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보니 제목이 어째 좀 거창한 듯도 한데,

역시 저게 가장 핵심적인 표현인 것 같다.

 

코롱 Cologne

퍼퓸 Perfume

 

두 가지 형태의 향수,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코롱의 청초함과 퍼퓸의 지속력을 다 구현해낸

 

아틀리에 코롱

Atelier Cologne

 

 

 

 

 

 

아틀리에 코롱이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입점해서

지난 주 스타일닷컴 블로거 자격으로 다녀왔다.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키워드는 :

컨템포러리 크리에이티브 퍼퓸 하우스

 

아틀리에 코롱의 제품들은 코롱인데도 불구하고

에센셜 오일 원액 함량이 15-20% 정도로 높다.

(참고로 퍼퓸의 원액 함량은 대개 15% 정도임.)

 

 

 

 

 

 

 

다양한 조향

세련된 디자인

맑지만 깊은 향

등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지만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제품을 향으로만 나눈 게 아니라

각각에 이미지와 스토리를 부여했다는 점이었다.

 

 

 

 

 

 

Collection Originale

콜렉시옹 오리지날

 

퍼스트 노트가 시트러스 계열인 주력 라인.

연계된 이미지들도 맑고 깨끗하고 색감이 화사하다.

베스트셀러인 오랑쥬 상긴느 역시 여기에 속해있다.

 

 

 

 

 

 

Collectio Matieres Absolues

콜렉시옹 마티에르 압솔뤼

 

역시 시트러스가 들어가지만 퍼스트 노트로 조향된 게 아니라

보다 달콤하고 진한 향이 배어난 후에 서서히 드러나는 타입.

 

 

 

 

 

 

Collection Metal

콜렉시옹 메탈

 

이른바 프리미엄 라인으로 유리가 아니라 메탈 바디.

보다 희귀한 원료의 에센스가 들어가며 향도 복합적.

 

 

 

 

 

 

매장은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 구석에 있어서

그리 넓지는 않지만 꽤나 알차게 잘 꾸며놨다.

 

흰 조명을 주로 사용하는 여타 매장들과는 달리

은은하면서도 묵직한 색감과 디스플레이가 매력적.

 

 

 

 

 

 

 

요즘은 국내에도 하도 니치 향수니 프리미엄 향수니

다양한 (그리고 대개는 비싼) 브랜드들이 많아졌지만

가격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쉽사리 발을 못 들이겠더라.

게다가 나는 향수를 다양하게 두고 고르는 게 아니라

계절별로 마음에 드는 1-2가지만 두고 쓰는 편이라서.

 

그런데 아틀리에 코롱은 앞으로 발길을 하게 될 듯;

아마 올 가을 중에 차분한 향으로 두어 개 골라오고

향후에는 남편 향수나 바디 제품도 구매 예정이다.

 

올해 만난 뷰티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

 

 

 

 

 

 

상담을 위해서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하는 것.

이렇게 다양한 색감의 이미지 엽서들을 보여주면서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3가지 골라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 해당하는 향을 차례로 소개하는 식.

 

물론, 시각적인 이미지 위주로 고르는 데다가

"마음에 드는 것"과 "잘 어울리는 것"은 별개인지라

내가 선택한 것 외에도 추천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일단, 내가 고른 이미지들은 이렇게 3가지다.

 

민트, 라임그린, 터키쉬블루 등의 청량한 이미지.

화사한 핑크 계열이지만 묵직함이 느껴지는 이미지.

타이프라이터가 등장하는 톤다운 브라운의 이미지.

 

 

 

 

 

 

그리고 각각의 이미지들은 이렇게 매치된다.

 

어떤 성분, 어떤 향인지에 대한 설명에 덧붙여서

어떤 이미지, 어떤 스토리인지도 풀어주시기 때문에

보다 쉽게 향이 주는 인상을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다.

 

나는 어떤 인상의 사람인가.

나는 어떤 인상을 주는 사람이고 싶은가.

남들이 나를 봤을 때 떠올리는 인상은 무엇인가.

 

나의 경우에는 이미지 상으로는 아예 청량하거나

아니면 묵직하고 담백하고 지적인 것을 선호하는데

막상 나에게 잘 어울리는 향은 프루티 플로럴 쪽이었다.

 

 

 

 

 

 

Orange Sanguine

오랑쥬 상긴느

 

(blood orange, jasmine, sandalwood)

 

아틀리에 코롱의 대표적인 제품인, 블러드 오렌지 향.

내가 시트러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오렌지보다는

보다 쌉싸름한 레몬이나 자몽 쪽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오랑쥬 상긴느 향은 맡는 순간, 솔직히 매료됐다.

 

오렌지 중에서도 신 맛이 덜하고 진하고 쌉싸름한

블러드 오렌지의 향취가 향긋하고 피어오르는데

뒤에 따라오는 자스민이 달콤함을 더해주고

샌들우드가 향의 균형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아, 왜 시그너처 제품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어.

(아울러 조만간 구매하러 매장에 들르지 싶다;)

 

 

 

 

 

 

Oolang Infini

울랑 앙피니

 

oolong tea, guaiac wood, white musk

 

우디하고 머스키하면서도 동시에 투명한 느낌.

사실 우디나 머스키 쪽은 그닥 내 취향은 아닌데

연관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르게 된 듯 하다.

 

가죽 표지의 저널, 타이프라이터, 브라운의 색감,

이런 "글"에 대한 로망이 마음에 들어서랄까 ㅋ

 

향은,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매력은 있었다.

화이트 머스크가 들어가면 특유의 포근함은 있지만

대신에 다소 묵직하고 갑갑한 느낌도 날 수 있는데

 

울랑 앙피니는 그런 무거움을 적절히 잘 배제했다.

질감으로 비유해보자면, 무거운 솜이불이 아니라

고급 거위털 이불 같달까. 가볍고 보송하지만 따스한.

 

 

 

 

 

 

참고로, 울랑 앙피니처럼 발향이 강하지 않은 향들은

저렇게 플라스크에 넣은 거즈로 시향할 것을 권한다.

 

향이 워낙 은은해서 적게 뿌리면 향의 식별이 어렵고

그렇다고 과량을 뿌리면 실제 사용시와는 다르게 되니까.

 

그래서 사람 피부와 유사한 발향을 해주기 위해

얇은 거즈를 동그랗게 뭉쳐서 향수를 뿌리고,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서 플라스크에 넣는 것.

 

 

 

 

 

 

Cedrat Enivrant

세드라 에니브랑

 

morocan cedrat, mint, juniper

 

엽서의 이미지와 향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는 듯!

시트러스 프룻인 세드라, 라임, 민트 등의 상쾌한 향이

마치 칵테일처럼 믹스되어 있는 세드라 에니브랑.

 

 

 

 

 

 

Rose Anonyme

로즈 아노님

 

ginger, turkish rose, oud accord

 

장미향은 늘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진부하기도 쉽다.

 

꽃향에 중점을 두고 "나 장미향이오" 하는 향,

그린에 강세를 둬서 장미밭을 연상시키는 향,

달콤함을 많이 가미해서 화려함을 강조한 향,

여러 가지가 있는데 로즈 아노님은 또 다르다.

 

어떤 이미지, 어떤 느낌이지?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다시 한번

향과 이미지의 조합에 감탄하게 된다.

 

저 엽서 속의 바로 저 이미지, 그대로이기 때문에.

풍성하고 화려한 다발이 아니라 고혹적인 한 송이.

심플한 세팅 덕분에 장미 본연의 매력이 더 살아난다.

 

그래서인지 향의 컨셉도 "섹시한 도둑"으로 잡았다.

어찌 보면 오페라의 유령 여자 버전 같기도 하고.

 

이름도 rose anonyme, 이름 없는 익명의 장미.

 

 

 

 

 

 

그리고 재미있는 게,

이 청초하면서도 섹시한 로즈 아노님에게는

베티버 파탈이라는 짝궁 커플 향수가 있다.

 

로즈 아노님이 섹시한 여도라면

베티버 파탈은 그녀를 쫓는 탐정.

 

둘이 결코 향이 비슷하지는 않은데

얘기를 듣고 보면 정말 잘 어우러진다.

 

기본적으로 싱그러운 향을 메인으로 하되

로즈 아노님은 보다 여성스럽게 톡 쏘는 느낌,

베티버 파탈은 중성적이고 재기발랄한 느낌.

 

나도 이번에 로즈 아노님을 데려왔기 때문에

조만간 남편몬에게 베티버 파탈을 사줄 예정!

 

 

 

 

 

 

Bois Blonds

브아 블롱

 

tunisian neroli, haitian vetiver, blond woods

 

울랑 앙피니의 향이 나에겐 꽤나 남성적이어서

아쉬웠는데 직원분이 대체재로 이걸 추천해주셨다.

 

담백한 우드 베이스에 중성적이고 싱그러운 베티버,

그러나 여기에 달콤한 네롤리의 노트를 얹음으로서

무심한 듯 어딘가 싱그러운, 매력적인 여자의 향이 됐다.

 

아틀리에 코롱의 향 중에서는 발향이 약한 편이어서

눈에 확 띄는 매력이나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원래 내 향기"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장점이다.

 

뭔지 모르겠는데 좋은 향이 나.

그런데 일부러 뭔가를 뿌렸다기보다는

그냥, 나, 원래 이런 향기가 나는 사람이야.

 

 

 

 

 

 

Blanche Immortelle

블랑슈 이모테르

 

everlasting, jasmine, patchouli heart

 

프리미엄 라인에서 시향해본, 블랑슈 이모테르.

 

임모르텔, 자스민 등등 꽃 성분이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절대 "꽃향"이라고는 정의할 수 없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향이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첫 시향만으로도 여러 노트가 느껴진다.

 

그리고 향 자체를 시향했을 때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이 뿌리고 시간이 좀 지났을 때

정말 멋드러지게 성숙할 향이라는 예감이 확 든다.

 

이 향은 말로 설명하기가 유독 참 어렵네. 허허허.

 

 

 

 

 

 

결국 고뇌 끝에 내가 고른 건 바로 이 2가지 향 -

 

여성스럽지만 과도하지는 않은 Rose Anonyme

맑고 청초하면서 살짝 달콤함을 가진 Bois Blonds

 

이 외에도 달콤한 프루티 플로랄인 그랑 네롤리가

매우 취향이었으나 유사한 향이 있어서 일단 패스.

 

그리고 로즈 아노님과 베티버 파탈,

이렇게 커플 향수로 맞출까 생각도 했지만,

기왕 브랜드와의 첫 만남이니까 그냥 다 내 걸로 ㅋ

남편 향수는 다음 번에 재방문할 때 사올게 ㅋㅋㅋ

 

 

 

 

 

 

향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보틀 디자인마저 그저 좋아뵈네.

 

심플 모던하되

너무 각진 건 아니고

클래식함이 살아있으며

블라블라

 

하여튼, 좋구나.

 

 

 

 

 

 

오랑쥬 상귄느

 

대표 제품이니까 괜히 디스플레이도 한번 찍어주고.

얘도 어째 다음에 정품 구매의 예감이 스멀스멀 든다.

 

 

 

 

 

 

오랑쥬 상귄느 라인의 샤워젤과 바디로션.

 

 

 

 

 

 

두둥.

이것이 무엇이냐.

 

제품 구매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증정하는

자그마치 향수 전용 가죽 케이스, 게다가 인그레이빙!

 

 

 

 

 

 

3글자 이내로 인그레이빙 내용을 결정하고 나면

이렇게 즉석에서 레터를 조합해서 바로 만들어준다.

 

 

 

 

 

 

인그레이빙을 하시는 동안 기웃기웃 제품 구경.

100mL 대용량을 구입하면 30mL을 주는 세트가

10만원 중반 가량이어서 의외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물론 요즘에 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들이 하도 많아서

그냥 가격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줄었을 수도 있지만

여튼 다른 경쟁 브랜드들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 정도야.

난 솔직히 더 비쌀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니어서 기뻤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 되기 전에 몇 개 더 사러 갈테다 ㅋ

 

 

 

 

 

 

내가 구입한 로즈 아노님과 브아 블롱.

저렇게 해당하는 이미지를 동봉해준다.

 

 

 

 

 

 

묵직한 느낌의 밤색 가죽 소재 역시

아틀리에 코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집에 와서 두근두근 포장을 풀어헤치는 중!

 

 

 

 

 

 

저렇게 잔망스럽게 각 향의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엽서들이 너무 예뻐서 어디에 붙여놓을지 고민되네.

 

 

 

 

 

 

그리고, 내가 선택한 퍼스널 인그레이빙 :)

 

애매하게 이름 이니셜 해봤자 감흥이 없을 것 같아서

남편의 애칭인 zip을 새겨달라고 했는데 만족스러워.

 

그런데 이거 보더니 남편이 은근히 탐내는 것 같아...

 

 

 

 

앞으로

사브작사브작

모으게 될 것 같은

이런 느낌적인 느낌

 

아틀리에 코롱

Atelier Cologne

 

 

 

 

 

 

 

  

시세이도 로자리움의 장미향-

Posted by 배자몽 지름의증거 : 2011. 12. 25. 10:35






뜻밖에 받은 장미향 가득한 선물.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지만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아서 낯선,
시세이도 로자리움의 비누와 핸드크림이다.

Rosarium 이라는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
아예 장미를 모티브로 한 코스메틱 브랜드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건 EDP 인 것 같더라.
호불호를 다소 타지만 장미향 애호가라면
한번쯤 거쳐가야 할 향수, 라는 평을 받는 듯.

내가 받은 비누와 핸드크림은 취향 막론하고
보다 무난하게 잘 사용할 수 있을 아이템.






로즈
에센스


아직 미개봉인데 꽤 촉촉할 것 같아서
조만간 세안용으로 개시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뭐, 핸드크림은 늘 소모품이니까.
소소하지만 새로 만난 브랜드라 반가워.



참고로 난 일본 화장품 딱히 기피하지 않음;
방사능이라는 게 내가 일제 화장품 몇 개
안 쓴다고 피해질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러니 그냥 속 편하게 장미향을 즐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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