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강원도 가족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의 급 제안으로 들르게 된 춘천, 그리고 닭갈비.
차고도 넘치는 춘천 닭갈비집 중에서도
명성과 대기 시간 면에서 좀 짱 드신다는 -
통나무집 닭갈비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38-26
tel. (033) 241-5999
홈페이지
http://www.chdakgalbi.com
물론 주말이긴 했지만 주차장에 차들 참 꽉 찼어라.
대기시간을 좀 각오하고 오긴 했지만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한번 보자.
"우리는 늘 기다리는 사람 많아요-" 를 말하듯
이렇게 실내외 대기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하긴 시외 식당 중 좀 한다는 데 치고는
대기실 없는 데가 더 드물겠지만서도.
저 문이 열리는 데에 자그마치 1시간 반은 걸린단다.
정말 다행히도 다들 그닥 배고프지는 않았고
어찌 됐든 일부러 춘천을 들른 만큼 꼭 유명한
통나무집 닭갈비를 먹겠다는 목표 의식이 있어서
대기실에서 노가리 까면서... 아니, 황태 까면서
나름 즐겁게 기다리다 보니 순서 되더라.
(가는 길에 황태마을이 있길래 들러서 황태 구매;)
식당 내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다.
여기 말고도 다른 홀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주말/휴가철 대기 인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좁은 실내, 적은 종업원 수.
소양댐 가는 길.
통나무 닭갈비.
니가 그렇게 유명하단 말이냐.
포장 판매.
전국 택배 가능.
그런데 이걸 굳이 꼭 택배로 받아서 먹어야 할까.
현지에서 먹는 맛도 기분도 안 날텐데.
자, 어서 오너라.
내 너를 평가해주겠다.
양념이 푸짐한 듯 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그리 맵지는 않다.
꼬꼬마 입맛을 가진 내가 먹기 편한 걸 보면.
되려 닭갈비 특유의 달달한 맛이 더 강조된 듯.
양념과
채소 사이로
살폿 보이는 수줍은 닭갈비.
처음에 익힐 때에는 이렇게 양배추만 잔뜩 보여서
양 많아 보이지만 다 허풍선 아니야? 싶기도 하지만
먹다 보면 서울 여느 닭갈비집과는 차원이 다른 짐승용량.
물론 춘천에야 무시무시한 양을 자랑하는 닭갈비집들이
여기 말고도 많겠지만 여긴 양과 맛, 명성까지 있지 않던가.
다만 버섯사리는 별도 비용으로 주문해야 하더라.
그려, 뭐 그건 이해해줄 수 있으니께.
오오, 이제 입질이 오네.
꼭 내가 찍어 올리면서도
내가 침 흘린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요.
한 입 싸서 먹어보세.
닭갈비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생각하면
뭐 또 별 거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난 꽤나 만족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닭갈비를 딱히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분명
"뭔가 다르긴 다르다- 찾아 올 만 하다-" 라고 생각해.
찾는 사람이 많아서 물량의 유통이 원활한 탓인지
닭고기도 다 육질이 좋았으며 (쓸데없는 지방질 없음.)
채소도 풍성하고 다 신선하고 아삭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양념도 어찌 보면 평범한 듯 해도
그 매콤달콤한 정도가 딱 한국인의 입맛을 자극했고,
그러면서도 과하게 인공 조미료에 의존하지 않아서
식도락쟁이들인 부모님들도 합격점 주셨으니까.
이 풍경은...!!!
닭갈비 만큼이나 중요한 볶음밥.
양념이 원체 맛있는 데다가
직원들이 다 숙련된 솜씨로 잘 볶아줘서
먹을 때 입에 유독 착착 붙는다.
누른 밥이 개념.
원래 음식 안 가리고 다 잘 먹기도 하는 데다가
볶음밥에 유독 환장하는 동생군이 싹싹 긁어먹음;
그 와중에 아부지는 개운하게 마무리를 하시겠다며
닭갈비 찰떡궁합 막국수를 한 그릇 주문하심.
국물을 부어주어요.
닭갈비 만큼의 강한 감흥은 아니었으나
역시 통통하고 쫄깃한 면발, 닭갈비처럼 맛깔난 양념,
그리고 시원하고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 덕에 합격점!
간혹 통나무집 닭갈비의 명성이 좀 허황됐다는
평가들도 보이긴 하지만 난 그냥 인정해줄란다.
대단히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한 맛은 아닐지라도
춘천 닭갈비란 이런 것! 을 보여주는 데다가
지나고 나면 자꾸 생각나서 또 가고 싶어지는 그 힘.
그런 맛집의 힘을 가진 곳이었거든.
게다가 위치도 이 정도면 부담스럽지 않아서
주말 드라이브 겸 해서 한번씩 방문할 만 하니까.
춘천
통나무집
닭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