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 아닌 거 뻔히 알면서도 지르게 되는 제품들이 있지.
특히 복병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초저렴하게 풀리는 벼룩."
그럴 때면 초 단위로 빠르게 돌아가는 이 놈의 정당화 지능.
"이런 색상 없으니까, 이런 구성, 이런 사이즈 딱 유용하니까.
난 요즘 메이크업 스타일이 바뀌었으니까." 등등...
절대로 지름 사유가 부족해서 못 지르는 경우 따위는 없는 거돠.


그렇게 나와 인연이 닿았던 [바비브라운] 아이 브라이츠 팔레트.




몇년 전 한정이더라.
아마도 2005년 내지 2006년 정도였을텐데.
... 이제는 생각도 잘 안 나.
어쨌든 파스텔톤을 제법 사용하던 당시에는 탐났었는데 말야.
7만원대라는 가격이 그리 만만치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비브라운 싱글 섀도우가 2만원 후반대인 걸 생각하고
내가 싱글 섀도우는 웬만해서 잘 쓰지 않는 걸 고려하면
나름 괜찮잖아! 라고 자기 합리화를 했던 기억이...
그 당시에는 결국 차마 지르진 못했지만 말이야.

라일락
스카이
오팔
민트
스모크

이렇게 5가지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라이너 및 아이브로우 용으로 쓸 수 있게끔 매트한 질감으로 나온
스모크를 제외하고는 다 쉬머 타입 제품들.

사실 바비브라운 팔레트는 가끔 너무 각지고 큰 게 단점인데
이 제품은 얄쌍하고 매끈하게 나온 데다가 내장 브러쉬도 좋아서
색상 구성만 취향에 맞는다면 꽤나 유용한 구성이긴 해.
펄 파스텔 컬러를 잘 사용하고, 연한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나름 추천할 만한 제품인지도.
특히 팔레트 하나로 이런저런 메이크업을 연습해보고 싶은
코스메틱 초보자들에게는 꽤나 간편한 제품이다.

... 그래봤자 이제는 구하기 힘들지만...




라일락 / 스카이 / 오팔

지금 생각해도 라일락은 내가 그럭저럭 잘 쓸 법한 색이기도 했는데.
한때는 싱글 섀도우로 질러버릴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던 듯.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렇게 애매한 펄 파스텔 컬러는 잘 안 쓰게 됐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진짜 영혼이 다크해져서 그런가.
아예 눈화장을 안 하거나, 아주 쨍한 컬러를 쓰거나 -
혹은 아주 진하게 스모키를 하거나... 그러네.

그려.
내가 더이상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아닌 탓이겠지 ㅠ




민트 / 스모크

스모크는 나름 아이브로우로 써도 되고, 라이너나 섀도우로 써도 되는 등
용도가 꽤나 다양하지만 라이너를 했다 하면 진하게 하는 데다가
브라운은 도통 잘 쓰지 않는 나에게는 좀 애매했나봐.




그래도 이 팔레트와의 인연을 기념하는 각 색상 발색샷;
라일락 / 스카이 / 오팔 / 민트 / 스모크



너, 정말 착한 가격에 내놨는데 새 주인한테 이쁨받고 잘 살고 있겠지?
이 언니는 오늘도 더 다크한 색상을 찾아 헤매인단다.
안녕, 내가 좀 더 어릴 때 너를 만났더라면 이뻐해줬을지도 몰라.
미안해. 나이도 들고 영혼도 시커먼 이런 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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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3 01:23 신고 언제나한량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내가 얠 요즘 사용안하게 되나봐.
    출시될 당시부터 20대 중반을 넘어서는 시기여서
    "이거 다 몇년전부터 완전 인기색상이었는데!" 이러면서 쓰는데
    생각만큼은 안쓰게 되더라구.
    디올 5구로 안녕 프란체스카 화장에 진입한 녀자가 쓰기엔,
    너무 밝고 너무 귀엽고 너무 순수하고 너무.....(후략)

    • 배자몽 2009.10.13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생각해보니 나도 이 제품 만약에 23-24살 가량에 만났으면
      참말로 잘 썼을 것 같은데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신 거지.
      아무리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해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만나느냐에 따라서
      평생 인연 되기도 하고, 술안주 되기도 하고 그런 거지.





사실 이건 오래 전에 나눔해버린 제품이지만 -
나 요즘 하드에 쌓여있는 사진 자료 정리해서
블로그에 업데이트 중이니까 ㅋ
때로는 몇년 전에 다 쓴 제품까지 등장하는데
작년에 구매했던 이 제품 쯤이야. 훗.




[캔메이크] 의 3색 섀도우 제품인 아이 뉘앙스... 되겠다.

특정 각도에서 보지 않으면 그저 싱글 화이트 섀도우 같은 아이.




하지만... 화이트 같지만 화이트가 아니야~
안 발라봤으면 말을 말아~




이건 바로 01호.
이렇게 단색처럼 보이는 색상은 01호가 유일하다.
다른 색상들은 또렷하게 3색 트리오로 나뉘어 있는 편.



아래 색상표 일부를 참고할 것 -


... 다 암만 봐도 3색임이 분명하다.
요 01호만 좀 독특한게지 ㅋ




이렇게 생겼음...




좀 더 가까이서 빛 받은 상태로 보면 이렇다.
아하, 이제야 좀 3색 같구나.
홀로그램스러운 그린 / 핑크 / 블루 트리오.




손가락에 발라보면 다 허연 편이지만 각각 다른 색이다.
분명 홀로그램 핑크 / 그린 / 블루 +.+




손등 발색을 해봐도 마찬가지~
그나저나 캔메이크 색조 제품의 가장 큰 특성인
편광펄이 이 섀도우에서도 드러나는구나 ㅋ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저 펄입자가 특징이다.
(특히 아래의 비교 제품 2가지와 견주어봤을 때는 더더욱!)




각도 좀 바꿔봐도 마찬가지~
사실 내가 아이 메이크업할 때 잘 쓸 색은 아닌데
이 재미에 그만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 -_-*



여기서 떠오르는 비교 제품 두 가지!



[디올] 5 꿀뢰르 이리디슨트 820호 '문레이'


유명하고 또 유명한, 디올문레이.
연한 파스텔 같은데 바르면 거의 다 화이트에 가깝게 발색되는 제품.
(화이트 같아 보이지만 각각 발색이 되는 캔메이크와는
어찌 보면 정반대의 컨셉이라고 해야 할까? -_-a)

사실 요즘에야 이런 컨셉의 제품들이 많이 나와서 신기할 게 없지만
첫 출시 당시에만 해도 절대 대체 불가능한 제품으로
뷰티 마니아들의 눈길을 오래오래 받은 아이지.

그런데 저 외형에서 연상되는 그런 파스텔 컬러가 나는 게 아니라
결국 다 화이트에 가까운 베이스 컬러로만 발색이 되기 때문에

기대와 다르다며 다시 벼룩 판매한 사람들도 꽤 많이 봤다 ㅋㅋㅋ
아, 물론 문레이의 절대 충성 팬들도 많지만!
어쨌든 디올의 롱런 스테디셀러이자
디올의 색조 역사를 함께 해온 아이 아니겠어?

참고로, 윗 사진 속 제품은 리뉴얼된 신형이다.
그 직전 모델은 아래와 같이 생겼었음~
나도 요 모델로 벼룩 구매해서 쓰다가 다시 벼룩 판매했지 ㅋ


이 전의 모델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 한데 -
그건 정말 사진을 따로 구하지 못했으니
궁금한 사람은 아래 블로그로 구경가서 봐도 좋을 듯!
5 꿀뢰르 문레이의 전신인 에페 동부르 103호...

http://blog.naver.com/tb/loverasi/80059392568

문레이는 디올 섀도우의 특성대로 보다 곱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펄감은 그다지 없는 편이고, 맑고 촉촉하달까.



비교 제품 ② :
[스매쉬박스] 아이 일루젼


이것도 아는 사람들은 아는 스매쉬박스의 대표 제품 중 하나!
역시 파스텔 계열의 4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섀도우인데
바르면 다 비슷한 듯, 또 다른... 그런 오묘한 컬러;;;

이 제품은 펄이 들어있긴 하지만 디올과 캔메이크의 중간 정도?
그리고 발색은 또렷하다기보다는 맑고 투명한 편이다.
제품 특성은 캔메이크보다 디올 문레이 쪽에 가까운 편.




=======



사실 이런 "화이트지만 화이트가 아닌" 색감의 섀도우들은
보기보다는 파스텔 컬러를 잘 쓰지 않는 나에게는
잘 쓰이지 않는 무용지물이긴 했어;

멀티 컬러 섀도우를 고를 때에는 늘
"자고로 포인트 컬러가 있어야!!!" 를 외치기에 -_-*


하지만 파스텔 컬러를 원래 잘 쓰는 사람에게라면
참 오묘하게 매력적인 제품이겠지.
게다가 눈두덩 전체에 바르기보다는 옅게 섹션별로 깔아주면
눈을 살짝 내리깔 때 하늘하늘한 색감을 보일 수 있다네.



문득 생각나서 소개해본
화이트지만 화이트가 아닌, 아이뉘앙스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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