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전파 욕구에 불탔으나 -
또 사진 찍고 나서 몇달 후에나 올리는 포스팅.
... 내가 그렇지 뭐.
리뷰는 역시 묵혀서 장맛이 날락 말락 해야 맛나다며.
내 블로그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샤네루.
아, 분명 제품 패키지 심플하고 컴팩트한 편인데...
이론적으로 내가 좋아할 수도 있는 그런 디자인인데...
이 외형에서부터 풍기는 거리감은 뭐란 말인가.
나 왜 샤넬이랑 (다행히도) 이토록 안 친해.
어쨌거나 겉모습만 봐서는 제품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 서로 비슷비슷한 샤넬의 제품 패키지 정도.
내용물은 한때 이 바닥(?)을 휩쓸었던 -
쥬 드 꽁뜨라스뜨 49호 루나.
다수의 프랑스 브랜드들이 그러하듯이 샤넬도
(사실 그 어느 브랜드보다도 더 프랑스적이지 않은가.)
제품명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대개는 그냥 색상명으로 부른다.
나, 심지어 불어 할 줄 아는데도 때로는 어려워.
... 장난해?
어쨌거나 그래서 이 아이는 통칭 샤넬 루나.
Luna.
달.
달의 여신.
이 네이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가운 달빛처럼 희고 맑은 색.
(내 얼굴 말고 제품이 그렇다고, 제품이.)
쥬 드 꽁뜨라스뜨 제품들이 다 그렇지만 - 이렇게 생겼다.
내용물은 베이크드 타입으로 동그랗게 솟아있고
구두 닦는 데에 써도 될 것 같은 개털 브러쉬가 하나 내장.
샤넬의 퍼프와 브러쉬들은 정말 신기할 만치 다 즈질이란 말이야.
신기해. 이것도 나름 일관성 있다면 있는 건데.
그 일관성이 기업 정신이라고 한다면 표방하는 바가 뭘까.
어쨌든 저 브러쉬로 발색하면 가루날림은 꽤 많아도
발색 자체는 그냥저냥 잘 된다는 사람들도 많네.
... 하지만 난 아파서 못 쓰겠더라...
그럴 방에야 브러쉬 없애고 좀 더 컴팩트하게
정사각형 형태로 제품 디자인했어도 되지 않았겠니.
좀 더 가까이서 본 루나님.
하이라이터 중에서도 유독 흰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색이 어두운 사람들은
가끔 너무 허옇다면서 저어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나도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거지만 -
같은 샤넬 루나에도 2가지 버전이 있단다.
우리가 아는 샤넬은 프랑스 브랜드인 데다가
샤넬은 타 국가 외주를 적게 주는 편이라서
대부분의 제품들이 Made in France 라지.
(아마도. 샤넬 잘 안 써서 확신은 없음.)
그런데 루나는 왜인지는 몰라도 유럽판과 별개로
미국판이 따로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932가 (그렇다. 또 그녀다.) 하와이 출장 갈 땐가,
미국 지인 통해선가 하여튼 미국판을 손에 넣었던 것.
그렇게 탄생한 나름 비교샷 :
이 쪽이 내가 가진 루나 국내 수입판 a.k.a. 유럽 버전 되겠다.
이 쪽이 우리나라에 수입 유통됐던 바로 그 버전.
그래봤자 이제 품절된지 오래지만 ㅋ
나란히 놓고 본 미국판 v. 유럽판.
별 차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용량도 좀 다르다네.
유럽판이 6g, 미국판이 4g 였던가. (헷갈...)
미국 버전 속살.
유럽 버전보다 매끈하고 펄감이 적은 편.
좀 더 도자기 윤기의 느낌이라고 할까.
유럽 버전 속살.
확실히 육안으로 봐도 펄감이 더 자잘자잘 블링블링하다.
발색 역시 이 정도 차이.
미국판은 펄 입자도 작고, 펄입자의 밀도도 낮아서
화려한 하이라이터보다는 피니싱 파우더의 느낌이 좀 더 나고,
유럽판은 펄이 보다 달빛처럼, 별빛처럼 반짝반짝거리는 하이라이터.
햇빛에서 보니까 좀 더 그 차이가 티가 난다.
미국판은 부드럽고 얌전한 게 장점이긴 한데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투명한 맛이 부족하고 좀 텁텁해.
그리고 기왕 루나의 펄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국판의 저 지나치게 순한 펄감이 불만족스러울 것.
물론 둘 다 흰빛이 강해서 얼굴에 발랐을 때 하이라이터 기능은
충분히 해내지만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루나의 느낌은 유럽판 쪽이지.
난 이러나 저러나 루나의 이 흰빛이 딱히 안 맞아서 보내긴 했다.
눈으로 봤을 때, 그리고 손등에 발라봤을 때 참 맑고 화려하고 이쁘지만
막상 얼굴에 사용했을 때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제품은 아니었던 듯.
932는 잘 쓰고 있으려나.
(쓰긴 뭘 써. 하이라이터용 신전에 모셔두고 있겠지.)
어쨌든 루나는 왜 미국 버전이 따로 있었던 걸까.
누가 내 궁금증을 좀 풀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