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추천, 맛집 추천, 이라는 표현이 너무 가볍게 느껴질 만큼... 진심으로 높게 평가하는 당산역 로스팅 카페 '수노 커피'를 드디어 블로그에 소개한다. 나름 수년째 단골집인데 일상적으로 들락거리다 보니까 되려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못 해봤네... 자그마치 당산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염창에 살 때부터, 굳이 여기까지 와서 그라운드 커피를 살 만큼 좋아해온 곳임!

 

 

 

 

 

 

당산역 13번 출구, 선유도역 가는 방향 대로변에 위치해있다. 바로 두어 건물 옆에 대형 규모의 스타벅스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줄줄이 있는데도, 하나도 밀리지 않아!

 

 

 

 

 

 

언제나 환한 미소와 센스 있는 말들로 맞아주시는 수노 사장님. 정말 이 일이 좋아서 하시는 게 눈에 보인다. 쾌활한 접객과는 대조되게, 드립을 내릴 때에는 굉장히 조용하고 신중하게 하시는 점도 인상적.

 

 

 

 

 

 

각종 커피 음료 뿐만 아니라 생과일 주스나 토스트 등 메뉴는 다양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드립 커피를 마시고 그라운드 커피를 사간다. 다른 메뉴들도 맛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수노 커피에 와서 드립 커피를 맛볼 기회를 놓친다는 건 역시나 너무 아까워서 말이야.

 

 

 

 

 

 

언젠가, 쉬는 날에 랩탑이나 책 한두 권쯤 들고 와서 커피와 간식들도 즐겨봐야겠다... 라고 생각도 해본다. 따스한 봄날에는 여기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고, 선유도로 슬슬 산책을 다녀와도 좋겠는데.

 

 

 

 

 

 

아기자기 손맛 나는, 다양한 디자인의 머그들. 크리스마스는 한참 지났지만, 이 노르딕 무늬의 머그는 보기만 해도 절로 연말 분위기와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네.

 

 

 

 

 

 

수노 커피의 분위기는 모던하다거나, 세련됐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푸근하고 손맛 난다. 멋 내고 각 잡고 와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슬리퍼 끌고 와도 될 것만 같은 편안함.

 

 

 

 

 

 

1층에도 이렇게 테이블이 두어 개 마련돼 있고, 바깥에 길가에도 자리가 있지만, 우리는 역시나 올 때마다 2층에서 여유로이 즐기다가 가는 편.

 

 

 

 

 

 

2층 올라가는 길, 사이드 테이블에 컵라면과 햇반을 보아 하니 아마도 사장님이 아점 드시려고 채비 중이었나보다. 어여 커피를 받아들고 식사하실 수 있게 2층으로 자리를 비켜드려야지 ㅎㅎㅎ

 

 

 

 

 

 

 

 

마침, 아무도 없던 2층의 광경은 이렇게 호젓하다. 연말이 훌쩍 지나도 여전히 걸려있는 크리스마스 리스들과 고객들, 특히 10대 학생들이 남기고 간 낙서들로 가득해. 커피 가격이 비싸지 않은 편이라 그런지, 어린 학생들도 종종 들러서 아지트로 쓰는 모양이다. 다행히도 매번 우리가 방문할 때는 학생들이 우루루 몰려오는 시끄러운 시간이 아니었지만.

 

 

 

 

 

 

수노 커피는 아마도,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사진발 잘 받는 카페, 예쁜 카페, 이런 범주에 들어오지는 못할 것 같다. 그보다는 푸근하고 느슨하고 그냥 편안한 분위기. 하지만, 난 동네 카페의 이런 편안한 느낌이 참 좋은 데다가, 무엇보다도 이 집의 커피 맛을 포기 못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인기 카페보다도 아끼는 것.

 

 

 

 

 

 

나는 산미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대개는 케냐-콜롬비아-블루마운틴 이 셋 중 하나를 고르곤 한다. 찰랑하게 잘 내린 커피를 받아들고 와서 자리에 앉기 전부터 기대감이 한가득. 이미 코를 가득 채우는 향이 어찌나 맑고도 깊은지. 숨을 깊이 들이쉬다가 드디어 한 모금 목으로 넘기는 순간에는 모든 감각이 충족되고 뭉근하니 풀어지는 기분이 든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 시기를 잘 맞춰서 볶아둔 신선한 원두, 정성스럽게 드립해서 너무 쓰지도 연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맛. 아, 정말이지 이 집의 드립 커피는 내가 커피에서 기대하는 모든 바를 빠짐 없이 충족시켜 준다니까! 이 한 김의 향기에, 이 따스한 한 모금에, 순간 인생이 행복하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야.

 

 

 

 

 

 

2층에서 내려오면서 보이는 1층의 전경, 그리고 수노 사장님 ㅋㅋㅋ 오늘도 좋은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 그라운드 커피를 사와서 집에서 조심스럽게 내려봐도 매장에서 마시는 그 맛이 똑같이 나지 않는걸 보면 아무래도 사장님의 드립 실력 덕인 것 같아요.

 

아, 물론 그래도 그라운드 커피는 매번 사갈 겁니다. 주변 어느 집보다도 수노 커피에서 파는 게 가장 맛있거든요. 그저, 집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이런 카페가 존재해주어서 감사할 따름... 이 동네 살기 전부터 들락거렸으니, 당산에 거주하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는 한층 더 애정하리라.

 

 

 

 

 

 

수노커피

 

영등포구 당산동6가 338-5

(당산역 13번 출구에서 직진)

 

 

 

 

 

 

 

  

 

 

 

평소에 빵을 그리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그럼에도 굳이 발걸음을 하게 되는 곳이 있다.

 

처음에 가게 이름을 보고는 심드렁했지만

막상 가보고서 마음에 들어버린, 외계인 방앗간.

 

내가 가는 곳은 영등포 경찰서 사거리의 당산점인데

알고 보니 서울 여기저기에 지점들이 있는 듯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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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영 다니는 영등포 구민체육센터 바로 옆 ㅋ

1층이지만 구석에 위치해서 길가에서는 잘 안 보인다.

 

오픈 시간은 오전 9시.

빵 소진시, 문 닫고 쌀 빻으러 갑니다 :)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것이, 마음에 꽤나 들어.

여느 빵집에서처럼 빵만 사서 휙 나와도 좋고,

커피 마시면서 느긋하게 앉아서 쉬다 가도 좋다.

 

 

 

 

 

 

밀가루 없이, 오직 쌀로만 만드는, 느긋한 빵.

물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쌀빵이라는 것보다

맛이 있는가, 양이 적절한가, 뭐 이런 거지만!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라떼,

그 외에도 간단한 차나 에이드류를 판매한다.

 

 

 

 

 

 

그리고 진열되어 있는 각종 기본 빵들!

 

분명 '부피대비' 가격은 높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기본 식빵 한 봉지를 사서 다 못 먹는

2인 가구 입장에서는 이 크기들이 정말 좋아.

게다가 빵을 매일 같이 먹는 건 아니다 보니까

한번을 먹어도 속이 편하고 맛난 걸 먹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

다음에는 귀족올리브빵을 먹어보고 싶네 ( '-')

 

 

 

 

 

 

식빵들도 알차고도 자그마한 게 마음에 든다!

시식해본 결과, 식감과 맛 또한 테마에 충실해.

시중 빵들에 비해서는 다소 투박한 듯 하지만

입 안에서 씹히는 느낌과 뒷맛이 참 깔끔하다.

 

한 마디로 -

'속 편할 것 같은 식감, 그리고 맛.'

 

 

 

 

 

 

식사빵 뿐만 아니라 롤케익, 만쥬 등 간식거리도 있다.

저 롤케익은 다음에 친구들 놀러올 때 한번 사봐야지...

 

 

 

 

 

 

쌀빵, 건강빵, 이라고 하면 왠지 종류가 적을 것 같은데

되려 너무 많아서 구경하고 고르는 데에 한참 걸리더라.

 

 

 

 

 

 

한입거리로 예쁘게 포장된 동동구리볼들까지.

괜히 몇 봉지 사서 선물해주고 싶은 귀여운 비주얼.

 

 

 

 

 

 

잡솨봐 :)

 

 

 

 

 

 

마침 구워낸지 얼마 안 되는 계란과자들이 잔뜩!

직원이 틈틈이 소분 포장하는 풍경도 꽤 정겹더라.

 

 

 

 

 

 

마치, 킨포크 잡지에 나올 것 같은 디스플레이.

 

 

 

 

 

 

우리는 이 날, 무더위를 피해서 카페 피서 온 거니까,

빵과 음료수를 주문해놓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봅세.

 

 

 

 

 

 

두리번 ( '-')

 

 

 

 

 

 

이 날도 온 몸의 기력이 쭉 빠질 정도의 무더위였는데

이렇게 시원하고 아늑한 빵집 안에서 내다보는 풍경은

해맑고 경쾌하고 뭐 그렇네...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여튼, 피서 오길 잘 했어. 연휴 기분 양껏 난다.

 

 

 

 

 

 

한 상 거하게 차려놓고, 본격(?) 쉬어봅시다 ㅋㅋㅋ

세상에, 음료수마저 이렇게 귀여운 잔에 담아주다니.

 

 

 

 

 

 

내가 고른 건 카스테라, 남편이 고른 건 크림빵.

카스테라는 비교적 단 맛이 적으면서도 퐁신하고,

크림빵은, 크림빵을 안 좋아하는 내 입에도 좋더라.

(물론 그래도 크림 없는 빵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ㅋ)

 

이 집, 빵 참 잘 만들어.

그치 그치. 오길 잘 했다.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음료수잔들도 여행 기분 물씬!

내 블루 레모네이드는 로마, 남편의 미숫가루는 런던!

 

그리고 생각도 못했는데 -

저 미숫가루가 충격적으로(?) 맛나더라는 사실... 두둥.

너무 달거나 무겁지 않은 고소함이, 어머 세상 훌륭해.

쌀빵집이어서 미숫가루도 잘 만드는 건가? 상관 없나?

 

 

 

 

 

 

크림빵 마지막 한 조각 맛있게 잡솨 ㅋㅋㅋ

시원하고 여유롭고 맛깔스러운 여름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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