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끼리 진득하게 수다 떨고 놀고 싶다!

그런데 저녁에 모이자니 시간이 너무 아쉽고,

그렇다고 1박으로 잡자니 일정상 너무 무리고,

지방 거주 공무원과 2돌짜리 애엄마의 사정 등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주말에 낮술을 마시기로 했지. 우후후훗.

백주대낮에 와인과 함께 취해보자꾸나-_-?

 

그런데 막상 낮술을 감행하려고 하니까

"생각보다" 홍대 쪽에 낮술 마실 데가 없는 거.

물론, 런치 메뉴에 반주 개념으로 팔기는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가벼운 게 아니란 말이여.

오후 2시부터 저녁 시간까지 주구장창! 끊김 없이!

 

그렇게

와인도 팔고, 전화 예약도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오후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은혜로운 식당 (이라고 쓰고 술집이라 읽는다)

 

 

 

"상수sea"

 

 

 

 

 

 

마침 꽃샘추위가 들이닥치기 직전, 화창한 날이어서,

다들 장만해둔 봄 원피스 첫개시하고 발걸음도 가볍게.

 

주말 낮 약속인데 어째 늦는 사람 하나 없이 정시 집합;

와, 진짜 다들 놀고 싶었구나 ㅋㅋㅋ 여기 와인 주세요 ㅋ

 

 

 

 

 

 

상수sea 기본 모듬 메뉴.

내 입맛은 확고하게 "고기보다는 해산물"이라서

첫 서빙부터 마음에 들었다. 단골해야 하는 건가!

게다가 오후 브레이크 타임도 없다니... 은혜로워라.

 

 

 

 

 

 

마곡 김여사는 초상권을 지키는 듯 해서 스티커 처리하고

민느는 자기 얼굴 올려도 된댔으니까 양껏 공개해버림 ㅋ

 

게다가 우리 만난지 얼마 안 된 오후 2-3시 즈음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받아서 화사하구먼.

웨이브 포니 테일 역시 옆모습에서 빛을 발합니다요.

 

 

 

 

 

 

안주와 와인을 거듭 주문하면서 수다 떨다 보니

어느새 서비스 안주를 받는 테이블이 되어 있었다.

 

하긴.

내가 점장이었어도 뭔가를 내줬을 것 같기는 해.

오후 2시 댓바람부터 와서 와인 안주 막막 시키고

보아하니 금방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이는 여자들;

 

아니나 다를까,

이 날 우리는 상수sea의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그 과정에서 소음 민폐도 끼친 것 같지만... 넘어가자.

 

 

 

 

 

 

넌 몇번째 병이더라...

분명 내 머리가 기억하는 건 와인 3병째까지인데

영수증은 왜 5병이라고 말하는 거죠? 왜? 와이???

 

4명 중에 비음주자가 1명 있었으니 3명이서 마신 건데

3명이서 정량 와인 5병은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늬?

 

크흑.

 

 

 

 

 

 

저 분이 실제로 저런 말씀을 하신 건 아닙니다만-_-

그냥 내가 뜨끔해서 첨부해본 상상 속의 말풍선임 ㅋ

 

 

 

 

 

 

몰라. 씐나.

 

 

 

 

 

 

신실장한테도 뽜려한 원피스 입고 오라고 할걸 그랬나;

괜찮아, 넌 젊고 아름다우니까 옷 따위에 좌우되지 않아.

그래도 랩원피스는 장만해서 다음 번에 장착하는 걸로 ㅋ

 

그나저나 역시 (젊은) 붉은 간의 소유자... 대단합니다요.

얘 속도 따라서 마시다가 난 정말 골로 갈 뻔 했다는 거...

 

 

 

 

 

 

...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후반부의 나...

발음은 꼬이는데 영어 남발하고 한 말 또 하고,

뭐가 좋은지 저리 씐나서 까부는 저 여자 뭐야;;;

 

집에 투척해주신 마곡 김여사님에게 감사를; -_-

이제 예전만 못한 나의 주량을 인지해줘야 하는데

흥이 오르면 자꾸 내달리려고 하는 이 놈의 관성이란;

 

앞으로 술 좀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나 끊지는 않음 ㅋ)

 

 

 

 

 

 

이 흔들린 사진이 이 날 저녁 시간을 잘 보여주는구나.

다시 한번 고생하신 비음주자 김여사에게 감사를 ~(-_-)~

 

 

 

 

# 1. 우리 다음 이태원 모임은 언제로 할까 ㅋㅋㅋㅋㅋㅋㅋ

 

# 2. 나 상수sea 단골 하고 싶은데 당분간은 못 갈 것 같아.

직원들이 내 얼굴이랑 목소리 잊어버릴 때 즈음에 재방문해야지;

 

# 3. 겨우내 뷰티와 패션에 무관심자로 살다가 역시 봄이 다가오니

옷도 예쁘게 입고 싶고 화장도 다시금 하고 싶고 뭐 그렇다! 오예 ㅋ

 

 

 

 

 

 

 

 

  

 

 

 

 

예전부터 한번 가보리라고 벼르던 곳, 티케.

홍대/합정, 와인이나 스테이크 맛집 추천으로

관련 검색어가 많이 뜨는, 꽤 알려진 집이다.





T Y C H 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행운의 여신


(02) 333-9577

마포구 서교동 404-19




 



이렇게 골목 쪽으로 테라스석이 나있는 데다가

낮시간에는 채광이 좋아서 따뜻한 계절에 제격일 듯.

난, 아직 추울 때 다녀온 고로 안쪽 자리에 앉았지만.

완전 한파일 때에는 내부도 좀 춥다는 소리도 있더라.

 




 


4인 기준 테이블이 10개 남짓이었던 걸로 기억해.

매장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편.







여름밤에 와봐도 좋겠다, 싶던 티케.




 



티케

Tyche




 



메뉴판 및 가격 이모저모.

그러고 보니 Tyche 행운 세트도 있었네.


샐러드류 1만원 중반대

런치세트 1만원 전후

스테이크 1만원 후반대 ~ 2만원 후반대

(사이즈에 따라서)


가격은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인근에서는 괜찮은 편.

특히 음식보다도 와인 가격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참, 마음에 들었던 와인 리스트.

주로 대중적인 종류들만 갖춰놓은 편인데

어차피 내 입맛 대중적이니 그건 상관 없고,

가격대가 다양한 데다가 고르기 쉽게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

탄닌 / 신맛 / 당도 / 보디

4가지 요소를 각각 1부터 5까지의 레벨로 표시해서

초보자도 맛을 쉽게 상상하고 고를 수 있게 해놨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을 알 법한 몬테스 알파 엠.

탄닌 4 / 신맛 4 / 당도 2 / 보디 4... 라고 하네.

아쉽게도 이 날 내가 고른 와인은 분류를 안 찍어왔다.

당도는 낮고 탄닌과 신맛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스페인 따빠스를 연상시키는 티케의 식전빵.




 



머쉬룸 크림 파스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래 먹은 파스타 중 단연코 1위.

딱히 크림 파스타를 선호하는 입맛은 아닌데

이 날은 정말 파스타 초이스 잘 했다 싶었더랬지.

 

 

 

 

 

 

"크림 파스타에 버섯을 조금 얹은" 정도가 아니야.

심지어 면보다도 버섯이 더 많을 정도라니까.

 





 


탱글탱글하고 찰진 면발도

진하지만 느끼하진 않은 크림 소스도

그리고 아낌 없이 듬뿍 얹어준 버섯도

하나 같이 다 만족스러웠던 파스타.


먹으면서 계속 감탄하게 되는 맛.





 


Caliterra Reserva (Chile)

Merlot


메를로 품종을 좋아하는 내가 멋대로 고른 와인.

2명이서 마시기 좋은 하프 바틀도 많이 팔지만

그건 너무 감질맛 나잖아. 난 당연히 풀 바틀.




 

 



식사의 첫 시작인 파스타가 너무나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던 탓인지, 와인 또한 덩달아 시너지 효과.




 



... 과도하게 좋아하고 있다...




 



접시 바닥까지 다 훑어먹고 싶은 마음.




 



크림 파스타에 마그게리따 피자로 균형을 맞추기.

화덕에서 구운 씬피자라 담백하고 맛있긴 했는데

파스타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임팩트가 좀 떨어짐.

그래도 파스타는 금방 한 그릇 싹싹 비워냈던 지라

이 피자가 와인 안주 노릇을 톡톡히 해주었지.




 



채끝살 스테이크 (130g 작은 사이즈)


사실 티케가 유명한 건 이 스테이크 때문이라지.

난 스테이크 입맛은 아니지만 또 맛은 봐야잖겠어.




 



하지만 아쉽게도 overcooked 되는 사태가...

미디엄-레어 하려다가 핏물 보게 될까 싶어서

그냥 안전하게 미디엄 시켰는데, 이건 뭐 거의 웰던.

스테이크 잘 굽는다고 나름 명성 있는데 왜 그랬어요.

조금만 덜 익혔어도 분명 더 맛이 좋았을 터인데.


결국 이 날의 스타 디쉬의 영예는 머쉬룸 크림 파스타에게.




 

 


아늑한 실내 규모와 오밀조밀 배치된 테이블들,

그리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나무 덕에

밤이 깊어갈수록 분위기가 따스해지는 티케.

(하지만 역시 혹한 때는 실내 기온이 좀 추울 듯;)





 

 

매우 느긋하고 맛깔스럽게, 잘 놀다 갑니다.

비록 그 유명한 스테이크의 매력은 제대로 못 느꼈지만

아늑한 분위기와 푸짐한 파스타, 그리고 와인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첫인상을 남겨준 합정 맛집 T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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