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화장대의 첫 인상은 이러하다.

 

아니, 화장대 표면에 아무 것도 꺼내놓지 않아도 한 눈에 보이는 게 샤르망 화장대의 장점이거늘, 뭐 굳이 먼지 내려앉게스리 또 수납 케이스를 따로 뒀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나에게는 여러 시뮬레이션 끝에 찾아낸 나름 최적의 조화다.

 

아닌 게 아니라 샤르망은 모든 제품을 진열대 안에 수납하고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이게 또 바쁜 아침에는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이 한 군데에 모여있어서 한 손에 잡히는 것 또한 중요하지. 그래서 '샤르망의 수납력'과 '한 눈에 보이는 시스템'을 균형 있게 병행하기로 했음. 그동안 이 자리에 박스, 큰 파우치 등등 여러 가지 형태의 수납을 시도했는데 썩 만족스럽지 않던 차에...

 

이 아크릴 정리함은 이마트 JAJU에서 1만원대에 구입한 건데, 보자마자 소재도 사이즈도 용도도 이게 딱이다 싶었다. 기초 적당히, 길쭉한 베이스류나 펜슬, 그리고 색조 서너 가지와 간단한 도구까지 풀코스로 정리하기에 너무 적절한 거 아닌가!

 

그리고 여기에 늘상 같은 제품만 두고 먼지 쌓이게 두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계절과 컨디션 그리고 기분에 따라서 자주 쓰는 제품 또한 조금씩 바뀌니까 계속 제품 교체를 해주면서 쓸 생각이다. 모든 제품들이 화장대 위에 준비는 되어 있되, 한 정리함에 수납이 되어 있으니 앞의 거울을 열거나 먼지 닦을 때에도 번잡스럽게 물건을 옮길 필요 없이 이 정리함 하나만 통으로 들어서 잠시 비키면 되니까 매우 편하고.

 

 

 

 

 

 

좌측의 가장 넓은 칸에는 바비브라운 기초 풀세트가 대기... 사실, 작년 가을 환절기 때 고보습 케어를 외치면서 매장에서 간만에 풀라인업 구매를 한 건데, 이게 제품은 좋지만 저 무겁고 번거로운 유리 케이스가 역시나 에러다. 샤르망 서랍에 넣어두면 매끈한 원형 뚜껑이 미끄러워서 잘 잡히지도 않고, 아이크림도 스패출러 사용해서 떠야 하는 타입이라서 귀찮음... 후우. 게다가 울트라 고보습이라 나 같은 복합성 피부는 당장 여름이 다가오면 봉인해둬야 할 제형. 그래서 그때가 오기 전까지 최대한 부지런히 쓰기 위해서 아크릴 정리대로 전격 진출시켰다. 이렇게 꺼내놓으니까 손에서 미끄러질 없이 보다 손쉽게 뚜껑 열어서 쓸 수도 있고, 스패출러도 옆에 꽂아두기 편하네 그려.

 

슈에무라 구형 글로우온 P Amber 83은, 이제 정말, 부디 제발 간절히 저 구멍 좀 넓히고 다 써서 버리고 싶은 마음에! 매일매일매일매일매일 쓰자는 각오에! 일부러 꺼내놨다 ㅋㅋㅋ 다행히 색상이 뉴트럴해서 웬만한 메이크업에 다 어울리기도 하고. 아, 근데 첫 힛팬 나온 순간부터는 왜 바닥 구멍이 더 넓어지지 않는 기분이 드는 거지???

 

비세 크림 치크는 이번 일본 여행에서 사온 건데, 슈앰버의 뒤를 이어서 '붉지 않고, 비교적 쿨-뉴트럴하며, 웬만한 메이크업에 다 매치되는' 데일리 블러셔로 등극할 예정이다. 그러니까 슈앰버야, 빨리 그 자리를 내어주고 너는 공병이 되렴...

 

 

 

 

 

 

뒷켠 좌측에는 '재고 소진 우선 순위' 베이스들인 루나 프로라이팅 베이스와 이니스프리 미네랄 피팅 베이스 포진. 그 옆에는 펜슬형 컨실러, 라이너, 핵심 브러쉬 두어 가지. 그 우측에 보이는 시컴시컴한 제품들은 (1) 싱글 섀도우들 케이스 분리해서 붙여놓은 틴캔 케이스 (2) 정샘물 아티스트 섀도우 8색 팔레트 되시겠다. 제품마다 열어서 속살까지 찍기에는 너무 귀찮았음. 발색샷은 차치하고.

 

 

 

 

 

 

무던한 RMK 핑크 베이지 뭐시기 립스틱과, 매트한 틴트 위에 마무리로 쓰는 데코르테 글로스, 버버리 아이인핸서 페일발리 & 카키, 그리고 로라메르시에의 구아바 & 아프리칸 바이올렛 듀오. 앞칸에는 토니모리 겟잇틴트 코튼로즈, 그리고 맥 페이트팟 레잉로우.

 

여기 나와있는 제품들의 대체적인 특징은 : 무던하니 어떻게든 매치가 편하고, 출근용 메이크업에 적절하며, 제품은 좋은데 부피가 은근 크거나 둥글어서 수납이 효율적이지는 않은... 게 공통점이다.

 

맥 레잉로우는 섀도우 밀착력이 매우 뛰어나서 베이스로 잘 쓰는데, 색상이 무펄 음영인 것까지는 좋지만 내 피부에는 약간 누런기가 강해서 아쉽기는 해. 그래도 브러쉬 칸에 있는 베네피트 크림 섀도우 브러쉬로 이걸 톡톡 올리고 그 위에 섀도우를 올리면 발색력 지속력이 매우 높아져서 무던한 데일리 메이크업에 공로가 크다.

 

토니모리는 평소에 잘 구매하는 브랜드가 아닌데, 겟잇틴트 시리즈의 이 색상에는 어쩐지 반해서 (아울러 그 당시에 입생로랑 연말 한정 스파클 라인이 재입고 소식도 없이 품절 상태인데, 블로거들한테는 제품들 다 돌리는 데에 빡쳐서...)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 여튼 따스한 로즈빛이어서 데일리용으로 꽤나 유용하다. 주로 립브러쉬를 이용해서 얇게 한 겹 깔아주고 그 위에 다른 제품들을 레이어링 하는 편!

 

최우측 칸에는 샘플 몇 가지 그리고 다이소 물방울 스펀지를 배치했다. 이렇게 여러번 다시 쓰는 스펀지류는 매번 어디에 둬야 할지 난감했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고정해서 수납할 곳이 생기니까 안심이야.

 

 

 

 

그리고 이렇게 화장대에 카메라를 들이민(?) 김에, 오랜만에 화장대 공개도 살짝? 사실 지난번에 올렸을 때랑 비교해서 큰 틀에서는 달라진 게 (내 눈에는) 그닥 없어 보이지만... 그저 미시적으로 사용 제품들이 부분부분 바뀌고 배치에 변경이 있는 정도인 것 같음.

 

 

 

 

 

 

좌측 최상단 : 향수 & 미스트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틀리에 코롱의 자몽향! 포멜로 파라디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뒤에는 다소 계절 타는 필로소피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에르메스 르 쟈댕 수르닐, 그 외 작은 사이즈 온천수 미스트들. 여기에 프레시의 시트롱 드 뱅 (시트론 드 빈... 이라는 발음은 역시 마음에 안 들어...) 정도만 더해주면 얼추 내 향수 라인업은 완성될 것 같다. 요즘 향기 복잡하게 안 씀.

 

 

 

 

 

 

좌측 중간칸 : 남편의 스킨케어 & 자차

 

이 남자는 저 랩시리즈 스킨이랑 이니스프리 리페어 로션을 대체 얼마나 더 오랫동안 쓸 셈인가. 나와는 달리 최소한의 양만 바르는지라 진짜 새 제품을 사줄래야 사줄 수가 없단 말이지. 그가 요즘 사용하는 향수는 타미 힐피거의 볼드. 선블록은 이것저것 줘봤는데 결국 다른 고가의 제품들 다 제끼고 니베아 썬 로션이 제일 좋다고 저기에 정착해버리심.

 

 

 

 

 

 

좌측 하단 : 펜슬류, 아이 브러쉬, 슬림 립컬러

 

길쭉이들을 그룹별로 나눠서 컵에 수납해둔 칸. 여기에 있는 브러쉬들은 세척 후에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상태이고, 이미 사용한 브러쉬는 (나중에 등장할) 구별을 위해서 서랍칸 안의 공간에 따로 둔다. 여기에 있는 제품들은 다 엇비슷하게 생기고 길쭉길쭉해서 급할 때에는 한 눈에 잘 안 보이는 경향이 있는 듯. 그래서 아크릴 정리함에 데일리용 한두 개를 빼놓는 편이 더더욱 유용해.

 

참, 화장대 뒷면을 따라 배치된 저 전선은 화장대에 설치된 LED 조명용... 내 샤르망이 버전1 초기 모델이라 조명이 없는 바람에, 결혼 직후에 공돌이 남편군이 LED 조명이랑 전선 사와서 설치해주셨지. 역시, 인생은 아웃쏘싱이 답이여. 감사합니다, 남편군.

 

 

 

 

 

 

우측 최상단 : 내 스킨케어, 크림 & 에센스류

 

비교적 높이가 낮은 칸이라서 그리 크지 않은 에센스와 크림류가 주로 포진해있다. 현재 다 써가는 제품은 클레어스 리치 모이스트 수딩 크림, 다음 대기조는 CNP 그린 프로폴리스, 그리고 늘상 애용하지만 잠시 여행용 파우치에 들어가있느라 사진에서 빠진 건 빌리프 모이스처라이징 밤 대용량 튜브형 한정판. 그나저나 아이오페 신상품 탄력 세럼이랑 크림도 사고 싶근영... 현재 재고 상황 봐서는 올 가을이나 되어야 구매할 수 있을 듯;

 

 

 

 

 

 

우측 중간칸 : 베이스 메이크업 및 토너류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메이크업 베이스, 그리고 키가 커서 윗칸에 채 수납되지 못한 토너류. 그 중에서도 두께가 얄쌍하거나 끝이 뾰족해서 세워서 수납이 곤란한 제품들은 저 빨간 통 안에 몰아 넣어버렸다. 이 칸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 클레어스 토너, 클레어스 비비크림, 그리고 CNP 그린 프로폴리스 아이크림. 파운데이션은 요즘 쿠션류를 더 주력해서 쓰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지 않음. 현재 계절에 맞지 않는 파데들은 밀봉해서 화장대 의자에 넣어둔 상태고, 현재 화장대에 입고(?)된 제품은 부르조아 헬시믹스, 그리고 에스티로더 더블웨어와 아르마니 실크 파운데이션의 퍼스널 믹스.

 

 

 

 

 

 

우측 최하단 : 페이셜 브러쉬들

 

어찌 하다 보니 파운데이션 브러쉬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데... 그렇다고 버릴 만큼 노후된 건 없는지라 꾸역꾸역 돌려가면서 쓰고 있다. 이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역시 사은품으로 받거나 저렴하게 데려온 아이템이 아니라 고심 끝에 구매한 메이크업포에버의 파데 브러쉬.

 

 

 

 

 

 

좌측 유리칸 아래의 수납 공간.

 

아이섀도우 - 블러셔/하이라이터/셰이딩

립컬러 위주 - 사용 중인 브러쉬 및 마스카라

 

이 정도로 구분되는 4칸 체제.

 

이만하면 공간 너무 빡빡하지도 않고, 제품 분류도 한 눈에 보이고, 여러 모로 흡족해. 게다가 나는 '공간에 물건을 맞추는' 타입이라서 샤르망 화장대를 사용하는 한, 이 공간에 넘쳐나게 뭔가를 사댈 생각도 없다. 이따금씩 뭔가를 새로 사서 공간이 빠듯해진다 싶을 때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제품들을 판매하거나 주변에 줘서 총량 상한선은 늘 유지하는 편!

 

 

 

 

 

 

우측 유리칸 아래의 수납 공간

 

사쉐 타입 샘플 - 부피 큰 파우더 및 헤어롤

브러쉬 및 도구 몇 가지 - 쿠션 파데 및 팩트

바틀 타입 샘플과 오일 - 면봉 및 기타 소도구

 

좌측의 4칸과 달리 여기는 보다 작은 6칸 구조.

 

 

 

 

이 샤르망 화장대를 쓴지도 어언... 몇 년이더라. 체감상 한 7-8년은 된 것 같은데? 여튼 여전히 내 수납 최우선 욕구에 충실히 부응하고 있기 때문에 결혼과 2차례의 이사를 거치면서도 화장대를 교체할 생각은 당최 들지 않았다. 오늘도 이 포스팅을 올리면서 새삼 생각하는 거지만 - 정말 이 화장대 하나가 내 생활에 주는 만족도는 크고도 깊고도 길고도 대단하구나... 라는 것.

 

JAJU 아크릴함으로 시작해서,

결국 또 샤르망 화장대로 끝나는 글!

 

 

 

 

 

 

  

 

 

 

 

쓰고 보니 제목이 어째 좀 거창한 듯도 한데,

역시 저게 가장 핵심적인 표현인 것 같다.

 

코롱 Cologne

퍼퓸 Perfume

 

두 가지 형태의 향수,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코롱의 청초함과 퍼퓸의 지속력을 다 구현해낸

 

아틀리에 코롱

Atelier Cologne

 

 

 

 

 

 

아틀리에 코롱이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입점해서

지난 주 스타일닷컴 블로거 자격으로 다녀왔다.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키워드는 :

컨템포러리 크리에이티브 퍼퓸 하우스

 

아틀리에 코롱의 제품들은 코롱인데도 불구하고

에센셜 오일 원액 함량이 15-20% 정도로 높다.

(참고로 퍼퓸의 원액 함량은 대개 15% 정도임.)

 

 

 

 

 

 

 

다양한 조향

세련된 디자인

맑지만 깊은 향

등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지만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제품을 향으로만 나눈 게 아니라

각각에 이미지와 스토리를 부여했다는 점이었다.

 

 

 

 

 

 

Collection Originale

콜렉시옹 오리지날

 

퍼스트 노트가 시트러스 계열인 주력 라인.

연계된 이미지들도 맑고 깨끗하고 색감이 화사하다.

베스트셀러인 오랑쥬 상긴느 역시 여기에 속해있다.

 

 

 

 

 

 

Collectio Matieres Absolues

콜렉시옹 마티에르 압솔뤼

 

역시 시트러스가 들어가지만 퍼스트 노트로 조향된 게 아니라

보다 달콤하고 진한 향이 배어난 후에 서서히 드러나는 타입.

 

 

 

 

 

 

Collection Metal

콜렉시옹 메탈

 

이른바 프리미엄 라인으로 유리가 아니라 메탈 바디.

보다 희귀한 원료의 에센스가 들어가며 향도 복합적.

 

 

 

 

 

 

매장은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 구석에 있어서

그리 넓지는 않지만 꽤나 알차게 잘 꾸며놨다.

 

흰 조명을 주로 사용하는 여타 매장들과는 달리

은은하면서도 묵직한 색감과 디스플레이가 매력적.

 

 

 

 

 

 

 

요즘은 국내에도 하도 니치 향수니 프리미엄 향수니

다양한 (그리고 대개는 비싼) 브랜드들이 많아졌지만

가격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쉽사리 발을 못 들이겠더라.

게다가 나는 향수를 다양하게 두고 고르는 게 아니라

계절별로 마음에 드는 1-2가지만 두고 쓰는 편이라서.

 

그런데 아틀리에 코롱은 앞으로 발길을 하게 될 듯;

아마 올 가을 중에 차분한 향으로 두어 개 골라오고

향후에는 남편 향수나 바디 제품도 구매 예정이다.

 

올해 만난 뷰티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

 

 

 

 

 

 

상담을 위해서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하는 것.

이렇게 다양한 색감의 이미지 엽서들을 보여주면서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3가지 골라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 해당하는 향을 차례로 소개하는 식.

 

물론, 시각적인 이미지 위주로 고르는 데다가

"마음에 드는 것"과 "잘 어울리는 것"은 별개인지라

내가 선택한 것 외에도 추천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일단, 내가 고른 이미지들은 이렇게 3가지다.

 

민트, 라임그린, 터키쉬블루 등의 청량한 이미지.

화사한 핑크 계열이지만 묵직함이 느껴지는 이미지.

타이프라이터가 등장하는 톤다운 브라운의 이미지.

 

 

 

 

 

 

그리고 각각의 이미지들은 이렇게 매치된다.

 

어떤 성분, 어떤 향인지에 대한 설명에 덧붙여서

어떤 이미지, 어떤 스토리인지도 풀어주시기 때문에

보다 쉽게 향이 주는 인상을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다.

 

나는 어떤 인상의 사람인가.

나는 어떤 인상을 주는 사람이고 싶은가.

남들이 나를 봤을 때 떠올리는 인상은 무엇인가.

 

나의 경우에는 이미지 상으로는 아예 청량하거나

아니면 묵직하고 담백하고 지적인 것을 선호하는데

막상 나에게 잘 어울리는 향은 프루티 플로럴 쪽이었다.

 

 

 

 

 

 

Orange Sanguine

오랑쥬 상긴느

 

(blood orange, jasmine, sandalwood)

 

아틀리에 코롱의 대표적인 제품인, 블러드 오렌지 향.

내가 시트러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오렌지보다는

보다 쌉싸름한 레몬이나 자몽 쪽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오랑쥬 상긴느 향은 맡는 순간, 솔직히 매료됐다.

 

오렌지 중에서도 신 맛이 덜하고 진하고 쌉싸름한

블러드 오렌지의 향취가 향긋하고 피어오르는데

뒤에 따라오는 자스민이 달콤함을 더해주고

샌들우드가 향의 균형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아, 왜 시그너처 제품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어.

(아울러 조만간 구매하러 매장에 들르지 싶다;)

 

 

 

 

 

 

Oolang Infini

울랑 앙피니

 

oolong tea, guaiac wood, white musk

 

우디하고 머스키하면서도 동시에 투명한 느낌.

사실 우디나 머스키 쪽은 그닥 내 취향은 아닌데

연관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르게 된 듯 하다.

 

가죽 표지의 저널, 타이프라이터, 브라운의 색감,

이런 "글"에 대한 로망이 마음에 들어서랄까 ㅋ

 

향은,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매력은 있었다.

화이트 머스크가 들어가면 특유의 포근함은 있지만

대신에 다소 묵직하고 갑갑한 느낌도 날 수 있는데

 

울랑 앙피니는 그런 무거움을 적절히 잘 배제했다.

질감으로 비유해보자면, 무거운 솜이불이 아니라

고급 거위털 이불 같달까. 가볍고 보송하지만 따스한.

 

 

 

 

 

 

참고로, 울랑 앙피니처럼 발향이 강하지 않은 향들은

저렇게 플라스크에 넣은 거즈로 시향할 것을 권한다.

 

향이 워낙 은은해서 적게 뿌리면 향의 식별이 어렵고

그렇다고 과량을 뿌리면 실제 사용시와는 다르게 되니까.

 

그래서 사람 피부와 유사한 발향을 해주기 위해

얇은 거즈를 동그랗게 뭉쳐서 향수를 뿌리고,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서 플라스크에 넣는 것.

 

 

 

 

 

 

Cedrat Enivrant

세드라 에니브랑

 

morocan cedrat, mint, juniper

 

엽서의 이미지와 향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는 듯!

시트러스 프룻인 세드라, 라임, 민트 등의 상쾌한 향이

마치 칵테일처럼 믹스되어 있는 세드라 에니브랑.

 

 

 

 

 

 

Rose Anonyme

로즈 아노님

 

ginger, turkish rose, oud accord

 

장미향은 늘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진부하기도 쉽다.

 

꽃향에 중점을 두고 "나 장미향이오" 하는 향,

그린에 강세를 둬서 장미밭을 연상시키는 향,

달콤함을 많이 가미해서 화려함을 강조한 향,

여러 가지가 있는데 로즈 아노님은 또 다르다.

 

어떤 이미지, 어떤 느낌이지?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다시 한번

향과 이미지의 조합에 감탄하게 된다.

 

저 엽서 속의 바로 저 이미지, 그대로이기 때문에.

풍성하고 화려한 다발이 아니라 고혹적인 한 송이.

심플한 세팅 덕분에 장미 본연의 매력이 더 살아난다.

 

그래서인지 향의 컨셉도 "섹시한 도둑"으로 잡았다.

어찌 보면 오페라의 유령 여자 버전 같기도 하고.

 

이름도 rose anonyme, 이름 없는 익명의 장미.

 

 

 

 

 

 

그리고 재미있는 게,

이 청초하면서도 섹시한 로즈 아노님에게는

베티버 파탈이라는 짝궁 커플 향수가 있다.

 

로즈 아노님이 섹시한 여도라면

베티버 파탈은 그녀를 쫓는 탐정.

 

둘이 결코 향이 비슷하지는 않은데

얘기를 듣고 보면 정말 잘 어우러진다.

 

기본적으로 싱그러운 향을 메인으로 하되

로즈 아노님은 보다 여성스럽게 톡 쏘는 느낌,

베티버 파탈은 중성적이고 재기발랄한 느낌.

 

나도 이번에 로즈 아노님을 데려왔기 때문에

조만간 남편몬에게 베티버 파탈을 사줄 예정!

 

 

 

 

 

 

Bois Blonds

브아 블롱

 

tunisian neroli, haitian vetiver, blond woods

 

울랑 앙피니의 향이 나에겐 꽤나 남성적이어서

아쉬웠는데 직원분이 대체재로 이걸 추천해주셨다.

 

담백한 우드 베이스에 중성적이고 싱그러운 베티버,

그러나 여기에 달콤한 네롤리의 노트를 얹음으로서

무심한 듯 어딘가 싱그러운, 매력적인 여자의 향이 됐다.

 

아틀리에 코롱의 향 중에서는 발향이 약한 편이어서

눈에 확 띄는 매력이나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원래 내 향기"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장점이다.

 

뭔지 모르겠는데 좋은 향이 나.

그런데 일부러 뭔가를 뿌렸다기보다는

그냥, 나, 원래 이런 향기가 나는 사람이야.

 

 

 

 

 

 

Blanche Immortelle

블랑슈 이모테르

 

everlasting, jasmine, patchouli heart

 

프리미엄 라인에서 시향해본, 블랑슈 이모테르.

 

임모르텔, 자스민 등등 꽃 성분이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절대 "꽃향"이라고는 정의할 수 없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향이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첫 시향만으로도 여러 노트가 느껴진다.

 

그리고 향 자체를 시향했을 때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이 뿌리고 시간이 좀 지났을 때

정말 멋드러지게 성숙할 향이라는 예감이 확 든다.

 

이 향은 말로 설명하기가 유독 참 어렵네. 허허허.

 

 

 

 

 

 

결국 고뇌 끝에 내가 고른 건 바로 이 2가지 향 -

 

여성스럽지만 과도하지는 않은 Rose Anonyme

맑고 청초하면서 살짝 달콤함을 가진 Bois Blonds

 

이 외에도 달콤한 프루티 플로랄인 그랑 네롤리가

매우 취향이었으나 유사한 향이 있어서 일단 패스.

 

그리고 로즈 아노님과 베티버 파탈,

이렇게 커플 향수로 맞출까 생각도 했지만,

기왕 브랜드와의 첫 만남이니까 그냥 다 내 걸로 ㅋ

남편 향수는 다음 번에 재방문할 때 사올게 ㅋㅋㅋ

 

 

 

 

 

 

향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보틀 디자인마저 그저 좋아뵈네.

 

심플 모던하되

너무 각진 건 아니고

클래식함이 살아있으며

블라블라

 

하여튼, 좋구나.

 

 

 

 

 

 

오랑쥬 상귄느

 

대표 제품이니까 괜히 디스플레이도 한번 찍어주고.

얘도 어째 다음에 정품 구매의 예감이 스멀스멀 든다.

 

 

 

 

 

 

오랑쥬 상귄느 라인의 샤워젤과 바디로션.

 

 

 

 

 

 

두둥.

이것이 무엇이냐.

 

제품 구매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증정하는

자그마치 향수 전용 가죽 케이스, 게다가 인그레이빙!

 

 

 

 

 

 

3글자 이내로 인그레이빙 내용을 결정하고 나면

이렇게 즉석에서 레터를 조합해서 바로 만들어준다.

 

 

 

 

 

 

인그레이빙을 하시는 동안 기웃기웃 제품 구경.

100mL 대용량을 구입하면 30mL을 주는 세트가

10만원 중반 가량이어서 의외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물론 요즘에 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들이 하도 많아서

그냥 가격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줄었을 수도 있지만

여튼 다른 경쟁 브랜드들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 정도야.

난 솔직히 더 비쌀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니어서 기뻤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 되기 전에 몇 개 더 사러 갈테다 ㅋ

 

 

 

 

 

 

내가 구입한 로즈 아노님과 브아 블롱.

저렇게 해당하는 이미지를 동봉해준다.

 

 

 

 

 

 

묵직한 느낌의 밤색 가죽 소재 역시

아틀리에 코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집에 와서 두근두근 포장을 풀어헤치는 중!

 

 

 

 

 

 

저렇게 잔망스럽게 각 향의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엽서들이 너무 예뻐서 어디에 붙여놓을지 고민되네.

 

 

 

 

 

 

그리고, 내가 선택한 퍼스널 인그레이빙 :)

 

애매하게 이름 이니셜 해봤자 감흥이 없을 것 같아서

남편의 애칭인 zip을 새겨달라고 했는데 만족스러워.

 

그런데 이거 보더니 남편이 은근히 탐내는 것 같아...

 

 

 

 

앞으로

사브작사브작

모으게 될 것 같은

이런 느낌적인 느낌

 

아틀리에 코롱

Atelier Cologne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