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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22 마포의 모던한 한식 주점 : 락희옥 - 樂喜屋 - Lak Hee Oak 4

 

 

 

오오오오-랜만에 일상 수다가 아니라 나름 맛집 포스팅. 사실 요즘 어디를 굳이 찾아다니지를 않기 때문에, 막 카메라 들고 다니고 본격 식당 후기를 쓸만큼의 자료를 모으지도 못한 편인데, 여기는 간만에 인상적인 곳이라서 (그리고 이 날 카메라를 챙겨갔어서...) 소개글을 올려보련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일단 지도부터... 왜냐면 대중교통 유저인 내 시각에서 보면 위치가 애매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다 보고 나서 '아, 여기 가봐야지' 생각하고 위치 봤는데 뭐 이리 외져, 소리 나오기 전에 애당초 위치부터 투척하고 봅시다 ㅋㅋㅋ

 

역에서 멀다... 우리 집에서 거리는 멀지 않으나 바로 가는 교통편 없다... 나름 마포역에서 이어지는 맛집 거리에 있기는 한데 그 용강동 쪽 끄트머리에 있어서 여기를 걸어가려고 하다 보면 가는 길 중간에 어디 다른 데로 샐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우 마음에 들었던 집! 이게 얼마나 이례적인 일이냐 하면, 난 맛집 찾아다니는 편도 아닌 데다가 가격이나 메뉴보다도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중요하고,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게 위치! 접근 편리성! 막 교통 상황 안 좋고 파티원들이 찾아오기 힘든 곳을 꾸역꾸역 뚫는 타입이 아니란 말이지. 그런데도 다시 가고 싶은 집이라니, 어지간히 마음에 든 거다. 웃긴 건, 막상 이 곳을 제안했던 아빠는 생각과는 달랐던지 굳이 재방문할 생각은 없다고 하심 ㅋㅋㅋ 음, 내 맘에 드는 곳 소개해주어서 고마워요 아빠님 ㅋ

 

 

 

 

 

 

락희옥

樂喜屋

Lak Hee Oak

 

02-719-9797

마포구 용강동 494-56

(마포 맛집 거리 끄트머리)

 

마포가 본점이고 을지로에 지점이 있는 듯.

 

 

 

 

 

 

 

소박하고 손맛나는 막걸리 노포... 를 좋아하는 아빠가 고른 곳이라서 마포 고기 골목 특유의 허름한 보쌈집을 생각하고 갔는데 이게 웬걸. 깔끔하고 세련된 것이 카페인 줄 알았네. 가운데 벽을 기준으로 우측에 2인용 테이블 6-7개, 좌측에 테이블 9개 정도의 규모다.

 

이상하다... 아빠 취향에 이렇게 모던 퓨전한 데를 좋아할 리가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요미식회에 나온 걸 보고 찜해놨을 뿐, 아빠도 여기 와본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 ㅋㅋㅋ

 

 

 

 

 

 

요래요래 과일청 마냥 예쁘게 포장된 장류나 반찬 판매도 한다. 물론 가격이 비싸서 굳이 살 생각은 안 들었지만, 여튼 여기서부터 이미 카페 st. 분위기가 팍팍!

 

 

 

 

 

 

 

보쌈 30,000원

문어숙회 40,000원

메밀전병 15,000원

굴전 25,000원

식사류는 6-8,000원

(멍게 성게알 등을 제외하고)

 

안주류의 가격은 중상상, 살짝 높은 편이다. 주요 안주 가격이 1-3만원대여서 가격 자체로는 그냥 중중상 정도인데, 양이 많은 편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더욱 비싸게 느껴질지도. 이 날, 엄마 아빠 남편 나 이렇게 넷이서 실컷 먹고 (+술 1병) 총 12만원 나왔던 듯.

 

둘이서 오붓하게 데이트, 혹은 부모님 모시고 반주하면서 식사하기에는 괜찮은데, 많은 인원이서 회비 제한을 생각하고 양껏 먹기에는 가격도 조금 높은 편에다가 분위기도 그리 왁자지껄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1) 이 집의 깔끔한 분위기와 사장님? 매니저님? 의 민첩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고 (2) 가격을 감수할 정도로 메뉴가 맛있었으며 (3) 주로 큰 모임보다는 소규모 회동을 잡는 편이라서, 여기가 충분히 마음에 든다네.

 

판단은 각자 알아서...

 

 

 

 

 

 

 

퓨전 한식 주점이지만 주류는 맥주와 와인 등 꽤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와인 가격은 4-9만원대 수준. 코키지 프리라고 해서 엄마가 집에서 담근 매실주를 한 병 가져왔는데, 원래 와인 외의 술은 반입 안 된다고 합디다. (하긴, 홈메이드 매실주에는 '코키지'가 없으니 '코키지 프리'도 안 되겠지 ㅋㅋㅋ) 하지만 모르고 가져오셨으니 오늘은 그냥 드시라며 친절하게 잔까지 내주심... 으아,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 난 이미 이 집이 마음에 들었어.

 

 

 

 

 

 

여기서 신난 건 나 뿐만은 아닌 듯 ㅋㅋㅋ 그나저나, 두 분... 올해 트렌드 컬러가 그리너리라는 거 알고 나오신 건가요? 오후에 낮잠 자다가 대강 모자 눌러 쓰고 나온 나보다 훨 앞서가는데?? 여튼, 노랑노랑 초록초록 화사하니 보기 좋근영 :D

 

 

 

 

 

 

화사한 엄마와 칙칙한 나, 그리고 소중한 메뉴판의 쓰리샷 ㅋㅋㅋ 뭐 이때 이미 메뉴는 다 골라서 주문 완료한 상태였지만 괜히 등장시켜보았네...

 

 

 

 

 

 

매실주 마시라며 일품진로 잔을 내주셨... 던 게 계기가 되어 아빠는 이 다음에 바로 일품진로를 1병 주문했다고 한다 ㅋㅋㅋ 그나저나 고급 소주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이 날 제대로 처음 맛을 봤네. 병도 사각, 잔도 사각, 사각사각사각사각. 주종은 소주지만, 향은 왠지 버번 위스키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두 남자의 평이었음.

 

 

 

 

 

 

작년 빈티지(?)보다 단 맛이 더 줄어들고 새콤해진 게 특징인, 샤또 드 문 ㅋㅋㅋ 뱅 드 매실 ㅋㅋㅋㅋㅋㅋㅋ 엄마의 가내수공업은 나날이 확장 발전하는구먼.

 

 

 

 

 

 

이 날의 주요 안주였던 보쌈 등장! 위 사진은 사실 두세 입 먹고 나서 찍은 거지만, 여튼 양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님은 확인할 수 있다. 양으로 승부하는 집이 아니라 정갈한 차림새, 깔끔한 맛, 그리고 정성스러운 (아울러 비싼) 그릇 세팅 등이 특장점인 집이다. 고로, 아빠처럼 푸근하고 양 많은 노포를 선호하는 취향에는 심드렁하고 잔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나 같은 30대 여성들은 좋아할 법한 그런 가게.

 

 

 

 

 

 

그리고, 보쌈이... 보쌈이...!!! 세상 육내 하나도 없고 보들 야들 쫄깃한 것이, 이거 허투루 만든 게 아니구나 싶었다. 많은 안주 중 그냥 구색 맞추기로 끼워넣은 게 아니라, 정말로 보쌈을 정성들여서 잘 만드는, 실력이 있는 집. 가격도 높고, 양도 적은 편이지만, 퀄리티로 다 발라버리는(?) 락희옥.

 

 

 

 

 

 

옆 테이블에 보쌈이 2접시 나왔을 때 요청해서 자르는 장면도 촬영했지. 미리 잘라서 내오는 게 아니라, 통보쌈을 각 테이블에서 하나하나 잘라서 서빙해주신다. 그리고 저 길쭉하고 오목한 사각 도기 그릇은 정말 탐나네... 그릇에 관심 있는 여자들에게는 소소하게 눈이 즐거운 포인트들.

 

 

 

 

 

 

이건 곁다리로 시켜봤다는, 계절 한정 메뉴 '섬진강 벚굴' 즉 민물굴이라고 한다. 물론, 재료 특성상 이건 더더욱 양이 적음 ㅋㅋㅋ 4명이서 한입씩 호록 먹으니까 없어지는 양... 음, 굴 비린내도 없고, 민물굴이라서 노로 바이러스 우려도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 외의 특징은 난 잘 모르겠... 맛있지만, 그냥 한번 경험한 걸로 족한 정도? 사진은 그럴싸하구만 ㅋㅋㅋ

 

 

 

 

 

 

뭔지 잘 모르겠는 벚굴보다 더 땡기던 굴전. 약간 짭조름한 감이 있어서 보다 싱거웠으면 싶긴 했지만, 여튼 계란물 옷도 과하지 않고 안의 굴 식감도 잘 살아있습디다. 굴전이야 뭐 믿을만한 데 가면 어딜 가든 비싸니까 이거 한 접시에 15,000원이면 그냥 그러려니 싶다.

 

이런 '어른들과의 식사 자리' 용도로 종종 가는 한남북엇국도 굴전 한 접시에 15,000-20,000원 가량은 족히 했던 것 같고. 그보다 번잡스러운 전집에 가면 (물론 잘 가지도 않지만) 애당초 불안한 마음에 굴전을 시키지를 않는 편이다.

 

 

 

 

 

 

아빠는 초반에 육계장을 한 그릇 잡솼고, 나머지는 마무리 된장찌개를 시켜서 2인당 하나 꼴로 나눠먹었다. 음, 된장은 별다른 특징이 있진 않고, 깔끔하고 담백한 계열? 그리고 이 역시 고깃집 후식 냉면 마냥 양이 적은 편이다. 이미 배가 부른 우리는 이것만 해도 충분했고, 함께 나온 반찬들이 훌륭해서 여기에서 만족도가 있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6천원에 이것 밖에 안 주나, 라면서 양에 불만을 가질 이도 있을 것 같네.

 

 

 

 

 

 

여튼, 위치와 가성비에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적어도 나는 확실히 마음에 들었던 오늘의 즐거운 회동 장소. 락희옥, 즐겁고 기쁜 집. 바로 인근에 같은 계열의 맥주집인 '락희펍'도 있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거기도 세트로 가볼까 :)

 

 

 

 

 

 

요래요래 한발짝 떨어져서 보니 더더욱 '주점'이라기보다는 '카페' 같은 비주얼일세. 간판도 요란스럽지 않아서 초행자는 자칫 못 보고 지나치기 쉬울 정도. 그만큼 단정하고 깔끔하고 산뜻하다. 다만, 아빠 취향에는 '아재력'이 부족한 곳이었던 걸로!

 

 

 

 

 

 

2차는 우리 집으로 와서 맥주와 간단한 마른 안주,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시기에 접어드는 아빠를 위한 응원의 '품위유지비'로 이 날 하루를 마무리!

 

 

 

결론 :

난 마포 락희옥 마음에 들어.

인테리어 서비스 맛 다 좋았음.

보쌈에 와인 시켜놓고 천천히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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