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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동의 2016년 11월, 주말들.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6. 11. 28. 14:00

 

 

 

 

대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은 11월.

 

주말이 주말답지 않은 주가 더 많았고, 카메라를 챙겨 다닐 여유도 그닥 없었지만, 그래도 간간히 일상 풍경들이 있길래 모아서 올려본다. 아울러, 훗날 '격동의(!) 2016년 11월은 이랬더랬지' 라고 기억해둘만한 것 같기도 해서...

 

 

 

 

 

 

나라가 시끄러운 때였지만, 진작에 예매해둔 양방언 20주년 콘서트가 있어서, 오전부터 바삐 할일들을 해치우고 총총 나섰다. 양방언의 최근 음악들은 거의 들어보지 못한 채로 갔지만, 그의 공연은 많은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 게다가 20주년이라고 하니까 왠지 더 대중적으로 꾸몄을 것 같기도 하고.

 

상세한 묘사는 생략하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 최고였다. 단순히 '좋은 공연'이 아니라, 가슴 벅차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탄탄한 세계를, 음악을 통해서 구현해낸, 양방언이라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느낄 정도로. 흔들림 없는 그 순수한 열정이 음정 마디마디에 무대 구석구석에 묻어난다. 이 사람과 나의 삶이 일부나마 겹쳐서 정말 행운이다.

 

 

 

 

 

 

... 라는 나의 소감을 100% 공유하신 오늘의 공연 메이트! 엄마랑 공연/음악/전시 취향이 잘 맞아서 참 즐겁단 말이야. 물론 엄마의 문화적 스펙트럼이 나보다 폭 넓은 것 같긴 하지만 ㅋ

 

 

 

 

 

 

이건 별도 포스팅으로 올렸던, 아카펠라 보이스 밴드 '엑시트' 단독 공연 보러 갔던 날! 그래, 어떻게... 못 생긴 건 좀 괜찮아??? 애봉이 민낯팩은 나도 한 박스 있는데 아직 써보지를 못했네, 그러고 보니...

 

 

 

 

 

 

가족 모임은 촛불 들고 광화문에서 하는 거죠. 사진 건지겠다는 야욕도 없고, 짐을 효율적으로 챙겨갈 생각만 해서, 몇 장 없는 사진들은 다 노이즈가 자글거리는 폰카샷들. 그래도 2016년 바야흐로 역사의 기록이니까 남겨둡시다.

 

 

 

 

 

 

야근과 주말 근무 사이에서, 촛불 집회 참여한 연남동 근로자들에게 고기를 멕이자. 그 흔하디 흔한 하남돼지집, 그동안 계속 노리고만 있다가 드디어 가봤는데 고기 맛도 좋고, 분위기도 소박하고 편안한데, 구워주기까지 하니까... 고기 굽는 데에 재주가 없는 우리도, 고기를 잘 굽지만 먹는 데에 보다 집중하고픈 그들도, 에브리바디 대만족.

 

 

 

 

 

 

제1회 당산 무비 데이...

 

쉬는 날, 밖에 안 나가고 아무 생각 없이 영화나 연달아 보고 싶은 나와, 영화에 딱히 관심이 많지 않은 남편, 각자의 행복 추구를 위해서... 나는 친구들을 불러서 무비데이를 가지고, 남편은 차량 정비 및 뇌 비우기(?) 시간을 가졌던 날!

 

의외로 이 사진의 주인공은 우측 하단의 만두느님이다. 자그마치 '만두만 빚어서 건물 샀다는' 등촌동 코끼리만두. 먹어보니까 '그럴만하다'고 인정해줄 맛입디다. 피는 얇고 쫀득해서 만두가 다소 식은 후에도 떡지지 않고, 가득찬 소는 칼칼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며, 균형이 실로 절묘함! 집 근처에 있었더라면 진짜 자주 사먹었을 것 같다... 대체 불가능한 맛이야... 아, 이래서 이 집이 부를 축적했다는 건가... ㅋㅋㅋ

 

 

 

 

 

 

이 날 섭렵한 영화는 :

이터널 선샤인, 미니언즈, 그리고 미드나잇 인 파리.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나중에 보니까 테마가 '시간 여행'이었나 싶어지는 목록이다.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내용이고, 미드나잇은 매일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하는 내용, 그리고 미니언즈는... 음... 태초부터 존재해온 생명체라는 컨셉이니까 얼추 시간 여행 비슷한 걸로 퉁칩시다 ㅋㅋㅋ

 

 

 

 

 

 

역시 폭풍의 한 주를 보내고 나서, 주말에는 온전히 집에서 쉬기. 집을 말끔히 치워서 눈길 닿는 곳을 탁 트이게 해주고, 남아있는 빨래를 죄다 돌려서 널어두어 보송한 섬유유연제 향을 즐기며, 거실에서 햇살을 즐겨본다. 우엉차를 따스하게 한가득 우려두고, 리디북스 페이퍼로 책을 잔뜩 읽고 있자니, 세상 부러운 게 없더라.

 

 

 

 

 

 

그렇게 집에서 오롯이 휴식하는 주말들에 비해서는 다소 뜨거웠던, 지난 주의 불금. 핫식스(?) 언니들과 가로수길에서 마사지 받고 와인의 시간을! 이번에도 단골 삼고 싶은 멋진 집을 발견해서 뿌듯하군요. 이 날, 이 집 매상은 우리가 다 올려준 듯? 그것도 심지어 음식 말고 주로 와인으로???

 

테이블 위의 촛불을 역광 삼아서 찍었더니 (의도했던 대로) 와인잔이 신비한 마법의 물약처럼 나왔다. 이 날의 메인 드링크였던 Masi Nectar Campofiorin 은 최근 이태리 출장을 다녀온 S언니의 협찬 :D

 

 

 

 

 

 

요즘 11시면 졸려서 넋이 나가는 나인데, 이 날 밤은 결국 당산 주민느 집으로 이동해서 거의 새벽 5시가 다 되도록 수다 떨고 놀다가 걸어서 귀가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빌려온 읽을거리들을 잔뜩 들고, 두 팔 무겁게! 집으로 돌아와서 한잠 자고 일어나니 남편군이 혼자 7구팬을 꺼내서 핫케익 부쳐먹고 있었음 ( '-') ㅋㅋㅋ

 

 

 

 

 

 

서울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 코엑스몰까지 잘 가지 않는 우리지만 이 날은 내가 다소 수면 부족인 데도 불구하고 굳이 갔으며, 평소에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편이지만 이 날은 꼭 이 영화를 보겠다는 일념이었으며, 홀리데이 한정의 달달한 음료를 즐기지 않는 나이지만 이 날은 레드벨벳 어쩌고를 하나 테이크아웃했다.

 

그래서 남들 눈에는 평범한 듯 보이는 주말의 영화와 커피지만, 우리에게는 '평소와는 다른' 주말 데이트 기분.

 

이렇게까지 해서 꼭 봐야 했던 영화는 바로 뉴스타파 제작팀의 스토리 펀딩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제작해준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서점에서 문득 조합해본, 책 제목 이야기 :D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나는 얼마일까? 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모으지 않는 연습을 해봐. 옷 좀 없어도 괜찮아.

 

사실 난 옷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ㅋㅋㅋ 생각나는 지인들이 있어서, 신나서 책들 순서를 이래 맞추고 저래 맞추고! 이 중에서 내가 보유한 책은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이고만. 요건 조만간 읽고 독서노트에 발빠르게 추가 예정!

 

 

 

 

 

문여사님의 탄신일을 축하드리며... 중요한 비자금 전달!

종종 생각이 드는 거지만, 마땅히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는 건, 어쩌면 축복에 가까운 일이다. 딱히 부유하지는 않지만 화목한 집안에서, 표현이 자유롭고 대화가 통하는 부모님 밑에서, 차별받지 않고 내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제약없이 하면서 크는 것, 그리하여 쉽사리 움츠러들지 않는, 구김살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

 

:D

 

 

 

 

 

 

그리고 바로 어제, 느닷없이 이뤄진 점심시간의 홈파티 ㅋㅋㅋ 원래는 남편과 당산주민 정군의 티타임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티가 점심식사가 되고, 카페가 우리 집이 되고, 멤버가 2명에서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고... 뭐 난 덕분에 각종 식재료 재고를 털었고만. 후후훗. 애매하게 남아있던 냉동새우와 감자튀김, 그리고 소고기와 샐러드, 방울 토마토까지... 새로 산 거라고는 거의 없는데 이토록 효율적으로 재고 소진이 되다니, 이 정도면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보람은 차고도 넘치는고마!

 

 

 

 

 

사실 사진들에서 드러나는 이런 주말과 주말 사이에는, 미처 사진으로 찍어두지 않는 주중의 시간들이 있지만, 여튼 내 손 안에 남아있는 11월의 풍경들은 이러하다. (하기사, 일 관련 사진들은 블로그에 안 올리니까 더더욱 주말 식도락 일기로 점철될 수 밖에 ㅎㅎㅎ) 그런데 아직 10월 말에 터진 폭탄들이 정리가 안 된 채, 11월이 지나가고, 12월이 다가오는데... 과연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은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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