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맛집,

홍대 술집,

홍대 모임 장소,

 

이런 거 검색하는 거 참 뻔하고 뻔한 일인데,

나 또 모임이 있을 때마다 검색해보게 된다.

 

사람이 두셋 정도면 그냥 만나서 걸어다니다가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데나 들어가도 되겠지만,

사람이 여럿일 때, 혹은 금요일이나 주말 저녁엔,

이러나 저러나 자리가 없어서 무조건 예약을 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모임장소를 잡을 때

주요하게 보는 요소들은 주로 다음과 같다.

 

 

- 대중교통 접근이 쉬울 것.

지하철역 바로 옆이면 편하긴 해도 북적이니까

무조건 가까운 것보다도 찾기 쉬운 것이 관건.

특히 사람이 여럿이면 전원이 정시에 모이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후발대를 위해서라도!

 

- 인원에 맞춘 좌석 예약이 가능할 것.

사전 예약 안 받는 집은 모임 장소로는 아웃.

 

- 술/안주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가격대에 대한 평가는 개인차가 크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4인 모임 기준으로 인당 회비가

3만원 미만 정도면 "크게 부담 없다"로 보는 편.

 

- 가게 내부가 시끄럽지 않고 아늑할 것.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성향이긴 하지만 ㅋㅋㅋ

분위기가 너무 시끄럽거나, 테이블 간격이 좁으면,

난 대화가 즐겁지 않고 스트레스로 다가오는지라;

 

- 기왕이면 이자까야 형태를 선호함.

이것도 ㅋㅋㅋ 그냥 내 개인적인 선호 사항 ㅋ

사케를 애호하고, 다양한 브랜드의 맥주를 즐기며,

안주는 걸쭉한 육류보다는 탕이나 구이를 선호하여,

이 모든 걸 맞추려면 역시 이자까야가 가장 좋지.

 

 

 

 

최근 홍대에서 여기에 꽤 잘 부합하는 곳을 찾아서

좀 뒤늦게나마 기록을 한번 남겨보려고 한다 :)

 

 

 

 

 

 

서교동

홍대 커피프린스 길

정통 이자까야 "이뽀"

 

 

 

 

 

 

02-324-2377

서교동 328-26

 

 

홍대역 2호선 8번 출구, 혹은 공항철도 9번 출구,

어느 쪽으로 나와도 걸어서 10분 이내의 거리.

 

커피프린스 메인길에 있어서 찾기도 쉽고,

골목 구비구비 들어가서 헷갈릴 일도 없다.

 

"이뽀"라는 간판 이름도 짧고 임팩트 있어서

(비록 이자까야라기보다는 프랑스 식당 같지만;)

일행들에게 설명할 때, 혹은 기억하기에 편하다.

 

 

 

 

 

 

건물 외부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가면 이렇게

이뽀, Happy Kitchen 이라는 문구가 맞아준다.

 

그 옆의 기린 이치방 로고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집은 기린 생맥주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컨셉.

 

 

 

 

 

 

이자까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픈 키친.

다이 좌석은 몇 개 있긴 한데 갯수가 적고

주로 테이블 좌석을 위주로 배치되어 있다.

 

 

 

 

 

 

요렇게.

2인 / 4인 / 6인 / 8인 등등 다양하게 예약 가능.

 

 

 

 

 

 

이 날, 우리는 저 끝쪽의 테라스석을 택했는데

아직 날씨가 애매하게 서늘하던 봄철이라서

비닐 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야외 기분은 나더라.

 

 

 

 

 

 

우선,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해결 ㅋㅋㅋ

하와이로 신행 다녀오신 닥터박이 하사해주심!

아쉽게도 그녀는 이 날 못 왔지만... 감사합니당~

 

 

 

 

 

 

생맥주를 마시기로 하고 메뉴판을 보니까

기본형 이뽀 맥주랑 기린 맥주가 따로 있어서

"이뽀 맥주는 맛이 어때요? 추천할 만 한가요?"

라고 직원분에게 물어봤더니 그 분, 흠칫하심 ㅋ

 

"저, 제가 마셨을 때에는 맛있었는데...

혹시 모르니까 그냥 기린 시키시는 게..."

 

솔직한 멘트에 일동 파안대소 한 번 해주고 ㅋ

권하신 대로 일단 씌원하게 기린 생맥주 3잔~

 

나는 사실 기린 < 삿뽀로 < 아사히 취향이지만

중요한 건 "제대로 보관해서 제대로 맛내는" 거다.

 

별 일가견은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린의 맛은,

삿뽀로보다는 톡 쏘되, 탄산이 강하지는 않고,

아사히보다는 부드럽되, 무르지는 않은, 그런 맛?

 

게다가 시원하게 칠링된 500mL 잔에 담겨나오니,

이건 솔직히 뭐 맛이 없기가 더 힘들잖아 ㅋㅋㅋ

 

어쨌거나,

기린 이치방 생맥주로 시작한

이자까야 이뽀의 첫 인상은 제법 호감 :)

 

 

 

 

 

 

우리 셋이서 맥주를 시원시원하게 들이키면서

재잘거리고 있으니까 아까 그 직원분이 슬쩍,

 

"저, 맛 비교해보시라고..."

 

이러면서 이뽀 기본 생맥주를 작은 잔에 내주신다.

오, 단골은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 시작하는 건데!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두 가지를 비교 시음해봤지.

흠, 좀 더 자신감 가지고 판매해도 될 듯한 맛이던데?

기린과 비교하면 향은 살짝 더 약한 편이긴 하지만

탄산도 유사한 수준이고,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특정 브랜드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없는 사람이면

그냥 이뽀 생맥주를 시켜도 충분히 만족할 듯 :)

 

 

 

 

 

 

 

 

 

 

 

이 날의 안주는 스끼야끼, 그리고 모듬 고로케.

 

둘 다 원체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장르지만-_-

고기 손질 상태, 채소 신선도, 고로케의 질감,

등등 어느 면에서도 과락 없이 만족스러웠다.

 

메뉴판 사진을 안 찍어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안주 이렇게 시키고 각 생맥주 두어 잔씩 마시고

총 가격이 8만원대로 나왔던 걸로 얼핏 기억한다.

 

맥주도, 안주도, 가격도, 위치도,

이만하면 난 여러 모로 마음에 든다.

 

 

 

 

 

그대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ㅋㅋㅋ

 

어느 봄날, 주말 저녁에, 홍대 테라스에 앉아서,

시끄럽지 않게 도란도란 수다 떨면서 맥주 마시니,

이거 기분이 안 좋을래야 안 좋을 수가 없구만.

 

 

 

 

 

 

화장실 다녀오다가 부엌 앞에서 셀카... 응?

난 언제 이 타의적인 단발머리를 벗어나보나;

이제 손상모 얼추 제거했으니 제발 좀 길러보자;

 

 

 

 

 

 

친절하고, 센스있고, 홍보에 적극적이던 사장님.

 

내가 여기 위치도, 분위기도, 음식도 마음에 든다고,

다음에 모임이나 회식 잡을 때 다시 올 생각이니

그때 꼭 알아보고 잘 해주셔야 한다고 했더니만

적극 반기면서 명함 있으면 달라고 하시더라 ㅋ

 

그러고 보니 이 포스팅 혹시 보고 계시려나-_-*

 

 

 

 

 

 

 

 

그리고 근처 카페에서 코스메 수다로 마무리!

 

 

 

 

여튼, 홍대에 여기 말고도 술집들이 많고도 많겠지만

이렇게 접근성, 가시성, 예약 용이성, 가격대, 분위기,

그리고 안주와 술의 맛까지 다 갖춘 데를 찾으려면

그건 또 은근 어렵더라. 그런 의미에서 이뽀 추천!

 

 

 

 

 

 

 

 

  

 

 

 

 

"대선 끝나면 꼭 사케 한 잔 해요."

라던 우리의 공약(?)을 지켜준 형부.

그리하여 풍류한량 부부, 그리고 이때만 해도

언니 배 속에 있던 복이와 이자까야 만남을 :)

 

어차피 목동과 방배 사이 지점에는 별 거 없고

언니 몸도 무거워지고 해서 내가 목동으로 출격했다.

 

그런데, 목동 이자까야 등으로 아무리 검색해도

왜 제대로 된 후기들도 별로 없고, 그 동네 왜 그래?

목동에는 이자까야가 없나, 블로거들이 안 사는 건가;

 

그 와중에 확 꽂힌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

오목교역 근처 골목에 있다는, 샤본다마.

 

 

 

 

 

 

우리가 원한 건 (아니, 내가 원한 건...)

술집이 너무 크지 않고 자리가 아늑하며

안주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곳.

뭐, 팩사케야 어딜 가든 엇비슷할 거라고 보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은 A급 대박이었다.

 

 

 

 

 

 

샤본다마, 일본어로 비눗방울... 이라는 뜻이라네 :)


지도는 제일 아래에 따로 첨부하겠지만

오목교역 1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 어드메.

 

혹시 몰라서 싱하형이 몇번이나 전화해봤는데

사장님이 전화를 안 받아서 문 닫았나 걱정했지.

다행히도 지도 따라서 가니까 떡하니 성업 중!

그런데 명함 하나 달라고 하니까 명함이 없대...

 

주변은 저렇게 술집이랑 노래방 많아서 복잡하지만

샤본다마 자체는 외관도 따스하고 내부도 아늑하다.


 

 

 

 

 

이를테면, 요런 느낌.

 

 

 

 

 

 

어차피 재차 리필 요청할 거니까 넉넉하게 주세요.

이자까야 가면 이 콩깍지 까먹는 재미가 늘 쏠쏠해.

 

 

 

 

 

 

아사히 생맥주에 잘 어울리는 안주

사케에 잘 어울리는 안주

 

그러나 주문은 어차피 우리 마음대로.

 

고로케나 오뎅탕 등의 기본 안주는 2만원 미만,

사시미나 눈꽃살 등 고급 안주 가격은 3만원대.

 

 

 

 

 

 

팩사케 가격은 다른 이자까야와 비슷한 수준.

되려 내가 자주 가는 곳들에 비해서는 좀 저렴타.

 

간바레 오또쨩, 마루, 쥰마이 등을 애용함미다 :)


사실 샤본다마는 아사히 생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이 날의 컨셉은 애초에 확고히 "사케+오뎅탕" 이어서

생맥주는 다음번 방문 때 맛보기로 하고 잠시 보류 ㅋ

 

 

 

 

 

 

이자까야에서 흔한 풍경, 잔 고르기!

 

 

 

 

 

 

화투는 안 치지만, 난 묻따않 빨간색이 좋더라...

자, 그러면 이제부터 안주 퍼레이드를 펼쳐볼까.

 

 

 

 

 

 

 

안주 1. 오꼬노미야끼

 

사실 난 오꼬노미야끼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다.

이자까야 가서 푸짐하게 식사되는 걸 고르다 보면

종종 시키기는 하는데 대개 밀가루 맛만 강해서-_-

 

그런데, 그렇게 기대치 없는 흔한 메뉴임에도

첫 입부터 이거 정말 맛있다! 라는 말이 나오면

이 집은 안주를 정말 잘 만드는 집이 아닐까?

 

밀가루 맛 나지 않고, 너무 짜지도 달지도 않고,

해물과 치즈의 맛 위주로 적정히 배합된 맛.

간만에 먹어본, 정말 잘 만든 오꼬노미야끼.

 

 

 

 

 

 

 

안주 2. 모듬 고로케

 

외형은 다 똑같은데 야채, 호박, 감자, 카레 4종이어서

먹을 때마다 복불복하는 기분이 드는, 모듬 고로케.

심지어 난 자꾸 카레만 걸리는 바람에 결국 나중에는

반만 먹고 서로 안 먹어본 맛은 공유하는 식으로 ㅋ

 

고로케도 흔하다면 흔한 안주지만 예사롭지 않았다.

잡내 없이 깔끔하게 튀겨온 자태나 그 질감이 예술!

 

기대 이상으로 나오는 안주가 족족 맛있어줘서

세 사람 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먹어치웠지.

 

 

 

 

 

 

안주 3. 오뎅탕

 

오뎅탕 역시, 오꼬노미야끼와 유사한 원리다.

따끈한 국물 떠먹는 맛에, 그리고 무난한 맛에

자주 시키는 안주긴 하지만 맛있기란 어려운 법.

대개 조미료를 들이부은 듯한 국물을 맛보게 된다.

 

뭐, 술집 오뎅탕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 아닌가?

 

... 아니었다.

조미료 맛이 월등히 적게 나는, 담백 깔끔한 국물.

이런 오뎅탕이라면 일부러 찾아와서라도 먹겠다.

 

 

 

 

 

 

 

안주 4. 마요네즈 새우

 

위 안주들에 감명 받아서 추가해본 그 무엇.

정확한 이름은 좀 더 길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

 

이 즈음 해서는 모두가 좀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바삭한 튀김과 촉촉한 새우의 상태는 모두 상급!

 

 

 

 

 

 

뽀나스샷.

이 날 모임의 소목적 중 하나,

그녀의 태교를 위한 자료 전달식.

 

... 대선 끝나고 민주당사에서 뽀려온 전리품.

이제는 마음 아픈 기억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거 나름 레어템이다요. 잘 간직하길.

 

 

 

 

 

 

이자까야 샤본다마

양천구 목1동 406-271

 

 

목동은 내가 평소에 원체 잘 모르는 동네고

제대로 된 술집이나 식당 리뷰도 적은 편이어서

이래저래 낯설었는데 이렇게 대박집을 발견했네.

 

이자까야 애호가들이여,

목동에서 술집을 찾는다면 샤본다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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