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가와 영상과 함께 여행기는 다 마무리한 셈이긴 한데, 후속편이랄까, 덤이랄까, 마을의 지도를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내가 여행 가기 전에 '가시성 좋은 쿠로가와 온천 마을 지도'를 그리도 구해봤건만, 쓸만한 게 없었기 때문. 아, 물론 구글맵 등으로 대략의 위치는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동서남북 거리만 보이는 거 말고, 마을 중심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좀 더 현장감 있는 그런 지도 말이야.

 

 

 

 

 

 

이건 온천조합/방문자센터 건물에서 수령한 마을 지도, 영어 버전. 단순히 각 료칸의 위치 뿐만 아니라, 정류장/가게/식당 등 종류별로 구분이 된 데다가, 모든 주요 료칸들이 한 눈에 보여서 매우 편리하다. 이게 진작에 있었더라면 숙소 결정할 때 번거로움이 덜했을 것을... 그런 의미에서 나 같이 검색을 하고 있을지 모를 그 누군가를 위해서 홍익인간 정신으로 포스팅하는 바.

 

 

 

 

 

 

보다 알아보기 쉽게 표시를 한 버전! 지도 중앙부에 Visitor Center 가 바로 이 지도를 받고, 쿠마몬 수건을 사고,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둘 수 있는, 마을의 최중심이다. 그리고 이 부근의 원형 도로가 마을의 가장 번화한 구역... 이라고 해봤자 시골마을이니까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ㅋㅋㅋ 다만 여기에 기념품 가게나 식당들이 많으며 사진 찍기에도 예쁜 아기자기한 구간들이 있다.

 

그 중심부 하단, 남쪽에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를 오가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다. 우리가 후쿠오카에서 타고 온 버스가 내리는 곳도 여기. 그리고 우리가 온천 투어를 한 '이코이' 료칸은 정류장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내리자마자 들르거나 혹은 버스를 타러 가기 진전에 마지막 온천 투어를 하기에 편리한 위치다.

 

지도의 좌측 끝에 내가 예약했다가 취소한 '산가' 료칸이 있고, 우측 끝에 우리가 실제로 묵은 '야마미즈키' 료칸이 있다. 산 속 료칸이 유독 춥대서 산가를 피해간 건데 마을의 다른 쪽 끝의 또다른 숲 속 료칸으로 갔어... 여튼 이 두 곳이 그렇게 외곽에 위치한 덕에 노천탕도 널찍하고 주변의 푸르른 숲 전경도 일품이다.

 

 

 

 

 

 

지도 뒷면을 보면 각 료칸에 대한 간략하고도 직관적인 설명도 있다. 예를 들어, 야마미즈키 료칸은 탕의 규모가 남녀 각각 최대 35명 가량 수용 가능한 규모이며 (고로, 탕의 규모가 큰 편) 온천조합까지 걸어서 가는 거리는 약 20분 (인데 산길이라 걸어다니기에 적절하지 않다. 셔틀 있으니 셔틀 타는 게 무조건 답.) 샤워시설, 비누, 샴푸린스 다 제공.

 

 

 

 

 

 

이코이 료칸은 탕의 수용 규모가 20명으로 야마미즈키보다는 살짝 작다. (사실 이코이가 작은 게 아니라 야마미즈키가 큰 거지만...) 온천조합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5분. 그리고 목욕 정보에 남녀가 같이 있는 표시가 있는데, 이건 혼욕탕이 있다는 소리. 다만, 우리는 이코이에 숙박한 게 아니라 당일 온천 방문이었고 이코이는 숙박객/방문객 목욕 공간을 아예 분리해놨기 때문에, 우리는 혼탕을 보지는 못했음.

 

 

 

포스팅 올리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구먼 :D

정보를 찾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7분짜리로 제작한 여행 전체 영상에는 초상권 보호해줘야 할 친구들이 등장하는지라, 풍경 위주로 2분짜리 동영상을 별도로 편집해봤다. 물론,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이 등장하는 풀버전이 더 즐겁지만, 블로그에도 영상 기록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 :)

 

풀버전에는 인트로, 자막, 엔딩크레딧 등 효과도 이래저래 줬지만, 이건 후속으로 빠르게 대강 만든 거라서 그런 세세한 효과 따위 없음 ㅋㅋㅋ 그래도 쿠로가와 온천마을의 모습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할 듯 싶다.

 

그리고 이로써, 이번 일본여행의 모든 후기가 완결되는 셈이기도 하네. 다녀오자마자 탄력 받아서 바로 자료 정리하고 기억이 바래기 전에 빠르게 빠르게 후기를 올리니까 그간 손은 바빴지만 마음은 개운하구랴! 그러고 보니 막상 작년에 다녀온 벨기에 여행 후기는 아직 진행 중인데... 음음.

 

여튼, 쿠로가와(黑川) 온천마을 풍경임미당.

 

 

 

 

 

 

 

 

영상 클립 촬영 : Sony RX100 MK4

편집 프로그램 : Viva Video (모바일앱)

 

 

 

 

 

 

  

 

 

 

150423-0425

 

숙소 선정 과정이나, 묵은 료칸에 대한 개별평,

우레시노 온천 지역까지 오가는 교통편 등등은

향후에 개별 포스팅으로 차차 정리할 예정이고

 

이건 그냥 2박 3일의 일정을 돌아보는 사진 일기 :)

 

 

 

 

예전부터 엄마랑 같이 일본 온천 여행을 가고 싶다,

라고 생각해왔는데 올해 드디어 그 발걸음을 옮겼네.

 

큐슈 지방,

2박 3일,

온천을 테마로 한 료칸 여행,

 

이런 기본적인 것들은 애당초 정해뒀었지만

숙소를 어디로 할지는 꽤 공들여서 결정했지.

(모든 걸 여행사 없이 자유여행으로 진행했음!)

 

결론은,

정말 한 톨의 아쉬움도 없는, 멋진 여행이었다.

기획한 나도, 동참한 엄마도, 모두 행복했던 시간.

 

 

 

 

 

 

내가 선택한 곳은 사가현 우레시노 온천 마을,

거기서도 온야도 타카사고, 라는 소박한 료칸.

 

원래는 온천 시설이 보다 널찍하고 여성스러운

와라쿠엔으로 예약하려고 했는데 만실이라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거였건만 이게 신의 한 수였네.

 

우리는 와라쿠엔보다 타카사고가 훨씬 더 좋았다.

다음에 오더라도, 기꺼이 여기에 다시 묵고 싶을 듯.

 

 

 

 

 

 

정갈한 다다미방에 여장을 풀자마자 녹차부터 한 잔.

우레시노가 원체 특산물 녹차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때마침 요즘이 녹차철이라서 올해 새로이 수확한 차,

이른바 싱싱하고 여린 신차(新茶)를 맛볼 수 있었다.

 

싱그러움과 고소함 사이를 오가는,

보드라운 맛의 우레시노 녹차.

 

그리고 이 기분을 더욱 돋우워주는 다구들.

 

 

 

 

 

 

3층 우리 방에서 내다보이는 우레시노 마을 전경.

 

우리는 방에 딸린 개별 노천탕을 굳이 고집하지 않아서

일반 방으로 예약했는데, 그 대신 이런 뷰를 받은 셈이네.

 

우레시노 강을 가로지르는 빨간 다리, 건너편의 와라쿠엔,

백로들이 수시로 훨훨 날아다니는 풍경, 아름답지 않은가.

 

보다 관광거리가 많은 벳부나, 알록달록 화려한 유후인,

혹은 산간 지방에 호젓하게 자리잡은 쿠로가와 등에 비해

조용하고 한적하고, 혹자의 눈에는 심심하기까지 하겠지만

 

그래도 난 이 우레시노 마을을 매우 좋아한다.

일본 시골 온천의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 같달까.

 

그리고 엄마의 취향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별 고민 없이 이번 행선지를 여기로 결정할 수 있었다.

 

아, 후쿠오카 공항에서의 이동 시간이 짧은 것도 장점!

 

 

 

 

 

 

꼭 어딜 가야 한다고 정해놓은 바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간판 보고 여기저기 흘러들어갔다.

 

평일 오후에서 더더욱 적막하고 청아한 분위기의 신사.

 

 

 

 

 

 

우레시노 마을은 천천히 돌아도 반나절이면 다 볼 수 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공중 족욕탕에 앉아서 신나게 수다.

 

온천수에 담근 발은 뜨끈 노곤하고,

홍차 아이스크림은 시원 달콤하고,

엄마는 밝고 예쁘고 행복해 보이고 :)

 

내가 선물한 귀걸이와 스카프를 하고 와서 더 그런가! ㅋ

 

 

 

 

 

 

소소한 마을 풍경.

 

3일 묵는 동안 이 집 앞을 종종 지나가게 됐는데

주인이 정성스럽게 화단을 가꾸는 걸 재차 봤다.

 

 

 

 

 

 

시볼타 족욕탕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의 녹차 가게 아가씨가

뭔가 홍보를 해야겠다 싶었는지 시음차를 쟁반에 받쳐 오더라.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우리 기왕 살 녹차, 여기에서 살까?'

라면서 가게에 들렀다가... 내친 김에 이것저것 다 사버렸다 ㅋ

 

내 마음에 쏙 든 녹차 후리카게와 녹차 소금,

남편과 동생군에게 선물할 귀여운 녹차 모찌,

그리고 아빠에게 드릴 가장 좋은 잎차까지.

 

그런데 뭐 여행 첫날에 선물을 미리 사두는 것도 나름 괜찮더라.

어차피 한 숙소에 계속 묵어서 이동이나 패킹이 잦지도 않았고.

 

신차 향을 킁킁 맡아보는 중. 여기서 재채기 하면 안 되는데 ( '-')

 

 

 

 

 

 

짐을 숙소에 놓고 잠시 다리 건너편 와라쿠엔에 들러보았다.

원래 묵으려고 했던 데가 여기야, 라고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그런데 규모가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 날 단체객들도 있고,

사장님도 직원들도 다소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랏샤이마세~

 

'음, 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우리 숙소가 더 좋은데?

정겹고 소박하고 따스해. 정말 일본 여행을 온 기분이 든달까.'

 

와라쿠엔의 아기자기한 야외 온천을 놓친 건 좀 아쉽긴 해도

하긴 나도 공감한다. 이번 여행에는 타카사고가 제격이었어.

 

그래도 와라쿠엔은 기웃기웃 구경하고 사진도 몇 장 찍어왔지.

여기는 와라쿠엔의 고급형 별채, 스이게츠로 들어가는 입구.

 

사진 색감을 살짝 보정했더니

녹차을 우려낸 듯한 이 느낌, 참 좋네 :)

 

 

 

 

 

 

하지만,

정말 좋은 건 이런 공간, 이런 시간이었다.

 

우레시노 강을 따라서 난 싱그러운 산책길.

알고 보니 큐슈 올레길로 이어지는 초입이었네.

 

이 조용한 풀밭에서 걷다가, 앉아서 물소리 듣고,

셀카도 찍고, 타이머 셀카도 찍고, 삼각대 셀카도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랬다고. 좋았다는 소리임-_-*

 

엄마도 나도

같이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행복함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어서 참, 좋다.

 

 

 

 

 

 

엄마가 유독 마음에 들어하던, 강 건너편의 주조가 ㅋㅋㅋ

우리가 기념품으로 구입한 특산품 쇼쥬도 저 브랜드 거였지.

 

 

 

 

 

 

료칸에 묵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가이세키 정식!

 

원래 저녁 식사는 방에서 서빙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첫 날은 1층 프라이빗 룸이라길래 그런갑다 하고 갔더니

이렇게 우레시노 강을 바라보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 좋다. 좋아 좋아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타카사고에서 2박을 연이어 묵었기 때문에,

첫 날 저녁은 이렇게 강을 끼고 있는 프라이빗 룸에서,

그리고 둘째이자 마지막 저녁은 원래대로 우리 방에서,

최대한 다양하게 누릴 수 있게 구성해주신 거였다. 하아.

 

 

 

 

 

 

그렇다면 나마비루를 안 시킬 수가 없잖아 ( 'o')

 

나도 신나고,

엄마도 즐거워하고,

그런 엄마를 보니 난 또 보람차고,

 

이번 여행, 오기를 어찌나 잘 했는지.

 

게다가 맛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타카사고의 요리는

하나하나 얼마나 정갈하고 아름답고 맛스러웠는지...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료칸 포스팅에서 따로 할 거임;)

 

 

 

 

 

 

료칸 스테이에서 가장 포근한 시간 중 하나,

식사나 목욕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내 눈 앞에 펼쳐진 저 포근한 이부자리들...

 

 

 

 

 

 

샤워기가 딱 4개 있는 자그마한 규모의 타카사고 욕탕.

지은지 꽤 됐지만 결코 노후되거나 침침한 분위기가 아니다.

되려, 이걸 어떻게 이렇게 잘 관리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게다가, 내 앞에 방금 목욕을 마치고 나간 사람이 있더라도

누가 다녀갔나 싶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된 자리들을 보면

나 또한 그렇게 정갈하게 써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노천탕은 이렇게 작지만 깨끗하고 호젓하며 쾌적하다.

특히 우리는 주중에 도착했더니 이렇게 사람도 없고!

 

우레시노 온천 특유의 매끌매끌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밤 공기 혹은 상쾌한 아침 공기를 들이 마시며

너무 더우면 나와서 싸리 틈새로 강 풍경도 구경하면서

 

오길 참 잘 했다, 정말 잘 했다, 

기분 좋은 말을 몇 십 번이고 되풀이해서 하곤 했다.

 

 

 

 

 

 

아침에도 눈 뜨자마자 온천으로 내려가서 개운하게 목욕하고

유카타 입고 총총 연회장으로 내려오니 오늘의 아침식사가 :)

 

 

 

 

 

 

몇년 전에 먹어보고 그간 계속 생각나던 온천 두부.

그저 온천수에 두부를 푹 담궈서 끓이기만 한 건데도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것이 어쩜 그렇게 풍미가 좋은지,

어떻게 이렇게 포들포들 뭉글뭉글 신기한 질감인 건지,

 

이 우레시노 온센 도후 하나만 해도

여행의 보람이 이미 차고도 넘치는 거 아닐까,

라는 둥 조잘조잘 거리면서 즐겁게 식사를 했네.

 

 

 

 

 

 

호호.

 

 

 

 

 

 

이 날은 인근의 아리타 도자기 마을로 구경 가기로!

 

일본어 실력이라고는 회화책 붙들고 더듬더듬하는 정도인데

용케 우레시노에서 시외 버스 타고, 타케오 온천역으로 가서,

아리타로 가는 기차 표를 사고, 제 시간에 무사히 기차를 타고,

심지어 "이 기차가 아리타로 갑니까?" 질문도 괜히 한번 해보고,

돌아올 때도 시간 맞춰 잘 환승하고 왔으니... 이만하면 성공일세.

 

역시나 사람이 거의 없었던 타케오 온천 기차 플랫폼에서 찰칵-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미니 삼각대와 엑투의 타이머 기능 만세!

 

 

 

 

 

 

마치 액자 속의 그림 같은 창 밖 풍경.

유독 푸르른 산들과 일본 시골의 적산가옥들.

 

 

 

 

 

 

어디, 이 낯선 동네를 정처없이 돌아다녀 봅시다.

 

아리타는 그리 큰 동네는 아니지만 걷기에는 또 제법 넓고,

그렇다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편도 아니라서

관광객들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구경다니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뚜벅이로 다니기로! 발길 닿는 대로 가봅시다!

 

 

 

 

 

 

여행이라는 게 사실,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니니까.

평소와는 다른 풍경을 보면서, "떠나있음"을 즐기고,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과 시시덕거리는 게 여행이지 뭐.

 

사진 찍을 때는 몹시나 협조적인 우리 문여사님 ㅋㅋㅋ

 

 

 

 

 

 

본격적으로 도자기 공방 골목이 시작하면서 들떴는데

알고 보니 이건 정말이지 새발의 피에 불과했던 거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자기들의 향연...

게다가 이때가 5월 아리타 도자기 축제 직전이라서

가게마다 매대를 설치하고 제품들 쌓아두는 둥 바빴지.

 

 

 

 

 

 

어딘지 모를 절 앞에서도 신나서 셀카 한번 남겨보고!

 

 

 

 

 

 

호젓한 돌담길에서는 열심히 타이머 설정해서 또 찍고!

 

 

 

 

 

 

물론, 그릇 구경도 엄청 했습니다요...

 

 

 

 

 

 

일본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비싼) 물컵들...

 

 

 

 

 

 

14대째 장인이 운영한다는 도자기 아트샵도 들러보고...

 

 

 

 

 

 

이런 잔망스러운 소품도 "카와이!"를 외치면서 구경해주고...

(사실 이런 소품은 내 취향은 아니지만 구경하는 재미니까~)

 

 

 

 

 

 

알록달록 화려한 그릇들도 정신 없이 구경했지만...

 

 

 

 

 

 

막상 구입한 건 이렇게 담백한 소스 그릇과 종지류...

그런데 암만 봐도 내가 구입한 게 가장 마음에 드는걸!

 

여행을 추억하게 해주면서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실용적이고 손이 잘 가는 물건을 사야 한다,

는 내 신념에 지극히 잘 맞는 기념품을 산 것 같아 :)

 

 

 

 

 

 

중간중간 타이머 셀카는 계속됨미다...

여러 모로 쿵짝이 잘 맞는 모녀임 ㅋㅋㅋ

 

 

 

 

 

 

아리타에 도자기를 전파했다는 조선시대 이삼평 도공,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는 신사에 슬렁슬렁 가봤는데,

 

 

 

 

 

 

거기에서 이런 멋진 사진이 탄생해주었네.

 

오래된 돌 계단,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아리타 풍경,

그리고 어쩌다 보니 블루와 민트로 맞춰입은 옷까지,

 

우리가 이견 없이 이번 여행 베스트샷으로 꼽은 샷 :)

 

 

 

 

 

 

2011년에 출장 와서 먹어본 아리타의 명물 에끼벤,

야끼카레를 잊지 못해서 기필코 다시 먹어보려 했는데,

 

역으로 가는 길에 엄마가 장어 굽는 냄새에 유혹당해서

결과적으로는 야끼카레를 포기해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난 카레를 잊지 못하고 있던지라 처음에 투덜거렸지만

"내가 평생 먹어본 장어 중 이게 제일 맛있어 ㅠㅠ" 라는

엄마의 들뜬 한 마디에 금방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

 

그래,

몇 년 동안 벼르던 야끼카레도 좋지만,

엄마가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이것도 보람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거야말로

내가 이번 여행을 오고 싶었던 이유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대체 불가능한 이유인 거니까.

 

그나저나 우측 사진 속의 엄마는 :

"쏘리. 근데 이거 느므 뫄이쩡." 모드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요나라, 아리타.

언젠가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야끼카레 에끼벤을 먹으리라.

 

 

 

 

 

 

사요나라, 타케오.

타케오 온천도 꽤 유명한데 이번에는 우레시노에 집중할게.

 

타케오가 웅장하고 남성적이라면

우레시노는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이다.

 

그래서인지 2011년 첫 방문 당시에 내 일기를 보면 :

"난 수줍고 여성스러운 우레시노에 더 마음이 간다.

언젠가는 엄마과 같이 여행 와서 온천 실컷 즐기고,

온천 두부 먹고, 아리타 구경 와서 카레 먹어야지."

 

... 라고 쓰여있다. 뭐 저래 구체적이야 ㅋㅋㅋ

저 중에서 카레 빼고는 다 이루어진 셈이다. 후후후.

 

 

 

 

 

 

돌아와서 1층으로 저녁 먹으러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오늘 저녁은 방에서!

 

아마 앞서 다 설명하셨을텐데 내 일본어가 유아 수준이라;

내가 못 알아들은 거였겠지. 어쨌거나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아리타 구경 다녀와서 온천에서 푹 씻고 방에서 쉬던 차라

프라이빗 룸도 좋지만, 편하게 방에서 먹는 게 참 반가웠네.

 

게다가

첫 날에는 해물 스끼야끼에 사가규 소고기 구이가 나왔는데

둘째 날에는 소고기 샤브샤브에 해산물 구이가 나오는 식으로

메뉴도 세심하게 바꿔주는 점도 참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

 

 

 

 

 

 

저녁 먹고 나서는 한적한 우레시노 마을을 산책하다가

숙소 근처의 이자까야 센코쿠에 들러서 맥주 한잔 하기로~

 

 

 

 

 

 

사장님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시네 ( '-')

활활 타는 숯불 앞에서 묵묵히 꼬치를 굽는 저 장인의 자태!

 

 

 

 

 

 

만 이틀을 있었더니 어느덧 내 집 같은 타카사고...

 

 

 

 

 

 

우레시노 한일 교류 협회장이기도 한 타카사고 사장님.

짧게나마 한국어를 할 줄 아셔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마지막 날 아침 식사... 끝까지 음미해줄테다...

 

 

 

 

 

 

고마워요, 우레시노.

정말 최고의 여행지였던 그대.

 

 

 

 

 

 

그리고 3일 동안 나의 언어 중추를 지탱해준-_-*

포켓 사이즈 3시간 여행 일본어~ 뽕을 뽑았네 그려 ㅋ

 

심지어 우레시노IC에서 후쿠오카행 버스 기다리면서

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버스 시간을 앞당기는(!)

시도를 해볼 정도로 간이 커졌었다. 변경은 실패했지만;

 

 

 

 

 

 

공항에 도착해서 남는 시간 동안에 근처 쇼핑몰에 다녀오기로!

국제선 -> 국내선 -> 시내버스 이렇게 재차 갈아타야 하는지라

시간도 비용도 은근 소모되지만 그래도 다녀오길 잘 했다 싶어.

 

 

 

 

 

 

슈퍼에서 식료품을 꼭 사고 싶다던 이 분 때문에 ㅋㅋㅋ

어쨌거나 직원한테 더듬더듬 물어서 된장 구매도 성공!

 

스미마셍, 미소데 도코니 아리마스카-_-?

 

 

 

 

 

 

장을 보다 보니 공항으로 돌아오는 버스 시간이 촉박해서

초밥 도시락과 아사히를 사서 버스 안에서 나눠먹었다. 훗.

 

어쨌거나 저쨌거나 쇼핑 미션(?)을 성공하고 나서

무사 귀환 버스에 앉아서 먹으니 이것 참 꿀맛이더만.

 

초밥은 저렴하고 내용이 실했으며, 캔맥주도 최고였지만,

사실 이 상황에서 뭘 먹은들 맛있지 않았으랴 싶기도 ㅋㅋㅋ

 

 

 

 

 

 

공항에 도착해서 짐 부치고 남은 엔화를 어찌 털까 하다가

생수 한 병에 나마비루 2잔, 그리고 자몽맛 사탕을 샀더니

돈이 17엔, 한화 가치로는 한 150원 가량? 남는 게 아닌가!

딱딱 맞아 떨어지니까 맥주가 괜히 더 맛있는 것 같고 =.=

 

이러고서 30분 후 보딩 시작하면 바로 비행기 타고 자면 돼!

이러면서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보딩이 거의 1시간 지연됨...

 

뭐, 여튼 그건 그거고,

정말 아쉬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충만한 2박 3일이었다.

 

예전부터 엄마한테 꼭 선물해주고 싶던 시간이었는데

결심이 섰을 때 더 미루지 않고 추진한 나를 칭찬해주고픔!

 

 

 

 

여행 플래닝, 숙소 결정, 숙소 개별 후기, 이동 과정 등등

개별적인 정보를 담은 포스팅은 차차 올리는 걸로 합시다 ㅋ

 

(그래도 여행 일기를 미루지 않고 올린 것만 해도 대단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