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눈에는 맛깔나고 사랑스러워보이는

음식 모듬샷으로 시작해보는 오늘의 맛집 리뷰.

 

처음부터 말하고 들어가겠는데 -

이 집은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서 호불호가 크다.

 

도토리묵이라는 주재료 자체가 맛과 향이 연한 데다가

MGS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고 싱겁게 간을 하고

전체적으로 채식 위주의 레시피로 짜여 있기 때문에

 

뭔가 건강에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맛이 심심하고 밍밍해,

혹은, 명성에 비해서 그리 특별한 건 모르겠어, 이럴 수도.

 

하.지.만.

평소에도 도토리묵, 산나물, 두부, 메밀면 등에 열광하고

맵고 짜지는 않되, 살짝 매콤새콤한 양념을 편애하는 나는

이 집에서 도토리묵의 신세계를 맛보았음... 범상치 않아!

 

게다가 평소에 묵요리 좀 한다는 집들은 꽤 찾아다녔는데

두루두루 비교를 해봐도 이 집, 결코 맛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로, 헤이리 묵 도토리밥상 소개 시작 :)

 

 

 

 

 

 

지도는 따로 첨부하겠지만 위치는 파주 헤이리 부근.

큰 길에서는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긴 하지만

근처로 가면 저렇게 큼지막하게 "묵" 간판이 보인다.

 

묵 ! ! !

 

 

 

 

 

 

나름, 음식 문화 특화의 거리... 라고는 하는데

거리, 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적한 시골길에 있음.

 

뭐, 어차피 여기 갈 때에는 다 차 운전해서 가고

웬만해서는 네비게이션 켜고 갈 거잖아요???

 

 

 

 

 

 

묵 ! ! !

이라는 단순하고도 강렬한 간판 문구 만큼이나

메뉴 구성 또한 단순 명로하기 짝이 없다.

 

다람쥐 정식 12,000원

도토리 정식 17,000원

 

그리고 몇 개의 단품 요리와 주류 정도.

 

 

 

 

 

 

 

 

식당에 들어서면 메인홀은 이렇게 생겼음.

뭐 대단히 세련된 건 아니지만 딱 근교 식당 같아.

 

연인끼리 오든, 가족 단위로 오든,

크게 불편함이나 어색함은 없을 법한 느낌.

 

주말 이른 점심에 갔더니 아마도 우리가 첫 손님인지

홀이고 방이고 다 비었는데 12-1시 쯤부터는 차더라.

 

 

 

 

 

 

4-6인 단위는 이렇게 방 자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나도 모르게 구석의 경상도방을 선택해서 착석 ㅋ

 

 

 

 

 

 

다람쥐 정식과

도토리 정식은

그리 큰 차이는 없다.

 

단호박 죽

샐러드

도토리 전병

유부주머니 묵

도토리 묵 무침

건조묵 땅콩 냉채

탕평채

한방수육

식사와 찬

후식

 

여기에

 

해파리 냉채

오리고기 쌈

건조묵 등갈비찜

 

을 더한 것이 바로 5천원 비싼 도토리 정식 :)

어느 쪽이어도 정식 치고는 부담 없는 가격이다.

 

 

 

 

 

 

건조묵 등갈비찜을 포함한 단품 메뉴들은 이렇게

별도 안주로 주문이 가능하지만... 운전자 지못미;

 

난 사실 코스별 정식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다음번에 가면 건조묵 등갈비찜에 무침 전병 세트를

주문해서 술 한 잔 하고 싶... 지만 아마 안 되겠지.

 

 

 

 

 

 

헤이리 묵집에서는 MSG 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뭐, 안 쓴다고 해주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고맙긴 한데

사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평가를 내는 건 성급하다.

물론 이 집은 결론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긴 했지만 ㅋ

 

 

 

 

 

 

시작은 가볍게 호박죽으로.

 

본격 코스가 나오기 전부터 사장님이 싱글벙글하면서

"우리 집이 다른 건 몰라도 묵 하나는 자신 있어요"

라길래 이후에 나올 요리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했다.

 

물론 입맛에 맞는지는 먹어보면서 판단할 일이지만

일단 대강 구색 맞춰서 파는 집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어.

 

 

 

 

 

 

그리하여, 일차로 나온 이런저런 다채로운 묵요리들!

 

 

 

 

 

 

"도토리묵" 이라고 하면 아마 이게 가장 먼저 떠오를 거다.

상추 당근 등의 채소과 양념을 버무린, 도토리묵 무침.

 

밑반찬이나 술안주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이기 때문에

만들기 쉽고 맛도 고만고만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내가 보기에는 묵무침이야말로 섬세한 솜씨를 요한다.

 

묵이라는 게 원체 맛의 존재감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추가루와 마늘 등 양념 맛에 묻혀버리기기 일쑤.

 

그런데 이 집, 진짜 묵의 풍미에 신경 많이 썼더라.

양념의 맛이 결코 부족하지 않은데 재료의 맛도 살렸어.

 

그리하여, 너그러운 마음으로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음!

 

 

 

 

 

 

입맛을 돋워주는, 새콤한 해파리 냉채.

 

몸이 힘들거나 입맛이 없을 때 가장 생각나는 그 맛이

평소에 혀가 가장 즐기는, 가장 취향에 맞는 맛이라는데.

난 그럴 때 생각나는 게 꼭 새콤한 맛 계열이더라고.

 

매콤새콤한 비빔면 종류나,

달콤새콤한 냉채 종류나,

혹은 쌉쌀새콤한 자몽이나.

 

 

 

 

 

 

김치와 채소로 소를 만들어 넣은, 도토리 전병.

 

개인적으로 이 메뉴는 나쁘진 않았지만 다소 평범했다.

아무래도 특성상 도토리묵의 질감이나 맛보다는

김치 소의 맛이 더 강조된, 만두 비슷한 그 무엇.

 

그래도 이조차도 간이 짜지 않고 싱거운 건 장점이지.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도 뒷맛 또는 속에 부담이 없다.

 

 

 

 

 

 

도토리와 고기로 소를 다져넣은, 유부주머니 묵.

 

아마 코스에서 꽤 반응이 좋을 것 같은 메뉴이긴 한데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에 근거해서, 난 좀 아쉽다고 느꼈다.

워낙 채소채소한 식단 중에 이거 하나쯤 끼워넣을 수도 있지만

난 그래도 굳이 중간에 고기의 맛이 끼어드는 것보다

도토리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좋아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중간에 잠시 등장하는 육식성 메뉴, 오리고기쌈.

 

 

 

 

 

 

그렇다.

메뉴들이 상당히 안주안주하다.

 

 

 

 

 

 

호박, 버섯, 두부, 3가지로 나오는 모듬전.

 

 

 

 

 

 

얼핏 봐서는 뭔지 알 수 없는 건조묵 땅콩 냉채.

 

이 건조묵이라는 게 나름 특색이 있는 형태인데

질감이 살짝 꼬들꼬들하면서 향이 잘 살아나서

과연 이 집의 대표작 중의 하나겠구나, 싶었다.

 

이 땅콩 냉채는 소스도 살짝 새콤달콤해서

어르신 입맛에서 꼬꼬마 입맛까지 커버 가능 ㅋ

 

 

 

 

 

 

도토리묵보다 더 무향에 가까운, 탕평채.

 

탕평채는 참기름과 소금, 양념 맛 아니냐고 하지만

잘 느껴보면 은은하고 미미한, 특유의 풍미가 있다.

도토리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이것도 좋아함.

 

 

 

 

 

 

식사와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

 

그런데 기왕 짜지 않게 먹는 모드가 좋은지라

굳이 김치나 다른 반찬에 손이 가지는 않더라고.

 

 

 

 

 

 

식사는 냉묵밥과 온묵밥 중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길래

당연히 체험과 사진을 위하여, 종류별로 하나씩 시켰지.

 

그런데 정말이지 그러길 잘 했어.

단지 차고 따뜻한 차이가 아니라

국물의 맛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것!

 

참, 묵밥이라고 해서 밥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이를테면 "묵으로 만든 밥"으로 이해해야 할 듯.

 

 

 

 

 

 

김치 국물 베이스인, 온묵밥.

마치 해장용 콩나물국처럼 개운하다.

 

 

 

 

 

 

간장 국물 베이스인 냉묵밥.

이를테면 김치우동과 메밀국수의 차이랄까.

 

딱히 어느 쪽이 더 맛있다고는 할 수 없고...

그냥 종류별로 시켜서 두루 먹어볼 것을 권장 ㅋ

 

 

 

 

 

 

그리고 이건 가장 야심작인, 건조묵 등갈비찜.

 

고기가 들어가서인지, 건조묵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이 메뉴는 별도 단품 메뉴로도 판매를 할 정도더라고.

 

난 여전히 고기가 들어간 사실에는 큰 관심은 없지만

확실히 저 건조묵이라는 재료에는 이 참에 반해버렸다.

저거만 갖춰두면 집에서도 그럴싸한 요리가 가능할 것 같아!

 

 

 

 

 

 

그렇게 흐뭇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무리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장님의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

이 집, 정말 묵요리 제대로 만들어내는 전문점 맞다.

 

그게 입맛에 맞는지는 각자 먹어보고 판단할 일이지만

담백한 채소와 묵, 국물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재방문하고 싶은, 그런 집.

 

묵 ! ! !

 

 

 

 

 

 

... 다음에는 건조묵 사와야지...

 

 

 

 

 

 

 

내가 이렇게 정성스럽게 리뷰한 헤이리묵 도토리밥상,

명함 속 지도에서 보이듯이 파주 프로방스 근처에 있다.

 

 

 

 

 

 

 

031-946-9920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7-13

 

주차 가능. 매우 가능. 상당히 가능.

 

 

 

 

 

 

 

 

  

음식 사진으로 기록하는, 지난 주말...

Posted by 배자몽 먹거리탐방 : 2013. 6. 18. 15:00

 

 

 

 

지난 주말은

일정은 가득하되

사람 사진은 거의 없고

시시각각 음식 사진만 가득한데

그 음식 사진들만으로도 기록이 충분한

뭐 그런 주말이었다.

 

 

 

 

 

 

 

 

난 지난 주에 금요 휴무였으니까

목요일 저녁부터 주말이었던 걸로.

 

사당역 주변의 번화한 먹자 골목을 살짝 벗어나서

서울메트로 즈음에 있는 괜찮은 고기집, 육감 (肉感)

집에서도 가까워서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종종 찾는 곳.

 

술은 적당히 가볍게 아무거나 시키자고 해놓고서

또 깨알 같이 수정방을 챙겨들고 오신 아빠님...

원래는 소정의 코르크차지를 받는 게 원칙인데

나름 단골 우대인지, 돈 안 받고 그냥 허락해주셨음.

 

향이 좋기는 한데, 난 그래도 중국식 독주는 힘들어;

 

 

 

 

 

 

 

그래서 2차는 우리끼리 편하게 사케 마시러 갔음 ㅋㅋㅋ

이런 거 보면 확실히 식성이 중국보다는 일본 쪽인 건가!

 

우연히 발굴하게 된, 남에게 알려주기 싫은, 이자까야 로코.

하지만 난 또 정보공유욕을 못 이기고 또 포스팅 올리겠지;

 

남이 들으면 어떨지 몰라도

난 우리가 술이나 안주 취향 잘 통해서 참 좋더라 -_-*

 

도쿠리를 기울이며 도란도란 라운드업 브리핑의 시간을.

 

 

 

 

 

 

 

 

우연히 들어갔다가 감탄을 내뱉게 된, 홍대 바다스캔들.

물론 식당도 깔끔하고, 사장님도 친절하고, 회도 맛있지만,

정말 중요한, 의외의 핵심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는 사실.

 

 

 

 

 

 

원래는 점심 메뉴로만 가능한 우동.

바쁘지 않은 시간에 요청드리면 만들어주시기도 한다.

 

백 말이 필요 없다.

무조건 먹어볼 것.

 

돈을 더 받더라도 이거 저녁 메뉴로도 좀 내줬으면 ㅠㅠ

 

 

 

 

 

 

즉석에서 짜서 봉지에 담아주는, 생자몽주스.

내 취향 너무 뻔하다 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다 ㅋ

 

 

 

 

 

 

산나물 위주의 식단과 매콤새콤한 양념을 좋아하는 여자와

별로 가리는 건 없지만 도토리묵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남자,

 

이 둘이 같이 싸돌아 댕기다보니 수도권 묵집들 다 정복할 기세.

특히 씌원한 국물의 채묵을 잘 만든다는 집들은 다 찍어주고 있다.

 

헤이리 묵집 도토리마을도 그런 일환에서 찾아간 곳인데,

인공조미료 안 쓰는, 그 깔끔 담백 가벼운 맛에 크게 반했다.

근래 가본 적지 않은 식당 중에서도 가히 최고 순위에 들 정도.

 

 

 

 

 

 

그 코스 중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은, 건묵.

따로 팔기도 하던데, 다음에 가면 좀 사올까 싶다.

 

 

 

 

 

 

파주 신세계 아울렛에서 한바탕 쇼핑하고 나면

원래 폴바셋에서 카페인 충전해주는 거 아닌가요.

 

당신의 취향대로 - 리스트레토에 아이스컵, 그리고 아포가토.

 

 

 

 

 

 

마사지 받으러 가기 전에 떡볶이나 한 그릇 먹고 가자,

라고 하던 게 나의 주문 실수로 이렇게 거해지고 말았다;

 

난 분명 떡볶이 하나, 모듬 튀김 하나라고 주문을 했는데

왜 국물 떡볶이가 2그릇이나 나온 거지??? 이거 어떡해?

하지만 대세에 지장 없으므로 적당히 먹다가 남기고 나왔음;

 

미미네 떡볶이는 양이 많습니다. 꼭 하나만 시키는 게 개념.

그래도 입맛에는 잘 맞더만. 바삭한 튀김과 맵지 않은 밀떡.

 

 

 

 

 

 

금요일에 쉬었으므로, 일요일에는 정상 출근을 하였지만,

퇴근하고 바로 또 한강으로 달려갔으니까 여전히 주말 같아.

 

원래는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그렇듯이 팀 연습 일정이었는데

어디? 나 지금 한강! 한강? 한강! 한강~~~ 이렇게 되는 바람에;

난데없는 한강 야외 연습... 을 빙자한 식도락 나들이가 되었다.

 

이 참에 돗자리도 하나 사고, 치마 입었지만 대충 스카프 덮고,

하여간 놀고자 하는 자에게는 기필코 길이 열리는 법이더라고.

 

왑츠 콩크츠키 바랍츠키 콩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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