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524

강남역 일마레 할인 쿠폰 쓰려고
평일 칼퇴 후에 부지런히 달려갔건만
엄청난 대기줄에 식겁하고 조용히 후퇴.

그리하여 파스타 대신에, 콩나물.
콩나물에 불고기.




내가 간 건 강남역 7번 출구,
빠리바게트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는
콩불, 강남 씨티점이란다.




어서 옵서예.




콩 불
콩나물에 불고기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매장을 보고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가네.




철판에 볶아먹는 콩나물에 불고기
오천원의 행복한 만찬


음식 자체에 대한 평가는 아래에서 하겠지만
일단 내 생각에는 - 컨셉이 좋다.

부담없이 자주 먹을 수 있는 메뉴인 데다가
"콩나물에 불고기" 네이밍도 기억에 남고
"5천원" 컨셉으로 소비자를 끄는 점 또한.
(물론 먹다 보면 1인당 5천원은 넘지만.)

체인점이라서 영업의 부담도 없고,
소비자도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 그런데 난 왜 이런 걸 분석하고 있지?




매장 내부는 뭐 이래.
너무 시끄럽지 않으면서 적당히 편한 분위기.




메밀 히말라야?
메밀을 좋아해서 저것도 약간 궁금했지만
처음 오는 집에서는 메인 메뉴부터 먹어봐야지!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은 콩불을,
쫄깃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오삼콩불을,
이라고 분명 써있는데 이걸 너무 늦게 본 거지.

"콩불"이 기본 메뉴명이니까 덜 매운 맛이고
"오삼콩불"은 왠지 더 매울 거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콩불을 시키고 나서야 보이는 이 안내판.

왜? 대개는 오삼불고기가 매운 거잖아.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와
먹으면 땀이 솟구치는 너.
힘내서 먹기를.




콩불 5,000원
오삼콩불 7,000원






... 많이 매울까?




일단 - 콩불의 때깔.
콩나물에 대패 삼겹살, 채소, 그리고 매운 양념.




콩나물은 매우매우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만큼 - 고기는 적은 편.
콩나물에 "불고기"를 기대하고 간 이들은
아마 거진 다 필연적으로 고기 사리 추가할 듯.

이래서 5천원의 만찬이라는 게 허구라는 거다. 





그래서 결국 고기 사리 추가...




내친 김에 우동 사리도 추가...




단추 스프 이야기가 생각나네.
어쨌거나 1인당 5천원은 정말 default 가격이고
절대로 최종 가격은 그보다는 높게 나온다.

결국 나중에 보면 1인당 거의 1만원까지도 나오는데
"5천원의 행복한 만찬" 캐치 프레이즈 때문인지
어쩐지 저렴한 것 같다는 인상을 남기게 된다.
하여간 마케팅이란 속고 속이는 게임이라니까.




철판 요리의 꽃은 역시 밥 볶아먹기 아니겠는가.
사실 기본 2인분에 사리 2개까지 추가하면
밥 볶을 때 즈음에는 이미 배가 꽤나 부르다.




... 배부르다며...



맛은 특별한 건 아니고 친숙하고 소박하다.
오오, 엄청 맛있어! 이런 건 물론 아니지만
"한끼 식사"로 푸짐하고 무난해서 부담없음.
근처에 있으면 언제든지 식사 때 발걸음할 듯.

5천원의 만찬이라는 건 약간의 눈속임인 데다가
default 메뉴에는 고기 양이 적은 게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쓸만한 "밥집" 체인이지.

다만,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는 다음에 가면
기본 콩불 말고 오삼콩불을 주문하고
고기보다는 우동이랑 치즈 사리를 추가 예정!



뭔가 지지고 볶아 먹고 싶은 날에는 한번 잡솨봐.
콩나물에 불고기. 











  



110410

학회 여자 후배들과 간만에 모였던 날.
이번 장소는 내가 잡은 건 아니지만
나도 예전에 두어 번 가보고 인상 좋았던
강남역 마노 디 셰프.

사실 처음 갔을 때의 기억은 그닥 좋지 않았다.
트릴로지 브랜드 런칭 행사 때문에 갔는데
그 날 진행에 대해서는 혹평을 날린 바 있음.
(트릴로지 관계자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당시 포스팅 :
http://jamong.tistory.com/714



그런데 그 이후에 몇 번 찾았을 때에는
음식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좋더라고.
강남역에서 조용하게 식사할 곳 찾는
지인에게도 추천했다가 호평 받은 곳.



http://www.manodichef.co.kr/




위치는 찾기 쉽다.
강남역 1번 출구에서 몇 십 미터만 걸어가면 됨.
게다가 북적거리는 6-7번 출구 쪽에서 벗어나서
한층 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또한 장점.

삼성동과 명동에서 매장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찾은 역삼동 매장이 본점이다.






어서 오세요.

MANO DI CHEF
"주방장의 손" 이라는 뜻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홈메이드 이탈리안 푸드-
가 모토이며 독특한 메뉴 개발을 많이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컬러 푸드 프로젝트라고 해서
특정 컬러의 재료로 만든 메뉴들을
셰프 스페셜 프로모션으로 판매하는 등,
흥미로운 매장 이벤트도 종종 있는 듯.






예상 참석 인원이 꽤 여러 명이라서
이렇게 입구 쪽의 세미룸을 예약했다.
바깥 홀 좌석도 꽤 널찍하고 조용한 편.



사람이 여럿이라 다양한 메뉴를 시켜볼 수 있었다.
희한한 게 작년 초 트릴로지 런칭 행사 때에는
컨텐츠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음식도 별로였는데
그 색안경을 벗고 보니까 음식 맛은 꽤 좋더라.
특히 이 날은 다들 즐겁게 수다 떨고 놀아서인지
음식도, 와인도, 빠짐없이 죄다 맛있었다는 후문.




주빠 디 마레 로쏘
15,600원


토마토 소스에 끓인 홍합 스튜 요리.
전채 요리로 딱 적절한 맛과 향.

게다가 홍합 요리는 시각적으로 푸짐해서
서빙되어 나올 때 "우와-" 하는 만족감도 있다.
... 실제 양을 생각하면 응? 싶어지지만...




시저 샐러드 위드 그릴드 치킨
13,800원


입이 많아서 샐러드도 양 많은 치킨 샐러드.
나름 Chef's Special Menu 라고 하네.
다음에 가면 머쉬룸 or 씨푸드 샐러드에 도전!




더블 에스 라이스
15,600원


새우와 관자, 채소가 들어간 담백한 리조또.
이것도 무난하고 깔끔하니 맛났는데
난 흑임자 & 전복 리조또가 그렇게 궁금해.
조만간 그 메뉴 맛 보러라도 한번 가봐야지.




피칸테 페퍼로치니 피자
14,800원


... 이 날 시킨 메뉴 중에서 유일하게 실패한 거.
동서양의 만남이라나? 청량고추와 돼지고기 피자다.
특색 있어 보여서 주문했는데 한 입 먹어보고 후회함.

담백한 화덕 피자 도우와 매콤한 고추의 맛이
전혀 어우러지지 않고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더라.

솁, 이런 걸로 창의력 발휘하지 마세요.

그러고 보니 마노 디 셰프의 대표 메뉴가 아마도
크랜베리 피자라던 것 같은데 그 역시 퓨전 스타일.
블랙 피자 도우에 크랜베리랑 루꼴라를 올리는데
그렇게 단 맛 나는 피자, 내 입에는 안 맞더라고.




고르곤졸라 피자
15,600원


반면에 매우 인기 좋았던 고르곤졸라.
작년에 먹었을 때에는 치즈가 과해서 짰는데
이번에는 딱 좋은 맛이었다. 신기해라.

메뉴 자체가 좀 진화했든지,
아니면 작년에는 같이 먹은 메뉴들이
죄다 짜고 달고 느끼해서 그랬던 건지.

암튼 간에 모두의 호평을 받은 고르곤졸라!




토마토 시푸드 파스타
15,600원


초밥의 맛을 알기 위해선 계란초밥을 먹어봐야 하고
칵테일의 맛을 알기 위해선 진앤토닉을 마셔봐야 하고
파스타의 맛을 알기 위해선 토마토 파스타를 먹어봐야지.

특별히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그런 이유 때문에
여럿이서 가면 하나쯤은 시키게 되는 토마토 파스타.

맛은 과연 무난하다.
개인적으로는 로제 파스타를 좋아하는지라
다음번에 가면 꼭 꽃게 파스타를 먹어봐야지.
꽃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로제 파스타 :)




크랩 앤 쉬림프 파스타
16,900원


토마토 소스 하나 있으니 크림 소스도 하나.
이를테면 중국집의 짜장면 짬뽕 세트 같은 거지.
(그렇다면 로제 파스타는 짬짜면 정도 되나?)




여자 여럿이서 수다의 시너지를 받아서
먹어대는 양은 늘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까지 얼추 다 먹고 나서야 겨우
와인에 집중해줄 수 있었더랬지.




그렇게 오래오래 수다 떨고 있는데
서비스로 주신 아기자기한 와인 안주.

공짜라서 좋구나- 하고 낼름 받아 먹었는데
알고 보니까 이게 매니저의 똑똑한 상술이었다.
잠시 와인 마시는 속도도 느려지고 있던 참이었는데
결국은 이에 탄력 받아서 와인도, 안주도 추가 주문;

매니저님, 장사 좀 하십디다.





처음에 마신 레드 2병은 사진이 없네.
사실 난 세미 드라이한 맛을 좋아하지만
여러 입맛 맞추다 보니 점점 달아지는 와인.


옐로우 테일 모스카토
38,000원

바톤 & 게스티에 로제
50,000원





건배할 때도 참 이쁜 로제로제로제-

찰랑대는 로제의 물결 속에 보이는 저 물컵은
놀랍게도 "1년 넘게 금주 중인" 노모양의 것.
세상 사람들 다 술 끊어도 너만은 그럴 줄 몰랐다.




그릴드 믹스드 머쉬룸
15,800원


매니저의 상술에 넘어가서 주문한 와인 안주.
스위트한 스파클링과 로제 와인에 웬 버섯? 싶어도
이게 삼삼하게 입에 감기는 맛이 있고 양도 많아서
와인 안주로 한 입씩 집어먹기에 제법 괜찮더라고.
우리는 밥 반찬 먹듯이 퍽퍽 퍼먹긴 했지만...




기분 좋은 수다와 함께 잘 먹고 갑니다.



강남역 바로 옆이어서 교통도 편하고 찾기도 쉬운데
시끄러운 메인 거리에서는 벗어나서 조용하고,
매장도 널찍하고 쾌적하며, 서비스도 만족스럽고,
무엇보다도 음식들도 다 맛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이래저래 무난하게 많이 추천하는 강남역 맛집 -

이탈리안 와인 비스트로, 마노 디 셰프.



(매장 내 조명도 차분하게 톤다운되어 있어서
강남역 소개팅 장소로도 괜찮다는 귓속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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