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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4 송도 여행 : 마음 가볍게 떠나는 서울 근교 1박 나들이 4

 

 

 

 

요즘 블로그가 근래의 여행 기록들로만 점철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기분 탓만은 아니겠지-_-* 하지만 더 늦게 전에 기록을 남겨두고, 밀린 보라카이 여행기도 쓰고, 이래저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게 많다 보니 (아울러 시간은 부족하고 필력도 딸리다 보니) 이렇게 몰아서 올리게 되는구나. 그래도 굳이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 자꾸 이렇게 흔적 정리를 해두는 이유는, 바로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도움이 되고 즐거움이 되기 때문일 거다. 나의 시간을 차곡차곡 정돈해두고 언제든지 꺼내보는 걸 좋아하는지라. 그리고 이런 사리사욕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동기 부여 아닌가. 내 평소에 늘상 주장하는 바이지만, 이 우주를 움직이는 힘은 우연, 사심, 그리고 오지랖이라니까.

 

여튼, 이건 5월 초 (오, 그러고 보니 아직 2주도 채 안 됐어. 내가 여행 후기를 이렇게 빨리 쓸 리가 없는데 ㅋㅋㅋ) 에 다녀온 1박 송도 나들이 이야기다. 차 안 막히면 서울에서 1시간 반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비교적 근래에 지어서 깨끗한 숙소, 그리고 점차 늘어나는 이런저런 구경거리들까지. 서울에서 부담없이 1박으로 다녀오기 좋은 곳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내가 "언제 한번 송도에 1박으로 놀러 갔다 올래?" 라고 했을 때, 남편의 첫 반응은 (드물게도) 부정에 가까웠다. "가고 싶다면 갈 수야 있는데, 굳이 거길 왜?" 라는 식이었달까. 알고 보니 그는 송도 개발 초기에 워크샵 때문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의 황량한 풍경을 생각하면 "얘가 왜 굳이 거길 놀러 가겠다는 건가" 이런 심경이었을 거다. 물론, 경험에 근거한 그 선입견은 이번 나들이를 다녀와서 많이 해소가 되었다고 한다. 호홋.

 

 

 

 

 

 

출발 전에 들른 목동 41타워 커피빈에서, 새로 산 선글라스들을 꺼내놓고 "놀러감의 기분"을 만끽해봤다. 굳이 목동으로 길을 돌려가면서까지 여기 커피빈에 들른 이유는... 사용기한이 며칠 안 남은 커피빈 기프티콘이 있었기 때문에-_- 평소에 내 동선에 커피빈이 잘 없다 보니까, 언젠가는 쓰겠지 이러면서 계속 미뤄왔는데 이러다가는 1만원짜리를 통으로 날려버릴 판이야! 어떻게든 써야해! 이러면서 커피빈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열심히 시켜먹었다. 기프티콘을 소진하고 나서야 개운한(?) 마음으로 송도를 향해 출발~

 

 

 

 

 

 

종종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퇴근하는 자와, 외근이 많은 자를 위한, 일상용 선글라스. 무게도 가볍고, 각자 얼굴형에도 어울리고, 때마침 세일도 하던 기특한 제품들임. 특히 남편의 고글형 Police 선글라스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볍다. 제품 자체도, 전용 케이스도. 선글라스가 들어있는 케이스를 집어들고서도 "어라? 선글라스가 안 들어있나?"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여튼 꼭 필요한 물건을 적절한 시기에 잘 사서 뿌듯하구먼. 이미 거의 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 착용 중;

 

 

 

 

 

 

2시간도 안 돼서 송도 도착! 센트럴파크 호텔 바로 앞에는 저렇게 한옥 마을(?)이 속성으로 조성되어 있고 ㅋㅋㅋ 파크 너머 저 멀리로는 포스코건설의 센트럴파크 단지들이 보인다. 저거저거 어디서 많이 본 비주얼인데! (슈퍼맨이 돌아왔다 애청자의 시각-_-)

 

 

 

 

 

 

우리 방, 센트럴 스위트 침대에 누워서 바로 보이는 하늘. 나중에 숙소 후기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센트럴파크 호텔은 방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서 와닿는 바가 많이 다를 듯 하다. 이 날 우리는 파크뷰 야경을 포기하고, 이렇게 하늘뷰를 선택한 셈이네. 게다가 밤과 새벽에는 비가 내려서 더더욱 좋았다. 기왕이면 더 많이 내려서 유리창을 때리는 후두둑 빗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장마철에 다시 가야 하나!

 

 

 

 

 

 

체크인 완료 후에 산책을 시작하면서, 나름 투샷-_-*

 

이 날 오후의 송도는 눈부시게 화창했다. 밤이 되면서 하늘이 흐려지고 빗방울이 내려서 더더욱 돋보였던 그 한나절의 봄날씨. 그저 공원 안을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송도 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울러, 새로 산 선글라스들 챙겨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니까, 이런 날씨, 이런 풍경, 이런 기분.

 

바다에서 이어지는 저 호수 (같지만 사실 호수는 아닌) 주변으로 산책로가 꽤나 넓게 조성되어 있고, 그 공원 주변으로 새로 지은 호텔과 주상 복합들이 둘러싸고 있음. 이 역시 숙소 관련 포스팅에 더 자세히 쓰겠지만, 비교적 초기에 지어진 송도 베니키아 더브릿지 호텔의 경우에는 위치가 다소 동떨어져 있고, 근래에 지은 센트럴파크나 오라카이, 오크우드 등은 파크 바로 주변에 있어서 위치 편리성 및 고층 뷰에서 더 우위를 차지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선택한 센트럴파크 호텔은 여러 모로 중박 이상이었네. 비록 인테리어는 취향이 아니었지만;;;

 

 

 

 

 

 

사진에도 다 담지 못한, 눈부신 날씨의 눈부신 하늘이었다.

 

 

 

 

 

 

이런 날, 자연광 촬영으로 필카 내공을 더욱 더 다지시는 중...

 

 

 

 

 

 

송도 오길 잘 했어

+ 선글라스 마음에 들어

+ 셀카 찍을 때는 역시 남편 팔

 

 

 

 

 

 

송도는 날씨 따스할 때 가고 싶어, 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일부러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왔기 때문에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이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낮술 한 잔 하러 들어왔다. 스타우트도 안 되고, 아울러 비어 샘플러도 안 된다고 해서 잠시 슬퍼하였으나, 여튼 이렇게 여유로운 주말 기분으로 채광 좋은 카페에 앉아서 맥주를 홀짝일 수 있다니! 여기서 뭘 더 바라랴, 싶어지더라. 어후.

 

 

 

 

 

 

인근의 상권을 꽉 잡겠다는 NC의 의지가 돋보이는 NC 큐브 커널웨이 쇼핑몰! 큐브라고 해서 4개의 동이 정사각형으로 포진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일렬로 길게 생긴 형태더라. 여튼 물길을 따라서 걸으면서 아이쇼핑을 하거나 식당이나 카페에서 노닥거리는 공간으로 꽤 괜찮다. 물론, 저 커널웨이 때문에 겨울에는 그만큼 더 춥고 황량한 느낌이 들 수는 있겠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제법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줄 듯! 우리는 뜬금없이 여기에 있는 ABC 마트에 들러서 아디다스 한정판 러닝화를 구입했지. 조만간 야외 러닝할 때 개시해줘야겠다. 핫핫핫.

 

 

 

 

 

 

NC 큐브에서 저녁을 먹어도 됐겠지만 아직 배가 안 고팠던 데다가 거기서는 뚜렷하게 땡기는 게 없어서 일단 슬렁슬렁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가까운 듯 보여도 걸어서 15-20분은 걸리는 거리임. 짐 내려놓고 좀 쉬다가 저녁 메뉴 급 결정! 한 두 블럭 떨어진 거리에 있는 식당에 가서 쭈구미와 씬피자를 먹자! 그거 좋은 생각이다! 얼쑤!!! 이러면서 또 씐나게 가서 좋은 메뉴라면서 감탄하면서 맛나게 먹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주 한 병을 반주 삼아 마시고~~~ 타이트한 계획 없이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 나들이의 묘미로구나 :)

 

 

 

 

 

 

잘 먹고 나서 골목 구석구석 구경하며 숙소로 돌아와보니 이런 센트럴파크 야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을 파크뷰로 했더라면 이 풍경을 방에서도 볼 수 있었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밖에서라도 보고 들어갑시다. 아까 봤던 눈부시게 맑은 하늘과는 달리, 다소 흐린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송도는 이런 느낌이었다. (아울러, EX2F의 f1.4 렌즈 스마트 촬영은 새삼스럽게 무시무시하구나. 그 오밤중에 이런 조도로 찍어내다니...)

 

 

 

 

 

 

방에 돌아와서는 일단 개운하게 목욕부터 하고! 챙겨온 샴페인을 깝니다. 참그레인 크래커와 래핑카우 치즈를 사오니 안주도 더 바랄 게 없구나. 놀러와서 여유로운 기분으로 마실 때에는 의외로 술이 많이 안 들어가기 때문에, 약간 아쉬운 듯 싶어도 하루에 딱 한 병이 적당하다.

 

 

 

 

 

 

맛이 드라이한 편이어서 더 좋았던 페리에주에 그랑 브뤼.

 

 

 

 

 

 

언젠가부터는 호텔 스테이를 할 때 조식 선택을 안 하게 된다. 기왕 포함되어 있다면 누리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추가하지 않는 정도. 아침을 굳이 배불리 먹겠다는 생각도 안 들고, 시간 맞춰서 일어나고 이동하는 것도 휴식에 되려 방해가 되는 것 같고, 그냥 커피나 과일 정도만 미리 챙겨가면 방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가 있겠다 싶어서. 특히, 나는 놀러가면 의외로 일찍 깨서 보시락거리는데 남편은 더 늘어지게 늦잠 자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더더욱 이게 더 좋아. 이 날은 미리 사둔 플레인 요거트와 몇 조각 남은 크래커와 치즈, 그리고 아쉬우나마 방에 비치되어 있던 티백 커피로 조찬을 즐겼다.

 

 

 

 

 

 

그러던 차에, 새벽녘에 옅게 왔다 갔다 하던 빗줄기가 갑자기 후두둑! 우리 둘 다 빗소리가 유리창을 후려치는 소리에 환장하는지라,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비 내리는 소리만 한참 듣고 있었다. 창이 제법 높아서 바로 가까이서 들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봄비의 기억을 남겨줘서 고맙네. 올 여름 장마철에 폭우 내린다고 하면 당장 짐 싸서 송도로 올까, 이런 소리를 시시덕거리면서.

 

 

 

 

 

 

그러다가 슬슬 체크아웃 준비. 오늘은 어째 블루 싸이코 같은 코디가 되었다. 새로 구입해서 이 날 첫 개시한 셔츠가 저토록이나 푸르딩딩할 줄은 몰랐어... 덕분에 청치마와 경계선이 과연 어디인가 싶을 지경이었다. 셔츠는 여기까지고, 여기서부터는 치마입니다~ 라는 친절한 손짓 ㅋㅋㅋㅋㅋㅋㅋ

 

 

 

 

 

 

직접광에서 보니까 더욱 더 눈 시릴 정도의 파랑이구려-_-*

 

 

 

 

 

 

단독 포스팅을 헌정해야 마땅할, 국밥 전문점 장독집.

 

 

 

 

 

 

어후, 별점이 있다면 기꺼이 5개를 주고 싶은 맛이었다.

그야말로 한 톨 아쉬움도 없는 최고의 국밥이셨음 -_-b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바로 이어서 별도로 소개해야지!!!

 

 

 

 

결혼생활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뚜렷한 이유없이 "그냥" 떠나는 여행을

언제든지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인 듯.

(아냐? 이거 나만 그래? ㅋㅋㅋㅋㅋㅋㅋ)

 

 

 

 

서울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

적당히 깔끔하게 조성된 시설과 볼거리들,

그리고 딱 맞아떨어진 5월의 날씨까지 합해져서,

 

남편에게나 나에게나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줬던 송도 1박 나들이 :)

 

우리가 묵은 호텔이나, 센트럴파크 주변의 볼거리,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식당 포스팅은 별도로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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