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개에 앞서, 일단 위치 안내부터 투척!
신논현역에 바로 옆이어서 찾기도 쉽고 가기도 쉽다.
아시안 다이닝 땅 (TANG)
02-554-0707
강남구 역삼동 601-1

이름이 "땅" 외자여서 검색하면 자꾸 부동산 관련글이 뜬다;
어쨌든 강남역 메인 거리에서는 살폿 벗어난 듯 하긴 해도
신논현역 바로 옆이어서 엑세스도 좋고, 나름 유명세도 있음.

TANG / 땅
"선물하다" 라는 뜻이래.
어느 나라 말인지 명시는 안 했지만 아마도 베트남어?
그런데 여기 음식은 사실 정통 베트남식이라기보다는
모던 내지 퓨전 아시안 다이닝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평일 늦은 점심에 갔더니 조용하고 여유로운 게 좋네.
쌀국수도, 볶음밥도, 점심에 한 그릇으로 먹기 좋아서
평소 점심 시간에는 인근 직장인들로 붐빌 것 같아.
이 날 알바 청년이 말귀를 좀 못 알아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무던하고 친절한 편.

흔한 P 쌀국수 v. 찐한 땅 쌀국수
그냥 대놓고 포호아, 라고 말하지 그랬숴요 ㅋㅋㅋ
사실 포호아를 비롯한 대중적 체인들을 디스하는 건데
난 포호아류의 쌀국수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터라 빵 터짐.
그래, 땅 쌀국수, 너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보자.
100% 쌀면에 진한 육수에 국내산 쇠고기를 이용하여
하노이 전통 스타일 쌀국수를 구현했다, 이거지? ㅋ
뭐, 꼭 "정통의 맛" 그대로일 필요는 없지만
난 쌀국수에 대해서라면 눈높이가 좀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캄보디아에 장기 체류를 해봤던 데다가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국가들을 거진 다 가봐서
동남아 본토의 쌀국수를 많이 먹어봐서 그런 걸지도.
물론! 본토식 그대로! 향신료 다 넣은 건 나도 버거워;
하지만 그렇다고 대중의 입맛 맞춘다고 이것저것 다 빼면
결국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게 돼서 영 눈에 안 차더라고.

주력 메뉴들은 대락 이렇다.
찐한 땅 쌀국수 11,000원
매콤한 땅 쌀국수 11,500원
비빔 땅 쌀국수 9,500원
초록 새우 볶음밥 11,000원
분차 14,000원

그리고, 나처럼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픈 이를 위한 세트메뉴.

가장 기본 메뉴를 체험하고 싶었기에 세트 1으로 초이스!

특히 -
쌀국수도 쌀국수지만, 땅의 트레이드 마크인 분차가 궁금해서...
이름이 "분차"라서 뭔 음료인가 싶지만 사실 월남식 고기쌈 요리!

마음은 칭따오나 아사히를 주문하고 싶지만...
먹고 곧 마사지 받으러 가는 일정이라 조용히 참았다.
대신에 엄마나 나나 탄산음료를 안 좋아하기 때문에
시나몬 하노이 커피를 추가해서 식사와 함께 마셨음.

주문은 완료했고, 이제 즐겁게 식사를 기다리겠소!

주말 출근은 싫지만,
평일 휴무는 반가운,
조삼모사적 마인드.

시나몬 하노이 커피
난 커피도 식사랑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먼저 달라고 주문했는데 이런 커피인 걸 간과했네;
달달한 믹스 커피 st.에 시나몬 스틱이 통째로 첨벙!
단 맛 안 좋아하지만 그냥 하노이 스타일이려니~
쉬는 날에는 미각마저 좀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바로 이것이 분차!



이렇게 소면을 새콤한 소스에 푹 담궈서 적신 후에
채소와 고기를 얹어서 먹는, 이를테면 쌈요리 같은 것.
고기의 양념이 지나치게 달거나 짜지 않은 데다가
시원 새콤한 면과 함께 먹으니까 그 조화가 괜찮더라.
나름 처음 먹어보는 거라서 직원한테 안내를 받아가며
요렇게, 요렇게, 쌓아 올려 한입씩 먹어보는 재미도 쏠쏠.
엄마도 나도 제법 마음에 들어서 헤실거리면서 잘 먹었네.

그리고 분차 후에 나온, 나름 메인 요리들.

니가 바로 찐한 땅 쌀국수더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고기 국물이 상당히 진해서 입맛 탈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향신료가 강하지 않아서 별 거부감이 없을 듯.
무엇보다도 "진하되 짜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
그리고 다소 넙적한 저 쌀국수면 역시 탱글탱글 찰져서 좋아.
우리 둘 다 동남아 본토 쌀국수 제법 먹어본 여자들인데도
이 집 제법 잘 만든다며 신나서 후루룩 후루룩 다 먹어치움.
아, 물론 이게 과연 정통 베트남 하노이 식인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정통이네 아니네는 중요하지 않음.
게다가 소위 정통이 과연 무엇인지, 그 자체가 애매한 거 아닌가.
그보다 중요한 건 -
프랜차이즈 간판 달고 주어진 레시피로 만들어낸 게 아니라,
주인장이 진짜 쌀국수의 맛에 대해서 고민하고 만들었고,
그 맛에 깊이와 특색이 있으며, 무엇보다 내 입맛에 맞았다는 것.

요 알록달록한 것은 시금치로 색깔을 낸 초록 새우 볶음밥.
사실 분차나 쌀국수의 경우에는 나름 대표 메뉴인 것 같은데
이건 색이 좀 특이하다 뿐 "끼워넣기식" 아닐까 싶기도 했다.

흠, 그런데 의외의 내공이 있네, 이 볶음밥.
단순하고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 잘 만들어!
밥 자체에도 괜한 조미료 안 써서 맛이 담백 깔끔하고
새우나 계란, 채소도 잘 어우러지는 게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분차-쌀국수-볶음밥, 이 트리오가 조화롭기도 하고.
어느 봄날의 평화로운 평일 늦은 점심,
즐거운 기분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다음에는 비빔 쌀국수나 샐러드도 먹어봐야지.
하여간, 쌀국수 기똥차게 잘 만드는 집으로 추천하련다.
개인마다 입맛은 다른 법이지만, 적어도 이건 확실하다.
대부분의 베트남 쌀국수 체인들과는 차별화되는 맛입디다.
진하고 깊으면서도, 향신료가 강하지 않아서 난 마음에 들어.
고만고만한 맛에 질렸다면 여기 한번 시도해봐도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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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1동 |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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