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 지금 나랑 장난해?

Posted by 배자몽 화장품수다 : 2009. 9. 6. 15:29





그럴 사람 별로 없겠지만 만약 이 글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포스팅은 링크 또는 캡춰를 통해서 자유롭게 가져가시길.
배포 허용 내지 장려하고 싶은 마음이니까.

참고로 이 글의 url은
http://jamong.tistory.com/578 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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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에스티로더, 내 얘기를 들어볼래?

평소에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
나는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그동안 늘 라네즈, 에스티로더, 슈에무라 등등의
몇몇 브랜드에 꽤나 깊은 애정을 쏟아왔다.
그리고 그렇게 애정을 가진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늘 물심 양면으로 지지를 해왔다고 나름 생각을 해.

특히 에스티로더의 경우에는 "에스티의 여자"를
자청할 정도로 상당히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애정이 있었기에
그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은 에스티로더가 점점 삼천포로 빠지고
브랜드 담당자들이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어도
어느 정도 애증의 감정을 가지고 지켜봐왔는데 -
이제 도대체가 더는 못 봐주겠네.

개인 블로그니까 멋대로 좀 썰을 풀어볼까 싶다.
여기 내 공간인데 글 길다고, 구체적이라고 문제될 건 없겠지.
(에스티로더 내에서도 내가 개인적으로 안면이 있고,
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분들에게는 좀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에스티로더 담당자들은 좀 봐줬으면 좋겠고.)



# 1. 추억의 DBC 활동

DBC (Defining Beauty Club) 때는 좋았지.
DBC란 에스티로더 온라인 마케팅 쪽에서 리드를 해서
운영했었던 에스티로더 브랜드 모니터링단의 이름.
Advance Beauty Club 인 ABC 와 병행 운영하다가
나중에는 DBC만 운영하는 체제로 바뀌었지.

나는 2006년도에 DBC 2기의 조원으로,
2007-2008년 걸쳐서는 DBC 3기 부운영진으로 활동했다.

사실 우연히 알게 돼서 응모한 거였는데 -
활동 전후로 에스티로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와 호감도가
크게 변할 정도로 나에게는 와닿는 활동이었어.

사실 뭐, 코스메틱 브랜드 모니터링이야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니어서
이 바닥(?) 생활 시작한 이래로 인연이 닿은 브랜드들 다 합하면
아마 20개도 넘을 듯 한데, 그 중에서도 애정의 척도로 보면
에스티로더가 단연코 탑일 정도로 그 감정이 남달랐지.

솔직히 DBC 활동 중에는 매달 모임 때마다 5만원 상당의 제품
하나씩 증정하는 게 다였기 때문에 타 브랜드 모니터링과 비교하면
금전적/물질적 이득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물론 화장품, 그것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받는 건 늘 즐겁긴 해.
다만 학생도 아닌 직장인, 게다가 어차피 매월 화장품에 상당 부분
지출을 즐겁게 하는 코스메홀릭의 입장에서 매월 5만원 상당 제품은
그냥 재미이고 기분일 뿐, 사실 그닥 큰 건 아니라는 거지.
내가 뭐 화장품에 돈 쓰는 거 아까워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그 몇만원어치 제품에 어디 목 매겠냐고.


그럼에도 에스티로더 DBC 활동이 가장 즐거웠던 것은 -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에스티 측의 그 마인드 때문.

제품 쥐여주고 온라인 쇼핑몰에 후기 남길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젊은 20-30대 여성들이 에스티로더에 대해서 가진 인식 자체를 개선시켜서
보다 에스티로더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것.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에스티로더의 친선 대사로 만드는 것.
정말 전통과 품위를 가진 에스티로더 같은 브랜드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 참 이런 면들 존경하고 또 사랑했거든.
특히나 동급대의 다른 백화점 브랜드들에 비해서
정말 적극적이고 트인 마인드로 임하는 점 또한 멋있어 보였고.


게다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주더라도 늘 그 목적과 이유가 분명했고,
파우더 팩트 하나를 주더라도 조장들을 통해서 각 조원의 피부색을
확인해오게끔 시켜서 잘 맞는 제품을 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정말 이 담당자가 뷰티 클럽을 중시하고 있고,
또 에스티로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 열정, 자부심도 있어서
그 애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느껴져서 좋았어.
힘들고 일손 부족한데도 늘 최선을 다해서 DBC 모임과 컨텐츠를
준비하는 게 보여서 서포트하는 입장에서도 괜스레 뿌듯했어.

이렇게 진정한 애정이 깃들고 나니까 에스티로더에 대해서는
친정의식을 가지고 늘 진심으로 대하게 되더라고.
맹목적인 찬양도, 씨니컬한 비판도 아니라 -
정말 마치 내 일인 양, 생각하고 걱정하고 알리고...
솔직히 내 블로그의 에스티로더 관련 포스팅들을 찾아보면
죄다 이런 친근감이 잔뜩 묻어나는 걸 볼 수 있다.
화장품 동호회에서도 누가 에스티로더 제품들 문의를 하면
그저 남 일 같지가 않아서 늘 성실하게 답변 달아주고.
때로는 답변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일부러 해당 제품
포토 리뷰를 작성해가기까지 하면서 관여도 했었더랬지.


그런지라 DBC 활동이 끝날 때에도 참 서운하고 그렇더라.
물론 내가 조장을 맡았던 3기 에스티엔느 조원들과는
아직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면서 한번씩 만나고 있지만.



# 2. 에스티로더 패널... 이라고?

그러다가 에스티로더의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가 바뀌었다.
실명 언급해도 괜찮으려나.
 뭐 그 분 관련해서는 좋은 내용이니까 이런 걸로 혼내지야 않겠지;
예전의 곽영진 대리가 퇴사하고 나서 다 변했어.
(당신이 정말 열정을 가지고, 소위 "내새끼" 의식을 가지고
에스티로더의 이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런칭하고 관리하고 키웠는지 나도 익히 아는데.
솔직히 이런 소리나 하게 돼서 마음 한 켠에서는 미안해요.)

이렇게 큰 글로벌 브랜드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어디 단지 한 개인의 탓일 수 만은 있겠냐마는 -
그래도 당신이 떠나고 나서 너무 급격하게 브랜드의 방향이
저급화되는 게 눈에 보이니까 담당자 탓을 아니 할 수가 없네.

일단 한동안 네이버 카페가 완전히 다 죽어버리고
간만에 카페가 살아나는 듯 하더니 DBC 체제가 아니라
새로운 소위 패널제라는 걸 모집한다고 공지를 냈더라.


DBC 활동에 대한 그리움과
에스티로더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서
나는 당연히 응모했고 결국 뽑혔다.

이 과정에서도 일정이 늦게 떴다가 또 바뀌는 등의 일이 있었지만
일손도 좀 부족하고, 담당자 바뀌고 난 다음 첫 모임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그냥 큰 생각 없이 넘어갔다.
담당자가 빠릿빠릿하지는 못하나보네... 라고 생각했을 뿐.

첫모임에 가서 설명을 들어보니까 -
DBC 때와는 달리 그 활동 내역이 보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DM 및 백화점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해서
평가하고 타 브랜드와 비교하는 게 미션이란다.
그리고 조 역시 각 평가 대상이 되는 브랜드 별로 나눴고.
(참고로 나는 샤넬 미션조의 조장.)

흐음. 기대했던 바는 아니지만 패널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이러면서 긍정적으로 시작했는데 -
지금은 참 후회하고 있다.
차라리 패널 활동 참여 안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괜히 한다고 해서 에스티로더에 대한 환상은 다 깨지고,
애정은 다 무너지고, 신랄한 비판과 무시의 마음만이 남았다고.
... 정말이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 3. 패널단이 공짜 제품 받아먹는 거지니?

에스티로더 패널단 모집할 때 공지글에 떠있던 내용 중 하나는 -
매번 모임 때마다 15만원 상당의 정품을 지급하며
우수조로 뽑힌 조에게는 5만원 상당을 추가 지급한다는 것.

솔직히 이건 그냥 보아넘겼다.
아, DBC보다는 빡쎄게, 포커스를 두고 진행하나보다...
라고 짐작했을 뿐.

물론 15만원 상당... 이라는 게 싫었다면 거짓말이지.
나도 사람이고, 화장품 (아주 많이) 좋아하는 여잔데.

하지만 모니터링 생활 오래 해본 바, 몇만원어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달랑 하나를 주더라도 매 시즌의 트렌드에 잘 맞게,
실속있는 제품으로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으니까.

개인차가 있겠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
에스티로더의 썸츄어스 마스카라를 안 좋아해서
이 제품은 가격대를 막론하고, 10개를 줘도 별로 안 반갑다.
그리고 일명 초록병 에센스인 아이디얼리스트 역시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난 잘 안 맞아서 그닥.
가격이 11만원 넘으면 뭐해. 나에게는 별 필요가 없는걸.

그런데 여태까지의 패널단 선물은 늘 이런 식이었다.
딱 그 구성만 봐도 금액별 기준만 대강 맞춘 게 티가 나는.

다 나열하자면 길겠지만 개중 최고봉은 바로 지난번 모임이었지.
여름 장사는 이미 다 지난 8월.
게다가 가을을 앞두고 ANR 리뉴얼 버전이 런칭한 그 시점.
게다가 그 전 달에 일부 패널단 멤버들에게는
사이버화이트 EX 자차를 선물로 지급했으면서 -

자그마치 사이버화이트 EX 에멀전과 자차를 주더라.
제조일자 작년.
누가 봐도 봄장사하고 나서 남은 재고 떨이.
미백 라인은 아이템별 매출 수량에 편차가 심해서
에멀전만 재고가 남기 마련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 않나.
게다가 미백 제품이라는 게 에센스 없이 에멀전만 달랑 주면,
그걸 도대체 누구 코에 갖다 붙이며 어찌 쓰라는 겐지.
DBC 활동 시절에는 증정 제품의 금액이 낮아서
토너 하나를 주더라도 그 라인을 제대로 체험하고 평가할 수 있게
라인 샘플을 맞춰서 주는 센스 정도는 있었건만, 그 센스 어디로 갔니.


그려.
"모임 때마다 15만원 상당이나 되는 선물 준다고 했지?
이거 합하면 15만원 상당이야. 비싸지? 좋지?"
... 이거냐.



# 4. 기왕 시간 들이고 돈 들이는 김에 - 생색만 쓰지 말고 머리도 좀 쓰겠니?

사실 이번에 패널단 활동하겠다고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화장품,
그리고 에스티로더가 좋아서 모인 코스메홀릭들이고
또 그 중 상당수는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이지.
그런데 기왕 그 사람들 모아놓고 기껏 시즌이 지나도 한참 지난,
매출 좋지 않아서 재고 많다는 거 뻔히 알 수 있는 그런 걸 안겨주니.
봄 시즌 메이크업 제품이라도 줘놓으면 미션 따위 없어도
자발적으로 열성적인 후기 올릴 그런 사람들 모아놓고
한다는 짓이 겨우 그거니. 머리 진정 안 돌아가니.

물론 그런 리뷰 미션이 아니라 DM 및 이벤트 평가,
그리고 고객 피드백을 목적으로 한 패널단이라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기획한 거였다면
정말이지 컨텐츠가 이렇게 허술할 수는 없을거야.

그래. 이렇게 머리 못 쓰고 자원 낭비하는 걸 안타까워 하는 것 자체도
내가 어느 정도 에스티에 대해서 애정이 (애증이?) 남아있고
원체 오지랖이 넓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네.



# 5. 플러스 알파는 없다 치고 - 패널단 운영 자체는 뭐하러 하니?

그려. 기왕 있는 패널단 제대로 운용 못하는 건 그렇다고 치자.
쌩뚱맞은 제품들만 줘서 딱히 인터넷 블로그/카페 파워
발휘 못하는 건 그냥 안타까워도 에스티로더의 손해라고 치자.

패널단의 원래 활동 및 그 스케줄이라도 제대로 지켜주면 안 되겠니.

나름 시작한지 몇달이 됐는데도 (물론 담당자는 몇번 바뀌었지만)
여태까지 단 한번도 일정이 제때 올라온 적이 없으며
처음 미션은 덜렁 던져놓고서 거의 마감 시일이 다 되도록
일언반구 언급이 전혀 없길래 난 패널단이 용두사미로 없어진 줄 알았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상당수 그런 듯.

카페에 문의 및 항의글을 올려봤자 -
네이버 카페는 자기들이 (뒤늦게) 편할 때 일정만 띡!
올려놓고 사라지는
그런 공간일 뿐,
피드백은 도통 되지 않은 희한한 공간이어서...
어째 암만 떠들어봤자 벽 보고 떠드는 격이더라.

이 포스팅 봐도 알겠지만, 나 역시 성격이 그리 동글동글하진 않아서
이건 아니다, 싶을 때 여러번 댓글/글 등으로 조언을 했었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 치듯이 이 포스팅이 나왔을까, 과연.)

정말 신기하더라.
뒤늦은 일정 올릴 때는 잘 들어오던 담당자가
패널단 멤버들이 뭔가 항의/불만의 의사를 남길 때에는
어찌 그리도 조용하고, 해당 글을 보지도 못하는지.


게다가 이번에는 "타 비교 브랜드 이벤트 일정은 xx일까지
네이버 패널단 카페에 올려드릴게요" 라고 해놓고
몇주 지난 시점에야 겨우 올린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샤넬은 "브랜드에 직접 확인해서 알아보세요." 란다.
이유는  - 샤넬은 일정 관련한 정보 엑세스가 어려우니까
샤넬 조원들이 그냥 일반 고객 입장에서 알아내라는 것.


와우.
나, 이미 기대치가 매우매우 낮아져있고
일정이 제 날짜에 제대로 올라올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는데,
이건 또 기대 이상이잖니, 에스티.
이렇게 상상도 못한 발언을 휙 던질 줄이야.
애시당초 그러라고 하든가...
일정 하나 날짜에 맞춰서 못 올리면서 한다는 소리가
"샤넬은 모르겠다. 너네가 알아서 해라." 라니.
... 이건 좀 많이 짱이지 않니.
당신들이 생각해도 이런 글 올리는 건 좀 민망하지 않니.
그것도 원래 상세 일정 올리겠다고 큰소리 땅땅 치던 날짜로부터
자그마치 몇 주나 지난 시점에 올리는 글 치고는 말이야.
게다가 에스티 측에서 (사넬 일정을 포함한) 타 브랜드 행사 일정을
올려주겠노라고 먼저 큰소리쳐놓고 몇주나 지나서
"우리가 암만 알아봐도 샤넬은 도저히 안 되겠다." 라고 할 정도라면 -
일반인 입장에 불과한 패널단인들 과연 그걸 알아낼 수 있겠냐고.
그리고 반대로, 일반 고객 입장에서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거라면
애시당초 일정을 업데이트해주겠다고 큰소리쳤던 에스티인들
이를 딱히 못 알아낼 이유도 없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지.
이러나 저러나 - 참으로 놀랍고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의
책임 회피, 임무 태만, 그리고 배쨈... 아닌가.


... 아니야?
이거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역시 호언장담했던 DM 자료... 이건 뭐 기대도 않았다.
몇주 늦은 일정 공지글이 올라온 걸 보는 순간에도
DM 자료는 뭐, 없을 줄 이미 알고 있었거든.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빼먹었을 거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덧붙이자면 원래 약속한 날짜를 번번히 넘기는 건 차치하고 -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알맹이 없는 네이버 카페에
그것도 늘 지각으로 일정만 덜렁 올려놓으면 다냐고.
기껏 뽑아놓은 조장들 있잖아.
조장들에게 문자 하나만 날려도 될 일이야.
"일정 떴으니 조장들은 조원들과 상의해서 준비해주세요." 라고.
이거 대단히 획기적이고 실행 불가능한 아이디어인지.
이건 에스티로더고 뭐고 간에 보통 상식을 가지고
사회 생활 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업무 예절이 아닐지.

혹은 -
패널단에 대해서 "에스티로더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하는
프로슈머 파트너" 라는 미사여구 갖다붙이지 말고,
적당히 제품 받고 우리가 원하는 답 해주는 사람들...
이라고 처음부터 규정지어놨으면 실망이나 않게.

예전에 활성화하겠노라고 야심차게 말만 늘어놓던
에스티로더 공식 카페에 거미줄 친 지 오래 됐다는 사실은
그냥 패스하자.
그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아, 어차피 이거 이미 긴 글인가.)




# 6. 시장 점유율 앞으로 어찌 되나 보자고.

뭐, 내가 업계 관계자도 아닌지라 그저 카드라 통신으로 들은 거지만
우리나라 백화점 코스메틱 브랜드 중에서 클래식한 것은 물론
수년간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았다는 에스티로더,
요즘은 점차 경쟁에서 밀려서 그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
(다시 말하지만 그저 이 바닥에서 주워들은 카드라 통신임.)
예전 같으면 안타까웠겠지만 이젠 뭐 자업자득이다 싶어.

내가 아무리 이래봤자 전통적인 매출 카테고리인 갈색병 및
기타 등등의 제품들은 계속 팔리겠지만 글쎄...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더이상 발전은 못할거야.


에스티로더가 할 줄 아는 마케팅이라고는 고작 :
"어머, 우리 그 유명한 갈색병이에요. 모르세요?"
이런 고자세의 마케팅이 다인걸.

(뭐,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신상품이 나와도 어필할 줄도 모르고
이벤트 하나 튀게 진행할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온라인 프로모션을 잘 하기를 하나...

츳츳.

사실 에스티에도 일 잘 하고, 머리 돌아가는 사람들은 있을 터이고
그 중에는 나 또한 꽤나 동경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최근에 접한 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못했네.

그러면 그건 에스티로더 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특정인들의 문제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

들어나 봤나.

인사만사(人事萬事)라고.

능력와 열정이 부족한 사람이 별다른 필터링 없이
에스티로더 정도 되는 대기업의
중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결국 그 브랜드의 총괄적인 책임이 아닌가.

 
(지금은 퇴사했지만) 곽영진 대리 이후로 이 패널제를 담당하게 된
후임자가 일을 제대로 못한 탓도 있었겠지. (라고 난 생각해.)

하지만 그 후에도  연이어서 계속 엉망으로 운용되는
패널팀을 보고 있자니 이건 단순히 개인의 자질을 뛰어넘은
에스티로더의 인사 그리고 총괄 시스템 문제다 싶어.
게다가 그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에스티로더의 애티튜드 문제.



# 7. 안녕.

물론 나도 안다.
나 혼자 이래봤자 에스티로더 브랜드에는 큰 타격 없다는 걸.
내가 뭐 갈 때마다 수백 수천씩 쓰는 재벌 싸모님도 아니고
(현실은 그저 코스메틱 블로깅 좀 하는 비루한 직딩 정도.)
나 같은 새끼 고객 하나쯤 마음 돌아선다고 해서
당신네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게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라는 걸.

하지만 난 그동안 정말 좋아했고 애정을 쏟아왔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마음을 담아서 한마디 하고 돌아서고 싶었을 뿐.

어이.
에스티로더 직원도 아니면서 나처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애정을 가지고
브랜드의 일을 마치 내 일인 양 생각하고 참여하는 그런 사람,
그리고 아마 별 일 없었더라면 내 코스메홀릭 증상이 지속되는 한,
평생 동안 에스티로더의 진심 어린 고객이자 서포터가 되었을 그런 사람,
그리고 가능한 한 모든 범위 내에서 에스티로더를 홍보하고 지지했을
그런 코스메틱 애호가 겸 블로거가 어디 흔해 보이니.
오지랖적인 애정을 가지고 에스티로더 립스틱 및 하이라이터,
시대적 비교 그리고 발색 포스팅 준비하고 있던 내가 문득 우스워.
(게다가 100%, 죄다, 내 돈 주고 산 제품들로.)


안녕.
다행히 나는 에스티로더에서 "이거 아니면 죽어도 안 된다!"
라는 대체 불가능 제품 따위는 없다네.
설령 있다고 해도 대체를 할 것이지만.

솔직히 지금도 공식적으로는 패널단 활동 기간이 안 끝났고
나는 자그마치 샤넬 미션조의 조장이기까지 하지만,
왜 벌써 아무런 미련도, 애착도 없는걸까.
조장이어서, 내가 맡은 바가 있어서 최소한의 끈은
놓지 않으려고 해봤는데, 아아, 역시 안 되겠어.
그냥 이쯤에서 대강 끝내자, 에스티로더.

당신들이 보기에는 가히 유쾌하지는 않을 바로 이 글이
나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한 자락의 관심과 애정이었다네.



(덤으로 더더욱 사랑하게 된 라네즈와 슈에무라;)






  



 




학학.
대개는 갈색병 또는 ANR 이라고 줄여 부르긴 하지만
어쨌든 간에 본명이 원래 긴 제품이었는데 -

Advanced Night Repair
Recovery Complex

여기에 싱크로나이즈드까지 덧붙여서 자그마치 :

Advanced Night Repair
Synchronized
Recovery Complex

가 되어버렸다;;;
그냥 업글/리뉴얼/신형 갈색병이라고 부를 듯 ㅋ



그나저나 -
에스티로더, 대표적인 클래식 스테디셀러를 전격 리뉴얼하다니
정말 역사의 새로운 국면을 맞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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