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주류 클래스 후기로다!!!

 

요즘에는 시간도 없고, 동선도 안 맞는 편이라서 어중간한 클래스나 런칭 행사 등은 아예 신청도 안 하는데, 자그마치 청담동 메종 페르노리카에서! 대표적인 럼 브랜드인 하바나 클럽의!! 그것도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다고 해숴~!!! 내 두 손을 번쩍 들지 않을 수가 없었네. 주류 브랜드 클래스는 자고로 나처럼 즐겨 마시는 사람이 가야지, 그래야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컨텐츠를 남김없이 다 흡수하고, 그 감흥을 덕력과 함께 잘 표출해내지... 라는 취지로 신청해서 그런지, 클래스에는 가뿐히 당ㅋ첨ㅋ

 

주중 오브 주중인 수요일, 그것도 부슬부슬 비 내리는 날이었지만, 그리고 난 늘 그렇듯이 괴나리 봇짐 st. 백팩을 메고 갔지만, 그런 소소한 것들에는 굴하지 않는다. 심지어 남편도 왠일인지 칼퇴해서 (예상치도 못하고) 클래스 시작 직전에 온타임으로 도착! 오예!!! 아예 대리운전 해서 귀가할 요량으로 오늘 잘 놀아봅시다 ( '-')

 

 

 

 

 

 

Ola, Havana.

봄비 내리는 밤, 메종 페르노리카의 테라스를 배경으로~

 

하바나클럽.

서열 2위의 글로벌 주류 유통 기업인 페르노리카 (Pernod Ricard) 의 대표적인 럼(Rum) 브랜드이자, 럼의 성지(?) 쿠바에서 생산된 주류. 아울러, 바카디와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칵테일용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럼이기도 하다.

 

역사가 자그마치 100년 이상 되기도 했고, 60년대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서고 공장들을 국영화했을 때조차 이 하바나 클럽의 생산 및 대외 수출은 중지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함. 정권이고 나발이고 간에, 대미 럼 수출이 벌어다주는 짭짤한 외화는 포기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라고 추측해보는 바 ㅋㅋㅋ

 

그런데도 아직 국내에서는 "럼"이라는 장르 자체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을 뿐더러, "럼=바카디"라는 선입견 때문에 하바나클럽을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도 많은 듯 하다. 사실 뭐, 나도 평소에 럼을 찾아 마시는 편도 아니고, 요즘에는 (정확히는 결혼 후에는...) 칵테일바에도 잘 안 가기 때문에, 이번 클래스에서 꽤 새로운 기분이 들었지.

 

 

 

 

 

 

가장 널리 보급되는 투명한 호박색의 3년산, 그리고 그 외에도 더 농도 있고 아로마도 강한 7년산, 스페셜과 마스터스 셀렉션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내가 그리 섬세한 미식가도 아니어서 다 따로 마시면 차이를 잘 기억 못 하기 십상일텐데, 마스터 클래스에서 제품 설명도 충분히 듣고, 종류별로 한잔씩 테이스팅 하니까 "오, 이런 차이가 있구나"라고 확실히 와닿더라고. 그런 의미에서 7년산이나 마스터스 셀렉션도 집에 한병씩 갖춰두고 싶근영. 오호호호.

 

 

 

 

 

 

오늘 칵테일 클래스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해줄, 3년산과 7년산!

 

 

 

 

 

 

남편이 챙겨들고 온 육덕이(6D) + 팬케익 렌즈.

화각은 아쉽지만 동글동글 참 귀여운 조합이여.

그런데 난 귀찮아서 그냥 쭈욱 엑투(EX2F)로만 찍었다.

 

 

 

 

 

 

지구 반대편 쿠바에서 날아오신 하바나클럽 전문가님!

이름이랑 직함까지 들었는데 그새 또 까먹었네? ㅋㅋㅋ

 

여튼 이 분이 하바나클럽의 유래와 생산과정, 연산별 특징,

등등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PT를 하면서 클래스가 시작!

 

 

 

 

 

 

그래서 - 어떻게 만들죠, 하바나클럽?

 

 

 

 

 

 

스페인어로 "바가조 드 까냐" 즉 사탕수수 당? 시럽? 이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달고 진한 당으로 럼의 기본 재료임.

먹어보니까 - 물론 말도 못 하게 달고, 캬라멜과 유사합디다.

 

복잡한 과정은 다 생략하겠습니다만 ㅋㅋㅋ

이 사탕수수 당을 증류하고 걸러내고 숙성시키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하바나클럽 럼주가 탄 to the 생.

 

 

 

 

 

 

한 눈에 보는 하바나클럽의 기본 제품 라인업!

3년산이나 7년산은 알아보기 쉽지만, 나머지는 뭐지? 싶다.

 

아녜호 에스뻬씨알 (special vintage), 말 그대로 스페셜 에디션.

바가조의 퀄리티가 유독 좋은 해의 생산품이 받을 수 있는 칭호다.

 

셀렉씨옹 드 마에스트로 (maestro's selection), 마스터스 셀렉션.

이건 특정 빈티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하바나클럽의 마스터 블렌더들이

판단 하에 최상급의 빈티지들을 조합해내서 생산해새는 최고급형 사양.

따라서 가격도 뭐, 병당 수십 만원 호가하는 걸로 알고 있음... 중얼중얼...

 

 

 

 

 

 

꺄울, 드디어 시음 시간인가 >.<

이건 스페셜 혹은 7년산, 두 버전 중 하나였던 듯.

처음에 나온 3년산은 일단 마시기부터 해서 사진이 없...

 

 

 

 

 

 

신나버린 나와 내 음주 메이트;

 

럼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건, 아무리 소량이라고 해도 아직은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평소에는 칵테일링을 해서 마실텐데, 오늘은 제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은 후에, 그리고 실시간으로 향에 대한 가이드를 받으면서 맛을 보는 거라서 그 소감이 실로 남달랐다.

 

아, 뒤에 이렇게 진한 오크향이 따라오는구나...

이 에디션은 보다 바닐라와 캬라멜이 강조되었구나...

 

어떤 맛, 어떤 농도가 좋은가는 각자의 취향 문제겠지만 확실한 건 연산이 높아질수록 (아니, 정확하게는 제품의 가격대가 올라갈수록-_-) 향이 깊고 진하고 입체적으로 변한다는 거다. 맛과 향이 그저 탑노트, 미들노트, 라스트노트 이런 식으로 시간 차로 나뉘는 게 아니라, 동시에 다층적인 부케를 형성한달까. 액체를 입 안에 넣은 건데, 그 향과 증기가 입천장과 코를 통해서 호흡기까지 가득 채우는 기분. 이게 바로 애주가들이 독주를 스트레이트로 음미하는 이유인가! (물론, 그래도 난 여전히 토닉워터를 타서 희석해서 마시는 게 더 편하긴 하지만!)

 

 

 

 

 

 

그리하여, 테이블 위에 누적되어 가는 잔들...

그런데 우리가 제일 열심히 시음한 거 알지???

 

 

 

 

 

 

이어지는 순서는, 마스터의 칵테일 클래스임미돠!!!

가장 유명한 모히또를 비롯해서 총 4가지를 만들어보기로!

 

 

 

 

 

 

그런데, 제일 앞줄에서 너무 열심히 호응을 했던 탓인지...

첫 순서인 모히또에서 내가 체험자로 불려나갔슴 ㅋㅋㅋ

 

 

 

 

 

 

옆에서 가이드해주는 대로 열심히 만들어본, 나의 첫 모히또.

 

민트도 좋아하고, 럼 베이스 칵테일도 즐겨 마시는 편이지만

나에게 모히또란 "굳이 내가 먼저 주문하지는 않는 술"이었다.

 

내가!!!

여태까지 헛마셨어!!!!!!!! 응???!

 

내가 지금까지 마셨던 건 제대로 된 모히또가 아니었숴!

 

재료를 그냥 섞는 게 아니라, 민트잎을 갈고 순서대로 믹싱하는 등,

나름 정통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그런지, 이건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그리고 저 민트도 쿠바 현지에서 나는, 민트에 해당하는 식물이라는데

이게 민트보다 더 상쾌하고 뒷맛이 깔끔했던 것도 이 맛에 일조한 듯!

 

그리하여 (평소에 생명체를 키우는 일에 전혀 재능이 없는) 나는

홈 칵테일링을 위해서 민트 화분을 사야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르렀...

마음 같아서는 생 라임도 갖춰뒀다가 갈아 넣고 막 그러고 싶은데-_-*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므로 마트에서 파는 라임즙으로 대체하겠지 ㅋ

 

 

 

 

남편군도 세번째였나, 다이커리 코너에서 칵테일링 체험함 :)

그의 모습은 아래 사진들로 대략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후후후.

 

 

 

 

 

 

 

 

모히또 만들 때는 없었던 셰이킹이 있어서 은근 부러웠... ( '-')

 

 

 

 

 

 

하바나클럽 3년산과 라임, 그리고 슈가시럽만 들어간 맛!

레몬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라임의 향이 정체성을 부여해준다.

 

(난 개인적으로 라임과 민트가 조화된 모히또가 더 좋았지만~)

 

 

 

 

 

 

이건 과연 국내에 파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내 마음에 쏘옥 들었던 칵테일 믹싱용 술, Bitter Truth.

 

어차피 못 외울 것 같으면 일단 사진을 찍어둬야지 -_-)/

 

 

 

 

 

 

이건 다른 여자분이 만드신 7 Naranja... 이른바 세븐 오렌지스.

통오렌지 7개까지는 아니어도 시트러스가 가득한 게 매력적이다.

 

(시트러스도 좋지만, 그래도 난 여전히 모히또에 한 표를 ㅋㅋㅋ)

 

 

 

 

 

 

이건 뭐지... 세븐 라임 앤 진저였나... 이미 가물가물;;;

 

 

 

 

 

 

으허허허허허허허-_-*

이때 즈음에는 둘 다 얼굴이 벌개지고 씐나설랑은 ㅋㅋㅋ

 

 

 

 

하바나클럽이라는 럼 브랜드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고

다양한 에디션을 마셔보고, 직접 칵테일링까지 해보는 등

여러 모로 참 즐거웠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

 

자칫 잘 모르고 마셨더라면 그냥 독하다고 넘겼을 럼인데

그 맛을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주는 걸 들으면서 따라가니

혼자서라면 느껴보지 못했을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라는 점.

 

 

 

 

클래스 참석 선물로 하바나클럽 3년산을 각 1병씩 받았는데

그 2병 중 하나는 이미 최근 지인들과의 식사에서 소진되었고;

나머지 1병으로 조만간 칵테일링을 해서 포스팅 올려봐야지 :)

 

 

 

Encantado, Havana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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