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남겨보는, 2017 설 연휴의 기록들.

 

 

 

 

 

 

@ 장충동 그랜드 앰버서더, 그랑아 (Gran-A)

 

남들보다 하루 일찍 시작해서 하루 일찍 끝난 나의 연휴. 조삼모사라고... 그저 심신이 피곤한 한 주를 일찍 끝내고 연휴를 맞이하는 기분은 마냥 좋기만 하더라. 연이은 술자리 때문에, 진작부터의 선약이었던 이 날조차 버겁게 느껴지지는 않으려나 우려도 됐지만, 역시나 편안하고 즐거운 자리였어. 일을 다 털어내고, 마음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서, '업무' 모드에서 '휴무' 모드로 뇌세포를 찬찬히 변환하는 이 시간.

 

6시부터 9시까지, 3만원 부근의 가격으로 와인 및 간단한 음식을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그랑아는 나에게 돈값을 하고도 남더이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최상의 멤버들과 함께 가보게 되어 심히 기쁜지고.

 

 

 

 

 

 

@ 연남동 라멘집, 사이토

 

나는 하루 일찍 연휴가 시작된 날, 남편은 출근은 하지만 일찍 끝나는 날, 간만에 차 없이 걷는 데이트를 하자며 나섰다. 발길 닿는 대로 갔더니 어느새 연남동으로 흘러갔고, 그 연남동에서 눈길 닿는 대로 들어갔더니 바로 이 곳, 골목 어드메에 있는 자그마한 라멘집 '사이토'였다.

 

그냥 분위기가 아늑해보여서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세상에, 라멘이 거의 충격적으로 맛있었어!!! 너무 감명받아서 비록 폰으로 찍은 사진들 뿐이지만 별도의 맛집 소개 포스팅을 올려보려고 한다. 섣불리 '맛집'이라는 진부한 단어 쓰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은 맛집이라는 말 그대로 맛집일세. 으허어. 연남동 거주하는 동생군 부부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 날려준 집-_-b

 

이렇게 기분 좋게 라멘으로 속 따숩게 저녁을 먹고 합정역까지 걸어오는 길에, 한강으로부터 불어오는 칼바람에 후려맞고 후다닥 지하철 타고 귀가 ㅎㅎㅎ

 

 

 

 

 

 

@ 세상 아늑한 우리 집, 서재 창가 :)

 

늘어지게 늦잠 자고 일어나서, 집에 있는 식재료를 대강 털어서 날조해낸 브런치 한 상. 좌측의 치킨 에그 샐러드는 나의 취향, 우측의 블루베리맛 팬케익은 남편의 취향, 그리고 쉬는 날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스러운 드립커피.

 

사진 조도를 음식에 맞추느라 뒷배경의 한강뷰는 다 날아갔지만, 내 마음의 눈에는 그 풍경까지 다 보이네. 카페니 레스토랑이니, 다 필요 없다. 집이 최고, 우리 집이 진짜 세상 최고.

 

 

 

 

 

 

 

@ 역시 세상 아늑한 우리 집 ㅋㅋㅋ

 

최근에 구매한 무첨가 두유가 입맛에 안 맞아서 손이 잘 안 가는 바람에 이렇게 요리용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그렇게 '두유 처리 목적'으로 시작한 거지만, 이게 또 우리 집에서 (뭐 그래봤자 2인 가구지만...) 엄청나게 히트 치신 거지.

 

평소에 동물성 지방 그리고 크림 파스타를 딱히 안 좋아하는 나, 그리고 보드랍고 크리미한 음식은 좋아하지만 유당 분해가 잘 안 되고 배탈이 잘 나는 남편, 우리 모두의 교집합에 들어오는... 식물성 두유 크림 파스타! 아, 물론 쫀득한 질감과 고소한 맛을 위해서 슬라이스 치즈를 1-2장 넣기 때문에 100% 식물성이랄 수는 없지만, 어차피 우리는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건 아니니까, 이 정도면 충분히 '식물성'이다. 후후후.

 

여태까지 나의 파스타 레시피 중에서 남편의 선호도는 : 매콤한 아라비아따 > 알리오 올리오 > 해산물 로제 > 기타 등등이었는데, 이 신흥 강자인 두유 크림 파스타가 죄다 제끼고 단박에 1위로 등극했다고 함... 이렇게 되면 이 두유는 요리용으로 재구매를 해야 하나 :)

 

 

 

 

 

 

@ 설 당일 저녁, 친정.

 

시댁에서 먹은 아침식사는 사진이 없고... 저녁에 방문한 친정에서만 사진이랑 동영상 잔뜩! 내가 나물을 좋아하니까 매번 명절에 나물을 종류별로 잔뜩 만들어놓는 우리 엄마. 간도 세게 안 하고, 나물도 신선하고, 정말이지 입에 너무나 잘 맞는 것... 그리고 튀김 애호가인 남편은 저녁에 소식하려고 나름 노력을 하였으나 저 잔뜩 쌓인 새우튀김 앞에서 무너졌다고 한다 ㅋㅋㅋ

 

 

 

 

 

 

나름의 별미, 새우장. 짭쪼름해서 그냥 먹기에는 간이 세지만 잡곡밥에 새싹 넣고 이 새우장 잘라넣고 비벼먹으면.... 하, 더이상 설명하지 않겠음.

 

 

 

 

 

 

@ 다시금 우리집

 

누가 봐도 명절 익일의 점심 같은 비주얼 ㅋㅋㅋ 받아온 나물, 오래 둬서 뭐하랴 싶어서 바로 비빔밥 맹글어 묵고, 남편이 매콤한 국물 땡긴대서 이마트 피코크 초마짬뽕 1인분 해동해서 버섯이랑 새우 추가해서 끓여냈다. 난 발빠르게 식재료 재고 줄여서 좋고, 남편은 딱 입에 땡기던 거 먹어서 좋고.

 

 

 

 

 

 

@ 계속해서 우리집... 명절에는 집이 최고...

 

한동안 네스프레소 캡슐을 구매할 일이 없다가, 이번에 새로이 출시된 2014 빈티지가 그토록 훌륭하다는 말에 단박에 구입해줬지. 네스프레소에서 보유하고 있던 캡슐 특허가 만료된 이후로는 다른 업체들도 시장에 진출을 많이 하고 이에 따라 네스프레소에서는 가격을 인하하거나 맛 개발에 더 힘을 쓰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 여튼 이번 2014 빈티지는 필시 여러 줄 쟁여놓고 마시고 싶근영.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몇년 전의 아스라한 한정, 애플 크럼블... 맛 보기도 전에 무작정 한정이라고 쟁이지는 말자며, 우아 떨면서 두어 줄만 구입했는데 그게 세상에 내 생애 최고의 캡슐이었던 거지 ㅠㅠ 그런데 그 후로 다시는 재출시가 안 됐다고 한다. 엉엉엉. 근데 얘기 들어보니까 애플 크럼블을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게 나 뿐만은 아닌 것 가터...

 

 

 

 

 

 

이건 바로 어제! '언니들 집 돌아가면서 도장깨기'를 시전하고 있는 ㅋㅋㅋ 라마 부부가 놀러온 날! 게스트께서 친히 주종을 보드카로 지정하시어 미리미리 보드카 2종 그리고 데낄라 1종을 냉동해두었지. 음식도 식사류보다는 안주류를 중심으로. 후후후.

 

 

 

 

 

 

술을 중심으로 한 상차림. 저 엘룸 3단 그릇은 손으로 집어먹는 과자나 작은 과일 등을 담기에는 무던한데, 떠먹는 음식을 담기에는 지지대가 너무 흔들려서, 결국 사진만 찍고 나서 3단 해체해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목한 흰색 그릇 3종에 조립형 지지대까지 합해서 2만원대에 사서, 그 가격을 생각하면 뭐 불만 제기도 못 하겠고 뭐 그렇네... ㅋㅋㅋ

 

메뉴는 수제햄과 치즈 2종, 두유 크림 버섯 리조또, 병아리콩 파프리카 샐러드, 크래커, 그리고 나중에 후식으로 등장한 레드향과 딸기까지. (영등포 청과시장 만만세... 이번 과일 구매는 정말 역대급으로 대박이었다...)

 

 

 

 

 

 

언제나 성실하게 잘 쓰고 있는, 볼 아이스 트레이.

 

 

 

 

 

 

우리 술zip을 방문하는 라마 부부의 센스 돋는 선물. 이거 설 연휴 전에 배송 받겠다고 신랑을 닥달해서 아마존을 싹싹 뒤져서 구매했다고 합디다. 뭐 덕분에 앞으로 음주의 품격이 더욱더 높아질 것 같구랴. 헛헛헛.

 

 

 

 

 

 

 

  

 

 

 

 

금토일월화 5일간 꽤 넉넉하게 잘 쉬었다.

설 당일을 빼고는 딱히 뭔가를 하지는 않고

집에서 쉬면서, 출장 다녀온 남편과 탱자탱자.

인도 출장은 매번 후유증이 꽤 있단 말이지-_-

 

 

 

 

 

 

(나에게는) 연휴 첫 날이었던 금요일은 실컷 게으름 피우고,

토요일에는 엄마를 집으로 초대해서 집밥과 커피와 수다를,

그리고 오후에는 1주일 출장을 마치고 온 남편과 재회했음.

 

이 날의 점심 메뉴는 : 매콤한 5곡 리조또 with 트러플 치즈.

엄마한테 메뉴 사지선다 선택권을 드렸는데 이걸 고르시대.

아마도 리조또보다도 그놈의 트러플이 궁금해서 그런 듯 ㅎ

 

저 트러플 치즈 소스는 쬐끄만 통에 몇만원씩이나 하던데

어느 기분 좋은 날,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 충동 구매했었다.

 

트러플의 깊은 향과, 치즈의 진한 맛이 더해져서 꽤 독특한데

그렇다고 몇만원씩 들여서 재구매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더라;

 

게다가 자고로 식재료는 아껴 쓰는 게 아니라고 굳게 믿는지라

리조또에 올려먹었는데, 고소한 것이 매운 맛과 잘 어울립디다.

 

다 먹고 나서는 남은 트러플 치즈 소스는 엄마에게 증정하였음.

엄마가 '나도 트러플 먹어봤다'고 자랑하고 싶어하길래 ㅋㅋㅋ

 

 

 

 

 

 

비주얼은 평범해 보이지만, 맛은 역대급이었던 비빔국수.

인도로 1주일씩이나 출장을 다녀온 남편군을 위한 저녁상.

 

엄마가 작년에 준 매실 장아찌를 다 먹고 남은 매실액을

어떻게 써야 뿌듯할까 고민하다가 비빔 양념을 제작했다.

 

맵고 새콤한 맛은 줄이고, 매실액의 달큰한 맛은 올리고!

그러나 설탕과는 달리 상큼한 단 맛이라서 입에도 쾌적해!

 

비빔국수는 남편과 나의 입맛 교집합에 있는 음식 장르라

평소에도 즐겨 먹는데, 와, 이번 건 진짜 제대로 맛있었네.

 

여기에 청상추 듬뿍 뜯어 올리고, 돌김도 잘라서 얹어서,

스윽스윽 비벼 먹으니 이거슨 완벽한 웰컴백 메뉴가 아닌가.

저 양념장 냉장고에 한끼 분량 남아있는데 언제 다시 해먹지.

 

 

 

 

 

 

슬슬 봄이 다가오니 마트에 상콤한 딸기들이 등장한다.

1kg 짜리 박스로 사서 한꺼번에 씻어서 반 갈라놓으면

며칠이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디저트로 꺼내먹기에 좋다.

 

요즘 빠져있는 건,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생딸기를 요파에 찍어먹기.

 

생크림에 찍어 먹는 것보다 맛이 덜 달고 덜 느끼한 데다가

요파가 유통기한 및 재고 관리도 쉬워서 매우 마음에 들어!

 

이렇게만 먹어도 풍미가 최상일진대 딸기 뷔페를 왜 가겠소;

 

 

 

 

 

 

출장의 여파로, 저녁 먹고 초저녁부터 자기 시작하더니,

12시간 넘게 내리 잔 남편을 데리고 이태원으로 나갔다.

소셜에 떴길래 구매해둔 <젤렌> 셰프 코스를 예약해둠!

 

말간 수프와 오이 토마토 계란 위주의 샐러드가 좋았고

메인 디쉬인 저 돼지고기 롤은 다 먹지는 못하고 남겼다.

불가리안 요거트와 커피로 마무리하는 기분은 쾌적했음.

 

쉬는 날, 여유롭게 이태원에서, 낮 시간의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서빙되는 불가리안 요리를 즐기는 기분이 좋았다.

 

다만, 정가를 주고서 굳이 이 코스를 먹을지는 의문일세.

난 역시나 코스보다는 단품을 선호하는 편이라 더더욱...

우리는 인당 3만원대로 먹었으니까 이만하면 만족하지만.

 

여튼, 따스하고 기분 좋은 점심 시간이었던 건 분명해 :D

 

 

 

 

 

 

최근에 경주에 놀러 갔다온 엄마가 하사한 경주 황남빵,

그리고 덤으로 딸려온, 프랑스에서 공수했다는 마카롱.

 

마카롱은 얄팍한 단 맛이 아니라 고소하니 일품이라는데

그럼에도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으며, 황남빵은 기대 이상!

간만에 초콜릿 민트 홍차와 함께 하니 촉촉하니 잘 어울리네.

 

뭐, 결국 거의 다 남편군의 주전부리가 되었다고 한다 ㅋㅋㅋ

 

 

 

 

 

 

설 당일 점심은 남편 큰집에서 먹고, 저녁에는 친정으로~

 

시댁은 차례든 그냥 식사든 점심 전에 일찍 하길 원하시고

친정은 저녁에 여유롭게 와서 술도 마시고 놀기를 바라셔서

우리는 명절마다 동선과 일정의 균형이 잘 맞는 편이다. 만세.

 

 

 

 

 

 

이번에 엄마가 마련한 명절 음식의 메인템은, 영덕대게!!!

집에 갈 때 즈음에는 모두들 손에서 게맛 깨나 났다고 함 ㅋ

 

 

 

 

 

 

연휴 마지막 날은 집에서 밀린 빨래와 요리로 보내자!

최근에 구매한 넙적한 쌀국수 면을 꺼내서 지지고 볶고~

 

채소를 욕심껏 종류별로 넣다 보니 양이 좀 많아졌네-_-

다음에는 각 색상별로 하나씩만 넣는 걸로 합시다 ㅋㅋㅋ

청경채 넣었으면 파 생략하고, 숙주가 있으면 팽이는 빼고,

양파도 하나 다 넣지 말고 반 개만 쓰는 등, 절제의 미학을...

 

여튼, 맛은 끝내줬지.

달큰한 소스에 마늘과 고추가루를 더해서 개운하고 매콤하게!

 

 

 

 

 

 

저녁 메뉴는 남편의 요청대로 떡볶이 with 치즈떡...

최근에 하림 닭갈비 불타는 매운맛으로 떡볶이 했다가

너무 괴롭게 매웠던 기억에... 딱 적당히만 매운 맛으로.

 

떡볶이에 넣을 채소가 마땅히 없는데 재고 늘리기는 싫어서

연근밥 만들고 남았던 연근을 썰어 넣었는데 나름 괜찮더라.

말랑하고 쫄깃한 떡 사이사이로 연근이 아삭하게 씹히는 맛!

사실 뭐 요리 재료란 있는 대로, 내 맘대로 넣는 것 아니던가.

 

 

 

 

 

 

남들은 대체 휴가였겠지만, 나는 출근했던 날, 저녁상.

엄마한테 받아온 나물들과 김치, 명란젓으로 차려냈다.

내가 한 거라고는 된장찌개 끓인 것과 상추 씻어낸 것...

 

맛도 있었거니와, 나물을 빨리 먹어 없앤 것도 속 시원해!

이 날을 넘기면 또 언제 집밥을 먹게 될지 알 수가 없어서;

 

그리하여,

끼니와 끼니 사이에서,

설 연휴가 지나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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