 테라스석이 나있는 데다가
낮시간에는 채광이 좋아서 따뜻한 계절에 제격일 듯.
난, 아직 추울 때 다녀온 고로 안쪽 자리에 앉았지만.
완전 한파일 때에는 내부도 좀 춥다는 소리도 있더라.
4인 기준 테이블이 10개 남짓이었던 걸로 기억해.
매장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편.
여름밤에 와봐도 좋겠다, 싶던 티케.
티케
Tyche
메뉴판 및 가격 이모저모.
그러고 보니 Tyche 행운 세트도 있었네.
샐러드류 1만원 중반대
런치세트 1만원 전후
스테이크 1만원 후반대 ~ 2만원 후반대
(사이즈에 따라서)
가격은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인근에서는 괜찮은 편.
특히 음식보다도 와인 가격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참, 마음에 들었던 와인 리스트.
주로 대중적인 종류들만 갖춰놓은 편인데
어차피 내 입맛 대중적이니 그건 상관 없고,
가격대가 다양한 데다가 고르기 쉽게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
탄닌 / 신맛 / 당도 / 보디
4가지 요소를 각각 1부터 5까지의 레벨로 표시해서
초보자도 맛을 쉽게 상상하고 고를 수 있게 해놨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을 알 법한 몬테스 알파 엠.
탄닌 4 / 신맛 4 / 당도 2 / 보디 4... 라고 하네.
아쉽게도 이 날 내가 고른 와인은 분류를 안 찍어왔다.
당도는 낮고 탄닌과 신맛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스페인 따빠스를 연상시키는 티케의 식전빵.
머쉬룸 크림 파스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래 먹은 파스타 중 단연코 1위.
딱히 크림 파스타를 선호하는 입맛은 아닌데
이 날은 정말 파스타 초이스 잘 했다 싶었더랬지.
"크림 파스타에 버섯을 조금 얹은" 정도가 아니야.
심지어 면보다도 버섯이 더 많을 정도라니까.
탱글탱글하고 찰진 면발도
진하지만 느끼하진 않은 크림 소스도
그리고 아낌 없이 듬뿍 얹어준 버섯도
하나 같이 다 만족스러웠던 파스타.
먹으면서 계속 감탄하게 되는 맛.
Caliterra Reserva (Chile)
Merlot
메를로 품종을 좋아하는 내가 멋대로 고른 와인.
2명이서 마시기 좋은 하프 바틀도 많이 팔지만
그건 너무 감질맛 나잖아. 난 당연히 풀 바틀.
식사의 첫 시작인 파스타가 너무나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던 탓인지, 와인 또한 덩달아 시너지 효과.
... 과도하게 좋아하고 있다...
접시 바닥까지 다 훑어먹고 싶은 마음.
크림 파스타에 마그게리따 피자로 균형을 맞추기.
화덕에서 구운 씬피자라 담백하고 맛있긴 했는데
파스타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임팩트가 좀 떨어짐.
그래도 파스타는 금방 한 그릇 싹싹 비워냈던 지라
이 피자가 와인 안주 노릇을 톡톡히 해주었지.
채끝살 스테이크 (130g 작은 사이즈)
사실 티케가 유명한 건 이 스테이크 때문이라지.
난 스테이크 입맛은 아니지만 또 맛은 봐야잖겠어.
하지만 아쉽게도 overcooked 되는 사태가...
미디엄-레어 하려다가 핏물 보게 될까 싶어서
그냥 안전하게 미디엄 시켰는데, 이건 뭐 거의 웰던.
스테이크 잘 굽는다고 나름 명성 있는데 왜 그랬어요.
조금만 덜 익혔어도 분명 더 맛이 좋았을 터인데.
결국 이 날의 스타 디쉬의 영예는 머쉬룸 크림 파스타에게.
아늑한 실내 규모와 오밀조밀 배치된 테이블들,
그리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나무 덕에
밤이 깊어갈수록 분위기가 따스해지는 티케.
(하지만 역시 혹한 때는 실내 기온이 좀 추울 듯;)
매우 느긋하고 맛깔스럽게, 잘 놀다 갑니다.
비록 그 유명한 스테이크의 매력은 제대로 못 느꼈지만
아늑한 분위기와 푸짐한 파스타, 그리고 와인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첫인상을 남겨준 합정 맛집 Ty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