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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09 [여행일기] 괌에서의 먹거리 이모저모 11

 

 

 

 

계속되는, 테마별 괌 여행일기... 이번에는 먹거리 편이다. 사실 큰 부담 없이 작성할 수 있는 것이, 난 괌 음식에 아무런 기대가 없었어 ㅋㅋㅋ 원래 고기, 바베큐, 스테이크, 햄버거 류의 미쿡식 식단에 별 흥미가 없고, 휴양지 여행 가서는 맛집 찾아다니기보다 여유롭게 늦잠자고 수영하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니다가 내키는 대로 들어간다, 는 식이어서. 게다가 이번에는 출발 직전까지 미친듯이 일하고 반쯤 체한 상태로 떠났기 때문에 '음식 욕심은 내지 않겠다'는 기조가 분명했다.

 

 

 

 

 

 

티웨이 항공 기내식. 그나마 식사 안 주는 줄 알고 샌드위치 하나 테이크아웃 해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삼각김밥까지 줘서 소소하게 만족했네. 기내식이 주는 특별한 기분 탓인지, 삼각김밥도 괜히 더 맛나대. 난 사실 참치마요보다는 전주비빔파지만 뭐 아무렴 어때. 역시 행복의 비결은 낮은 기대치~ 컵라면이나 맥주 등은 유료 메뉴인데 신나서 4천원인가 주고 하이네켄 한 캔 시켜서 여행의 축배를 들었다 ㅋㅋㅋ

 

생각해보니까 티웨이 괌 취항 특가 티켓을 획득한 거라서 1인당 괌 왕복 비행기 값이 20만원도 안 되었으니... 삼각김밥을 주든, 식사를 아예 안 주든, 별 불만은 없었을 것 같긴 하다. 이 가격이라면 뭐든지 감사하는 마음이 샘솟겠지 ㅋ

 

 

 

 

 

 

리프 호텔에 체크인해서, 수영을 할지 거리 구경을 할지는 고민했지만, 그 전에 웰컴 드링크부터 즐겨야겠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우리가 머무는 내내 많은 시간을 보냈던 풀사이드 바에서 칵테일부터 일잔씩 들이키면서 '모든 일을 다 내려놓고 괌에 도착했음'을 만끽했음. 저녁식사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채식 두부 버거를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는데도, 엄청난 양에 놀라서 감자튀김은 결국 포장해왔다. 그와 동시에 '괌에 머무는 내내 음식 주문 체제는 2인 1메뉴로 가자'고 합의했음;

 

 

 

 

 

 

거리 구경을 하다가 ABC 스토어에서 집어온 괌비어. 참고로 망고맛 비어 저거 맛 없다 ㅋㅋㅋ 내가 맥주에서 원하는 맛은 이런 게 아니야 ㅋ 그저 괌에 도착했으니까 예의상(?) 괌 맥주는 한번 마셔주자, 는 취지였을 뿐. 그런 예의는 첫 날에 차린 걸로 충분했고, 그 다음 날부터는 괌비어 말고 다른 맥주만 마셨음;

 

 

 

 

 

 

예를 들어서, 버드 라이트 라던가 ㅋㅋㅋ 방에서 보이는 해변 야경이 하도 좋아서 밤이면 밤마다 방에서 이러고 놀곤 했다. 저 레이즈 솔트 & 비네가는 제발 국내에도 판매해줬으면 좋겠네.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새콤한 맛에다가 칩이 얇고 바삭한 것이 딱 취향이여. 안 그래도 중고등학교 때 외국 살면서 이 시큼한 맛에 빠졌는데 한국에서는 이 맛이 대세가 아니라서 슬프다. 가끔 아이허브에서 케틀칩 솔트 & 비네가를 시켜먹긴 하는데, 케틀은 칩이 두꺼워서 영 아쉽단 말이지. 훌쩍.

 

 

 

 

 

 

페이레스 (Pay Less) 마트에서 구매한 바나나 한 송이.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챙겨온(...) 반쯤 체한 기운이 남아있어서, 난 먹거리 거의 안 먹어도 되고 바나나 같은 과일만 한 가지 방에 쟁여다두면 좋겠다, 는 생각으로 샀다. 그런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60% 이상은 남편군이 먹은 것 같아 ㅋㅋㅋ 여튼 괌은 동남아에 비해서 과일이 다양하지도 저렴하지도 않아서 딱히 엄청 추천할 만한 품목은 없다. 게다가 다들 많이 가는 케이마트에는 과일 종류가 극히 적어서 정말 살 건 없고, 그나마 페이레스 마트가 다양하고 구비하고 있음. (이건 괌-쇼핑편에서 좀 더 자세히 쓸 생각!)

 

 

 

 

 

 

리프 호텔 풀사이드 게코바에서 진행하는 무한 바베큐 해피 타임! 그런데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로는 잠시 쉬는 모양이어서, 우리가 도착한 바로 다음 날이 해피 아워 마지막 날이었다. 뭐, 하루라도 즐길 수 있는 게 어디야. 그래서 이 날은 아침도 거의 안 먹고 오후의 해피 타임에 올인하기로! 2시 땡하면 이렇게 화덕 씬피자와 바베큐 소세지를 서빙한다. 물론 숙박객 한정. 호텔에서 기왕 제공하는 특전이고 어차피 우리는 수영장에 붙어 있을 거니까 한번 즐겨보자, 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피자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심지어 판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맛!

 

 

 

 

 

 

이히히히. 잘 먹고 수영하고 오후 내내 딩가딩가.

 

 

 

 

 

 

아침식사 풍경은 대개 이랬다. 놀러 가서는 왠지 일찍 깨버리는 나는 눈 비비면서 커피 한잔 내려서 베란다로 나오고, 바나나 한쪽 아니면 요플레 하나 정도를 곁들여서 괌의 아침 풍경을 즐긴다. 잠이 좀 깼다 싶으면 대강 세수하고 선블록 바르고 수영복 입고 소설책과 카메라를 챙겨서 수영장으로 내려가기. 느긋하게 잠을 끝까지 즐기는 걸 좋아하는 남편은 한참 후에 사브작사브작 내려와서 합류. 시간 맞춰서 가야 하는 조식 뷔페, 포함 안 시키길 정말 잘 했지.

 

 

 

 

 

 

때로는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진은 현재 나의 휴대폰 잠금화면이올씨다. 아침에 빈 속에 수영하고 마시는 버드 라이트는 아마도 천국의 맛! 게다가 아침 햇살을 쨍하게 받아서 사진도 아릅답게 나왔어. 방에 정수기가 있다는 걸 미리 알고서 저 락앤락 물통을 일부러 챙겨갔는데 생각보다 소재가 좋지 않아서 1-2번 먹고 나면 냄새가 나서 꼼꼼히 살피고 비워주고 자주 씻어줘야 했다. 락앤락, 왜 이러죠. 여튼, 물가가 꽤 비싸고 날씨도 뜨거운 괌인데, 방에 정수기가 있으니 생수를 굳이 사먹지 않아도 되고 참 좋더만.

 

 

 

 

 

 

이 날은 정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영장을 떠나지 않은 날이라서, 점심 식사도 풀사이드 바에서 적당히 시켜먹기로 했다. '2인 1메뉴' 원칙에 근거해서 버거 세트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다. 사실 주인공은 맥주 아닌가요. 먹거리는 안주일 뿐. 호텔 바이다 보니까 가격이 저렴한 건 아닌데 (이 세트가 2만원대 가량이었던가) 그냥 주문할 수 있었던 건 '어차피 호텔 밖에 나가서 먹어도 다 비싼 편이니까' ㅋㅋㅋ 괌 물가는 비쌉니다, 비싸요. 동남아 다녀 버릇 하다가 간만에 미쿡령 오니까 체감 물가가 느므 다름...

 

 

 

 

 

 

케이마트에서 집어온 소소한 식품들. 부모님들 드릴 센트룸 비타민 외에는 쇼핑도 거의 안 했는데, 개중에 집어온 게 남편은 할라피뇨 케틀칩, 나는 요리용 마늘 소금 ㅋㅋㅋ 유아 동반 가족은 아기 약, 소품, 옷 등등 엄청 많이 쓸어오던데 우리는 딱히 그렇게 살 건 없고 그렇더라. 거의 현지에서 먹고 즐길 맥주와 안주만 구매한 듯.

 

 

 

 

 

 

심지어 한국에서 오뚜기 라밥도 2개 챙겨갔다. 우리는 여행 가서 라면 찾고 김치 찾는 그런 타입도 아닌데, 현지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볼 욕심이 얼마나 없었으면 ㅋㅋㅋ 게다가 방에 정수기가 있어서 라면 먹기도 편하고 하니까, 간단하게 방에서 먹고 싶을 때에는 라면도 먹어보자! 오뚜기 라밥은 우연히 발굴한 유용템인데, 건더기 스프 형태로 건조된 밥을 털어넣으면 라면 국물에 밥 말은 형태가 되어서 면과 밥, 2가지를 다 즐길 수 있다. 형태는 라면인데 은근 밥 먹는 기분도 드는? 다만 난 해물 맛을 가장 좋아하는데 자주 품절되어서 없는 고로, 이번에는 얼큰 쇠고기 맛으로 챙겼다. 수영과 수영 사이에서 유쾌한 한 끼를 책임져준 라밥들! (이때 해변에 비바람이 들 때였는데, 그 풍경을 바라보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따끈한 국물을 호로록 거리고 있자니, 그 어느 고급 호텔 디너 코스도 부럽지 않더라.)

 

 

 

 

 

 

라밥 먹고 재미 들려서 슈퍼에서 컵라면을 2개 더 사와서 라면 런치 원모어타임 ㅋㅋㅋ 소이 소스의 일본 라면이다 보니까 한국 라면의 얼큰한 맛은 없지만, 어릴 때 외국 살면서 먹었던 추억의 맛이기도 하고, 괌에까지 와서 비싼 돈 주고 한국 라면 사먹는 것보다 기왕 평소에 안 먹는 맛으로 먹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배경에 나온 Redd's 애플 에일은 내가 괌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한 맥주. 상큼한 사과 맛이 매력적이고 약간 칵테일 기분도 나는 것이 good :D

 

 

 

 

 

 

 

괌에서 머무는 6일 동안, 그리 많지는 않았던 외식 횟수 중에서 자그마치 2번이나 갔던, Eggs 'N Things. 괌 맛집, 치면 너무 뻔하게 뜨는 데라서 (사실 본점은 하와이에 있고, 여기는 괌 분점일 뿐이지만... 괌이 워낙 맛집이 없어서 ㅋㅋㅋ) 굳이 찾아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리프 호텔 바로 코 앞에 있는 데다가 가성비도 좋고 메뉴들도 남편몬 취향이어서 안 갈 수는 없었달까. 우리가 유일하게 '2인 1메뉴' 원칙을 깬 곳이기도 하다 ㅋ 내 취향은 계란 요리 쪽이지만, 사실 이 집의 특장점은 팬케익! 자체 개발한 믹스를 사용하는데 맛의 균형, 부풀기의 조절 등이 매우 훌륭하더라고. 플레이트가 무시무시하게 거대해서 당연히 남겨서 포장해가겠거니, 했는데 팬케익 하악자인 남편이 5개 중 3개 반이나 먹는 바람에;;; 예상치도 못하게 거의 다 먹고 안 남기고 나옴... 허허허...

 

 

 

 

 

 

여행 중간에 걸린 결혼기념일에는 뭘 할까, 하다가 와인! 와인을 마시러 가자~ 이러면서 여기저기를 알아봤는데 결국 리프 호텔 윗층의 스카이라운지 Top of the Reef 로 갔다. (우리 정말 거의 모든 걸 호텔에서 누렸구나...) 굳이 다른 데에 찾아갈 필요가 없는 것이 리프 호텔 스카이바가 뷰도 워낙에 탁 트여서 다른 호텔 숙박객들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거든. 기왕 이 호텔에 묵는 거, 다 누려주면 좋지 아니한가. 게다가 6-9시 타임엔가 가면 해피아워 요금이 적용되어서 전 메뉴 30% 할인도 된다. 그리고 간단한 샐러드/핑거푸드 뷔페가 있는 것도 내 취향. 난 푸드 뷔페보다 주류 위주에 이렇게 곁들여 먹을 약식 뷔페가 있는 형태를 가장 선호하는데, 어쩜 이렇게 딱 들어맞는댜~ 결혼 2주년은 놀러오기 위한 핑계일 뿐이지만, 어쨌든 축하해요 ㅋㅋㅋ

 

 

 

 

 

 

괌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 식사는 '그래도 차모로 바베큐를 한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으로 골랐다. 해변의 바베큐 파티 등도 알아봤는데, 고기 무제한에 관심 없는 나에게는 그리 쓸데없이 비싸고, 전통공연이라도 같이 하는 경우에는 꽤 시끄러워서 땡기지가 않더라. 그 와중에 우리가 뻔질나게 드나들던 풀사이드 바에서-_-* 간단한 바베큐 세트가 있길래... 기왕 단골(?) 찍은 거 끝까지 가보자 ㅋㅋㅋ 라는 생각에 예약을 걸었다. 저렇게 한 접시 분량의 모듬 바베큐와 볶음밥, 그리고 샐러드가 세트로 나오는데 우리한테는 양도 맛도 딱 맞았다. 바베큐 기분은 내되 귀찮게 멀리 안 가고 수영장에서 놀다가 수영복 차림 그대로 가도 되고, 양도 고기를 그리 많이 먹지 않는 2인에게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맞았고, 며칠 동안 정든 호텔에서 마지막 만찬을 하는 것도 의미 있고 좋더라.

 

괌에서의 일정, 특히 식사들은 늘 그러했다. '꼭 어딜 가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한다'라는 강박이나 목적의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언제나 내 기대치보다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여기여기는 꼭 가라!'는 식의 추천을 해줄 순 없지만, 그때그때 나의 상황, 나의 기분에는 '바로 이거야!' 싶었던 식탁 풍경이었다.

 

햇수로 결혼 3년차. 이제 우리 함께 하는 여행의 패턴이 꽤 뚜렷해진 것 같아. 다음번 같이 하게 될 여행도 (그게 언제 어디가 됐든 간에) 기대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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