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휴무일의 코스메 수다-

Posted by 배자몽 화장품수다 : 2011. 10. 23. 08:43



바로 그저께의 이야기.
업무 특성상 금요일에 쉬고 일요일에 출근하는
소위, 놀금주가 많은데 이게 불편할 때도 있지만
적응되고 나면 은근히 편한 구석도 많다.

무엇보다도 남들 일할 때 쉬는 날이 있다는,
알 수 없는 그 여유가 참 반가울 때가 있어.

최근에는 주말이고 뭐고 간에 계속 바빠서,
아니, 되려 주말에 더 바쁜 덕에 방전됐는데
간만에 놀금에 늦잠 + 네일샵 + 피트니스,
그리고 동네에서 기분 좋은 저녁식사까지.

그래, 이런 주말이 하루 쯤은 필요했다고.




날씨가 추워지고 스타킹 착용이 늘어나면서
부쩍 거칠거칠해진 발 때문에 신경 쓰였는데,
간만에 패디큐어 스페셜 받으니까 좀 살겠네.

네일컬러도 깔맞춤 체리레드 + 레드 글리터.
지금 보니 중지에 껍질 좀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손발이 정리되니까 기분도 쾌적!

손톱 길이는 절대로 못 기르면서
컬러는 또 저렇게 딥한 걸 좋아한다.




그 전 날, 운동 다녀와서 쓰러져 잠들고
그 다음 날 늦은 오전까지 숙면을 취했더니
뭐 하나 안 발라도 피부 느낌이 좋다.

이 날도 외출다운 외출을 할 일이 전혀 없어서
철저하게 노메이크업으로 보낸 날이었더랬지.
위 사진은 스킨 + 수분크림 + 무색 자외선차단제,
정말 오로지 이렇게만 바른 상태의 얼굴인데
평소에 공들여 화장한 것보다 훨 낫잖아!
(맹세코 베이스,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비비크림, 하물며 틴모조차 바르지 않았음!) 


잡티나 붉은기 등은 전혀 커버 안 했지만
그래도 걱정 없이 푹 자고 일어난 후의
얼굴 피부에는 왠지 모를 힘이 있어서
괜히 더 촉촉하고 맑아 보이고 그렇다.

이걸 알면 평소에도 제발 좀 일찍일찍 자고
술 대신 물이나 많이 마셔야 할 터인데,
왜 현대인의 일상은 그리 마음대로 안 되지?

하여간, 간만에 느껴봤다.
그 어떤 제품보다 강한 "숙면"의 효과를.




완전 맨얼굴이니까 발그레한 컬러립밤만 살짝.
바비브라운 립틴트 "체리틴트" 색상 최고.
말이 틴트지, 사실 튜브형 컬러립밤에 가깝다.

촉촉하고 쫀쫀하면서 자연스러이 발그레한
투명 체리빛이 돌아서 이래저래 매우 유용해.
외형만 보면 다크 초콜렛 컬러 같이 보여서
거부감 들 수도 있지만 발라봐야 진가를 안다.

특히 이렇게 화장을 하지 않는 날, 입술만 살짝
생기를 주기에는 이만한 제품 또 없지 싶네.
짐승 용량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에 공병 내고
심지어 재구매까지 할 계획이니까 말 다 했지.



요약 :
간만의 여유로운 휴일.
네일샵에서 손발 케어 다 받고 상쾌!
피부에는 잠 만한 보약이 없다.
바비 체리틴트 사랑해. 재구매할래.







  




100514
@ 신사동 가로수길
with 마늘.


쉬는 날에는 이쁜 여자 데리고 가로수길 정도는 가줘야...
놀금에 한번 보자고 언약한지 어언 몇달만에 드디어 만나다.
생각해보니까 마늘이는 그간 많이 보기는 했는데 -
노래 연습이 아닌, 술자리가 아닌,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는 처음인 듯;

그런데 결국 가로수길에 짱박혀서 디립따 노래 얘기만 했네? ㅋ




어딜 갈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안착한 곳 -
가로수길 압구정 방향 입구 근처 뒷골목에 있는
La creperie MAURINA.
전통 프랑스풍의 크레프 전문집이란다.

전화번호
(02) 541-8283

찾아보니까 스포츠서울에 관련 기사도 있었네.

http://www.sportsseoul.com/news2/emotion/wine/2010/0426/20100426101150400000000_8245373049.html



사실 이런 연혁을 대단히 알고 들어간 건 아니고
그냥 봄햇살 화창한 평일 휴무일에 맘 먹고 나섰으니
기왕이면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게 땡겨서...
게다가 오픈되어 있어서 봄날씨 즐기기도 좋고
뒷골목이어서 비교적 덜 북적이고 시끄럽지도 않더라.
(그런데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지경이라고는 하네.
이래서 종종 금요일 휴무가 좋은 거다. 우훗.)




아기자기한 핑크색 인테리어 속에서
샤방한 셔츠와 앞치마를 하고 계신 주인 아저씨.
아마 홀서빙은 혼자 하시는 것 같은데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시더라.




동화스러운 주방 입구.




손맛 느껴지는 소품들.




포근한 실내.




사진빨 좀 받게 생긴 벽지.




정겨운 테이블 세팅.





그래서 - 우리 뭐 먹을까.

크레프는 식사용 / 디저트용으로 나뉘고
그 외에도 소소하게 몇 가지 음식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크레프 전문점이라고 이렇게 떡하니 박혀있는데
역시 크레프를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니겠음메.

결국 식사용 1개, 디저트용 1개 주문.




일단 커피부터.
혈관에 카페인 보충해야 하므로.

큰 머그잔에 에스프레소를 담아서 뜨거운 물과 함께 주더라.
촌스럽게도 이렇게 서빙하는 아메리카노 처음 마셔본 1인.




우리가 (라고 쓰고 "내가"라고 읽는다) 시킨 메뉴들.
원래 메뉴는 쏘는 사람 마음이랬쩌.

이렇게 메뉴 2개 + 주스 + 커피 시키니까 대략 4만원 초반.
뭐, 저렴한 건 아니지만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서 그러려니.
게다가 고만고만한 빵쪼가리도 아니고 나름 장인의 혼(?)이
느껴지는 프랑스 정통식 크레프라서 난 만족했음.




닭가슴살 크레페.




with 시저 샐러드.




식사용은 이렇게 구멍 송송- 뚫린l 메밀 반죽 크레페라네.
(디저트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그 밀가루 크레페임.)

크레페는 아무래도 일본식으로 변형된 걸 다들 알고 있는데
이런 담백한 메밀 크레페가 사실 프랑스 전통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 나 유년기 프랑스에서 보냈는데도 왜 몰랐지? ㅋㅋㅋ

어쨌거나 난 두껍고 달달한 맛보다는 이렇게 산뜻 담백한 게 좋더라.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성 필링의 맛과도 잘 어울리고.




좀 짭쪼름한 감이 업잖아 있지만 어쨌든 맛났던 닭가슴살.




마늘이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 살짝 모자이크 처리-
어색 포스 풍기면서도 찍사가 시키는 대로 다 하는 마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서양배 크레프. 디저트용.




좀 맛나보이나.




디저트는 내가 좀 더 가리는 게 많아서 식사용 크레프보다는 쉽게 골랐다.
호두 알러지가 있는 마늘이 때문에 호두 들어간 거 빼고
니글거리는 거 싫어하는 나 때문에 생크림 잔뜩 들어간 거 빼고
이래저래 빼다보니 결국은 이렇게 결론이 났는데 - 만족해.




사악한 의도로 찍은 단면샷.




심하게 달지 않은 것이 좋더이다.
특히 진한 아메리카노와 궁합이 훌륭해서.




나는 초상권 없는 여자니까 모자이크 없이.




그 자리에서 몇 시간을 주구장창 수다 떨다가 드디어 일어나서
강남역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역시 목이 좀 마르더라.
물도 계속 마셨지만 - 닭고기가 짜기는 짰던 겐가.

그래서 들이켜준 커플 우유.



봄햇살 따사로운 휴무일에 찾아가기 딱 좋은,
 동화 속의 집 같은 크레프 전문점이었다.
가로수길 크레프집 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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