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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4 한남동 아르모니움 (Harmonium) - 나쁘진 않지만, 그리 좋지도 않더이다... 5

 

 

 

 

9월의 날씨 좋은 어느 주말,

한남동 주택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르모니움'을 찾았다.

 

 

 

 

 

 

이태원역 주변역의 시끌벅적함과도 다르고

녹사평역 경리단길의 왁자지껄함과도 다르며

한강진역 근처의 으리으리함과도 또 다른 느낌이다.

 

제일기획 사거리와 한남오거리 사이의 이 골목길은

대중교통 엑세스가 불편한 대신에 이런 여유로움이 매력.

 

뭐, 그렇다고 해도 굳이 집에서 가기 편한 연남동을 두고서

굳이 한남동까지 잘 가지 않는데 이 날은 기분 내서 나서봤지.

 

언젠가부터 한남동 좀 다닌다는 여자들 SNS에서 '아르모니움'

이 이름이 솔찬히 들려오길래 그런 레스토랑이 있나보다, 혔다.

분위기 한적하고 음식도 꽤 괜찮은 이탈리안? 프렌치? 인가보네.

(알고 보니까 이탈리안이라 합디다만, 딱히 이탈리안인지는 잘;)

 

그리고 굳이 비싼 돈 내가면서 코스 요리 먹는 건 취향이 아니라

(난 역시 매콤한 철판 쭈꾸미나 낙지 볶음에 청하 마시는 입맛...)

움직이지 않던 차에, 마침 소셜에 프로모션 딜이 떴길래! 충동구매~

 

남편과는 생활형 데이트를 하지만서도, 가끔은 이런 것도 좋잖아 :)

 

 

 

 

 

 

그리하여 9월의 느지막한 어느 주말 저녁에 찾은 아르모니움.

한남동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구조에, 시원한 테라스가 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테라스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앉았다.

 

 

 

 

 

 

추워지기 전까지는 이렇게 오픈 테라스로 운영하는지라

실내와 실외 자리의 격차가 그리 크게 나지는 않... 지만

그래도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테라스석이 더 좋아-_-b

 

 

 

 

 

 

어쩌면 이 집은, 이런 테라스의 풍경이 다 한 게 아닐까.

카메라 1대와 폰 2개로 늘 손이 바쁜 우리 집 IT 팀장님.

 

 

 

 

아래부터는 이 날의 디너 코스 메뉴들이 등장하는데

하나씩 나열 + 간단평 + 식사 총평은 나중에 자세히.

 

 

 

 

 

 

◆ 식전빵

 

식전빵이 주는 '식사에 대한 기대감'은 기분 좋은데

빵이, 전반적으로 딱딱해서 뜯어먹기가 번거로웠다.

 

 

 

 

 

 

◆ 아뮤즈부쉬

 

치즈 어쩌고, 푸와그라, 그리고 하나는 뭐더라.

사실 저 중 어느 무엇도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었다.

 

플랫 스톤 플레이트 이쁘네.

이런 건 수납 관리하기 귀찮아서 구매의사는 없지만

그 위에 밝은 색감의 음식을 얹었을 때 비주얼이 굳.

 

아뮤즈부쉬는 맛이 좋거나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내가 집에서 차리면 손이 많이 가서 이렇게 안 하는데

잔망스럽게 소량씩 서빙해주는 음식이어서 좋다' 정도.

하기사, 그렇게 대접받는 기분에 코스 요리 먹는 거니까.

 

 

 

 

 

 

간만에 여유롭게 레스토랑 데이트하는 거라서, 사진도 실컷.

그러고 보니 '간만'이 아니라 같이 코스 요리 먹는 건 처음이야;

와인을 마시러 가도 와인 뷔페 아니면 단품 요리로 먹는 편이라;

(난 확실히 음식보다 술에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 더 좋다-_-*)

 

 

 

 

 

 

◆ 야채와 게살을 올린 토마토 가스파치오

 

식사의 초반에 먹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었다.

아마도 내가 집에서 직접 만든 거라면 꽤 만족했을지도?

하지만 평가 수준이 이미 높은 식당에서 내온 메뉴 치고는

'뭐, 나쁘진 않은데, 그렇다고 딱히 기억에 남지도 않는' 맛.

 

적절하고 신선하고 건강한 것 같은 맛이지만... 그게 다인?

 

 

 

 

 

 

◆ 트러플 향의 감자 크림 폼을 올린 수비드 오가닉 유정란

 

계란 요리도, 감자도, 트러플의 향도 좋아해서 입맛에 맞았음.

수비드 유정란은 식감이 촉촉 탱탱하고, 감자폼은 부드러웠다.

트러플 외의 재료 자체는 평범한데 조리에 손이 가는 요리지.

 

다만, 이게 특별한가? 라고 묻는다면 아니 뭐 그건 또 아니고...

비싼 일식집 가서 계란초밥 먹고 맛있다고 느끼는 것과 비슷한가.

(하지만, 난 계란초밥을, 남편은 유부초밥을 정말 좋아하긴 함 ㅋ)

 

 

 

 

 

 

그래도 노른자 톡 터뜨린 비주얼은 취향이니까 한 장 더!

 

 

 

 

 

 

◆ 아티초크 라비올리와 허브가 들어간 맑은 치킨 콩소메

 

이때 즈음 해서 빛이 점점 더 어두워져서 사진은 페이드 보정;

여태까지 먹은 음식들이 맛이나 질감이 가벼운 편이었기에

걸쭉한 크림스프가 아니라 맑은 콩소메가 더 어울리긴 했다.

 

 

 

 

 

 

◆ 쭈꾸미, 토마토, 열무로 맛을 낸 토마토 소스 리가토니

 

나름 파스타군에서는 아르모니움의 대표 메뉴인 것 같던데

쭈꾸미를 접목한 게 나름 퓨전? 혹은 지중해풍? 나쁘지 않다.

상큼한 토마토 소스에 열무를 얹어서 기름지지 않은 맛 또한.

그런데 이 역시 괜찮고 특색도 있지만 엄청 뛰어나냐면, 글쎄;

 

여기 다녀오고 바로 며칠 간격으로 당산 빨간 쭈꾸미에 갔는데

사실 매콤한 철판 쭈꾸미에 청하 곁들인 게 훨씬 맛났다고 한다;

 

 

 

 

 

 

◆ 오늘의 셔벗

 

메인 고기 요리가 나오기 전에 셔벗을 서빙하는 게 정석인데

난 그렇게 따져가면서 먹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심드렁;

게다가 고기 요리 전에 꼭 입 안을 리프레시해야 할 정도로

고기에 일가견이 있거나 깊은 관심이 있지 않아서 더더욱...

(사실, 셔벗류는 그냥 식사 다 끝나고 커피와 먹는 게 더 좋다;)

 

 

 

 

 

 

◆ 쌉살한 야채 볶음을 곁들인 블랙 페퍼 소스의 양갈비 스테이크

 

송이를 곁들인 한우 안심 스테이크와 이 양갈비 스테이크 택일인데

안심의 경우에 현장에서 추가금 10,000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굳이 따지자면 사이드 메뉴로 송이버섯이 나오는 게 더 좋긴 하지만

(양갈비 v. 안심의 문제가 아니라, 사이드에 대한 선호 문제임-_-)

그렇다고 해서 고기 디쉬를 추가금을 내면서까지 먹고 싶진 않아서;

그냥 양갈비로... 술에는 기꺼이 추가금 내도, 고기에는 안 내는 나.

 

 

 

 

 

 

뭐, 이랬다고 한다. 양갈비로는 꽤 괜찮았다고 함미다.

다만, 내가 양갈비에 별 관심이 없어서 두어 입 먹고 남김;

 

 

 

 

 

 

◆ 아르모니움 티라미수

 

심드렁한 양갈비 후의 식사 마무리는 따끈한 커피와 티라미수.

 

 

 

 

 

 

 

그렇게 한 시간 넘도록 천천히 서빙되는 음식들을 하나씩 맛보면서

와인 홀짝이고, 가을 밤공기를 즐기면서, 도란도란 수다 떠는 기분 :)

 

 

 

 

 

 

1층 실내. (2층이 더 멋지다는데 귀찮아서 안 올라가봄...)

 

 

 

 

 

 

1층 실내에서 내다본 정원의 야경.

 

 

 

 

 

 

입구에서 바라본 아르모니움의 건물과 정원.

 

 

 

 

 

 

H, for Harmonium.

 

 

 

 

 

 

나오면서 찍어본 런치 메뉴.

스타터, 메인, 디저트, 티, 이런 구성으로 36,000원.

평일 점심에 올 수 있다면 가성비는 나쁘지 않겠네.

 

그러나,

여길 다시 오고 싶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다.

 

이 날 남편과 나는 충분히 즐겁고 여유롭고 행복했지만,

식당으로서 평가한다면 나에게는 별다른 매력이 없는 곳.

 

 

◆ 장점

- 한남동 주택가의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 점잖은 식사자리를 가지기에는 적합한 품격

- 천천히 서빙되는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테라스 오픈 형태도 장점

- (특별하진 않아도) 딱히 과락은 없는 음식의 맛

 

◆ 단점

- 대중교통 엑세스가 불편하다. (발렛은 되는 듯?)

- 가격에 비해서 음식의 맛에 차별화점이 부족하다.

- 코스 요리에 흥미 없는 이에게는 변별력이 없음.

- 이탈리안이라고 하는데 정체성이 딱히 있진 않음.

- 테라스가 장점이나 겨울, 혹은 우천시에는 별로.

 

◆ 총평

- 나에게는 '허우대는 그럴싸하지만 음식은 그냥그냥이고,

가격은 비싼, 딱히 뭔가 와닿는 곳이 없는' 그런 식당이었다.

참고로, 우리는 소셜 딜 가격으로 저렇게 먹고 2인 12만원대.

 

아, 그리고 나와 하루 차이로 이 곳을 찾았던 치킨요정님 역시

'분위기는 쾌적했지만 음식은 별로, 재방문의사 없다' 라고 하심.

그리고 그녀는 유정란을 포함한 대부분 스타터가 매력 없었지만

메인 디쉬인 양갈비 스테이크, 딱 이것만은 꽤 맛있더라고 평했다.

('치킨요정'에서 알 수 있듯이 나보다 고기 선호도가 높으심 =.=)

 

아르모니움, 미안.

디너 코스 말고 다른 단품은 좀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난 이미 굳이 여길 재방문할 관심이 없어진 상태란다.

그냥 내 입맛이 투박해서 그런 걸로 합시다 그려 ~(-_-)~

 

아르모니움에서 이렇게 데이트하고 소화시킬 겸 산책하다가

경리단길 더 스프링 탭하우스에 가서 맥주 한 잔씩 마시는데

그게 훨씬 더 맛나고 분위기도 마음에 챡챡 붙었다는 후문~

 

 

 

 

 

 

 

 

Harmonium

 

서울시 용산구 한남2동 657-37

02-792-3972

 

홈페이지

www.harmonium.co.kr

 

주차

발렛파킹 가능

 

영업시간

월-

런치 12:00 - 14:30

디너 18:00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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