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아무런 일정 없는 주말이

불편하지도 허전하지도 않다.

 

되려,

시간에 여백을 두려고 노력하는 편.

 

그래서 이번 주말은

토요일은 집에서 느긋하게 쉬는 날,

일요일은 점심 약속 하나 정도 잡은 날,

이렇게 나름의 에너지 분배 정책을 폈지.

 

물론,

아무런 일정이 없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 하게 되는 건 아니다.

 

집에서 쉬다가 문득

마트에 다녀오자고 할 수도 있고,

밀린 집안일을 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는 일'이 없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여유고, 곧 자유다.

 

그렇게 구속력 없는 토요일을 보내고 나니

일요일을 보다 음미할 수 있는 기분이 되더라.

 

 

 

 

 

 

간만에

합정 알라딘 중고 서점 나들이.

 

알라딘 등의

대형 중고책 판매 루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기 마련이지만

 

나는 사실 꽤 좋아한다.

 

나에게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책들을

한가득 정리하고 개운해지는 기분은 물론,

책을 팔고 사러 온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잠시 마주치며 묘한 공감을 느끼기도 하고,

 

뭐, 책 판매한 금액은 현금으로 받아서

현장에서 바로 커피 사마시는 재미도 있고?!

 

11,100원 벌어서

커피에 9,500원 쓰고

1,600원 소득을 올렸구랴 ㅋㅋㅋ

 

 

 

 

 

 

의외로 만델링 드립을 그럴싸하게 내리며.

생각지도 못하게 갓 구운 쿠키를 내어주는,

알라딘 카페.

 

책 팔아서 큰 돈 받는 것도 아니고,

서점 측의 이윤이 훨씬 더 크기도 하지만,

 

다 본 책을 간편하게 처분할 수 있게 해주고

불로소득(?)으로 커피 마시는 기분도 내주니

이런 소소한 보람과 재미에 난 종종 찾아오리.

 

 

 

 

 

 

주말이어서 사람이 제법 많았지만

평일에 찾아오면 상당히 멋진 공간이다.

 

꼭 책을 팔거나 사는 게 아니라 해도

회원 할인 받아서 음료수 한 잔 사들고

마음에 드는 책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공간.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만화책으로 귀결해봤소.

 

천계영의 드레스 코드.

 

이거 웹툰 연재 당시에도 본방(?) 사수했는데

요즘에는 시즌 지연되고 해서 좀 시들했다가

간만에 이렇게 종이책으로 보니까 또 재밌네.

 

이런 사람이

창작 활동에 종사해서

나 같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오늘의 약간 늦은 점심 회동 장소는 -

베트남 노상 식당, 연남 직영점.

 

요즘 지점이 은근 늘어나고 있던데

연남점은 '노상' 느낌은 덜 나는 편이다.

 

와이파이 무료,

휴대폰 충전 서비스,

심지어 주차 1-2대 가능 공간,

생각지도 못한 혜택들이 있는 곳이었음.

 

 

 

 

 

 

하노이 비어로 시작해봅시다.

 

동남아 국가는 제법 여러 군데 가보고

태국에는 특히 애착이 많은 편인지라

(신행도 태국 코사무이로 간 사람임 ㅋ)

 

왠지 베트남 정도는 당연히 가봤을 듯 한데

난 의외로 베트남에는 아직까지 못 가봤다.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다 훑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미래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서(?!)

 

하노이 병맥주로 시작해봅시다...

 

 

 

 

 

 

자, 여러분, 어여들 오시라우...

 

 

 

 

 

 

굳이 수고롭게 모두의 의견을 묻지 않고

메뉴는 먼저 도착한 우리가 적당히 시켰다.

 

아니, 뭐 다들 못 먹는 거 없다고 했고

어차피 맥주에 안주 개념이니까 ㅋㅋㅋ

도착하자마자 음식 한 판 쫙 깔리게 말이야.

 

서로 뭐 먹을 거냐고 묻고 고민하고 눈치보고

이런 데에 시간 쓰는 게 별 의미 없어 보여서

동행이 개의치 않는 걸 알 때에는 막 시킨다.

 

이렇게 사소한 데에서 굳이

민주주의 찾고 그러능 거 아니햐...

 

 

 

 

 

 

이에 만족한 그녀들 ㅋㅋㅋ

둘 다 무대 서는/섰던 사람들이라서

초상권에 딱히 민감하지 않은 걸로 알고

사진을 가감 없이 올립니다. 아이 이쁘다.

 

 

 

 

 

 

베트남 식당에서 맥주 마시고 수다 떨고

한 2-3시간은 족히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2차는 어디로 가지,

카페 갈까, 술집 갈까,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자,

 

라고 나섰다가

 

바로 옆옆옆 정도의 노상 피맥집에 안착함;

 

 

 

 

 

 

이런 길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말이지 ㅋ

그나저나 이 집 피자 사이즈가 어마어마해서

1인 1피자는 초큼 무리가 아니었나 싶소이다.

 

이 날, 이론적으로는 -

아침 저녁 안 먹고 점심만 먹었달 수도 있지만

사실 점심으로 시작해서 저녁까지 이어진 거다;

 

실로 천천히 오랫동안,

그러나 계속해서 뭔가를 먹었어들-_-

 

 

 

 

 

 

힘미 & 양이

 

 

 

 

 

 

사실은 쬐끄마해서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마치 풀사이즈 할로윈 잭오랜턴처럼 나온.

 

 

 

 

 

 

모임 해산 후에 배불러서 합정까지 걷는 김에

예전부터 궁금했던 수제화 쇼룸에 들러봤는데

 

거참, 오늘 영업을 하기는 하는 것 같은데

딱 이렇게 시간 맞춰 자리 비우기 있습니까.

 

 

 

 

 

 

그리하여 또 눈으로만 구경하고 돌아선 -

스텔라 앤 로라, 합정 쇼룸.

 

 

 

 

 

 

아, 다음에는 부디 돈 좀 쓰고 오고 싶네여...?

 

 

 

 

 

 

그런 내 상황과 심경을 잘 표현한 ㅋㅋㅋ

 

 

 

 

 

 

딱히 목표도 목적지도 없이

합정 거리를 하느작거리고 돌아다니다가

 

젠틀몬스터 쇼룸에서 에어컨 바람 쐬며

살 건 하나도 없는데, 안 살 것만 가득한

이 기묘한 컬렉션에 의아해하면서 ㅋㅋㅋ

그렇게 이번 일요일을 평화롭게 마무리했다.

 

 

 

 

뭔가 많이 한 것도 같은데,

하나 같이 빡빡한 일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냥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임했기에

흐르는 듯, 구르는 듯, 마음이 여유로웠던.

 

 

 

 

 

 

 

  

 

 

 

겨울이 지나고 서재 정리를 몇 차례 왕창 하면서 완독했으나 소장하지 않을 책들은 지인들한테 빌려주고 나눠주고, 또 일부는 모아모아서 알라딘 중고서점 나들이도 두어 번 했다. 이런 대형 체인의 중고 서점에 대한 평은 사람마다 엇갈리는데 (특히 매입 가격은 낮고, 판매 가격은 은근 비싸다는 투덜거림도 왕왕 있음...) 나로서는 재고 처리도 도와주는데 소소하게 금액도 쳐주고, 또 그 자리에서 바로 그 돈을 보태서 새로운 책을 살 수 있다는 게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좋아합니다요 네네.

 

 

 

 

 

 

내가 찾는 곳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합정점! 중고서점일 뿐만 아니라 카페도 같이 있어서 사람 없는 시간에 가면 책도 팔고, 읽기도 하고, 커피 한 잔 곁들여서 여유도 즐길 수 있는, 멋진 틈새 공간이라는 점! :D

 

 

 

 

 

 

동물은 책 읽는 개만 허용, 음식은 들여오려거든 마음의 양식만, 위반시 무장직원 있습니다 ㅋㅋㅋ 사진도 양껏 허용한다고 하길래 어느 날 폰으로나마 몇 장 현장을 기록해왔지.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매입 데스크 사진을 안 찍었네. 하긴, 매장 들어가자마자 일단 짐을 덜어낼 겸 들고온 책을 판매부터 하고 그 다음부터 사진을 찍으니까... 여튼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매입/계산 데스크가 있다.

 

나는 미리 알라딘 중고도서 앱을 이용해서 판매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들고가는 편이라서 현장에서 헛탕치는 일은 적고, 간혹 한두 권쯤 책에 오염이 있거나 한 경우만 걸리곤 한다. 후련하게 책들을 다 팔고 현금까지 받아들고 나면 왠지 온 김에 새로운 책도 좀 사가야 할 것 같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싶고!

 

현재까지 마셔본 바로는 비엔나 커피 등 특수 음료는 별로고, 그나마 기본 블랙 커피나 주스류가 더 나았던 듯 하다. 여튼, 다 본 책 팔아서 돈도 벌고, 널찍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커피 마시면서 책까지 둘러볼 수 있으니, 커피 맛은 이 정도만 해도 난 이미 감사할 따름 :)

 

 

 

 

 

 

오늘은 어느 서가를 중심으로 둘러볼까...

 

 

 

 

 

 

절대 놓치지 않고 가장 꼼꼼하게 보는 데는 최상품질 코너! 장르는 제각각이고 아직까지는 여기에서 뭔가를 건진 적은 없지만, 잘만 걸리면 마치 새 책이나 다름 없는 특등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 아무래도 최상품이 걸리려면 거래 권수가 많아야 하니까, 여기에 있는 책들도 대중적인 류가 주를 이룬다.

 

 

 

 

 

 

구매보다는 대여, 혹은 중고서적으로 사고 싶은 대표적인 장르, 추리소설. 언젠가는 여기에서 그냥 책 표지를 열어보지도 않고 그냥 제목만 보고 찍어서 두어 권 사고 읽고 재판매하는 걸 해보고 싶다 ㅎㅎㅎ

 

 

 

 

 

 

찾는 책이 있다면 검색대를 이용하기!

알라딘 앱을 설치한 경우 앱을 이용해도 OK.

 

아무래도 공간도 넓고, 판매 중인 책들의 종류도 들쭉날쭉하다보니, 선호하는 작가나 장르가 있다면 검색하는 편이 편하다. 나는 테드 창을 찾아봤는데 너무 최신 트렌드 + 마니아 소장 작가여서 그런지 중고서점에는 구비가 아니 되어 있더라고...

 

 

 

 

 

 

뒷모습이니까 초상권 괜찮겠...?

친구들끼리 조용히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책과 커피를 함께 하는 게 보기 좋아서... 나도 다음에는 쉬는 날에 남편이랑 같이 와봐야지.

 

 

 

 

 

 

 

온라인에서 구매자들을 꽤나 현혹하는 각종 알라딘 굿즈들도 구비되어 있음! 저 스프 머그는 딱 내가 원하던 사이즈라서 문양이 조금만 더 취향이었더라면 샀을지도? 하지만, 컵 충동 구매는 자제하도록 합시다... 미니멀리즘 어디 갔니...

 

 

 

 

 

 

그러고 보니 판매하는 책들은 따로 사진을 안 찍었네! 현재까지 내가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들은 위와 같다. 나를 위한, 유혹의 기술. 남편을 위한, 운동화를 신은 뇌. 사실 유혹의 기술은 민느가 최근에 읽은 걸 알아서 빌려봐도 됐을 터인데, 이 하드커버 버전이 그리고 그 안의 텍스트 편집이 왠지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다. 마침 책 팔아서 받은 돈도 있어서 공짜로 사는 기분으로! 운동화를 신은 뇌는 남편이 예전에 서점에서 관심을 슬쩍 보인 게 기억이 나서 이 참에 집어들었음.

 

이게 뭐라고 참 뿌듯하고 그러네. 덕분에 서재에 재고는 줄어들고, 새로이 읽은 책은 늘어나고, 독서 생활은 풍성하되 재고 관리는 단촐하게... 그야말로 내가 지향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 이 맛에 앞으로도 알라진 중고서점 계속 이용하지 싶어. 얼쑤절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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