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221-130223
번갯불에 콩 튀겨먹듯이 다녀온, 제주도 나들이.
짧은 일정이었지만 충분히 여유롭게 쉬다가 왔고
망설이다가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따름.
그리고 올해는 제주도 여러번 다시 갈 거니까 뭐.
특히 벚꽃 피는 계절에 꼭 백록담을 보겠다는,
마, 그런 소소한 야망을 품게 되었슴미다...
그때까지 열심히 일해서 휴가 저축해둬야지.
사실 대체휴가 일수야 연중내내 남아돌지만
"실제로" 쓸 수 있으려면 신용도를 쌓아야 ㅋ
암튼, 가볍게 남겨보는, 제주도 나들이 후기!
사진들은 소니 a57 + 삼성 EX2F 콤비로 :)
이동이나 산행 중에는 간편한 EX2F로 찍고,
힘 좀 주고 찍는 풍경 사진은 a57로 찍고,
셀카는 역시 가볍고 틸팅 되는 EX2F로 찍고!
용도별로 카메라가 2대 있으니까 참 좋네예.
역시 휴대용 서브캠은 필요한 거였어. 엉엉.
고작 1시간 걸리는 제주행 비행기라고 해도
급작스럽게 훌쩍 떠나는 여행길은 늘 설레인다.
버스, 기차, 혹은 승용차로 몇 시간 걸리는 곳보다
비행 1시간의 제주도가 되려 가깝게 느껴진다니까.
이때부터 EX2F는 아예 목에 걸고 다녔다 :)
제주도 가기 전에 자동개폐 렌즈캡 지를걸 그랬어;
그나저나 여행 옷짐 싸면서 늘 드는 생각인데 -
나 의외로 후드티 등의 캐주얼 옷이 없어...
올 봄에 사야 할 아이템이 왜 이리도 많은가.
내 생애 첫 렌트카, K5.
서울 시내에서는 운전하기 그리 싫어하면서
제주도 렌트카는 선뜻 결정할 수 있었다니 ㅋ
... 앞으로 3일간 나의 이동과 안전을 부탁해 :)
뭐, 주차 지진아인 나도 사고 한번 안 내고
무사히 추가 요금 없이 잘 타고 반납했지만
사실 가속할 때 승차감이 그닥 좋진 않았음.
사흘 타고 말 거니까 별로 신경은 안 썼지만.
다만, 경차로 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은 든다.
어차피 렌트 비용에도 별 차이도 없으니까
웬만하면 경차보다는 일반 세단을 추천함!
참, 난 아시아나 왕복 항공권 (2박 3일) 이랑
3일간 렌트카 패키지로 소셜에서 구입했음.
공항 이용료까지 합해서 대략 18만원 정도로.
패키지는 거의 다 2박 3일 기준으로 나오니까
3박 혹은 더 길게 일정을 조정하고 싶은 경우에는
편도 항공권 + 별도 렌트카 할인 구매하면 될 듯.
중간에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암튼 차를 끌고 처음 달려간 곳은 바로 이곳,
애정해 마지 않는 제주 돌문화공원.
그런데 공항에서 날린 시간이 좀 있어서
도착하니까 입장 시간 이미 종료했대 ㅋ
그런데 이번 여행 일정이 워낙 느슨해서
웃어넘기고 사진 좀 찍다가 성산으로 출발;
뭘 해도 마음이 조급하지 않고 너그러워 ㅋ
서울에 비해서 날씨는 단연코 포근했지만
며칠 전에 왔다는 폭설 덕분에 이런 설경 :)
하늘 구경하러 왔다고 치자 ㅋ
뭘 해도 즐거운 자의 표정.
그리고 달려가서 만난, 성산일출봉.
이 사진 찍자마자 급격하게 어두워져서
그나마 시간 잘 맞춰서 도착했다며 자축했다.
어차피 날이 흐려서 일몰/일출은 무리였거든.
제주도 왔으니까 꼭 회를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어쩌다 보니;
냉철하게 평가하자면 회는 그냥 평범했지만
그래도 막 제주도에 도착한 신선한 기분으로
성산을 보면서 먹는 회는, 또 나름의 맛이 있지.
구름에 가려서 일출의 순간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둘째 날 아침의 성산 풍경.
동선을 여유롭게 잡으려고 동백꽃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제주 여기저기에서 만난 유채꽃 덕분에
미리미리 봄 기운 느껴보고 올 수 있었다 :)
Seongsan, I see you.
자다 깬, 배고픈, 얼굴.
이번에는 먹거리에 별로 집착하지 않았지만
딱 두 가지는 꼭 먹어보고 싶었더랬지.
하나는, 제주시 올래국수의 고기국수.
그리고, 이 제주 st. 의 해물뚝배기.
특히 이건 성산 근처에서 먹고 싶었음!
청진동 뚝배기가 문 안 열어서 당황했는데
바로 근처의 제주뚝배기가 문 열어서 낙찰.
(식당 리뷰들은 나중에 별도 포스팅으로 ㅋ)
오분자기는 물량이 없어서 전복으로 시켰는데
서울 촌녀 입맛에는 이것도 충분히 감동이었다.
아니, 저 전복의 자태 좀 보라고! 엉엉엉 ㅠㅠ
속 따숩게 채우고 힘내서 한라산으로!
성산에서 한라산 입구까지 거리가 꽤 돼서
오전 내내 운전만 한 기분이지만 뭐 괜찮아.
내가 싫어하는 S자 산길이었지만 뭐 괜찮아.
산에 이미 진입해버렸는데 주유 경고등이 켜져서
차가 설까봐 내내 불안했지만 그것도 뭐 괜찮아...
한라산 입문용으로 내가 선택한 건, 영실 코스.
가장 짧고 대중적인 코스이자 눈꽃길로 유명하다.
그런데 날씨가 따스해서 초반에는 거의 봄 분위기.
눈 보는 건 포기하고 슬렁슬렁 편하게 올라가는데
그래도 명색이 한라산인지라 점차 설경이 등장한다.
렌트카와 비슷한 원리로 -
서울에서는 눈 온다고 하면 짜증부터 내는 주제에,
한라산에서 보는 눈은 왜 또 반가운지 ㅋㅋㅋ
DSLR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
남의 손에 맡길 수가 없다는 것.
섣불리 넘겨주지도 않게 되는 건 물론이고,
사진을 부탁해도 상대방이 다룰 줄을 모르면,
결국 내가 셀카 찍은 것만 못하게 되기 십상.
문득, 예전의 캐논 TV 광고가 생각난다.
가장 중요한 사진은 결국 남이 찍어주게 된다.
누가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 이런 문구가.
(내가 그래서 EX2F를 샀지! 스마트 모드 만세!)
그래도 이건 초점이 나가지 않은 사진 중 하나 ㅋ
영실 코스는 중간 지점까지가 중급 난이도고
그 후부터는 거의 평지에서의 워킹 수준이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한라산 정상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이 영실 코스의 인기 비결 중 하나인 듯 :)
그리고 백록담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설경이 나와!
며칠 전에 폭설이 온 후에 날이 화창하게 개이다니,
이건 하늘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흰 눈 중간중간 보이는 초목 덕분에 되려 더 멋졌음.
윗세오름 휴게소 가는 길에 살짝 옆길로 새서
나지막한 오름에서 본, 또 하나의 멋진 풍경.
기분 끝내준다.
넉살 좋은 아저씨가 빠른 손놀림으로 만들어주는,
윗세오름 휴게서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육개장.
뭐지???
오뚜기 육개장 컵라면이 이런 맛이었나?
해발 1,700m에서 먹으면 원래 이런 거야?
순식간에 다 마셔버릴 정도로 맛있었다-_-
왜 1인당 2개로 제한했는지 알 것도 같아;
안 찍으면 허전한, 인증샷.
영실에서 진입해서 어리목으로 내려가거나,
혹은 그 반대 방향 코스가 주로 인기 많던데,
나는 주차 문제 때문에 영실-영실로 다녀왔다.
그런데 어리목은 완만하고 코스가 길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만만하되 지루할 수도 있을 듯.
영실 쪽이 초반에 좀 중급 난이도이긴 해도
비교적 단시간 내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그리고 경치도 영실 쪽이 보다 추천할 만함 :)
다만, 난 평소에도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윗세오름만 찍고 오는 코스는 약간 감질맛이...
올 봄에 다시 가서는 기필코 백록담 보고 오리라.
겨울과 봄 사이.
어쨌거나 한라산과의 첫 만남 치고 나쁘지 않았어.
이번에 안면(?) 텄으니까 다음에는 꼭 백록담을!
렌트카도, 눈도, 막걸리도,
평소에는 죄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인데
여행자 기분 때문인지 괜히 궁금하고 땡기네.
그런데 막걸리에서 딱히 감귤 맛이 나지는 않음 ㅋ
문어 칼국수 대신 먹은 문어 해물탕.
개운하게 산에 다녀온 후에 먹으니 딱이더라.
통째로 들어간 문어 덕분에 기분도 푸짐하고.
그런데 문어를 제외하면 내용물은 그냥그냥.
문어 칼국수였더라면 더 감명 깊었겠지만
해물탕에 컨텐츠가 저 정도면 사실 좀 약하지.
하지만
이 모든 건 사후의 냉철한 평가일 뿐이고,
당시에는 너그럽고 즐거운 기분으로 먹었다!
평소의 내 신조 자체가 그래.
현장에서는 까탈스럽지 않게 다 즐기되,
후기 남길 때에는 정보가 되게끔 냉철하게 ㅋ
셋째 날이자 마지막 날,
해안 드라이브 하기에 최고의 날씨.
이번 여행에서도 여러모로 하늘이 내 편이었다.
성산의 일몰과 일출을 못 본 건 조금 아쉽지만
한라산 등반할 때는 너무 자외선 강하지 않게
적당히 흐리고, 설경은 있되 기온은 따스했고,
해안도로와 용머리 해변에서 보낸 마지막 날은
이렇게 햇살이 눈부셨으니... 이게 다 내 복일세.
참 정겹고 따스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다음번에는 꼭 와인 한병 들고 찾아갈게요 :)
스마트 모드만으로도 이런 사진이 가능하다니.
삼성 디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_-b
소원성취!
올래국수의 고기국수를 드디어 먹어봤다.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약-간 헤비하긴 한데
그럼에도 왜 입소문 탔는지 공감할 수 있었음.
마침 위치도 제주국제공항 근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주 도착 직후, 혹은 출발 직전에,
한 그릇 후루룩 먹으러 종종 들르지 않을까!
마무리는 용머리 해변에서 유유자적 :)
이 정도면 하늘이 보우하신 날씨 아닌가.
풍경 사진에서 수평 맞추는 거 은근 어렵다...
포토스쿨에서 배운 구도를 살려서 :)
바비브라운 자차 하나만 발랐는데
햇살 덕분인지, 기분 덕분인지,
민낯 치고 상태 나쁘지 않네 ㅋ
짐작할 수 있듯이 -
사진에는 실제 풍경의 반의 반도 채 못 담았다.
내 얼마 안 되는 후드티, 이번 여행에서 다 활용 ㅋ
OST 팀후드는 내가 디자인했지만 참 이쁘단 말이야 :)
이것 역시 여러 장 부탁해서 찍었지만 그 중에서
유일하게 초점이 나가지 않은 사진으로 셀렉 ㅋ
이번 급 휴가, 오길 정말 잘 했다.
다시 찾은, 카페 닐모리동동.
전에 왔을 때에는 제주 지리도 전혀 모른 채,
택시로 이동하느라 비효율의 극을 달렸는데-_-
이번에 운전해서 다니면서 여러 모로 감 잡았다.
다음번에 제주 가면 진짜 제대로 동선 짤 수 있어!
평소에 달달한 걸 안 좋아해서 손도 안 대는데,
이 날은 웬일인지 좀 땡겨서 드디어 주문해본 -
닐모리동동 전매특허, 솜사탕 아포가토와 파이.
... 사실은 사진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달달한 간식 좋아한다면 나름 추천하겠지만
난 다음 번에 가면 그냥 드립커피 마실래 ㅋ
닐모리동동에서 운영하는 펜션, 오다.
이번에 용머리 해안에 단단히 꽂혀버려서
다음번에 오면 꼭 여기에서 숙박해봐야지,
라는 생각에 일부러 들러서 사진도 찍어왔다.
워낙 위치가 좋은 데다가 시설도 깨끗하고
유명세 만큼이나 관리를 잘 하는 곳인 듯 :)
고마워요, 제주도.
끝내주는 휴가를 보내게 해줘서.
마무리는, 나름 시도해본 파노라마샷.
그런데 스피드와 수평 맞추는 게 어렵더만 ㅋ
올해, 제주도의 4계절을 다 보는 게 목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