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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23 14월의 새해... 이번 구정 연휴 사진 일기 :) 8

 

 

 

 

내가 5일 연휴를 다 쉬다니! 월화 샌드위치 연휴 붙여서 9일 쉬는 것까지는 난 기대하지도 않아! 빨간 날이라고 늘 다 쉬는 게 아닌지라 일단 연휴를 남들처럼 통째로 다 쉰 것만 해도 감격스럽다. 사실 4일 쉬고 일요일 출근인 줄로 잘못 알고 있다가 막상 일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아, 나 오늘 일하는 날 아닌 거구나" 라고 깨닫긴 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5일 잘 놀았으니까 된 걸로-_-*

 

연휴 첫 날은 별 일정 없이 집에서 밀린 청소와 빨래하고, 장 보고 와서 갈비찜이나 만드는 등, 고만고만하게 지나가서 사진이 없고, 아래 사진은 구정 당일이었던 목요일부터의 시작한다. 호호, 나 요즘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상 일기 부지런하게 써두는 듯. (이상하다. 내가 이럴 리가 없는데.)

 

 

 

 

 

 

@ 등촌동 시댁

 

우리 집이야 워낙 명절 리추얼이 없는 편이고, 시댁도 큰집에 안 갈 때는 그냥 모여서 이른 점심 식사나 같이 하는 정도로 간단하게 끝난다. 안 그래도 명절을 거창하게 치르는 문화에는 익숙하지 않은데 시댁에서도 별다른 부담이 없어서 난 솔직히 명절 편하게 보내는 거임. 다만, 양가 부모님 드릴 선물과 용돈, 그리고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정도? 그런데 그건 드리는 뿌듯함도 있고 해서 나름 즐겁더라.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시댁에 갈비찜과 도토리묵을 만들어갔는데 갈비찜이 예상치 못하게 식감이 뻣뻣하게 나와서 당황. 작년에 한우로 했다가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름기에 식겁해서 올해는 호주산으로 해봤는데, 하아, 갈비찜은 한식이라 그런지(?) 역시 한우가 잘 어울리는 거였나봐. 그런 의미에서 올 추석에는 갈비찜 하지 말고 너비아니 이런 걸로 변형을 좀 시도해봐야겠다.

 

어머니가 밀피유 나베를 어딘가에서 배워오셨는지 "너네 이거 뭔지 아니?" 이러시는데, 호호, 귀여우셨음. 국물도 진득하지 않고 개운하고 담백하니 내 입맛에 좋더라. 그러고 보니 설상인데 막상 전통적 명절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전, 잡채, 굴비, 이런 건 거의 안 먹고 훈제연어, 두부조림, 밀피유 나베 국물만 잔뜩 먹었네. 뭔가 비전통적인 입맛인 건가. 아, 그래도 간만에 나물은 양껏 많이 먹고 왔다. 점심 때 시댁에서도, 저녁 때 친정에서도.

 

 

 

 

 

 

@ 방배동 친정

 

방배동 오면 늘 술 마시고 수다 떨고 노느라 본론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므로 일단 세배부터 선빵으로 날립니다. 할 거 다 해놓고 나서 먹고 놀아야지요. 세배한다고 하니까 아빠는 스리슬쩍 저 빨간 비로도(?) 자켓을 걸치고 나오시더라 ㅋㅋㅋ 입고 나온 보람 있게스리 기꺼이 사진에 담아드렸음;

 

사실 우리 엄빠는 별로 초상권 없는 것 같지만-_- 동생이랑 내가 한껏 수그려 얼굴이 가려졌으니까 형평성을 위해서 엄빠도 스티커 처리 해드렸다. 사진으로 보면 왠즤 우리가 세뱃돈 받는 것 같은 각도로 나왔어! 아닌데! 우리가 공물을 헌납하는 장면인데! 심지어 내가 먼저 했는데도 동생이 더 깊이, 공손히, 비굴하게(?) 수그려서 난 억울했는데!!! 뭐, 여튼 효도합시다. 만수무강하소서. 용돈 즐거이 잘 쓰소서. 모여서 이딴 장난 치고 노는 우리 친정이 난 참말로 좋으다-_-*

 

 

 

 

 

 

첫 명절에는 음식을 이것저것 많이 해서 차리는 사람도 바쁘고 먹는 사람도 바빴는데 이번에는 "간단하게" 고기나 굽겠노라고 선언하심. 그래서 우리가 와인과 위스키를 챙겨가기로 했다. 뭘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집어든 건 바로 빅마켓에서 구입한 울트라 빅사이즈 코로나스 템프라닐로 2010. 맛도 무던하니 반주하기에 좋고 무엇보다도 양이 많아서 넛댓 명이 마시기에 푸짐해! 물론 마시다 보니 다들 신나서 방배동 집에 있던 다른 와인도 한 병 더 깠지만 (...)

 

 

 

 

 

 

야-호

와인은 역시 여럿이서 잔 부딪쳐가며 묵으야지요.

 

 

 

 

 

 

육즙이 좔좔 흐르는 것이... 고기는 역시 전용 그릴팬을 가진 엄마 집에서 먹는 게 촹이다. 결혼할 때 엄마가 전기팬도 가져가라고 했는데 내가 이걸 제대로 쓸 리가 없다며 단호하게 두고 왔는데 역시 그러길 잘 했어. 먹고 싶을 때는 방배동 와서 먹을게요. 음? 그래도 맨 입으로 안 먹을게요. 올 때는 고기랑 와인 사올게요. 구워만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 여의도 콘래드 호텔

 

명절 의무가 끝난 그 다음 날에는, 진작에 예약해뒀던 콘래드 호텔 스테이! 콘래드 연간 기본 멤버십인 코노소어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룸 업그레이드의 혜택을 볼 수 있겠구나. 레스토랑 바우처 및 업그레이드를 제대로 누리려면 올 한 해는 여의도 콘래드에서 자주 놀아야 할 듯. 집에서도 가깝고, 한강도 보이고, 쇼핑몰 연결되어 있고, 호텔의 급에 비해서 북적거림도 상대적으로 덜하고, 이래저래 난 애착이 가는 곳이다. (롯데, 신라, 하얏트 등에 비하면 유커들도 단연코 적음;)

 

기본 디럭스 룸을 예약해서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 신청을 해뒀는데 연휴라서 프리미엄 방들이 다 찼나보다. 하기사 체크인할 때 줄 길이가 장난 아니었지. 예상치도 못하게 한 레벨 위의 이그제큐티브 룸으로 배정받았다! 코너룸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의도와 한강 뷰가 한 눈에 보이는 33층! 방에서 별 거 안 하고 이렇게 창가에서 차를 홀짝거리면서 있어도 좋더라. 집에서 TWG 티백을 넉넉히 챙겨가길 잘 했지.

 

 

 

 

 

 

이런 사진을 찍고 앉아있다는 건 이미 기분이 풀렸다는 거지만, 사실 체크인 하는 과정에서 서로 약간씩 마음이 상할 뻔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신통방통하게 느껴졌던 건,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이러저러해서 이런 기분이 들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우리였기 때문. 심지어 한 쪽이 그렇게 풀어서 얘기를 하면, 상대방은 "그게 왜 그런데" 라는 식으로 반박하지도 않으며 말의 뜻을 곡해하지 않고 "아, 그랬구나"로 담백하게 받아들여서... 뭔가 대화가 스르륵 풀려버린달까.

 

하고 싶은 게 많고 성격 급한 여자와,

하고 싶은 게 뚜렷하고 주관 강한 남자가 만나서 같이 사는데,

심지어 서로가 딱히 희생을 하거나 참고 사는 것도 아니건만,

희한하게 우리는 이렇게 싸울 일이 잘 안 생긴다. 아직까지는.

 

"싸운 걸로 쳐야 하나? 현재까지 無싸움의 기록 깨진 건가?"

"그런데 이건 다툼이 아니라 차라리 토론에 가까운 것 같은데?"

 

아, 그래?

그렇다면 차나 한 잔 마셔 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말이 많다는 건 공통점.)

 

 

 

 

 

 

TWG의 저 모슬린 티백은 늘 "차를 마시는 이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다른 티백들에 비해서 어딘가 손맛이 나는 그 비주얼 때문인지, 아니면 첫 기억이 좋았던 그 향 때문인지, 여튼 단박에 마음을 단순하고 평화롭게 만들어준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차를 즐기고 있고, 이 시간이 참 좋구나... 라고 의식하게 만들어. 음, 역시 TWG 티살롱 들러서 티리프랑 티백 쟁여오기 위해서 싱가폴 여행을 가야 하는 건가.

 

 

 

 

 

 

니콘 필카에 나날이 손맛 느끼시는 이 분. 카메라는 원래 내가 들이파는 취미였는데 어느새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순전히 본인의 욕망에서 카메라를 집어드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다. 필카로 사진 찍는 그를,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보는 나.

 

 

 

 

 

 

콘래드 설 숙박 패키지의 일부였던, 윷놀이. 초콜릿, 콘래드 곰인형, 식음료 2만원 상품권, 등등이 걸려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_- 가장 비싼 콘래드 제스트 조식 뷔페 1인 이용권이 걸려버렸다. 음? 우리 내일 아침 안 먹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강제 조식인가? 기왕 당첨된 거 먹으러 가도 되긴 하지만, 계획에도 없던 걸 1인분 추가 결제하고 먹어야 하나? 옆에서 구경하던 커플이 좋겠다고 부러워했는데 그들에게 양도할걸 그랬나? 어찌 할까 고민하다가 페이스북에 올려봤는데 의외로 반응들이 뜨거워서 후배 모니카양에게 양도했다는, 해피엔딩. 윷 던져서 밥 사준 기분이랄까 ㅋㅋㅋ 물론 현장에서 1인분 추가 결제했겠지만 그들은 호텔 조식 뷔페 1+1 혜택을 본 셈이니까 그렇다고 칩시다;

 

 

 

 

 

 

@ IFC 푸드코트 버거헌터

 

IFC몰을 어슬렁어슬렁 거닐다가 "생맥주 900원"에 둘 다 눈길과 발길이 잡혀서 ㅋㅋㅋ 얼결에 여기에서 감자튀김이랑 맥주 한 잔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맥주 900원에 낚여 들어와서 더 비싼 버거를 먹으라는 취지의 행사 같은데 막상 버거는 안 먹고 가는 비수익성 고객들 같으니라고. 이오 트웬티즈 요구르트보다 더 저렴한 저 맥주는 맛은 고만고만했지만 "왁, 900원짜리 맥주야"라는 재미는 충분히 안겨주었지.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숙박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글래스 와인 바우처도 있고, 방에 올라가면 우리가 챙겨온 와인도 있고, 여튼 오늘 밤에 마실 건 많으니까 맥주는 그냥 재미 겸 입가심으로 :)

 

 

 

 

 

 

내가 찍은 가로샷.

 

 

 

 

 

 

그가 찍은 세로샷.

 

 

 

 

 

 

@ PULSE 8

 

방으로 돌아와서 과자 갉아먹으면서 늦게까지 와인 마시고 수다 떨고, 욕조에 물 받아놓고 족욕하면서 노닥거리고, 그러다가 푹 자는 게 호텔 스테이의 재미지. 아침에 일어나서는 방에서 요거트와 TWG 홍차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피트니스 센터에 갔다. 수영장은 다음 기회에 가보는 걸로.

 

평소에도 집 앞에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가 있지만 이렇게 내 집이 아닌 공간에서, 높은 천장과 밝은 채광을 즐기면서 하는 운동은 또 색다른 기분이다. 늘 늦잠이나 조식, 혹은 기타 일정 때문에 호텔에서 피트니스 시설을 제대로 누려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소원풀이 했네. (이런 곳에서 매일 운동하고 싶어! 근거는 없지만 여기서 하면 나 디게 열심히 할 것 같아 ㅋㅋㅋ) 아마 향후에도 우리는 조식 대신에 이런 컨텐츠를 즐기는 방향으로 가지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만족! :)

 

 

 

 

 

 

전 날, 체크인에서 본 기나긴 줄을 피하고 싶어서 체크아웃은 30분 일찍!

 

 

 

 

 

 

아가씨네가 들렀다길래 겸사겸사 시댁 근처로 다시 들러서 다 같이 점심식사. 그리고 찰나의 세배 타임. 세배할 때는 한복을 입어야 주가(?)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깨우친 조카양 ㅋㅋㅋ 세뱃돈 받자마자 한복이 답답한지 다시 벗겨달라고 성화였다 ㅋ 초상권 보호되는 컷으로 첨부!

 

 

 

 

 

 

@ 왕산 해수욕장

 

출근하는 날인 줄 철썩같이 알고 있다가 나의 착오였음을 깨달은 날. 이럴 거면 그냥 맘 편하게 쉴걸! 싶기도 했지만, 뭐 다르게 생각하자면 오늘 하루를 선물받은 셈이니까, 이것도 나름 괜찮은데? 뭘 하고 놀아야 보람찰까, 궁리를 하다가 서해 을왕리 쪽으로 발걸음을 했다. 그런데 바닷바람이 너무 오지게 추워서 우아한 산책 따위는 불가능했다는 거. 게다가 을왕리 메인 해변 쪽은 식당들의 억센 호객 행위가 너무 심해서 갈 때마다 조금씩 정 떨어져서 오곤 한다. 그보다는 바로 옆의 선녀바위 쪽이 더 한적하고, 바다 보고 차 세워놓을 곳도 있는 것이 더 취향이여. 폐장된 왕산 해수욕장에서 바람 싸다구 맞다가, 을왕리에서 호객 행위에 손사레 치다가, 결국 선녀바위에 주차해놓고서야 마음의 평화를 얻었지 ㅋㅋㅋ

 

 

 

 

 

 

@ 선녀바위 해변

 

보온병에 담아온 상달프 스트로베리 티를 홀짝홀짝 즐기면서, 차 안에서 바다 보고, 선루프로 하늘 보고, 갈매기 구경하고, 바로 이걸 원했단 말이여. 앞으로도 을왕리는 제끼고 여기 선녀바위로 바로 올 것 같다. 딩가딩가.

 

따뜻한 계절에 한강에 텐트 치고 놀 때도, 추운 계절에 이렇게 차 안에서 노닥거릴 때에도, 나는 늘 "이만하면 충분히 노닥거렸으니 이제 슬슬 다른 걸 해볼까. 이만큼 릴랙스했으면 남편도 잘 쉬었겠지?" 라고 생각하고 뭔가를 제안하는데 그는 늘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 라고 말하곤 한다. 정신줄을 놓을 때는 완전히 다 놓고 nothingness 를 즐기는 그에게 나는 아무리 "놓는다고 놓아봤자 늘 머리 속이 복닥복닥한" 분주한 여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늘 어딘가 적정선에서 타협을 하고 즐겁게 잘 지냅니다만 ㅋ

 

 

 

 

 

 

@ 인천국제공항

 

슬슬 좀 걷고 싶어져서 갑자기 찾아간 곳은, 인천국제공항.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출국하는 사람도, 입국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 와중에 여행객이 아닌 입장에서 목적 없이 일정 없이 걷는 건 또다른 맛이 있더라.

 

 

 

 

 

 

심지어 공항 에뛰드하우스에서 쌩뚱맞은 득템까지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뭔가 웃긴데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네... 이 화장품들에 관한 썰은 별도의 글로 풀어놔야지 ㅋㅋㅋ 여튼, 구매할 생각도 없었던 기브미 초콜렛 섀도우와 네일컬러, 그리고 브러쉬 클렌저까지 알차게 수확해왔다-_-*

 

 

 

 

 

 

@ 신월동 착한낙지

 

마무리는 강서구청 근처의 내 마음 속 단골집, 착한낙지에서. 집 근처 이 정도 거리에, 언제든지 구미가 당기는 메뉴를 파는, 마음 가는 식당이 하나쯤 있다는 게 참 마음에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낙지 맛집들은 조만간 모듬으로 간단 리뷰 한번 써야지.

 

낙지를 사랑한다.

볶음도, 산낙지도, 연포탕도.

 

진심이다.

 

 

 

 

이렇게, 구정 연휴 사진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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