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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4 [사진일기] 당신이 선물해준 꽃. 내가 선물받은 꽃. 4
  2. 2014.11.12 Happy Zip's Day 2

 

 

 

 

150913

 

한남동에서 식사하고,

이태원 길거리에서 꽃을 선물받고,

경리단길 테라스석에서 이야기를 나눈,

 

초가을밤.

 

 

 

 

 

 

여전히 '말로 해야 알아듣는' 남자 생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꽃 사줘"라고 말을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꽃 선물 받는 게 참 기분 좋아.

금방 시들기 때문에 조금 사치스럽기도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온전한 낭만처럼 느껴져.

선물받은 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기분이야.

 

또박또박 조곤조곤

평소에 늘상 이야기를 해두어서 그런지

 

이제는 길거리를 걷다가 내가 꽃 노점상 앞에서

잠시라도 눈길이 머무르거나 혹은 발길이 느려지면

웃으면서 "사줄까?" 라는 말 정도는 할 줄 알게 되었다.

 

물론, '꽃'이란 여전히 낯선 분야여서

본인의 안목으로 온전히 골라서 선물을 해줄 자신은 없단다.

 

나도,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는 어차피 결혼 후에 한 집에 같이 살고 있고

그가 꽃다발을 짠- 하고 들고 나타날 상황도 그닥 없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이 없다는데 하라고 밀어대고 싶지도 않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나 또한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 예컨대 전자기기나 음향 -

상대방의 기대치에 맞춰야 한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

 

다만, 내가 기분이 좋은 이유는,

내가 이렇게 이유없는 꽃다발에 행복해하는 걸 알고 있고,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생각하건대 그도 기분이 좋은 이유는,

'꽃을 선물해서 내 사람이 기분 좋은 모습을 보고 싶다'는

그의 마음을 내가 왜곡 없이, 온전히 받아들이기 때문이겠지.

좋은 것은 좋다, 좋다, 아낌 없이 재차 말을 해주기 때문이겠지.


 

 

 

 

 

에서 산 5천원짜리 꽃다발 하나로

우리의 관계가 지닌 수많은 멋진 점들을

이렇게 다시금 미소 지으며 돌아볼 수 있다니,

 

그렇다면

꽃선물은 사치가 아니라

실로 가장 가성비 좋은 선물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고마워요.

 

 

 

 

그나저나 이 사진은 페북에 실시간으로 올리고 나서

'가방 사줘서 고맙다'라는 소리로 오해를 좀 산 듯도;

 

고마움의 대상은 꽃,

그리고 이 날 함께 보낸 시간입니다.

 

 

 

 

(하지만 클러치가 예쁜 것도 사실이지! by Michaella Shin)

 

 

 

 

 

 

  

Happy Zip's Day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4. 11. 12. 01:00

 

 

 

 

 

2014.10.8

결혼 후에 처음 맞는 남편몬 탄신일

 

 

 

 

 

 

하루 전에, 시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 자리.

 

등촌동 삿뽀로의 생일 서비스, 회이크 ㅋㅋㅋ

7월 내 생일 때도 저거 누렸는데 또 보니 반갑네.

이번에는 심지어 직원분들이 생일송을 열창해주심.

 

그런데 삿뽀로의 센스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해산물 다 먹고 막판에 밥이랑 국이 나올 때에

어머니에게는 특별히 해산물 미역국 상차림을!

 

하, 등촌동 삿뽀로... 이러면 단골 해야 되자나여.

 

 

 

 

 

 

생일자의 입맛에 근거하여 고른 당일의 오찬 장소.

 

생맥주와 핫도그, 칠리 프라이를 좋아하는 영국 덕후.

그런 당신을 위해서 내 고심 끝에 찾아냈숴 ㅋㅋㅋ

 

 

 

 

 

 

평일 낮, 그것도 샌드위치 연휴 직후, 한글날 직전이라

창 밖으로 보이는 이태원의 가을 풍경은 이토록 한산하다.

 

난 어차피 그 전 날도 출근했고, 그 다음 날도 출근이지만;

그래도 간만에 누리는 평일 연차의 맛은 달디 달구나.

 

 

 

 

 

 

평소에 메뉴 선정 기능은 주로 내가 수행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생일자님에게 전권을 수여해드림다.

 

그가 메뉴를 간택하는 동안 나는 셀카질. 훗훗훗.

 

 

 

 

 

 

오늘의 일정을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서 생맥주 투입!

이게 이 날 첫 끼였는데 커피도 아니고 다짜고짜 맥주!

 

대낮부터 가게 전세낸 듯 앉아서 맥주 마시고 있노라니

잠시나마 한량 코스프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더만요.

 

그나저나 나는 페일에일보다는 역시 다크에일인 걸로...

 

 

 

 

 

 

아, 진짜 무섭도록 취향 돋는 메뉴 선정이다 ㅋㅋㅋ

가게 이름을 떡하니 달고 있는 "불독 프라이즈" 되시겠다.

감튀에 찹스테이크, 베이컨, 코울슬로에 김치... 음? 김치?

김치는 좀 쌩뚱맞고 심지어 좀 짜기도 했지만 어쨌든 만족.

 

 

 

 

 

 

불독 프라이즈와 처칠리 핫도그에 대만족하신 이 분.

꼬꼬마 정크푸드 입맛이지만 생일이니까 리스펙트 ㅋ

 

 

 

 

 

 

다 먹고 딩가거리다가 엑투 타이머로 투샷 시도...

했는데 어째 내가 남편 목덜미 잡고 있는 것 같다;

 

쨌든 나른하게 비치는 10월의 햇살은 기분 좋근영.

 

 

 

 

 

 

이태원을 정처없이 샤브작샤브작 거닐어본다.

언제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할지, 일부러 계획 안 짜고

발길 닿는 대로 여유를 즐기는 게... 그게 계획이었나.

 

이 또한 내깐에는 철저하기 남편의 구미에 맞춘 거다.

 

예전에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신에게 생일이란 어떤 날이야?"

 

나에게 생일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날.

예쁘게 입고, 기왕이면 헤어 & 메이크업도 받고,

평소에 귀찮아서 안 입는 여자여자한 옷도 입고,

우아한 주인공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그런 날.

(그리고 이 모든 걸 사진으로도 찍고 싶은 날.)

 

그리고 그에게 생일이란, 휴가 내고 쉬는 날.

맛있는 거 먹고, 발길 닿는 대로 산책도 하고,

좋은 공연이 있으면 봐도 좋고, 데이트하는 날.

 

특별한 날에 커플들이 가장 흔히 하기 쉬운 실수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면 이 사람도 좋아할 것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럴 리가 없잖아 ㅋㅋㅋ

다행히 우리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 :)

 

 

 

 

 

 

음? 뭐하세요??? ㅋㅋㅋ

 

그러다가 생일 기분으로 조각 케익이나 한 판?

이러면서 패션파이브로 기어들어가서 놀았지.

 

얼그레이 딸기 쉬폰이랑 나주배 생크림롤... 인가.

 

 

 

 

 

 

feat. 무한 셀카 =.=

 

 

 

 

 

 

이렇게 걷는 날에는 절대로, 무조건, 언제나 운동화.

둘 다 신발을 험하게 신어서 연 1켤레씩은 해먹는다.

소셜에서 괜찮은 제품 보이면 저렴하게 사서 막 신고

너덜너덜해졌다 싶으면 미련없이 버리고 교체함 ㅋ

 

 

 

 

 

 

그렇게 막 돌아다니다가 오후에는 잠실로 날아가서,

저녁식사는 종합운동장 내의 제일제면소에서 후루룩.

 

 

 

 

 

 

그나저나 이태원에서 놀다가 머나먼 동쪽까지 온 이유는,

 

 

 

 

 

 

우리 머언니 한쿡 오신다기에 영접 갔지롱 ㅋㅋㅋ

Mariah Carey, the illusive chanteuse in Korea!

 

머언니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익히 알지만

간만의 내한인 데다가 마침 딱 남편 생일이랑 겹쳐서

이쯤 되면 하늘의 계시인 걸로 (멋대로) 받아들이고

티켓 오픈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VIP석 예매했음.

 

돌아다니느라 은근 피곤하니까 핫식스 2+1 구매해서

최종 보스 깨러 가기 전에 피 빠는 기분으로 흡입했돠;

 

 

 

 

 

 

공연에 대한 평가는, 쓰기 시작하면 길어질 듯 해서 생략.

 

공연의 기획, 구성, 가수의 기량 면에서는 매우 아쉬움.

but 흔히 할 수 없는 경험, 그리고 생일 이벤트로는 만족.

 

그런데 가을 저녁 야외 공연이다 보니까 급격히 추워지고

올림픽공원 주변의 열악한 교통상황 때문에 개고생했네.

 

잠실 너머, 특히 올림픽공원 쪽으로 갈 때는 차량 필수;

 

 

 

 

 

 

그 날의 슈퍼 레드 문 사진으로 마무리.

엑투 (EX2F) 수동 모드로 건져낸 나름 역작.

 

 

 

 

결론은 뭐다?

남편 생일 축하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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