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일상인가, 여행인가.

서울 근교지만 1박했으니 여행인 걸로.

 

2016년 12월 21일,

어언 3번째가 된 결혼기념일.

 

어쩌다 보니(?)

매해 결혼기념일 및 연말을 핑계 삼아서

따스한 나라 휴양지로 여행을 가곤 했는데

(2014년에는 보라카이, 2015년에는 괌으로)

 

작년에는 (그렇다, 해가 바뀌었으니 이미 작년)

그럴 계획이 없어서 국내 호텔 스테이로 대체!

 

시설 좋은 호텔 v. 겨울바다 볼 겸 강원도 리조트

서울 시내의 호텔 v. 경기도 등 인근 지역의 호텔

등등 여러가지 옵션을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다가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

 

이 낙찰되었다.

 

인천 권역이어서 거리가 부담스럽지 않되

인서울이 아니어서 여행 가는 기분도 나고

시설이 깔끔하고 모던하며 운동 사우나 완비

 

주변에는 뭐 별로 볼거리는 없는 게 단점이지만

우리는 어차피 호텔 시설 만끽하는 편이라 괜찮.

 

게다가...!

호텔스닷컴 10회 이용 무료 숙박 쿠폰이 있어서!

단돈 3-4만원의 차액만 지불하고 예약했다는 점!

 

결혼기념일이니까 비용이 더 나와도 상관은 없지만

기한이 많이 남지 않은 숙박권 쓰는 보람도 있잖소!

내가 얼마나 잘 고르고 잘 예약했는지 생색도 내고?!

 

 

 

 

 

 

결혼기념일이라고 해서 일방이 (a.k.a. 남편이)

꼭 꽃이나 선물을 사와야 하는 건 이상하지만

(둘의 공동 기념일인데 왜 남자만 해야 하는가...)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꽃다발은 역시나 기쁘다.

 

꽃은 뭐가 예쁜지 몰라서 당최 고르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사오면 내 마음에 안 들 것 같고

이래저래 꽃선물을 어려워하는 우리집 공돌이군도

연남동 메리제이 플라워는 이제 신뢰도가 생겼능가.

내가 지나가면서 여기 꽃은 다 예쁘다고 했더니-_-a

이제 이 집 꽃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된 듯...

시스템에 데이터 인풋하는 게 이렇게나 중요합니돠!

 

여튼, 덕분에 결혼기념일 주말을 즐겁게 시작했네 :)

 

 

 

 

 

 

이건 네스트 방문 당일에 찍은 게 아니라...

바로 며칠 전에 드라이브 겸 영종도 갔다가

'아, 맞다... 우리 며칠 후에 여기 또 올 예정...'

을 깨달았던 날 ㅎㅎㅎ 선녀바위 해변의 파도;

 

결론 :

겨울바다는 역시 좋다.

을왕리보다는 선녀바위.

조개찜은 가성비 낮은 호갱 메뉴.

 

 

 

 

 

 

네스트,

오랜만이야.

 

흐린 겨울날에 만나는 것도 운치 있네.

 

 

 

 

 

 

체크인 시간 전에 도착해서 어슬렁어슬렁.

네스트의 시그너처, 레스토랑 플라츠의 전면창.

 

 

 

 

 

 

햇살 눈부신 날에는 굉장할 것 같은 전경.

 

 

 

 

 

 

호텔 인테리어는 이렇게 무게감 있는 배색이 좋더라.

 

 

 

 

 

 

이번에 주류를 아무 것도 안 챙겨온 이유 -

로비에서 각종 와인들을 연말 행사가로 판매함!

 

 

 

 

 

 

오, 이거 연말 인테리어 아이디어 소품인데?

물론 그래봤자 집에는 굳이 놓지 않겠지만 ㅋ

 

 

 

 

 

 

시끌시끌하지는 않지만, 연말 분위기는 물씬.

 

 

 

 

 

 

히힛-

 

 

 

 

 

 

우리 방.

 

굳이 디럭스가 아닌 스탠다드 더블룸으로 했다.

어차피 디럭스나 스탠다드나 별반 차이는 없고

방 너비나 침대의 배치 구조 정도만 다른 셈인데

(아, 하나 더, 디럭스 룸 욕실에는 욕조가 있다...)

 

우리는 어차피 방에서는 잠 자고 샴페인 마시고

레스토랑, 피트니스, 사우나 시설을 즐길 거라서.

특히 사우나를 최대한 즐길 생각이었기 때문에

평소와는 달리 방의 욕조를 그닥 중시하지 않았다.

 

 

 

 

 

 

네스트 호텔의 나름 씨뷰.

정확하게는 바다라기보다는 저수지에 가깝다.

 

난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도 나름 좋아하지만

호텔 영업 차원에서 보면 다소 애매한 것도 같다.

 

네스트 호텔, 하면 떠오르는 시그너처 풍경,

이런 요소가 있어서 프리미엄으로 각인되는데.

 

현재는 플라츠 레스토랑 전경으로 더 유명한 듯;

 

 

 

 

 

 

심플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우리 스탠다드룸.

특히나 와인잔이 구비되어 있어서 즐겁군뇽 ㅋ

 

 

 

 

 

 

사우나를 애용하느라 많이 쓰지는 못한 욕실.

 

 

 

 

 

 

공항 근처 호텔이라서 TV에 비행기 스케줄이 뜬다!

이러고서 침대에서 음악 들으면서 뒹굴하는데... 하...

바스락거리는 침구 촉감에 그만 낮잠을 실컷 잤음...

그래, 뭐, 이런 맛에 호텔 스테이 오는 것 아니겄어 :)

 

 

 

 

 

 

시설 좋고, 있을 건 나름 다 있으며, 한적한 피트니스.

한잠 자고 양껏 뛰고 땀 쭉 빼니까 완전 개운합디다.

 

 

 

 

 

 

사우나 역시 북적거리지 않고 청소 상태가 좋고,

샤워용품 및 스킨케어, 드라이기 고데기까지 완비.

정말 맨몸으로 와서 씻고 가기 편해서 만족스럽다.

 

사진에는 없지만, 나름 따끈한 노천탕까지 있음 :)

 

 

 

 

 

 

간만에 둘째날 조식 포함으로 예약을 한지라...

저녁은 인근 다른 데로 나가서 먹을까도 했지만

며칠 전에 영종도로 놀러와서 조개찜을 먹어본 바

'아, 그건 아닌 것 같아 ㅋㅋㅋ' 라는 결론을 냈다...

 

게다가 날 추운 12월에 굳이 회가 땡기지도 않아서

그냥 속 편하게 호텔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하기로 했다.

 

 

 

 

 

 

계단식 구조와 전면창이 특징인 플라츠 레스토랑.

아침의 햇살 들어오는 풍경도 화사하니 좋겠지만

차분하고 나즈막한 밤시간의 모습 또한 매력있네.

 

 

 

 

 

 

The Platz

 

 

 

 

 

 

식전에 어차피 티슈오프하는데 립컬러 왜 바르니 ㅋ

 

 

 

 

 

 

DSLR과 천천히 꾸준히 친해지는 중인 남편군.

 

 

 

 

 

 

그리고 그런 그의 습작 중 하나 ㅎㅎㅎ

 

 

 

 

 

 

메뉴에 꽤 괜찮은 가격대의 디너 코스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코스도, 스테이크 요리도 별로 안 즐겨서

마음에 드는 단품으로 골랐고, 결과적으로 만족했다.

 

 

 

 

 

 

프렌치 어니언 수프와

참치 타다끼가 들어간 샐러드 니스와즈,

쭈꾸미가 올려진 담백한 씬피자로 풀셋.

 

이 중에서 내 베스트는 단연코 씬피자였다.

봐봐, 스테이크 코스보다 이게 훨씬 낫지 :)

 

 

 

 

 

 

내가 음식 사진 찍을 때에 그도 기다려주니까,

그가 음식 사진 찍을 때에 나도 기다려줘야지.

 

 

 

 

 

 

프렌치 어니언 스프, 한 입 잡솨-

 

 

 

 

 

 

언젠가부터,

생활 속에서 피사체를 발굴해내곤 하신다.

 

이렇게 열심히 촬영한 결과물은 아래에 ↓

 

 

 

 

 

 

Merry Christmas -

Happy Anniversary -

 

 

 

 

 

 

호텔 로비에서 미리 구입해둔 스파클링 와인.

아무 준비도 없이 와서 단돈 3만원의 즐거움을!

 

방에 와인잔도 구비되어 있고,

각 층 탕비실에 얼음도 있어서,

미리 시원하게 칠링을 해서 마실 수 있다.

 

 

 

 

 

 

느긋하다.

시원하다.

향긋하다.

행복하다.

 

 

 

 

 

 

그렇게 잘 쉬고 잘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뭐 생각보다는 늦잠을 자서 운동은 생략하고;

우선 조식부터 먹고 사우나를 하든지 합시다;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날은 아니었고

이렇게 차가운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이런 촉촉한 풍경도 마냥 좋더라.

 

쉬는 날에는, 놀러온 날에는,

사실 세상 만사 다 좋은 거...

 

 

 

 

 

 

언제나처럼 평소 취향 드러나는 뷔페 접시...

둘 다 담는 건 커피, 계란 요리, 베이크드빈.

나는 여기에 연어나 채소, 요거트를 더하고,

남편은 소시지나 페스츄리를 꼭 맛보곤 한다.

 

 

 

 

 

 

왠즤 신나버리신 이 분 ㅋㅋㅋㅋㅋㅋㅋ

 

네스트 플라츠의 조식 뷔페는 계단식 구조여서

윗층에 앉는 경우에는 오가기가 번거로운 편이다.

대신 전면창의 풍경을 양껏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아이 동반 가족들은 주로 아래층으로 안내받는 듯.

 

그리고 음식의 종류와 맛은 개인적으로 평점 이상.

'풍경에 비해서 음식은 별 거 없다'는 평들도 있지만

내 기준에서는 필요한 거 다 있고 (커피, 계란 등등)

한식 메뉴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도 마음에 들었고

(어차피 밥을 먹지는 않지만, 계란찜이 맛있어서-_-)

남편 말에 따르면 빵류의 맛도 제법 괜찮았다고 한다.

(호텔에서 직접 굽는 건 아니고 아웃소싱으로 추정함.)

 

그리하여 우리에게는 딱히 메뉴 감점 요소가 없고,

장소가 널찍하고 채광 좋아서 그저 마음에 들었음 :)

 

 

 

 

 

 

체크아웃 후에 여유롭게 호텔 주변 산책길을 둘러보...

려고 했지만 비바람이 몰아쳐서 그냥 포기하고 철수;

 

 

 

 

 

 

이번에는 흐린 날만 잔뜩 보고 가네, 네스트.

하늘 맑은 날에 언젠가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하지만 이런 겨울비 풍경도 사실 그리 싫지 않아.

 

 

 

 

 

 

비를 뚫고, 영종대교를 넘어서, 드라이브 갑시다.

 

 

 

 

 

 

 

어쩐지 여유롭게 겨울 풍경을 바라보면서

책도 보고 따끈한 커피도 한 잔 하고파서...

헤이리 출판단지의 문발리 헌책방 '블루박스'

 

그 많은 책장 사이에서 결국 손길이 간 건,

이미 여러 번 읽은 바 있는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를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상실의 시대를 인생작으로 치는 것도 아닌데

 

오랜만에 만나도 역시나 빠져드는 걸 보니,

괜히 클래식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쯤 되면, 집에도 한 권 구비해둬야 하나 :)

 

 

 

 

 

 

그러고 보니,

결혼기념일과는 딱히 상관이 없는 듯도 보이는

호텔 스테이, 그리고 북카페 데이트였던 것 같네.

 

원래, 기념일은 놀기 위한 핑계일 뿐인 것을 ㅎㅎㅎ

 

 

 

 

 

 

 

  

 

 

 

 

그러고 보니, 남편을 만난 이후로 매년 내 생일은 호텔 스테이로 보내고 있네. 3년 연속이니 나름 패턴이 되어가고 있는 듯. 사실 꼭 호텔 스테이를 고집하는 것도 아니고, 생일에 기대치가 큰 편도 아니지만, 이렇게 호텔 스테이로 정착하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 생일은 한여름, 그것도 7월 중순 성수기 + 생일이니까 후줄근하게 입기는 싫다, 여유가 된다면 미용실도 다녀오고 싶다, 하지만 덥고 습하고 피곤한 건 싫다, 고로 에어컨 있는 실내가 짱이다 + 게다가 결혼 후에는 한 집에 같이 살기 때문에 숙박을 밖에서 해야만 뭔가 본격(?) 노는 기분이 난다 + 높은 층에서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걸 매우 좋아라 한다 + 그리고 올해에는 콘래드 연 멤버십에 가입했기 때문에 기한 다 되기 전에 혜택을 최대한 쓰려고 한다... 는 매우 복합적인 이유로 ㅋㅋㅋ

 

사실, 난 내 생일이 여름 성수기가 아니라 봄이나 가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추운 한겨울이 아닌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생일"에 대한 우리의 기조는, 뭐든 당사자가 원하는 걸 하자, 라는 것. 그런데 내가 남편에게 "같이 하자고 권하고 싶은 것"들은 죄다 여름 성수기보다는 봄 가을에 더 적합한 것 같단 말이야. 예를 들어서, 강원도 고성에 찜해둔 글램핑이라든지.

 

하지만, 여름에는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합시다. 작년과 올해 다녀온 콘래드의 경우에는 도심 호텔이어서 야외 수영장이 없고 실내 레인 수영장만 있지만 내년에는 호텔이든 펜션이든 내 마음에 쏘옥 드는 야외 수영장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

 

그러고 보니 확실한 것은, "물건으로 받는 생일 선물"의 의미는 확실히 줄었다는 거다. 언젠가부터 "물건"보다 "경험" 특히 "휴식의 경험"이 훨씬 더 좋단 말이야. 말은 이렇게 해도, 남편군이 이번에 생일 선물로 캐논 G7X를 줬을 때는 펄쩍 뛸 듯이 기뻤지만... ( '-')

 

 

 

 

 

 

몽골 출장 다녀온지 얼마 안 돼서 또 콘래드로 출동한 보라돌이 캐리어. 무게도 가볍고, 내부 공간도 효율적이고, 색상 덕분에 짐 찾을 때도 눈에 잘 띄는 등, 장점이 많아서 단기 출장 갈 때면 늘상 꺼내들곤 한다. 덕분에 들여온지 3년 밖에 안 됐는데 이미 상태가 너덜너덜해짐. 그때그때 떼지 않은 수화물 스티커들도 덕지덕지. 뭐, 이런 게 다 캐리어로서는 활동의 훈장 아니겄어 ㅋㅋㅋ 이번 콘래드 스테이도 너와 함께 한다! 여기에 모에샹동 한 병을 모시고! 내 생일에 마실 거라고 그간 아껴두었지. 후후후.

 

 

 

 

 

 

이번에는 33층이다. 라운지 이용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인지라 거의 매번 이그제큐티브 패키지를 예약하는데, 덕분에 이렇게 고층 방을 배정받곤 한다. 탑층이 37층이니까 이만하면 거의 꼭대기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콘래드의 룸은 이렇게 단정하고 business-friendly 하게 생겼는데 제대로 내 취향이야. 동남아 휴양지에서라면 이국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서울 도심에서의 스테이라면 이렇게 묵직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좋다. (화려하고 발랄한 W 호텔보다도, 삼성동 도심의 파크 하얏트를 더 좋아하는, 그런 이치.)

 

 

 

 

 

 

바로 앞에서는 수년째 짓다 만 상태로 있는 여의도 Parc 공사 현장이 있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 넓은 화각의 한강과 하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나에게는 매력적이다. 수영장도 가야 하고, 피트니스 시설도 쓰고 싶고, IFC몰도 다녀오고 싶지만, 방이 이렇게 좋은데 이걸 만끽하지 않고 나갈 수야 없지.

 

 

 

 

 

 

그러니까 차 한 잔 부탁해요 :)

 

 

 

 

 

 

올해 초, 구정 연휴에는 집에서 TWG 티백을 챙겨갔는데 이번에는 그냥 룸에 있던 티백 중에서 적당히 골라서 마셔보자. 카모마일은 너무 맑고 깔끔해서 되려 취향이 아니지만-_- 그래도 이렇게 마시다 보면 기분도 따스하고 차분해지는 게 좋아.

 

 

 

 

 

 

어차피 사람은 역광으로 나오는 각이라서 일부러 사진을 더 어둡게 보정해서 거의 실루엣샷으로 만들었다. 표정이 다 보이는 건 아닌데 보이는 것만 같은 이런 사진도 난 꽤 좋아한다. 약간은 상상을 하게 만들면서 당시의 기분을 온전하게 남겨주는 것 같아서.

 

 

 

 

 

 

방에서 나서려고 하는데 문득 노크 소리가 들린다. 룸서비스입니다. 음? 뭔가를 시킨 적이 없는데? 알고 보니 웰컴 초콜릿이란다. 평소에는 초콜릿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지만, 역시 이렇게 예상치 못한 시점에 선물처럼 받는 건 반갑구나. 더도 말고 딱 4구, 이 정도가 좋아. 고마워요 콘래드.

 

 

 

 

 

 

별다른 계획 없이 느긋하게 갔지만, 꼭 하고 싶은 게 하나가 있다면 그건 바로 호텔 수영장 이용! 구정 연휴 때는 수영복을 안 챙겨온 데다가 아침에 그냥 늦잠 자서 수영은 물 건너 갔지만, 이번에는 체크인 후 오후 시간을 수영장에서 보내리라고 정하고 갔지. 앞서 말했듯이 콘래드의 수영장은 야외가 아니라 이렇게 레인이 있는 실내 수영장이지만, 호텔 수영장이니만큼 시설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고 인원 제한도 어느 정도 있어서 여유롭게 수영하기에는 참 좋다. 열심히 놀러다닌 작년 여름과는 달리, 올해 여름에는 아직 물에 못 들어가서 이렇게 실내 수영장에라도 몸을 담그고 싶었음 ㅠㅠ

 

"실내"라는 걸 감안한다면 수영장 자체는 꽤 괜찮았다. 숙박 인원이 많을 때에는 입장 예약을 받아서 인원 제한을 하는데, 우리는 일월 숙박으로 가서 그런지 별도 예약 필요 없이 수시로 갈 수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레인이 길어서 왕복으로 수영하기에는 되려 더 좋더라.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선베드는 5-6개 정도 있고 그 외에도 체어와 벤치 등이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선루프를 통해서 여의도 증권가 도심을 보면서 수영하는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가 있고!

 

내년 생일은 야외 수영장에서 보내야지 :)

 

 

 

 

 

 

수영 및 샤워 후에 저녁 식사는 37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안 그래도 아점으로 요거트 하나만 먹고 왔던지라, 저녁 먹으러 갈 때 즈음에는 엄청 배가 고픈 상태였다! 맥주와 와인를 비롯한 기본 주류가 무제한 제공, 그리고 이에 어울리는 간단한 핑거 푸드가 뷔페식으로 있는데, 이게 내 취향에는 딱이다. 어차피 기름진 음식 많은 뷔페에 딱히 매력을 못 느끼고 (가더라도 대개는 생선회와 치즈 위주로 먹는 듯;) 그보다는 술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 게 훨씬 중요해!

 

지난번에는 와인도 마시고 싶은데, 보드카 칵테일에도 욕심이 나서 이것저것 다 손 대다가 결국 나중에 꽤나 숙취가 왔는데-_-; 이번에는 경험에 기반하여 현명하게 와인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것도 술기운 좀 오른다 싶을 때 더 달리지 말고 슬슬 마무리하는 걸로 ㅋㅋㅋ 3-4종은 마셨는데 그래봤자 레드와 화이트, 각각 가장 드라이한 거 하나씩만 골라서 선택과 집중하는 게 더 나은 듯. 스위트한 건... 술맛이 안 나... 결국 난 까베르네 쇼비뇽과 함께 치즈만 주구장창 소비했다고 한다 ( '-')

 

 

 

 

 

 

술기운 깨기 위해서 IFC 몰을 산책하고 방에 돌아와서 씻고 한참 쉬다가... 오늘 밤의 메인 이벤트인 모에샹동을 세팅합니다! 방이 좋을 때에는 괜히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서 모든 걸 즐기는 것도 좋지. 식탁에 의자에 소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은데 늘 야경을 즐기고 싶어서 이렇게 창가 바닥 카페트에 앉아서 놀곤 한다. 이런 멋진 배경에, 편하게 마실 수 있고 금방 배불러지지 않는 술과 블루투스 스피커만 있으면 충분하다. 5월에 송도 나들이 갈 때에는 페리에쥬에 샴페인을 챙겨갔는데, 이번에는 아껴둔 모에샹동으로. 그 2가지를 동시에 비교 시음한다면 어떨지 모르지만, 이렇게 시간 간격을 두고 마셔본 결과, 나에게는 큰 편차가 없더라. 솔직히 마실 당시의 느낌으로는 페리에쥬에의 보드라운 담백함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기도-_-? 그래도 모에샹동은 아무 때나 따지는 못할 것 같아서 생일을 위해서 아껴뒀던 건데 이렇게 기분을 내주니 보람 있다는 생각은 드네.

 

 

 

 

 

 

33층에서 여의도와 한강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홀짝홀짝-

 

 

 

 

 

 

마침 서울이 태풍 찬홈의 영향권에 든다고 하길래, 기왕이면 비바람이 양껏 불어서 창문을 후두둑 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렇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방수 처리가 잘 된 콘래드 창문의 소재 특성상, 어지간해서는 이보다 더 비가 맺힐 수는 없을 것 같고, 이만하면 꽤 싱그럽고 촉촉한 아침이 아닌가. 게다가 남들 다 출근하는, 비 내리는 월요일을, 이렇게 여유로운 휴무의 기분으로 맞을 수 있다니! 크흑, 행복하더라..........

 

 

 

 

 

 

그래서 먼저 일어나서 네스프레소 커피를 한 잔 내려서 또 창가에 찰싹 붙어서 노닥거렸다. 남편은 콘래드 침대의 바스락거리는 침구를 벗어나지 못해서 계속 누워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고 있던 중 :)

 

 

 

 

 

 

그런 그를 살살 꼬드겨서 37층 라운지로 간단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에, 조식은 37층 라운지에서 간단하고 조용하게 먹어도 되고, 라운지 뷔페의 간략함이 아쉬운 경우에는 2층 제스트 뷔페로 가도 된다. 우리는 아침 거나하게 먹는 게 별로라서 당연히 라운지로! 사실, 방에도 커피 머신이 있어서 조식은 패스해도 됐는데 라운지 조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서 굳이 들러봤지. 난 곡물빵에 머스터드와 치즈 얹어서 샌드위치, 여기에 커피와 요거트. 남편은 씨리얼과 페이스츄리를 더해서. (저 미니잼은 귀여워서... 또 챙겨오고 말았다. 아항항항.)

 

 

 

 

 

 

조식 후에는 또 수영장 가서 한참 참방대다가 12시 맞춰서 체크아웃. 그대로 차를 콘래드에 주차해두고 샛강역까지 걸어가서 스시슌 오마카세로 생일 오찬을 했다. 내가 미리부터 여기 가고 싶다고 딱 지정해줘서 남편군은 별 고민 안 해도 됐을 듯! 스시다이들을 비교 분석할만큼의 식견은 없지만, 확실한 건 스시슌은 모든 초밥들이 맛있다는 거다. 게다가 스시바 치고는 가격대비 효율도 뛰어난 편. 다만, 너무 노후된 상가 건물에 위치해 있어서... 낡은 건 괜찮은데 여름에는 1층에서 화장실 냄새가 나는 게 느므 결정적인 흠이란 말이야. 흑흑. 여튼, 한입 한입 깊게 음미한, 훌륭한 점심식사였쏘!

 

 

 

 

 

 

여의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해준 건, 현재 상영 중인 디즈니의 Inside Out. 원래 계획에 없던 건데, 어차피 점심 식사 후에 정해진 일정도 없고, 날씨 더운데 굳이 야외로 갈 것도 아니며, 어차피 밤까지 콘래드 주차가 무료니까... IFC에 있는 CGV에서 영화를 보기로 급 결정! 둘 다 딱 이거다 싶은 게 아니라면 영화를 찾아 보는 편은 아닌데, 다행히도 인사이드 아웃이 있어서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결론은 : 매드맥스보다 백배 천배 낫다. 그러고 보니 만화영화는 현재까지 승률 100%. 영화가 땡기는 게 없는데 영화관에 가고 싶다면 앞으로는 그냥 만화를 보자 ㅋㅋㅋ

 

 

 

 

150712-13

 

생일은 핑계일 뿐, 그냥 놀았지만

여튼 이렇게 즐겁게 보냈습니다 :)

 

Most photos by Canon G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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