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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의 낙지를 좋아하세요?'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7. 7. 21. 20:00

 

 

 

 

감기에 걸렸다.

이 폭염 오브 폭염 시즌에.

 

오뉴월의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지만

칠월의 감기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지.

언급할 가치가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

 

아마도,

누적 피로와

폭염에 밖에 돌아다니고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신경 쓰고

실내에 들어가면 미친 에어컨 바람

 

... 의 멀티플 콤보로 인한 결과인 듯.

 

여튼, 코가 꽉꽉 막히고 목은 칼칼하고

나른하니 몸살 기운까지 있어주는 바람에

온도 조절을 당최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 폭염 대행진이라서

샤워는 무조건 꼭 찬물로만 해주고

이불도 얇고 가벼운 여름 소재로 덮고

옷도 무조건 간편함과 시원함을 지향하는데

 

감기 덕분에 몸을 아주 차게 할 수도 없고

에어컨 바람은 금물, 선풍기도 달갑지 않고,

그런데 그런 와중에 덥기는 똑같이 다 덥고...

 

이런 상태로 오늘 출근했다.

몇 가지 사건 사고가 있어서 예정보다 바쁘고

야근까지 잡혀있고 감기 때문에 머리는 멍하고

입 안이 깔깔하니 밥맛은 없고 그냥 자고 싶고...

 

인터넷을 보니까 때마침 중복 (中伏) 이란다.

복날 챙기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갑다 했는데 -

 

마침 오늘 일정이 비교적 널럴한 남편의 제안,

점심 때 일찍 나와서 우리 회사 근처로 들러서

복날을 핑계로 한 낙지볶음이라도 같이 먹잔다.

 

점심이야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되는 건데,

그리고 사실 일이 좀 바쁜 날이라 망설였는데,

이렇게 기꺼이 달려오겠다는 마음이 고마워서

난데없이 낙지 오찬으로 복날을 챙기게 됐네 :)

 

 

 

 

 

 

점심은,

원래 생각이 없었지만 맛나고 즐거웠고,

 

낙지는,

정신 없이 매웠지만 알싸하니 입맛 돌았고,

 

옷에는,

낙지를 자르다가 양념이 튀어서 묻었지만

근처 옷집에서 9900원짜리 티셔츠를 사서

오늘 5000원어치 가치는 이미 했다 싶었고,

 

감기는,

여전히 뇌를 멍하게 했지만 조금은 나아져서

이제는 퇴근 때까지 약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그렇게 오늘 하루는,

길고 피곤하고 아직 야근도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중간중간 힘이 나서 버틸 만 했다.

 

 

 

 

이렇게 기억해두고 싶은 -

감기와 낙지와 중복(重福)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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