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건 아니고 -
근래 일상 속에서 별 기대 없이 써봤는데
예상 외로 착! 붙어서 기억에 남은 두 가지.
고깃집 오이고추를 배경으로 한 이것은 바로 -
클래식한 아이템, 로즈버드 살브의 민트 버전.
그것도 편리한 튜브형 말고 번거로운 틴캔형.
지난 주에 아랫입술이 트고 갈라지는 바람에
표정을 크게 짓거나 웃고 찡그릴 때 아팠는데
어떤 립밤이나 보습제 연고를 써도 안 낫더라.
그러던 차에,
저녁 식사 자리에 가던 길에 시간이 남길래
올리브영에 들어가서 립밤 코너를 구경했다.
디자인이 간편한 거 없나,
지금 특가 행사 중인 거 없나,
둘러보다가 문득 로즈버드가 눈에 들어왔다.
입술 보습제로 늘 기본 역할에 충실하지만
너무 많은 용량과 사용 불편한 틴캔 용기,
그리고 딱히 흥미가 생기지 않는 익숙함.
그런데,
거짓말처럼,
이거 하나 바르고 입술이 즉각 진정됐음.
정가에서 단돈 10원도 할인 적용 안 됐지만
즉석에서 개선 효과를 봤는데 어찌 안 사...
번거로운 틴캔이라도 마다할 수 없었다...
살브 특유의 기본 장미향은 안 좋아하니까
만다린과 민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민트!
트고 찢어진 입술막 사이로 스미는 보습에
민트의 시원한 느낌이 더해져서, 으허 좋아.
이 제품 하나가 이렇게 즉각 주는 효과를
만나지 못하여 지난 며칠 방황만 했었네.
일행을 기다리면서 바로 개시했지만 ㅋㅋㅋ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이 진정 효과가 반가워서
고깃집 의자 위에 올려두고 매끈매끈 개시샷을!
제품 특성상 손가락으로 문질문질 쓰게 되고
그로 인한 번거로움도 많지만 죄다 감수하리.
그리고 설령 위생/사용기간 문제로 인해서
정량의 절반까지만 쓰고 버리게 된다 해도
이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효과를 보았다.
후, 이 정도는 되어야 -
평소에 웬만해서는 구매하지 않을 디자인도
감내하고 돈을 쓰게 만드는 힘이 있는 건가!
춥고 건조하고 미세먼지 풀풀 날리고
입 안은 깔깔하고 입술은 터서 아픈 날에,
나에게 감동적인 진정 효과를 선물해준
스미스 로즈버드 민티드 로즈 립밤♡
연핑크 케이스에 네이비 리필... 이 조합은?
재작년인가 겨울에 충동구매한 에뛰드 애니쿠션.
내용물은 다 써서 빼고 케이스만 남은 상태인데...
여기에 쌩뚱맞게 포니이펙트 리필이 호환됨 ㅋㅋㅋ
예전에 내가 가진 쿠션 호환 실험하다가 발견했지.
포니이펙트는 진짜 내가 사고자 한 것도 아니고
쉐이딩 팔레트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거라서...
케이스도 없고 거 참 처치곤란한 아이템이었다.
마침 에뛰드 빈 케이스에 호환이라도 되니까
색깔 좀 안 맞으면 어때, 대강 쓰고 비워내자,
라는 심드렁한 마음으로 오늘 개시해봤는데 -
아?
아ah?!
왜 색상도 질감도 내 피부에 잘 맞고 난리임?
지금 와서 니가 이런다고 해서 내가 굳이
포니이펙트 쿠션 케이스 구매할 생각은 없는데?
일단 색상도 너무 노랗지도 핑크하지도 않은,
그리고 너무 허옇지도 않은 아이보리계 21호.
수분 부족, 유분 과다,
쿠션이 들뜨기 딱 좋은 내 피부 위에서
뭉침 들뜸 갈라짐 등등 없이 잘 붙어있고...
극소량으로도 쿠션 평균치 이상 커버가 되고
쫀쫀한 느낌 그대로 별 무너짐 없이 오래 간다.
아침에 출근 차량 안에서 대강 톡톡 바른 후에
오후에 거울 볼 때까지 코 끝 약간 빼고는 멀쩡.
물론 건조한 사무실에 하루종일 있다 보니까
저녁에 다가오면서는 건조하게 뜨긴 하는데
동급 타 제품에 비해서는 심한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엄청 꼭 사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막 쓰고 빨리 버리려던' 아이템이 선방하니까
왠지 얼떨떨한 기분. 한 방 먹은 것도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