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스토랑이나 바에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어서

비교할 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개중에

내 취향이다, 싶었던 곳이 바로 삼성역의 파크하얏트.







그랜드 하얏트와는 달리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서

같은 하얏트 체인이면서도 특성이 전혀 다르다.

남산에 자리잡은 그랜드 하얏트가 웨딩이나 파티 등

보다 화려한 이벤트들에 적합한 분위기라고 하면

파크하얏트는 차분하고 고요하고 비지니스 프렌들리.


뭐, 물론 화려한 파티 분위기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난 유독 파크 하얏트의 무게감 있는 인테리어와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가 매번 기분 좋게 느껴지더라고.


특히 도심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로비를 저층이 아닌 24층으로 한 건 멋진 선택이야.

비교적 근래에 다녀온 라운지 또한 이 로비층에 있다.


보다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니 -_- 홈페이지 참조;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이 라운지를 포함해서 3곳인 듯.


http://www.parkhyattseoul.co.kr/



 

 

 


벚꽃이 한참 만개하던 주의 주말이었다.

주중에 오며 가며 벚꽃은 양껏 구경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주말에 카메라 들고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그 주말에는 전국에 비가 왔지. 강한 바람을 동반한...


그래도 원래 계획대로 워커힐 뒷산 벚꽃을 보겠다며

집을 나서긴 했는데 비바람 덕에 벚꽃도 제대로 못 보고

식당은 예약 없이는 2시간이나 기다려야 된다고 하고

춥고 정신없고... 그저 워커힐을 벗어나고 싶었다.


배도 고파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는 가야겠는데

이 김빠진 기분에 아무데나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한강이나 도심 풍경이 보이는 곳을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우연히 발길을 돌리게 된 곳이 바로 이 곳.

(물론 그 중간에 보다 강렬한 삽질도 몇번 있었지만

상큼한 기억의 보존을 위해서 그 부분은 중략...)


2층의 코너스톤 등의 식당도 있기는 하지만

이 날은 유독 고층에서 시티뷰를 보고 싶었던지라,

그리고 음식보다도 그 탁 트인 기분이 중요했던지라.


 

 

 

 

 

막 구운 따끈따끈한 식전빵.

식전빵에 별로 집착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건 한번 손대니까 멈출 수가 없을 정도였어.

꼭 내가 배고파서 그랬던 건 아닐거야...


 

 

 

 


심지어 평소에 손도 안 대는 버터조차 맛있다니.

느끼하지 않고 시원하고 고소한 저 맛은... 뭐지?

 

 

 

 

 


순전히 내 취향에 근거해서 주문한, 토마토수프.

덕분에 이 날 메뉴 선택은 토마토가 난무했음 ㅋ 

 

 

 

 

 

비주얼은 그냥 그렇지만, 난 매우 만족했다.

싱싱한 토마토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살짝 감칠맛 나는 게 어찌나 내 입맛에 맞는지.


 

 

 



그리고 역시 토마토 소스의 파스타.

토마토 과다인가 싶기는 했지만 뭐 괜찮아.

그리고 라운지는 사실 간단한 메뉴만을 팔아서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크림 파스타가 있었다면 당연히 그걸 시켰을거야.

 

 

 

 

 

 

어쨌든, 난 좋구나.

이미 파크하얏트에 들어설 때부터 꼬인 기분이 풀렸어.

기껏 나들이 나선 주말에 너무 연이어 삽질을 했더니만

이 정도 탁 트이는 풍경과 서비스와 음식이 아니었으면

내내 그 데미지에서 회복할 수 없었을 거야 -_-


 

 

 



그러니까 파스타 소스 맛이 수프 맛이랑 좀 겹쳐도 상관 없어.

 

 

 

 

 

 

그리고 나름 메인 메뉴, 뭔 스테이크.

... 물론 자세한 이름은 잘 생각이 날 리가 없다.

 


 

 



평소에도 스테이크에 딱히 집착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쨌거나 이 비주얼을 보니까 마음은 흐뭇하구려. 

  

 

 


 


양이 좀 적지만 이날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니까.



  

 

 


고기도, 소스도,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

그 돈 주고 먹기 아까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날은 이런 여유로운 식사가 진정 필요했다.


... 맛으로 따지면 난 사실 수프랑 빵이 제일 좋았...

암튼 이렇게 먹고 한 7-8만원 가량 나왔나? 기억이;

비싸다면 비싼 거고, 호텔 치고 저렴하다면 저렴한 거고.

순수하게 맛에 비하면 좀 비싸다고 나도 생각하지만

호텔의 친절한 서비스와 이 날 내 기분을 생각하면

솔직히 그 돈 별로 아깝지 않고, 되려 고마울 지경이다.

역시 모든 가격대비 가치는 상대적인 거라니께.

 

 


 

 

 

무역센터와 코엑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시티뷰.

게다가 비바람 불고 서늘한 날이어서 그런지

위에서 여유로이 내려다보는 기분이 더 좋네.

아까까지 날씨와 도심 쇼핑센터에 엿먹었던 -_-

짜증과 불만이 마치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그 풍경 중에서도 괜히 반가운 Canon. 

 


 

 

 

 

오늘 고마웠어, 파크하얏트.

다음에 또 올게요.


올해 내 셀프 생일 선물로 파크하얏트에서

전신 스파나 한번 해줘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재작년엔가 한번 가봤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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