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로버트 A. 하인라인
역자 : 제각각...
출판사 : 시공사
형태 : 리디북스 e북
책 소개 :
SF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대부들 중 가장 대중적이고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는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주요 작품들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로버트 A. 하인라인 걸작선 세트』.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품들을 통해 20세기 문학과 문화 다방면에 걸쳐 폭넓은 영향을 미친 작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글쓰기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랄한 정치 풍자극으로 하인라인 명성의 시발점이자 1956년 그에게 첫 휴고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더블 스타》, 하인라인의 다채로운 상상력을 만날 수 있는 명작 단편 선집《하인라인 판타지》,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의 상징이자 SF 소설을 주류 문학에 편입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또 다른 휴고상 수상작 《낯선 땅 이방인》, 시간 여행과 로맨스, 하인라인과 독자들이 사랑해마지 않는 쿨한 고양이 피트가 등장하는 인기작 《여름으로 가는 문》,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후보에 오르며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 만년의 걸작 《프라이데이》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소개 :
로버트 하인라인은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과학소설의 기틀을 다진 3대 거장(Big Three) 가운데 한 사람으로, 특히 스토리텔링에 발군의 솜씨를 보였다. 클라크가 우주를 향한 원초적 동경에 충실했고 아시모프가 재기 넘치는 플롯의 달인이었다면, 하인라인은 개성적인 캐릭터와 역동적인 이야기를 조합해내는 데 천재였다.1907년 미국 미주리 주에서 태어난 하인라인은 명예나 리더십 같은 군인의 도덕률을 흠모하다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1929년에 임관한 뒤 항공모함 렉싱턴 호 등에서 근무했지만 1934년에 폐결핵으로 의가사제대를 했고, 그 뒤 UCLA 대학원에서 수학과 물리학 수업을 들었으나 몇 주 만에 그만두었다. 그러고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업튼 싱클레어가 민주당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전에 나갔을 때 그의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1939년 존 W. 캠벨이 편집장으로 있던 잡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Astounding Science Fiction에 첫 단편 「생명선」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그의 작가 경력은 승승장구 그 자체였다. 일찌감치 SF계에서 자리를 굳힌 하인라인은 1947년에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지구의 푸른 언덕」을 실으면서 SF 작가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주류 매체에 자기 작품을 발표하였고, 그 뒤로 20세기 중반을 관통하며 40여 년 이상 최고의 SF 작가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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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하인라인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SF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사실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10대 때 탐독했던 아이작 아시모프 로봇 시리즈 소설들이 내 SF 세계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런데, 올해 상반기 북클럽에서 모 회원님이 했던 말 한 마디가 깊이 남았다. 영화 '컨택트'의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논하는 날, 자칭 타칭 SF 마니아 한 분이 심도 있는 독서 체험과 SF 세계관으로 참석자 모두를 매료하였는데, 그가 말하기를 :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SF는 단지 미래, 로봇, 기계, 소위 공상'과학'을 소재로 다루는 게 아니라 상상력에 기반하여 나름의 질서를 갖추고 있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
SF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설명이었다. 사람이 살면서 유독 마디가 되는 말, 행동, 사람의 기억들이 있기 마련인데 SF에 관한 그의 조곤조곤한 설명이 나에게는 그러했던 모양.
그러면서 대표적인 SF 작가 및 본인이 개인적으로 애호하는 작가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를 해주었는데, 그 중에서 이 하인라인도 '고전적' SF 작가로 등장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당시에는 바로 찾아서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지난 달 리디북스에서 하인라인 걸작선 5권을 세트로 할인 판매하길래, 지금이 바로 때로구나 싶어서 바로 구매했음. 사실 출장 가기 전이라서 비행기에서 손쉽게 읽을 만한 소설을 찾고 있던 참이기도 했고.
꽤 페이지 수가 많은 책이 5권이나 묶음으로 구성된 거라서, 일일히 개별평을 쓸 생각은 없다. (저 중에서 딱 한 권만 골라서 읽는다고 하면 역시나 그의 대표작인 - 여름으로 가는 문.)
다만, 이미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1939년대에 데뷔, 1940-60년대에 전성기) 저술한 책들이라 그 당시에는 '미래'였던 시점이 이미 현재의 독자들에게는 '과거'가 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오는 흥미점들이 많다.
아예 마법의 세계나 화성인 등 우주 소재를 중심으로 한 것은 덜하지만 시간여행을 메인 플롯으로 삼는 '여름으로 가는 문'에서 가장 극명하게 느껴지는 부분. 저자로서는 '머나먼 미래'인 70년대의 '신기술'을 상상해서 쓰는 거지만, 현재의 화자가 보기에는 구 시대의 것과 상상이 뒤섞인 기묘한 결과물로 보인다는 것.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상상, 또는 그를 위한 노력을 그리 많이 했음에도 당시의 성관념을 벗어나지 못했음이 여실히 보인다. 그의 모든 작품에서 여성들은 보조적이고 수동적이며 선과 악으로 양분되는 2차원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런 점이 아쉽다기보다는 - 저자의 시간, 과거의 그가 상상했던 미래의 시간, 그리고 현재의 시간, 이 모든 시간들이 뒤엉키는 와중에 나름 흥미롭게 느껴지는 정도. (물론 1940년대 즈음에 활약한 그가 당시의 사회적 편견을 넘어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기까지 했더라면, 그에 대한 평가도 한 단계 더 넘어서기는 했겠지만!)
SF 소설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기술'을 그려내는 것이라면, 하인라인의 소설 대다수는 이에 해당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미래였을지언정 이미 지나간 시대를 그리며, 현재로서는 새롭지 않은 것 혹은 의미가 없는 것을 그려내기도 하니까. (심지어, 단편선 다수에서는 마법과 마녀, 지옥과 악마의 세계를 당연한 듯 묘사하기도 한다!) 공상'과학'소설이냐고 묻는다면, 글쎄... 가 될지도.
하지만 이 작가는 장편이든 단편이든 매 작품마다 매번 저마다 법칙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세계를 제시한다. 게다가 그의 이런 작품의 영향을 받아 훗날 '백투더퓨처' 같은 작품이 탄생했고, 그런 매개체를 통해서 그는 후세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상력의 문을 열어준 셈이다. 그렇다면, 실로 'SF' 걸작선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는가.
요약 : SF 클래식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