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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12 뒤늦게 올려보는 7월, 나의 생일 at 송도 오라카이 4

 

 

 

남편의 생일 기록 포스팅을 올리고 나서 문득 깨달았다. 올해 7월, 나의 생일은 블로그에 일상 기록을 남긴 적이 없어! 송도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음날에는 바로 엄마아빠와 양양 여행을 갔고, 다녀오자마자 여행 사진들 정리 편집해서 사진 앨범 제작하느라, 막상 내 생일 사진들은 폴더에 방치된 채 몇 달을 잠자고 있었던 거 ㅋㅋㅋ 오늘도 역시 미래의 나를 위해서 대강대강이라도 기록을 남겨두는 바 :D

 

 

 

 

 

 

1박 2일을 보낼 송도 오라카이 호텔, 방에 체크인해서 찰칵! 생일왕 제도에 근거해서 ㅋㅋㅋ 내 생일은 필시 수영장이 있는 곳에서 숙박하며 보내리라고 정해놨는데, 여러 군데를 물리치고 최종 낙찰된 곳이 바로 송도 오라카이였다.

 

생일 버프(?)로 평소에는 가성비 떨어진다면서 안 가게 되는 신라호텔을 지를까도 생각해봤으나, 내 생일은 왜 하필 여름 성수기여서-_- 가격도 비싸거니와 신라는 원체 잘 알려진 곳이라서 도저히 한적함을 보장받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패스했다. 역사와 인지도가 있고, 어반 아일랜드 수영장이 비교적 근래에 리뉴얼된 만큼이나, 유아 동반 가족 숙박객들도 많은 게 (나에게는) 결정적인 흠이었지. 게다가 큰 돈 들여서 가는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영장의 환경이나 소음도가 성에 안 찬다면 생일의 즐거움 또한 반감될 것 같아서. 가평 등 경기도권의 풀 펜션들도 두어 개 고려해봤지만... 문제는 '생일에 가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수영장이 있는 펜션'은 특급 호텔 뺨치게 비싸더라 ㅋㅋㅋ 베딩 환경은 호텔보다 못한 데도 불구하고;

 

그러던 차에 눈에 확 들어온 게 바로 송도! 오라카이! 의 새로이 개장한 야외 수영장이었다. 실내 수영장은 기존에도 있었고, 올해 여름 야외 수영장을 새로 열었다는 듯. 송도는 거리는 가깝지만 놀러나가는 기분은 충분히 들고, 도심의 편리함과 드넓은 공원의 푸르름, 그리고 물이 보이는 풍경까지, 내가 원하는 건 다 갖추고 있는 곳 아닌가. 그리고 오라카이 역시 송도의 신축 호텔들 중에서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위치가 좋아서 한번 가보고 싶던 곳이고. 게다가 야외 수영장은 새로 개장해서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그리 몰리지도 않고, 마침 오픈 기념 특가까지! 그래... 뭔가 일이 잘 되려면 긴가 민가 하지 않고 이렇게 느낌이 확! 빡! 뙇! 온다니까???

 

양껏 수영하고 놀 생각으로 편한 옷에 모자 눌러쓰고, 화장은 애당초 하지도 않고, 샴페인 한 병 싸들고 발걸음 가볍게 송도로 향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결혼 후 생일 중에서 가장 취향에 맞게 보낸 생일인지도 :D

 

 

 

 

 

 

언젠가부터 호텔 방에서 창 밖 풍경을 즐기면서, 따끈한 차를 한잔 하는 게 관례화(?)되었다. 그걸 알기에 집에서 미리 챙겨간 TWG 실버문 그린티. 향도 향이지만, TWG의 저 모슬린 팩을 볼 때면 늘 마음이 느긋해진다. 빠릿빠릿하고 효율적이지 않아도 좋아, 그냥 조금 호사스러운 기분으로 쉬어도 좋아, 라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혹은, 이 티백을 처음 만났던 때의 풍경이 떠올라서일까. 포천의 통나무 산장 테라스에서 가을 아침 풍경을 바라보던 그 기억에.

 

 

 

 

 

 

카메라들도 3대나 챙겨왔는데, 수영장을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간편한 G7X에 가장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샷의 수는 적을지언정, 꼭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남겨주는 니콘 FM2. 맨날 남들만 찍어주는 너를 단독샷으로 한번 남겨보자.

 

 

 

 

 

 

지체 않고 수영장으로 나왔다. 야외 수영장은 건물의 형태로 인해 이렇게 길쭉한 비대칭 형태로 되어 있다. 그리고 3층인가 4층인가 높이에서 주변 송도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구조. 사실 그래봤자 주변 도로와 호텔들, 아직 비어있는 건축 부지들만 보이는 정도지만, '도심 속에서, 공중에 떠서, 수영하는' 그 기분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 게다가 중간중간 사람이 거의 없을 때도 있어서 수영장 전체를 단독 대관한 듯 쓸 수 있었다. 이것만 해도 나에게는 게임 끝.

 

 

 

 

 

 

마침 주중 한가운데 (아마도 수요일이었던가) 걸린 생일이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대, 안녕?' 이딴 멘트나 날리고 ㅋㅋㅋ 남들 일할 때 세상 나만 노는 것도 꿀맛이지라 ㅋ 기왕이면 그걸 함께 해줄 파트너가 있다면 최상이고! :D

 

 

 

 

 

 

한참 수영하다가 베드에 누워서 뒹굴뒹굴. 뜨거운 햇살 내리쬐는 휴양지는 아니지만, 정말 만족도가 높은 여름 오후일세. 게다가 이 모든 것을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송도 만세, 오라카이 만세, 오픈 특가 만만세.

 

 

 

 

 

 

밖에 사람이 많아진다 싶으면 잠시 실내 수영장으로 들어와서 열혈 왕복을 한다. 아이들이 거의 안 오고 레인까지 있어서 방해받지 않고 오가기에 딱 좋아. 그러다가 실내로 사람들이 온다 싶으면 우리는 또 반대로 야외로 나가고. 그렇게 계속 인구 밀도를 피해다니면서 최상으로 즐겼음-_-b

 

 

 

 

 

 

 

19층짜리 건물에서도 제법 고층에 가까웠던 우리 층에서 내려다본 야외 수영장. 해가 슬금슬금 내려가면서 수영장 바닥에 조명이 켜진다. 야간 수영을 생각하니 또 기분이 들뜨지만! 일단은 맥주와 함께 저녁식사 비수무리한 것을 하고 옵시다...

 

 

 

 

 

 

멀리 가봐야 뭐하나, 또 이따가 야간 수영 즐기러 갈 건데, 싶어서... 호텔 1층에 있는 탭하우스 Thirsty Monk 로 직행했다. 안 그래도 이런 류의 집을 찾아서 갈 판인데, 마침 우리 숙소에 있다고 하니까, 다른 데 굳이 갈 필요가 있나 뭐. 주저 없이 맥주 샘플러를 시켜놓고 또 사진 삼매경...

 

 

 

 

 

 

맥주도 맥주지만, 감자튀김이 이렇게 얇고 바삭한 게 특징! 두껍고 눅눅한 걸 선호하지 않는 나도, 튀김 특히 감자튀김이라면 덮어놓고 좋아하는 남편도, 둘 다 각기 다른 이유에서 만족한 메뉴 ㅋㅋㅋ

 

 

 

 

 

 

그러고 또 수영하러 가... 우리는 작정하고 수영하러 온 거니까! 난 왜 물에서 노는 건 도통 질리지 않을까. 이렇게 계속 수영장을 오가는 일정이어서 애당초 화장 따위는 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거다. 후후후.

 

 

 

 

 

 

거의 수영장 폐장 시간까지 실컷 여유롭게 놀다가 방에 들어와서 씻고 샴페인 개봉! 그런데 이렇게 날 잡고 놀러오면 의외로 둘이서 샴페인 한 병을 채 못 비우는 때가 많더라. 하기사 아까 맥주도 마셨고, 계속 물에서 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기분이 여유로우니까 막 많이 마셔지지가 않더라고. 다음에는 아예 양 적은 버니니로 챙겨갈까, 이런 생각도 들지만... 내년 되면 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은, 모에샹동보다는 페리에쥬에!)

 

 

 

 

 

 

북적이지 않는 수영장에서 실컷 놀고, 방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야경 감상하고... 실로 생일자 (=나) 취향에 제대로 들어맞는 일정이었다. 이렇게 송도에서 또 한번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가겠네...

 

 

 

 

 

 

바스락거리는 침구에서 숙면을 취하고, 아침 햇살을 느끼면서 잠에서 깬다. 조식은 일부러 미포함으로 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더 여유롭네. 그러니까, 이제 슬슬 일어나서... 또 수영하러 가야지 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실컷 찍은 터라 사진도 많이 안 찍고, 이렇게 물 색깔만 한 장 남겼다. 그리고 체크아웃 준비해야 하는 시간까지 계속 물에서 둥실둥실 참방참방 룰루랄라. 좀 더 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바로 다음 날 양양으로 여행 갈 예정이니까 못다한(?) 수영은 거기 가서 해도 되겠지.

 

 

 

 

 

 

체크아웃하고 뭐 할지를 전혀 정해놓지 않은 두 인간은... 일단 카페인 충전을 하러 호텔 1층의 일리 카페로 직행한다. 정말 호텔 뽕뽑기 이렇게까지 잘 시전하나요. 물론 가까워서 간거기도 하지만, 평소에 동선 내에 많이 안 보이는 일리 커피를 즐길 좋은 기회이기도 했으니까. 인테리어도 널찍하고 컬러풀한 것이 쾌적한 데다가, 코코넛 가향 커피들이 말도 안 되게 맛있었다! 6천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음!

 

 

 

 

 

 

그러다가 계시(?)를 받아서, 오라카이 19층에 있는 Level 19 뷔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호텔 100% 즐기기, 어디까지 할 셈이니. 음식은 그럭저럭 무던하게 그리 특별할 건 없지만, 이렇게 맑은 여름날의 송도 풍경을 고층에서, 그것도 시원한 바람 쐬면서 감상할 수 있는 게 매력. 게다가 호텔 뷔페 치고는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평일 런치는 2만원대) 아주머니들 모임 장소로 대인기라고 ㅋㅋㅋ 무엇을 기대하냐에 따라서 만족도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리는 호텔 끝까지 누리기 + 풍경 즐기기 + 생일 기분 덕분에 매우 마음에 들었던 점심 자리!

 

 

 

 

 

 

올 때마다 기분이 탁 트이는 센트럴파크도 한 바퀴 돌아줘야지.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이라서 이 큰 공원을 다 돌기에는 다소 덥고 지치는 감도 있었지만, 그나마 7월이어서 살인적 폭염이 오기 전이었기에 가능했지...

 

 

 

 

 

 

게다가 귀가길에는 메이필드 코코노르 커플 스파를 예약해놨으니까! 땀 좀 나고 다리 좀 지쳐도 스파 받고 피로 싹 다 풀고 귀가할 거니까 뭐 어때! 몇년때 느끼는 거지만 메이필드 코코노르는 과락 없이 늘 중중상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관리사는 늘 바뀌지만, 언제나 균일하게 피로감을 없애주는 게 아주 그냥 일품이야. 강도 높은 스포츠 마사지보다, 부드러운 핸들링과 오일 러빙으로 피로를 '밀어내는' 타입의 전신 케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필히 방문해보기를 권하는 바...

 

 

 

 

 

 

으어어, 좋다 좋아. 역시나 생일은 핑계일 뿐이지만, 어쨌거나 생일자가 대만족한 생일 기념 행사였소. 수영장에서 원없이 놀아서 물놀이 욕구도 진정(?)되었고, 마무리로 전신 스파까지 받으니, 몸과 마음이 다 말랑말랑. 이러고서 집에 가서 양양 여행 짐을 꾸렸다고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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