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가 지난 수년 간 장족의 발전을 했지만
난 그 외에도 쓸 제품들이 너무 많아서 -_-
굳이 미샤까지는 순번이 잘 안 돌아가더라.
그런데 작년 말, 미샤 연말 세일에서
문득 땡겨서 데려온 아이가 바로 -
미샤의 한방 라인인 미사의
금설 수면 크림.
55,000원 / 140mL
가격 보고 헉! 할 사람들 많을 듯.
괜찮은 크림 하나에 저 돈 못 낼 리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샤에서 5만원 넘는 크림?"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양이 140mL...
다 쓰기 힘들 정도로 넉넉한 데다가
제품 자체로 봐도 그 돈이 별로 아깝진 않다.
매월 미샤 20% 세일이나 연중 몇번 하는
30% +알파 세일을 이용하면 3-4만원대.
모르겠다.
30대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는
"어차피 무슨 크림을 사도 이 정도는 하니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난 좀 너그럽네? ㅋ
크기 비교를 위해서 등장한
이니스프리 올리브 리얼 파워 크림.
거대한 뚜껑을 열면 이렇게
한방차 혹은 한약처럼 이렇게
고이고이 크림님이 모셔져 있다.
부직포 주머니까지 열면 이렇게
화려하기 그지 없는 뚜껑이 드러나고.
사실 난 이런 장식에는 딱히 관심 없지만
다행히도 케이스 자체는 심플한 편인 데다가
엄니 드리기에는 괜찮은 디자인이어서.
내가 금설 수면 크림이니라.
묵직묵직.
제형은 이렇게 진하고 쫀쫀한 크림.
한방향이 훅- 나는 게 기분 좋다.
게다가 난 지성에 가까운 복합성 피부지만
스킨케어, 특히 나이트용 제품들은
쫀쫀하고 촥 감기는 제형을 좋아해서
이렇게 진한 질감에 늘 끌리더라.
이건 우리 엄마 역시 마찬가지.
참, 내옹물 중간중간에 보이는 노란 건
이물질이 아니라 순금가루란다.
저게 녹도록 마사지해서 바른 후에
그대로 자면 수면팩 기능을 해준다네.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진하고 탱탱하고 힘 있는 제형.
진하고 찰진 질감의 크림이긴 한데
또 크림 치고는 유분감이 많지 않고
살짝 투명한 듯한 느낌이 있다.
크림류를 극구 회피하는 지성피부만 아니면
웬만한 피부에 무리 없이 맞을 것 같아.
특히 아침이 아니라 밤에만 쓰는 제품이니.
손등 질감샷.
육안상 질감처럼 쫀쫀하게 발리긴 하는데
마무리감은 번들거리지 않는 편이다.
내가 트러블이 쉽게 나는 피부인데
아직 이 제품 사용하면서 별 탈도 없어서
가끔씩 피부가 푸석푸석하다 느껴지면
밤에 세안 후에 듬뿍 발라서 마사지하는데,
뭐, 총평부터 말하자면 -
질감도 한방향도 꽤 괜찮고,
용량대비 가격도 나쁘지 않은,
마사지 겸 나이트 크림이다.
바르고 나서 도톰하고 쫀쫀하게
피부에 보호막이 생기는 기분도 좋고.
그런데 이런 질감을 가진 제품들이
종종 그렇듯이 이 제품도 한계가 있더라.
아침에 세안하면 그 보호막이 그대로 씻긴다;
정말 피부 속에 침투해서 흡수되는 게 아니라
그냥 질감상 잠시 사용자를 현혹시키는 기분;
특히나 최근에 아이오페 슈퍼 바이탈 크림,
혹은 한율 극진 크림 등을 사용해보고
그 다음날 피부가 달라진 걸 체험하고서는
미사 금설은 영 마음에 안 차더라고.
미샤 치고 꽤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용할 때의 만족감은 중급 이상이었는데
몇번 사용해본 후에는 마음이 식은 케이스.
재구매의사? 없다.
이런 차가운 리뷰 같으니.
아냐, 너도 사실 꽤 잘 빠진 제품이야.
그런데 이제 내가 눈이 높아진 탓인지
너 정도의 효과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엄마랑 같이 사이좋게 마사지하려고 샀는데
이거 싹싹 비워내고 나서는 다른 거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