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고도 없고 때도 이른 벚꽃 개화의 습격으로
당황해서 벚꽃놀이 서두른 사람들 꽤나 많았을 거다.
화사하게 만개해있는 시간이 워낙에 짧은 데다가
바람 불고 비 오면 속절 없이 떨어지는 꽃이라서
다른 어느 봄꽃보다도 limited edition 인 벚꽃느님;
심지어 이번엔 4월도 되기 전인 3월 말부터 만개라니,
이제나 저제나 하다가는 타이밍 놓치기 십상인 거라.
그런데,
마침 남편이 3/31-4/1 이틀 동안 휴가를 쓰게 되었고
또한 나는! 하늘이 보우하사 여의도 외근직이 아닌가.
주말까지 기다리면 늦을 것 같고,
주중 저녁에는 화사한 빛이 아쉽고,
멀리 가자니 상황이 여의치 않은지라,
결국 평일 낮 시간에 여의도 꽃놀이 벙개를 감행했지ㅋ
아아, 평소에 외근직이라 의상이나 신발 제약도 있고
가방도 무겁다고 투덜거리지만 이럴 때는 진심 감사한다;
심지어 이 날 우리가 본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벚꽃이었다.
이 미친-_- 꽃송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피고 지고 하더니만
바로 다음 날 저녁만 해도 나무에 제법 이파리가 보입디다.
하아, 인생을 즐기려면 역시 변칙과 결단력이 필요해... 응?
남편은 주로 캐논 6D + 40mm F/2.8 으로,
나는 주로 삼성 EX2F로 찍은 잡다한 사진들.
아쟈! 내가 올해 벚꽃놀이의 승자여!!!
뭔가 디게 땡글땡글하게 나왔으나 ㅋㅋㅋ
벚꽃과 함께 찍혔음에 의의를 두고 -_-*
줌렌즈를 아직 영접하지 못한 고로
발줌 팔줌 손줌 다 땡기는 남편님.
삼성 엑투는 셀카 찍기 편하지롱.
초점이 정확하게 나를 빗겨갔지만
뭐 그래서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커플 셀카 찍을 때 카메라는
팔 긴 사람이 들어야 제대로지.
백문이 불여일견.
내가 먼저 남편을 찍어주고서
그 구성 그대로 카메라를 넘기며
"이렇게 찍어줘" 라고 부탁하는데도
늘 서로 찍는 느낌은 다르다. 신기하게.
그래도 예전에 그의 사진들을 생각하면
이거 완전 일취월장한 거임. 우와아앙.
지나가던 DSLR 보유자 아저씨께 부탁해서
어렵사리 건진, 6D 커플샷. 그것도 무려 2장.
벚꽃놀으리~ 를 위해 개시한 야심찬 의상은!
나름 사연 많은 플라스틱 아일랜드 플라워 야상.
요건 꼭 기억해두고 싶으니까 따로 후기 써야지~
예상치도 못하게 본격적으로(!) 즐기게 되어서,
더더욱 기억에 남을, 2014 신혼의 벚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