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 차례 방문한 곳인데 딱히 블로그에 올린 적은 없네. 합정에서, 특히 메세나폴리스에서 영화나 공연을 보고 난 후에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거나, 맥주를 겻들이 식사와 함께 2-4인 정도의 모임을 가질 때 종종 여기로 가곤 한다. 유독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고 한적해지는 메세나폴리스에서 그나마 느지막한 시간까지 음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영국식 펍, 더 코벤트 가든 태번 (The Covent Garden Tavern)

 

여기를 처음 소개한 지인은 "기네스 마시기 좋아서"

그 이후로 여기를 애용한 나는 "아늑하고 조용해서"

그리고 영국 덕후 남편은 "영국 생각나고 정겨워서"

 

이렇게 각자 제각각의 이유로 이 곳을 마음에 들어했다.

 

 

 

 

 

 

 

The Covent Garden Tavern

 

더 코벤트 가든 태번

at 합정 메세나폴리스 1층

 

 

 

 

 

 

내부 구조가 이래저래 꼬여 있어서, 이따금씩 가면 길이 은근 헷갈리는 메세나폴리스... 1층에서 식당 골목 같은 데를 찾으면 된다. 꽤 길쭉한 구조로 생겼고 널찍한 계단을 따라서 한 3칸 가량에 걸쳐 있다. 색상이 쨍해서 근처까지만 오면 찾기는 어렵지 않음. (하지만 역시 메세나폴리스의 구조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바;)

 

 

 

 

 

 

가끔은 "Keep calm" 포스터만 붙여놓고 얄팍하게 영국 연출을 티내려는 곳들도 있지만, 여긴 뭐, 이름부터가 "코벤트 가든 태번" 이니까 애시당초 확실하게 브리티시 펍을 표방했음을 인정해줘야겠다.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영쿡!!! 빈티지!!! 를 외치는 인테리어 포인트들이 보인다.

 

 

 

 

 

 

저녁에는 꽤 북적일 것 같은 메인홀.

 

 

 

 

 

 

그러나 비가 올 듯 말 듯한 토요일 오후에 브런치 (오후에 먹었고, 술과 함께 했지만, 브런치는 브런치인 걸로...) 하러 갔더니 이렇게 널럴하다. 하기사, 평소에도 홍대 합정 메인 거리들에 비하면 그리 북적이거나 시끄러운 편은 아니더라. 활기찰 정도로 사람은 있는데, 피곤해질 정도의 소음은 아니랄까. 시끄러운 데에서 잘 전달이 안 되는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까, 와글와글 웅성웅성 소음의 뭉치가 가득한 곳은 딱 질색인지라. (콘서트나 뮤직 페스티벌은 예외. 애당초 컨셉이 뮤직! 환호! 이런 거니까 ㅋㅋㅋ)

 

 

 

 

 

 

메인홀에서 한 칸 아래에 있는 홀로 안내 받았다.

 

 

 

 

 

 

요래요래 메세나폴리스 뒷편이 보이는 창가 자리.

 

 

 

 

 

 

그럼, 놀다가잉~ (네, 언니.)

 

 

 

 

 

 

메뉴판을 펄럭여봅시다.

 

대개는 저녁에 맥주 마시러 올 법한 곳이지만, 오늘은 브런치 먹으러 왔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술을 겻들였지만, 그래도 왠즤 브런치라고 명명해야 할 것 같은 식사였기에 ㅋㅋㅋ 게다가 CGT는 비교적 근래에 브런치 메뉴를 개시했다고 하길래 이를 탐방할 겸 해서 방문함!

 

 

 

 

 

 

식사야 어찌 됐든, 일단 기네스 드래프트 트윈샷으로 시작.

학학, 빨리빨리, 이 날은 아침에 커피도 안 마셔서 더 학학.

 

 

 

 

 

 

기네스를 입 안 가득 머금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을 때 즈음에 나온, 프렌치 토스트 바스켓. (13,900원) 사실 난 베이컨이든 소시지든 돼지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브런치 브레드 중에서도 프렌치 토스트에는 선호도가 떨어지는데, 굳이 이걸 주문한 이유는... 우드 바스켓에 모듬으로 담겨 나오는 이 비주얼 때문에-_-a

 

프렌치 토스트 바스켓, 크로크 마담, 몬테크리스토, 플랫브래드 등의 브런치 메뉴들은 오픈부터 오후 5시까지 주문 가능하고, 그 외의 파스타 피자 치킨 등 안주스러운 디쉬들은 시간대에 관계 없이 주문 가능하다. 기왕 주말 브런치 시간에 맞춰 온 거니까 이 날은 브런치 메뉴 중에서만 골라보기로 했다.

 

 

 

 

 

 

"푸짐한 영국식 브런치" 비주얼이로고. 하나하나의 맛은 그리 별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촉촉 보들한 반숙 달걀 프라이와 얇고 바삭한 감자 튀김이 가장 마음에 드네. 소시지와 베이컨은 안 먹으니까 평가 패스하고, 프렌치 토스트는... 뭐, 프렌치 토스트에서 얼추 기대할 법한 그런 맛입디다. 약간 달달하고 눅눅하고, 뭐 그런. 요약하자면, 맛은 그냥 평타, 푸짐한 비주얼은 만족.

 

 

 

 

 

 

그보다 더 중점을 두었던 시금치 플랫 브레드 (14,500원). 재료를 올려서 오븐에 통째로 구워낸 피자가 아니라, 익힌 씬 브레드 위에 샐러드 류의 토핑을 올린 플랫 브래드다. 일단 재료부터가 취향인 데다가 CGT에서도 이걸 메인 메뉴로 내세우길래 주저 없이 주문했다. 첫 인상은 "수북하구나" 였음 ㅋㅋㅋ

 

 

 

 

 

 

요래요래 시금치와 토마토와 갈아올린 치즈가 수북수북.

도우도 얇고, 맛도 담백 고소하고 다 좋은데, 단 한 가지;

 

 

 

 

 

 

이렇게 쌈 싸먹어야 함 ( '-')

 

안 그래도 얇은 도우 위에서 고정이 안 된 시금치 등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한 조각을 집어들고 이렇게 돌돌 말아서 상추쌈에 고기 싸먹듯이 먹는 게 가장 간편하고 효율적이다. 어설프게 포크랑 나이프 댔다가는 모든 식재료가 분해되는 걸 목격할 수도 있음. 소개팅 등 피차 내외하는 자리라면 주문을 재고해보는 것이 ㅋㅋㅋ

 

 

 

 

 

 

소개팅남이 아니라 남편이랑 같이 와서 다행이야. 음?

 

 

 

 

간단하게 총평을 해보자면 :

 

- 널찍하고 여유로운 홀에서 맥주 마실 수 있음, good.

- 기네스를 비롯한 8여 종의 생맥주 및 샘플러 보유.

- 밤에 술 마시기도 좋지만 공간 넓고 채광이 좋아서

낮 시간에도 매력적인데 브런치 메뉴 개발함, good.

- 브런치는 종류가 한정적이고 뚜렷한 특징은 없지만

원 업종이 레스토랑 아닌 펍이니까 이건 감안할 만함.

- 브런치 메뉴 중에서는 시금치 플랫 브레드에 점수를.

그러나 쌈싸먹어야 하므로 ㅋㅋ 편한 사이에만 주문 ㅋ

 

 

주말 브런치를 위해서 재방문할 의사가 있는가? :

 

- 소극적으로 있다. 특정 메뉴가 먹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주말에 이런 여유로운 공간에서 맛있는 맥주 마시면서

식사를 겻들인다는 개념 정도로는 그럭저럭 괜찮을 듯.

개인적으로는 다음에는 브런치 시간대에 가더라도 (~5pm)

일반 식사 메뉴를 주문할 것 같기도. 치킨이나 피자류로.

 

 

그리고 브런치와 별개로, 이 집은 앞으로도 단골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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